자식 때문에 이혼을 참는다는 말, 자식에겐 피눈물

종종 비밀댓글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 주는 분들이 있는데요. 한번쯤 '이와 관련한 포스팅을 해야지' 하다가 오늘에야 끄적여 봅니다. 20대 후반. 이제 철부지 사춘기를 지나 어엿한 성인이 되었고 그간 짧게나마 살아오며 겪었던 이런 저런 시간들이 제겐 너무나도 큰 교훈을 주고 있어 그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자식에게 부모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마냥 친구들과 어울려 뛰놀던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서로 등을 돌리고 남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야 부모님 사이에 이혼 이야기가 오가자 그 때 비로소 '남과 남이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구나' 그리고 '결혼한 부부는 뒤돌아서면 다시 언제건 남과 남이 될 수 있는 사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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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세 살, 아버지가 저를 불러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격 차로 이혼하게 되었다" 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마 당시 어머니와 아버지는 모르셨을 겁니다. 두 사람이 이혼하는 이유, 성격 차라고 포장하셨지만 당시 여섯 살이었던 동생과 저는 그 모든 상황을 꿰뚫고 있었다는 걸요.

자식이 잠들었다고 생각했을 새벽 시각, 거기다 문이 굳게 잠겨 있으니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셨는지 모르지만 두 분의 이런 저런 말다툼에 어린 동생과 저는 서로를 꼭 껴안고 귀 기울여 듣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방과 저희들의 방은 꽤 거리가 멀었고 푹 잠 들었을 시각임에도 어떻게 그 시각에 깨어 두 분이 다투는 것을 듣고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번 두 분이 다투실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혼을 결정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세상에 영원한 사랑 같은 것은 없다' '남자는 믿을 수 없다' 라는 단정적인 편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뒤이어 자연스레 '결혼은 절대 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이전에도 포스팅 한 적 있지만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남자를 만남에 있어서 오로지 '돈' '조건'만 따졌습니다.

왜? 당장 부모님을 보더라도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며, 한 순간 쉽게 변하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말이죠. 그만큼 어린 시기에 부모님의 이혼은 큰 충격이었고 그 영향력은 무척이나 컸던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 생각이 깨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얼마나 편협한 생각인지 머리로는 잘 알면서도 쉽게 지울 수 없었습니다.

자식 때문에 이혼을 참는다?

모두가 사랑을 할 땐 예쁜 사랑을 꿈꾸고 기대합니다. 모두가 결혼을 할 땐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마음 먹은 대로, 기대한 만큼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겠냐 만은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막막한 현실 앞에 주저 앉곤 합니다.

저의 포스팅에 비밀댓글로 꽤 길게 쓰여진 한 사연이 너무나도 와 닿았습니다. 중학생인 한 여학생의 사연이었는데요. 밤마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서는 종종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욕을 하는데 그런 아버지가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보다 이 학생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어머니의 모습이라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술에 취한 채, 밤 늦게 집으로 와서는 폭력을 행사하고 욕을 하는데도 그 마저 '너(자식)를 위해서 참는다'는 말로 포장을 하고, '딸이 커서 시집 잘 가는 걸 볼 때까지 이혼하지 않겠다'는 말로 자식을 핑계 삼아 이혼을 참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다 너희들 생각해서 참는 거야. 너희가 어려서 뭘 알겠니. 너희들 다 크고 나면 그 때 난 네 아버지랑 이혼 할 거다."

정말 자식을 생각해서 이혼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그 말 자체를 사춘기인 어린 여학생에게 아예 내뱉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이혼을 생각 중인데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솔직하게 자식의 의견을 물어도 좋은데 말이죠.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제 스무 살이 된 아이도, 열 세 살의 아이도 마냥 어린 아이로만 보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해 주기엔 철 없는 아이로만 보는지 모르겠지만 막상 그 나이의 아이들도 자기 나름의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상황 이해나 판단은 할 수 있습니다.

자식의 입장을 한번쯤 헤아려 주세요

자식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절대 부모가 자식 앞에서 '너의 아버지는 이런 이런 점이 못났다' 혹은 '너의 어머니는 왜 저러느냐' 와 같은 말은 하지 못할 겁니다. 당장 결혼한 부부야 뒤돌아서면 언제건 남이 될 수 있는 사이일지 모르나, 자식의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등을 돌린다고 하여 등을 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평생 모셔야 할 세상에 단 한 분 뿐인 어머니, 아버지이니 말입니다.

