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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통증 응급실행, 손목 손가락 모두 조심해야 할 시기

· 댓글개 · 버섯공주

결혼을 하기 전에는 '나'만 챙기면 되었기에 많은 것들이 여유로웠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많았고, 사고 싶은 것들은  언제든 살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오늘 당장 하지 않아도 되었고, 오늘 당장 사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다 보니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기도 하였고, 오늘 사야 할 것도 굳이 오늘 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그리 큰 욕심이 생기질 않았다.

워킹맘 습관 '빨리 빨리'의 최후,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깨달은 것
갈구하는 마음

그런데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갈구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시간은 제한적이고 정작 싱글일 때는 관심 갖지 않던 것들도 눈이 갔다. 특히,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아직 엄마 아빠 손이 필요한 시기의 두 아이가 있다 보니 그런 것.

시간이 금이다. 시간이 곧 돈이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 조금이라도 내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애쓰게 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빨리빨리'가 출근 준비를 할 때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여전히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야 마음이 좀 놓인다랄까. 토요일 미술학원에 가는 두 아이를 신랑과 함께 먼저 보내고 나도 곧 따라갈게-라고 하고선 집 정리를 후다닥 했다. 굳이 두 아이를 보내고서 집 정리를 할 필요도 없었고, 굳이 그리 급하게 정리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때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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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참 행복하다

날씨도 쾌청하고 창문을 다 열어 환기도 시키고. 주어진 시간 안에 빨리 빨리 하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보통 세 번에 나누어서 옮겨야 하는 짐을 무리해서 한 번에 옮기려고 애썼다. 무게가 몇 Kg인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그저 빨리 옮기고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 원하던 대로 짐을 정리하고 간단하게나마 집 정리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주중에는 아이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내다 보니 주말이면 보상 심리로 무조건 아이들을 데리고 외곽으로 나가려고 한다.

워킹맘 육아일기
주말엔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참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파랗게 멍이 들더니 퉁퉁 부어 올랐다. 곧 통증까지 더해지자 불안한 마음에 검색을 해 보았다. 엄지손가락 통증, 엄지손가락 인대, 힘줄... 연관 키워드를 보아도 가늠이 잘 되지 않고 불안한 마음에 신랑과 아이들을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혹여 이전 발목 수술 때처럼 상황이 더 나빠지고 나서야 병원으로 가는 게 더 좋지 못한 선택 같아서.

응급실에서도 담당의가 없어 기본적인 응급처치로 뼈 이상이 없는지만 확인 후, 부목을 대주었다. 짐을 한 번에 옮겨 시간을 아끼려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뺏겨 버렸다. 8시 쯤 작은 병원 응급실에 가서 응급 처치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니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세 번에 나눠서 짐을 옮겼더라면 다치지 않고 5분 만에 할 수 있는 일을 한 번에 하겠다고 용을 쓰다가 도리어 다치고 3시간 이상을 써버린 셈이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어서야 회사 인근에 위치한 재활의학과를 방문해 처치를 받았다. 기본적인 동작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통증 여부를 확인하고서야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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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통증

그저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여유로운 주말이었음에도 나 혼자 너무 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에 나누어서 차근차근 짐을 옮겼다면 이런 부상도 없었을 텐데, 신랑의 말대로 신랑과 함께 짐을 옮겼더라면 어땠을까. 의사 선생님께선 1주일간은 처방받은 약을 먹고 손가락 부목을 계속유지하면서 지켜보자고 하셨다. 1주일 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병원에 재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통증이 남아 있다면 다시 방문하라고 하셨다. 

내 몸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두 아이가 커가는 만큼 늙어 가고 있는데 내 마음은 아직 결혼 전 팔팔하던 때의 마음 그대로인 듯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빨리빨리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를 하다 보니 내 몸이 버텨주질 못하는 느낌이랄까. 씁쓸하면서도 앞으로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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