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 남자에게 관심 없었어. 정말… 조금도!
소개팅에서 만난 그는 나의 이상형이 아니었어. 키도 나보다 작았고, 얼굴도 못생겼고, 딱히 끌리는 매력도 없는 것 같았어. 최대한 빨리 식사를 하고 일어서고만 싶었어. 그런데 이 남자 만나기로 한 장소에 만나자 마자 하는 말이 자기는 오늘따라 한정식이 너무 먹고 싶은데 괜챦냐고 묻는 거야. 하- 첫인상도 별로인데 하는 말투도 별로다 싶었어.
그리고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데 왜 그렇게 실실 웃는 건지. 바보처럼 보이기도 했어. 너무 베시시 웃는 거야. 남자가! 남자답지 못하게!
너 내 이상형 알지? 완전 남자다운 스타일! 남자는 좀 과묵하고 무뚝뚝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식사를 끝내고 나니 화장실 간다고 먼저 일어서더라. 그러더니 화장실 갔다가 돌아오면서 밥 값은 자기가 계산을 했다면서 껌을 건네는 거야. 그리곤 밥은 자기가 샀으니 비싼 커피를 사 달라는 거지. 너무 황당했어. 그렇지 않아도 내가 커피숍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먼저 불쑥 커피를 사 달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 모습이 참… 그것도 콕 집어서 비싼 커피라니! 남자가 여자에게 이렇게 뻔뻔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왜 그런 마음 있잖아. 그렇지 않아도 해 주려고 했는데, 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니까 어이없어서 더 해 주기 싫어지는 마음. 어이가 없었어. 근처 커피숍이 있는지 주위를 둘러 보는데 별다방이며 콩다방이며 여러 군데가 있길래, 도대체 이 사람이 말하는 비싼 커피는 어딜 가야 되는 건가 싶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가 봐둔 커피숍이 있대. 그러더니 자기만 따라오라는 거야.
이런 뻔뻔한 남자가 다 있나 싶어서 그래-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려니 하면서 따라 갔어. 그런데 왠 걸- 커피숍이 아닌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러더니 자기는 이 곳 커피를 제일 좋아한다며 커피 하나를 집더라.
그 남자. 첫 인상 부터 꽝이었고 소개팅 하는 내내 별로였어. 정말 난 관심 없었어. 외모도 나의 이상형이 아니었고 그렇게 자기 멋대로인 남자는 정말 별로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런 그가 지금 내 곁에 있어. 신기하지? 정말 나의 이상형과 거리가 먼 남자였던 데다 말투나 행동도 내가 꿈꾸던 남자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이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정말 그렇더라. 사람 마음이라는 게 늘 머리로 생각하고 그려왔던 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거. 이상형은 어디까지나 이상형일 뿐이라는 거. 난 너의 말에 공감할 수 없었는데, 막상 사람을 좋아하고 마음에 품게 되니까 뭔지 알 것 같아.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라는 말.
요즘 따라 결혼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개팅으로 만나 3년 간 연애 끝에 결혼하는 친구의 메일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친구들끼리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늘 누구보다 확고한 이상형을 읊조리던 친구였는데 이상형과 정 반대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니 말입니다.
이 친구가 보내온 청첩장과 함께 편지의 마지막 당부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의 과거 이상형은 잊어 달라는… 지금 자신에게 이상형은 곧 결혼할 자신의 신랑이라고 말이죠.
친구들이나 제가 청첩장 속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놀랄 걸 예상했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그리던 이상형과 지금의 남자친구 또한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외모에 있어서는 '쌍꺼풀을 가진 큰 눈을 가진 남자'가 제 이상형이었고, 성격에 있어서도 제가 고집이 세다 보니 이런 저의 센 고집을 꺾을 수 있는 더 강한 남자, 터프한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남자친구를 5년간 함께 하면서 이미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진 남자친구의 얼굴이건만, 외꺼풀의 남자친구의 눈을 보고 '매력적이다'를 되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집 센 저를 더 강한 성격으로 꺾는 것이 아닌, 배려와 이해로 저를 꺾어 버립니다.