부모가 사랑해야 할 자식이기 이전에 자식들 또한 하나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인격체이며 존중 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부모가 되어 자식을 키운다면 한번쯤 자식의 입장을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종 비밀 댓글로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들다는 사연도 보고, 부모님의 다툼으로 학업에 전념하기 힘들다는 사연을 봅니다.  전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인생과 어머니의 인생을 각기 다르게 지켜 보았습니다. 어찌 보면 사춘기에 부모님의 이혼을 핑계 삼아 충분히 엇나가 살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엇나갈 수 있었음에도 엇나가지 않은 것은 두 분이 각기 선택한 인생의 길이 있듯이 저 또한 제 인생의 길은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혹, 가정사로 인해 힘들다고 이야기 하거나,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들다고 이야기 하는 분들에게 제가 이야기 하고픈 것은 부모님도 한 사람의 인격체이니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그 길을 새롭게 개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심으로...
 
부모가 자식의 입장을 헤아리고, 자식이 부모의 입장을 헤아리려 노력한다면 절대 "내가 자식 때문에..." 혹은 "내가 부모님 때문에..." 라는 이유로 자신의 인생을 탓하는 일은 없을 듯 한데 말이죠.

모두가 부러워 하는 애인 만들기가 목표?

"난 단지 그가 부러웠던 것뿐이야. 나 보다 잘난 학벌과 나보다 잘난 그의 면상, 그의 재주. 그의 돈. 난 그걸 보고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아."


몇 년 전, 친구의 이 말 한마디를 듣고 당시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릅니다. 사랑이 아님에도 사랑이라 착각했던 한 때의 제 모습이 떠올라서 말이죠. 역시, 사람은 직간접 학습을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되나 봅니다. 덕분에, 저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 제 마음이 사랑을 말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당시, 대학교를 막 입학한 신입생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의 이야기네요. 02학번으로 들어가서는 '상콤한 산소학번입니다!' 를 외치곤 했는데 말이죠. 와- 이제 곧 11학번이 대학생이 되는군요. 시간 참 빠릅니다. (궁시렁)



솔직히 20대 초반, 당시 '연애'의 '연'자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지금이야 그럴싸한 '신데렐라 스토리'의 드라마를 봐도 적당히 웃고 즐기며 넘길 수 있지만 (아, 요즘 시크릿 가든에 푹 빠져 있다구욧!) 당시엔 제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눈높이만 키우고 있었습니다. 뭐 이런 착각에 빠져 있었으니 괜찮은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의 조건과 외모만를 기준으로 세웠으니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헤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실제 재벌 아들과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학과 동기가 있었습니다. 모두들 시샘 어린 눈빛과 기대감으로 그 친구에게 그 재벌 아들을 어떻게 만났는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혹 결혼 이야기는 나왔는지 이것저것 묻기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디에서 데이트 해?"
"오늘은 남자친구가 차 뭐 끌고 나왔어?"
"너 진짜 좋겠다!"
"결혼은 언제해?"


멋진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어 좋겠다며 줄곧 주위 친구들을 통해 '부럽다'는 말을 많이 듣던 친구. 당시 저도 캠퍼스에 주차된 번쩍이는 이름 모를 스포츠카를 보며 놀라기만 했습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을 눈 앞에서 보는구나- 라며 말이죠. +_+


소소하게는 어려운 과제도 똑똑한 남자친구가 대신 척척 해 줘 높은 점수를 받았으니 친구들 사이엔 부러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모두에게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동기. 그런데 언제부턴가 더 이상 그 친구에게 남자친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 되어 버렸습니다.
수업에 꼬박꼬박 잘 들어오던 친구가 한동안 전공 수업에도 들어오지 않고 그 남자에게 질질 끌려가는듯 하더니 일순간 문자 하나로 끝나버렸더군요.

[나 내일 독일 가]


독일 간다는 문자 하나에 허무하게 헤어짐으로 이어진 상황. 으레 결혼으로 이어질 커플이니 유학을 가더라도 함께 갈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 예측을 너무나도 정확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_-;;



오랜만에 학과 동기들이 모인 자리. 혹 그렇게 헤어진 이후, 연락이 있진 않았는지 유학 간 이후 소식을 들은 것이 있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모두가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차마 대놓고 물어보진 못하고 주춤할 때.
먼저 그 친구가 입을 열더군요.

