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납치되는 건가?” 택시 안에서 생긴 황당사건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다니고 싶어하던 회사에 취직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선 친구들과 환호성을 지르며 모처럼의 시간을 보낸 때가 있습니다. 거의 지금으로부터 5년 전쯤 되는 듯 하네요. 그렇게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각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각자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들에게 장난 삼아 "요즘 택시로 납치 당한 사람 무지 많아. 알지?" 라며 겁을 주었습니다. 당시 한참 차량 납치 사건으로 떠들썩 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각기 다른 방향인 친구들을 택시를 태워 보낸 후, 저도 느즈막히 택시를 잡아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나름 유일하게 친구들 중 '강심장'으로 통했기 때문이죠.

"아저씨, 용산으로 가 주세요."

택시를 타면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차량 번호 확인과 앞 좌석에 부착되어 있는 차량등록증 확인입니다. 그리고 눈을 절대 뗄 수 없는 그것! 네. 바로 미터기죠. (요금에 민감합니다) 한참 동안 미터기를 응시하다 보니 시간도 늦은데다 서서히 졸음이 몰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달칵' 하는 소리에 흠칫 놀랬습니다. 바로 차량 문이 잠기는 소리였죠. 순식간에 눈 앞이 새하얗게 질려 버리더군요.

'아, 이대로 나 납치 당하는 건가?' '헉! 갑자기 왜 문을 잠그는 거지?'

이런저런 아찔한 생각에 마음이 불안해져 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갈까요?"
"네?"
"반포대교?"
"아, 네."

지방에서 살다 서울 생활한지 5년이 넘었지만 항상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니 좀처럼 반포대교, 한남대교, 동작대교 등 모두 거기가 거기인 것 같더군요. (실은, 아직까지도 구분 못합니다-_-;;)

최대한 문 쪽에 밀착하여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역시, 늦은 밤 택시를 타는 게 아니었어.'

온갖 생각이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설마…'

하필 배터리가 없어 폰은 꺼져 버린 상태인데 몇 번이고 다시 켜 보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뛰어 내리면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도 고민을 하면서 말이죠. '에라이!' 하는 생각으로 일단 묻고나 보자 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여쭤 봤습니다.

"저기, 아저씨, 근데 왜 문을…"
"네?"
"문이 잠겼어요."
"아…"
"아저씨…" (흐어엉-ㅠ_ㅠ)
"아, 오토도어락 말씀하시는거에요?"
"네?"

그제서야 차량이 달리다 일정 속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도어가 잠기는데, 이를 제가 몰랐던 터라 괜한 겁을 먹었던 것이더군요.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당시에는 정말 무척이나 무섭더군요. '오토도어락'이라고 부르던데 아직 자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정확히 모릅니다. 멍-

승용차를 처음 타보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제서야 가족이나 다른 가까운 분들의 차량을 탈 때도 철컥 하고 잠겼던 기억이 희미하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때는 그저 사고가 날 위험이 있으니 안전하게 하기 위해 고의로 차량 문을 잠그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일정 속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자동으로 잠긴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철컥' 하는 소리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했던 때를 떠 올리면 지금도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한 기분입니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무서운 것도 많아진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모르는 것이 많아도 무서운 게 많기는 마찬가지군요.

조그만 해프닝이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헛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입니다. -_- 그쵸?
요즘도 종종 택시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친구들과 당시의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겁 없기로 소문난 버섯이 이런 조그만 것에 겁먹었다며 놀림감이 되곤 합니다. 하하.

+덧) 설마, 저만 오토도어락을 몰랐던 건 아니겠죠? 몰랐던 분 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