이상형과 거리가 먼 남자친구였건만, 어느새 지금의 남자친구가 이상형이 되어 있네요. 역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인가 봅니다.
여러분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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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상형을 너무 자주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면 오히려 이성을 사귀기 힘든듯..ㅎㅎ
이상형이 김태희라고 현실적으로 김태희 아니면 사귀지도 만나지 않는 것도 아니죠. 또한 김태희 외모 아니면 반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요^^ 머릿속의 왕자님과 공주님보다는 현실에서 발굴(?)해 내는 왕자님 공주님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정말 부럽고 멋집니다^^
요새 바빠서 자주 못들렸는데... 앞으로 또 종종 뵙겠습니다아~+_+
사람의 상상력과 현실의 차이인가요.
그래도 옆에 있는 사람과 행복하다고 하니
참 부럽네요 ^ ^
그렇죠.
항상 이상과 현실이 다른것 처럼...ㅎㅎ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라는것,,,,그말 정말 맞는것 같아요~!!
이상형은 그야말로 '이상'아닐까요?
자신의 과거 이상향은 잊어달라는 친구분의 편지 인상적인데요.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아하...전 눈크고 쌍꺼풀 있는 남자 딱 싫어하는데 그렇게 생긴 쿤 만나 첫 눈에 반했어요. ㅋㅋ 이상형은 외모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인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상형을 만들어놓고 연인을 찾았지만 지금은 연인을 맞나고 이상형으로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내 이상형으로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상대방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요 ^^;
음,,,,이거 정신 바짝 차려야겠슴다.~~
멋진 밤 되세요.
머리로 하는 사랑과 마음으로 하는 사랑이 다르기 때문일까요^^?
정말로 외모가 예뻐서 사랑한다는 말보단, 사랑하기 때문에 예쁘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옐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외적인 것 보단, 내적인 모습의 이상형만큼은 양보 못 할 것 같아요~
사랑해서 내 눈에 예쁘면 그만이죠 뭐^_^
토깽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 자우림의 '애인발견'이란 곡이 생각나게 하는 포스팅이네요..ㅎㅎ
(꼭 한번 들어보세요 완전 강추랍니다ㅎㅎ)
오늘 포스팅도 100% 아니 200% 공감이에요!!
내 마음인데 내 마음데로 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ㅋ
정말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건가 봅니다^^
맞아요 물론 꿈에 그리던 이상형과 현실의 사랑하는 사람은 다르죠.
그렇지만 저는 현실의 사랑하는 사람이 이상형으로 되어버리던데 ㅎㅎ
저만그런가요ㅠㅋㅋㅋ
배려가 몸에 뵌 사람요 ㅋㅋㅋ
이상형은 감정이 빠진 대상인것 같아요.. ㅎ
끌리긴 하겠지만 오래가진 않는거같아요 ㅜㅜ
사랑은 머리보다는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마음에 와닿는 이상형에 올인하겠습니다~^^
좋은 글에 추천 120만개 꾸~욱 누르고 갑니다~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를 처음 만났던 순간에도 변함없습니다. 제 아내가 제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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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arca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일년 전에 올라온 포스팅인데 뒷북아닌 뒷북을 치는 기분이네요.
지금 저의 남자친구는 제 이상형이랍니다.
처음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랬답니다. '와. 내 이상형처럼 생긴 사람이 정말 있긴 있구나!'라고.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제 남자친구는 저를 처음 보자마자 첫 눈에 반했다고 하더라구요.
둘이 그렇게 만나서 지금 벌써 1년하고도 반가까이 알콩달콩 지내고 있습니다.
포스팅 이리저리 클릭해보다가 문득 남겨요.
글 잘 읽고 갑니다.^^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 멋진 인연이네요. 예쁘게 사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