"신기한 게 뭔지 알아?"
"뭔데?"
"그렇게 쫓아 다녔건만 그 남자 얼굴이 기억이 잘 안난다는 거."
"엥? 진짜?"
"그 사람이 준 가방, 옷, 화장품, 향수, 액세서리는 모두 하나하나 다 기억나는데 말이야. 그 때, 내가 한 게 사랑이 맞는지 모르겠네. 분명한 건, 그 남자를 부러워 했다는건데 나보다 뛰어난 학벌과 능력, 돈. 어쩌면 난 그걸 부러워하는 마음에 우러러 본 건데, 난 그걸 사랑이라 착각했는지도 모르지."


그래도 한 때 좋아했던 사람인데 그 사람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한편으론 왜 그의 얼굴이 희미해졌는지 알 것 같더군요. 
저 또한 당시 이 친구의 '사랑'을 부러워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친구의 재벌 남자친구의 '조건'을 보며 '좋겠다' '부럽다'를 외쳤을 뿐이니 말입니다. 

지금은 친구와 같은 중학교 교사로, 평범하다면 평범한, 하지만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남자친구와 3년 째 예쁘게 사랑하고 있다며 다음 해 2월에 결혼한다고 하네요. (나보다 먼저 하다니!)

처음부터 모든 것이 채워져 있는 남자를 만나 멋진 결혼생활을 꿈꾸는 것도 물론 축복이지만, 또 반대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 나가고 미래를 계획하고 꿈 꿀 수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이라며 웃는 그 친구의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랑'을 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면, 적어도 '마음' 보다 '머리'가 앞서 나간 채 사랑을 시작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시댁 식구들과 사이가 어떻냐는 나의 질문이 창피해진 이유

인터넷이나 직장 내 선배 언니들을 통해 종종 듣게 되는 '시댁 식구'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음에도 늘 제 마음을 조리게 만들곤 합니다.

"정말요?"
"응. 그렇다니까. 어느 정도냐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 결혼해서 시댁 식구 때문에 속 썩지 않는 여자는 없을 거다. 휴."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차례상 음식 장만 문제를 두고, 혹은 언제 시댁에 찾아가야 하고, 친정엔 언제 가야 하는지를 두고 남편과의 말다툼이 있는가 하면 또 시댁과의 이런저런 소소한 마찰이 빚어 진다며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꼭 반갑지는 않다는 반응이 다수였습니다. 어느 누구도 시댁 식구에 대한 칭찬 보다는 비난이 일색이었습니다.

희로애락이건만 노여움과 슬픔만 가득한 글이...

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늘 조바심이 나고 초조해 지더군요. 언젠가 저도 결혼을 하면 시댁 식구가 생길 텐데 말이죠.

그러다 추석 연휴를 맞아, 그리고 이제 정말 만삭이라 아기가 태어나면 얼굴 보기 힘들 거라며 저희 집 근처로 찾아온 선배 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결혼식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의 얼굴이었습니다.

"결혼하니까 어때요? 좋아요?"

선배 언니에게 꾹꾹 담아 두고 있던 질문을 넌지시 던졌습니다.

늘 가까이에서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해 주던 선배 언니이고, 늘 솔직하게 저의 물음에 대답해 주던 언니였던 터라 그 언니의 대답이 어느 누구의 대답보다 궁금했고,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특히, 8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지만, 결혼 하기 전 언니네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던 터라 결혼하고 나서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응. 좋아. 엄청."

너무나 간결한 선배 언니의 대답에 속이 후련하면서도 '정말 좋기만 할까?' 하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솟구쳤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직장 선배들에게 종종 듣게 되는 '시집살이'의 고단함은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에 말이죠. 다음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저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읽어 낸 건지 선배 언니가 곧장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너도 알지만 우리 집엔 딸이 많고 아들이 없잖아. 어찌 보면 없던 아들이 생긴 셈인지라 결혼 하기 전엔 그렇게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막상 결혼하고 나니 무척이나 좋아하셔. 친아들 못지 않게 와서 마늘도 함께 까고, 음식 준비도 도와주니 말이야. 조금이라도 무거워 보이는 짐이 보이면 '남자인 제게 맡겨 달라'며 먼저 나서서 들어주곤 하니까."

