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이혼하지 마세요. 제발."
한 온라인 포탈사이트에 펑펑 울면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던 시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혼하면 안될 것 같지만, 이런 아내와 더 이상 살 수 없을 듯 합니다. 각자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대충 이러한 내용이었는데요. 꽤나 긴 내용이었는데 그런 류의 글을 검색해서 읽고는 일일이 이혼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댓글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런 류의 글을 검색하게 된 계기는 제 나이 열 세 살이라는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이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헤어질 당시, 저를 앉혀 놓고 말씀하셨던 "아직 네가 어려서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어떻게 받아 들일지 걱정이지만 엄마와 아빠는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려 한다" 라는 이유가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아서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 상처가 너무 커서 한참 동안을 끙끙거리며 아파했습니다.
후에 아버지의 바람이 부모님의 헤어짐에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명절을 맞아 일가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남자친구 생기지 않았어? 남자 많이 만나보고 결혼해야지." 라고 묻는 어른의 질문에 큰 소리로 비아냥 거리며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 무례하게 말입니다.
"남자친구는 무슨. 내가 결혼하는지 두고 보세요. 어차피 이혼할거 죽어도 결혼 따위 안 할 테니까!"
지금은 성인이 되어 몸이 커진 만큼 머리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열 네살 당시엔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이 앞서 있었고 헤어지는 부모님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왜 자식을 두고 이혼하냐며 악을 썼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그저 각자의 삶을 살아가길 희망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로 받아 들인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세상엔 거짓사랑만 존재한다던 저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천일을 얼마 앞둔 시점, 다시 한번 더 선전포고('이래도 나 만날래?')라도 하듯 제가 자라온 과정을 모두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과 아버지가 재혼한 사실, 그리고 그 재혼한 가정에 새 어머니와 함께 살다 뜻밖의 사고로 새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까지. 그리고 지금은 친 어머니를 모시고 내가 가장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까지. 이런 구구절절한 사연을 모두 읊었습니다.
한 때는 자식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미워했던 아버지, 같은 여자로서 안타깝기만 했던 어머니, 이제 더 이상 한 자리에 모셔두고 부모님이라 부를 수 없다는 점이 여전히 속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 멋진 사랑을 할 수 있게 해주셨으니 말이죠.
부모님의 이혼이 제게 남긴 과제는 '이래도 사랑을 믿겠느냐?' 입니다.
그 과제의 대답으로 세상엔 진실한 사랑은 없다고 외쳤던 제가 지금은 진실한 사랑이 있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사랑에 아파서 울기도 하고, 주저 앉기도 하고 하겠지만 분명 진실한 사랑은 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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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공쥬님 효녀시군요! ^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머리가 파뿌리가 될때가졍 남친과 오래오래 포에~~~버 행복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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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감사합니다. 꼭 그럴게요!
멋지고 듬직한 남자친구이네요^^
자랑스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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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 그런만큼 저도 더 많이 배려해 주고 있답니다.
버섯 공주님 지나는 길에 우연찮게 들려 글을 봤네요.
밤에글을 봐서인지 맘이 다 애리애리 합니다
앞으로 두분 이쁜 사랑으로 멋지게 나래 켜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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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꼭 그럴게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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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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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언젠간 저처럼 그런 편견을 사라지게 해 줄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힘낼게요!
정말 남자친구분 너무 좋으신 분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사랑 계속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청첩장도 날라오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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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청첩장 냉큼 날려 드릴겁니다. 꼭 오셔야 되요! ^^
아 버대리님 남친분이야말로 -
ㅎㅎ
훈남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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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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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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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럼요! 꼭 올거에요.
^^
지금 당장 많이 아프실 것 같네요. 저도 헤어지고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기까지 6개월 정도를 많이 아파했던 것 같아요. 역시, 사랑 따위...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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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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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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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앗, +_+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예쁘게 예쁘게 오래오래 사랑할게요.
이런 사생활까지 솔직하게 포스트를 해 주셨네요~~
사람은 나이가 들어 성숙해 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좋은 남자 친구가 계셔서 행복하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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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런가봐요. 나이가 들어 성숙해 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표현에 끄덕이게 되네요.
네.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서 너무 행복합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멋진 남친을 만나 진실한 사랑을 알게된 버섯공주님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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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사합니다. 기브코리아님. ^^
축복의통로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버섯공주님 예전 포스팅 글들 보고 참 밝고 유쾌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런 일도 있으셨군요~
남자친구분 행동에도 감동받았습니다. 저도 이런 남친이 생겼음 좋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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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반가워요. 축복의 통로님. ^^
네. 정말 힘들다면 상당히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좋답니다.
님에게도 멋지고 따스한 남자친구 생길거에요! ^^
우와~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남자친구분 정말 진국이시네요...
저도 어렸을 땐 이 여자 저 여자 가볍게 연애하는 남자들,, 결혼 후 여자를 하대하는 남자들 보면서 (그런걸 잡힌 고기 먹이 안 준다고 한다지요?)난 절대 결혼 안 할거야!!!라고 굳은 결심을 했던 적이 있다지요...ㅎ
단순히 몸매 좋고 얼굴 좋은 남자가 진짜 남자가 아니라 버섯공주님의 남자친구분 같은 분이 진짜 남자인 것 같네요..
앞으로도 예쁜 사랑하실바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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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구지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거의 매일 버섯공주님으 블로그를 보러 오는데요,
항상 밝고, 어려움 모르고 살아온 샤방샤방한
순도 100%의 공주님인줄 알았는데요,
이런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 있는줄 몰랐네요.
어렸을때의 부정적인 생각은 지금의 남친을 만나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니, 다행이네요
물론 지내다 보면 어려울때도, 힘들때도 있겠지만은
항상 그분과 아니 저번에 왕자님이라고 하셨죠,ㅋ
버섯공주님의 편이라고 생각하시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래요,
안녕하세요^^
프레스블로그 MP 후보들 중에 제목이 눈에 띄어
들어와서 읽게 되었어요 ㅋ
저는 유치원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벌써 20년가까이 되가는거같네요
그리고 저도 님처럼 결혼은 절대 안해 사랑 믿지 않아 이 마음이 컸는데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사랑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어가는 중이랍니다 ㅋ
몬가 글을 읽으면서 제 마음을 글로 쓴거 같아 마음에 많이
와닿았어요 ㅋㅋ
그리고 저는 이제 갓 블로그 시작하였는데
저도 남자친구 덕분에 블로그 시작하였거든요 ㅋㅋ
남자친구와 이쁜 사랑하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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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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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남자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픈 과거는 자연스레 잊혀질거에요. 좋은 추억이 더 많아지면 말이에요.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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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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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님과 같은 마음이었어요. 너무 조심스럽고, 오픈하면 남자친구가 어떤 반응일까. 혹여 날 멀리하진 않을까.
그런데 정말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대단하다고, 힘든 상황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바르게 큰 너가 대단하다고 이야기 해 주더라구요. 사랑이 그런건가봐요...
힘내시구요! 자존감 잃지 마시구요! 멋진 남자친구인만큼 분명 따스하게 감싸줄거에요. ^^
한랑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왠지 마음에 와 닿네요. 저도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며 아껴주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자라서인지 연애에 대해서 정말 부정적이었거든요. 나를 사랑해줄 남자가 있을까? 있나? 이런 의구심이 지금도 있구요. 상처를 받으면 마음을 열기가 참 어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