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야말로! 갈수록 어려지네. 정말 동안이야."
"뭐야. 너도 만만치 않아!"
우연히 길을 가다 만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터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니 남자친구가 둘 다 서로 예쁘고 서로 피부 좋고, 서로 동안이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여자끼리 만나면 나누는 '외모칭찬'이 남자친구 눈엔 신기해 보였나 봅니다.
반가움에 인사를 나눠서 그런지, 정말 그 친구가 더 예뻐진 것 같고 더 동안에 가까워진 것 같은데 남자친구 눈에는 '응. 뭐... 둘 다 예쁘네...' 라는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주거써!)
오랜만에 친구와 만날 때면 인사치레로 서로에게 한 번씩 건네게 되는 '외모칭찬', 더불어 초면에 만난 사람과도 그런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서로가 가까워지는 데는 '칭찬'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지난 날, 한 모임에서 뵌 한 여성분과 문자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제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웠어요 ^^]
반가움의 문자를 보내자 자연스레 외모 칭찬이 오가게 되었습니다.
[버섯공주님 완전 예쁘신데 특히 피부 대박미인이시더군요. 부럽습니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런 말을 들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은 거죠. 반가움에 잔뜩 들떠서는 문자 회신을 했습니다.
[우왕! ○○님이 피부는 더 고우시던걸요? ^^ 만나서 반가웠어요! 종종 또 뵈어요]
싱글벙글 웃으며 '전송' 버튼을 누르고 보낸 메시지함을 보는 순간.
헉! 헉! 헉! 헉!
급 밀려오는 창피함. 크어어어억!
눈치 채셨나요? 글자 하나의 차이로 어감이 확 다르더군요.
"왜?"
"이렇게 문자 보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해. 다시 정정 문자라도 보내야 하는걸까?"
"스스로 예쁘다고 인정한 셈이구나?"
"안그래도 닉네임이 '공주'여서 오해 받는데 공주병 환자로 봤을 거야."
"응. '버섯공주님은 공주병이 극심하구나'라고 생각 할 거야."
"덜덜."
예의상, 인사치레로 주고 받는 외모 칭찬. 단 한 글자의 차이로 인해 상대에게 내가 어떻게 보였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급 소심모드가 되었습니다.
소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O형인데 혈액형별 성격은 완전 엉터리! -_-;
문자가 아닌, 카톡과 같은 무료 메시지에 익숙해지면서 메시지가 오면 바로 읽고 바로 회신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예전엔 문자를 하나 받고 회신할 때도 지금보다는 좀 더 신중하게 읽고 보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카톡이 보편화되면서 언제라도 잘못 보내면 다시 정정해서 발송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한 글자 차이로 만들어낸 전혀 다른 해석;;;
여러분은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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