그렇게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결국 결혼을 허락하시고 나서 사위로 들어오고 나니 사위가 되기 전엔 '실실 웃는 모습이 가벼워 보여 싫다' 고 하시던 어른들도 막상 사위가 되고 나니 '얼굴에 늘 미소가 가득하고 복이 많아 보여 좋다' 고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인터넷으로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시집살이의 고단함에 대해서도 평상시 보다 조금 더 부지런 하게 움직이는 것 외엔 아직은 힘든 일이 없다며 활짝 웃는 선배 언니를 보니 그런 질문을 한 제가 더 멋쩍어져 버렸습니다.

"네가 어떤 부분이 걱정이 되어 그런 질문을 하는 지 잘 알아. 그런데 내가 봤을 땐, 지금의 너라면 결혼하고 나서도 시댁 식구들에게 잘 할 것 같은데? 부지런하고 싹싹하게. 시댁 식구들도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행동하면 전혀 불편할 것도 없어. 음, 모르지 또. 시간이 지나 이런 저런 문제에 충돌하게 되면 네가 인터넷으로 접한 여자들의 모습처럼 나도 끙끙 속앓이 할지도 모르지. 그런데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런 일을 염려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잖아?"

불러온 배를 만지며 이미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 하는 선배 언니가 너무나도 존경스러웠고 괜히 이미 일어나지도 않은 시댁과의 어색한 관계를 염려하며 질문한 제 자신이 너무 창피해 졌습니다.

그리고 시댁 식구들과 의견 충돌로 마찰이 빚어 진다 하더라도 직장동료나 아는 친구, 선후배들에게는 절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는 언니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댁 식구들도 나의 가족인데, 그런 가족을 욕하는 말을 직장 동료나 지인들에게 한다는 건 내 얼굴에 침 뱉는 셈인데 뭐. 굳이 순간적인 감정에 내 얼굴에 침 뱉을 필요는 없잖아?"

대신 좋은 일이 있거나 기쁜 일이 있으면 꼭 저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고 말하는 선배 언니. '결혼하고 나니 시댁 식구들 때문에 힘들어요' '명절 때마다 시댁에 가기 괴로워요' '괜히 결혼한 것 같아요' 와 같은 시댁 식구에 얽힌 인터넷 상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역시 연애와 달리 결혼은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으로 혼란스러웠던 제게 너무나도 단아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대답하던 선배언니의 모습.

이미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해 염려하지 마라.
평상시 보다 조금만 더 싹싹하고 부지런하게 행동하면 된다.
시댁 식구가 아니라 나의 가족이다.
설사 좋지 않은 일이 있어도 가족사인데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필요 없다.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니까.
연애를 할 때도 각기 다른 서로가 시간을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 가듯이, 시댁식구들과도 시간을 가지고 서로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알아가다 보면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선배 언니 덕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음 껏 받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

6년간 150번 연애? 연애횟수 기준이 뭐길래

점심식사를 하고 인터넷을 보다 보니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얼짱 '서지혜' 키워드가 눈에 띄어 기사를 봤더니 "6년간 약 150번 이상의 연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것이더군요. 

어떻게 6년 동안 150번 이상의 연애 경험이 가능할까? 라며 지극히 놀랍기만 하더군요. 헌데 놀라운 것은 150번의 연애 경험이라 언급한 내용 중 연애 기간이 짧게는 하루에서 이틀이라고 이야기를 했다는데 순간 움찔 했습니다. "그것도 연애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 기사를 보며 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는 "난 늘 남자가 끊이지 않지만 외롭다. 나도 연애 하고 싶다." 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주위 지인들을 통해 미팅이며 소개팅도 끊임없이 했었죠. 헌데 문제는 분명 소개팅을 한 남자와 잘 되어 가는 듯 하는데도 '외롭다' 는 이유로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이면 클럽으로 향하는 그 친구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제 입장에서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쁜 남자가 존재하듯, 나쁜 여자가 있다면 어쩌면 이런 친구를 일컫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다만 이 친구와 10대 얼짱 소녀 서지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늘 남자가 끊이지 않고 하루에도 많은 남자들을 만나던 이 친구는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봐서 아쉽다고 이야기 하는 반면, 서지혜라는 어린 친구는 하루, 이틀을 만나도 연애했어요 라고 말한다는 점이겠네요.

사진출처 : 서지혜 미니홈피

연애 횟수 기준이 대체 뭐길래.

