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앞에서 남자친구는 슈퍼맨? 남자친구는 슈퍼맨이 되길 원한다?
남자친구와 문자나 카톡, 메신저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뭐해?" 라는 말을 첫마디로 가장 많이 내뱉는 것 같습니다. "밥 먹었어?" 라는 안부의 인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짝꿍 인사입니다. 하핫;
2013년 새해를 맞아 제 방 가구 배치도 바꾸어 보고 미루어 두었던 이런 저런 물건들을 싹 정리하고 나니, 멀쩡하게 잘 사용하고 있던 노트북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음... 그냥 뒀어야 되는데. -_-;
급 솟구치는 노트북 정리 본능. 단순 각 폴더별 파일 정리로 그쳤으면 좋았을텐데...
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급기야 설치되어 있던 윈도우7을 삭제하고 윈도우8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새해 첫 날은 막이 내린거죠. -_-;
윈도우 한 두번 설치해 본 것도 아니고, 일반 데스크탑에서 여러번 설치한 경험이 있으니 노트북에도 수월하게 설치하고 금방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과 다른 문제에 놓였습니다.
MBR 파티션? 헉... 이게 대체 무슨 말이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려 설치를 못하고 열심히 웹 서치를 하며 방법을 모색하던 중, 남자친구에게 온 메세지.
"뭐해?"
남자친구의 질문에 대답을 하다 보니 어느 새, 제 상황과 노트북의 상태를 자연스레 생중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빠, 이게 아무리 해도 안돼. 알려주는대로 했는데도 안돼."
"안돼? 잠깐만. 그럼 내가 아까 말한 그 화면은 보여?"
"음...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처음엔 자기 일처럼 챙겨주는 남자친구가 무척 고마웠는데 시간은 어느덧 밤 12시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하악. 2013년 첫 날이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가는 구나...
"오빠. 이제 그만 하고 얼른 자. 나 때문에 오빠 괴롭히는 것 같아서. 얼른 자."
"아니야. 난 괜찮아. 알려줘 봐. 이제 무슨 화면이 떠?"
그나저나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마냥 졸리고, 이제 그만 손에서 노트북을 놓고 싶어질 뿐이고... 내가 이렇게 피곤한데, 핸드폰 너머로 이야기를 전달 받고 상황을 추리하는 남자친구는 오죽할까.
"오빠 내일 엄청 피곤하겠다. 얼른자. 그냥 내일 내가 AS센터에 맡길게. 얼른 자."
"..."
문자를 주고 받다가 AS센터에 맡기겠다는 저의 말에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10분이 지나도 답문이 없어 자는가 보다- 하고 잘 준비를 하는데 다시 연락이 와서 다른 쉬운 방법을 설명해 주더군요.
의지의 한국인. -.- 의지의 남자친구. -.-
결국, 결코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윈도우8을 정상적으로 설치했습니다. 나중에야 남자친구가 그러더군요. 여자친구에게 무능력해 보이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싫었다고.
"아니. 남자 입장에선. 좀. 그래."
"뭐가 좀 그래야."
사랑하는 사이인데, 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해 주었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그게 아닌가 봅니다.
남자친구가 뭔가를 하다가 문제가 생겨 도움을 구할 때면, 저 역시, 제가 아는 것에 대해선 아는 만큼 방법을 제시해 주지만,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하면 금새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을 하곤 합니다. 남자친구처럼 몇 시간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방법을 찾고, 저 방법을 찾아가며 알려주진 않습니다. -.-;; 쿨럭;
그러고 보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 남자친구에 비해 제가 더 수월한 느낌이 듭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게 왜?'라며 말이죠.
'남자 입장에선 좀 그래.'라던 남자친구.
여자친구에게 좀 더 듬직하고, 믿음직한 남자이고 싶은 그 마음. 왠지 알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가 '도와줘요! 슈퍼맨!' 하면 어디서든 나타나 멋있게 해결해 주고 싶어 하는 슈퍼맨 같은 남자친구. 슈퍼맨의 도움에 사랑가득한 하트뿅뿅 눈빛을 보내며 '고마워요!' 라고 이야기 하는 여주인공처럼 남자친구에게 더 많이 고마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퍼맨의 도움에 '이제 도와주지 않아도 돼요. 나보다 슈퍼맨이 힘들어 보여요.'라는 말보다는 '슈퍼맨, 정말 고마워요' 라며, 고마워하면 고마워할 수록, 슈퍼맨은 더 멋진 슈퍼 히어로가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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