어린 10대 소녀 서지혜의 발언 덕분에 '철퍼덕 하우스' 라는 프로그램만 띄워준 셈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후에 성인이 되어 진짜 멋진 사랑을 하게 되었을 때 방송을 통해 본인이 한 발언에 대해 후회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이왕이면 연애 횟수가 이슈가 되어 동시에 남자 3명 관리하는 '어장관리법'을 내세우는 저렴한 기사나 방송보다는 진짜 알콩 달콩 예쁜 연애, 예쁜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비법에 대한 기사가 더 이슈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차피 결혼하면 한 사람과 할 건데, 연애 마저 왜 한 사람에게 올인하냐? 서브(세컨) 하나쯤은 둬야지."
"요즘 세상에 결혼하고 애인 한 명쯤 없으면 바보 취급 받아."

이런 이야기들도 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살포시 가져 봅니다. 너무 큰 꿈인가? 

+덧) 진짜 프로그램 홍보 방법도 가지가지네요. 뭐, 하루 이틀 겪은 일도 아니긴 하지만.

 

두 사람을 통해 바라본 맞벌이 VS 외벌이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게 되면서 제 스스로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선 감탄을 하곤 합니다. 사람을 통해 배운다는 말을 부쩍 실감합니다.

같은 직종, 비슷한 여건 속에 한 사람은 외벌이를 하고 한 사람은 맞벌이를 하는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두 사람을 통해 바라본 맞벌이 VS 외벌이


"버섯씨는 결혼하면 무조건 맞벌이해. 경제주도권이 남자에게로 가면 결국 나중에 힘든 건 여자다. 그리고 솔직히 남자 입장도 배려해줘야지. 요즘 같은 세상에 남자 혼자 경제 생활하기란, 휴"
"그렇죠?"


어쩌다 보니 맞벌이와 외벌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외벌이를 하고 계시는 한 변호사님으로 이야기가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이 애 봐. 변호사 되어서는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돈 많이 벌면 뭐해? 그래 봤자 다 와이프 좋은 일 시켜주는 셈이잖아."
"…"
"아니, 넌 좀 어디 여행이라도 떠나. 너 돈 그렇게 벌어서 돈 쓸 시간이나 있냐? 무슨 낙으로 사냐? 너가 돈 버는 기계도 아니고. 한심하다."
"제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제 아내와 자식들이 좋은 것 먹고 좋은 옷 입고 그런 것 도 제 삶의 낙인데요."
"아니, 이 사람 참 답답한 소리 하네. 아내와 자식 좋은 일만 시키는 건데 그게 왜"
"거짓말 같아요? 이상하네. 김변호사님은 안 그래요?"
"…"


결혼을 한 후, 부부가 함께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결국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은 남자이며 여자만 좋은 일 시키는 셈인데 왜 맞벌이를 하지 않느냐- 라는 현실적인 충고 앞에 이미 결혼을 하여 이룬 하나의 가정인데 남자 여자 구분을 왜 하며, 맞벌이를 하더라도 씀씀이가 좋지 않으면 외벌이와 큰 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하루 하루 일하면서 자신이 번 돈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좋은 것을 먹고 좋은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하는 그 분의 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사람을 통해 바라본 맞벌이 VS 외벌이


속으로는 '에이, 거짓말'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두 사람 모두 사회생활을 하신지 오래 되신데다 나이도 있으셔서 경제적인 사정에 대한 걱정은 이제 막 결혼하는 신혼과는 차이가 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경제적 사정은 좋잖아."
"그치."
"근데 두 사람의 유일한 차이가 하나 있어."
"뭐? 한 분은 맞벌이고 다른 한 분은 외벌이인거?"
"아니. 두 분 다 사회생활을 하신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한 분은 여전히 일은 힘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다른 한 분은 일이 즐겁다고 하시잖아."
"응. 그러네."


맞벌이냐 외벌이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느낀 것은 정작 중요한 것은 결혼해서 맞벌이를 하든, 외벌이를 하든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맞벌이를 해도 여전히 집안 살림 여건이 넉넉하지 않다며 불평 불만을 하는 사람, 외벌이를 해도 지금 이렇게 가족을 위해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


돈 모으는 것 못지 않게 돈 쓰는 것이 중요하고, 살아가는데 돈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는 것. 마치 중요한 뭔가를 깨달은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죠?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