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할 때, 꼭 한번쯤은 나눠야 할 중요한 대화거리
"너 혹시 양다리 걸치니?"
남자친구와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쯤, 통화 문제로 크게 다툰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 기준에선 '가족과 다 같이 있는데 꼭 통화를 해야 돼? 문자하면 된 거지. 전화 통화 못하는 게 왜 문제가 되지? 양다리? 흥! 난 떳떳해.' 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 왔으니 말이죠.
어른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핸드폰 만지는 것 아니다. 를 시작으로…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마라. 누군가가 이러이러한 부위를 만지면 절대 숨기지 말고 어른들에게 이야기 해라. 연애는 나중에 해도 되니 지금은 공부에 집중해라. 옷이 너무 짧다. 여자가 밤 늦게 다니면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쓰고 나니 다소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교육 받아 왔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충분히 오해하고 서운해할만 했죠.;;;
어렸을 때부터 상당히 보수적인 집안에서 큰데다 지나치다 싶게 예의, 예절을 강조… 혹은 강요 받아온 터라 제 입장에선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것부터가 큰 난관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제게 '넌 남자친구 사귀면 안돼. 평생 연애 하면 안돼.'라고 가르친 것도 아니었는데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속에 자라다 보니 잠재적으로 '연애는 나쁜 것.' '남자친구가 생겨도 가족에게 들키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
음... 덕분에 학창시절, 공부만 열심히 했네요. (응?) -_-;
문제는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런 생각이 자리 잡혀 남자친구가 생겨도 쉬쉬하기 바빴습니다. 혹여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집에 들킬 까봐 아무리 늦어도 밤 9시 전엔 집에 들어오려 하고, (통금시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제 스스로가 9시라고 통금시간을 만들고선 지키려 했습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집에서 전화가 오면 남자친구 입막음을 하고 통화를 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미안미안.
이런 저와는 반대로 남자친구는 교내외 다양한 활동을 하며 남녀 구분 없이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통금시간 없이 개방적인 집안 분위기로 자유롭게 자랐습니다. 또한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건 많은 사람에게 축복받을 일이고 좋은 일이지, 절대 쉬쉬할 일이 아니다. 라는 게 남자친구의 생각이었고요. 그래서 연애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께 인사 드리자는 말에 식겁을 하기도 했습니다. 쿨럭;
처음엔 연애관의 차이인걸까? 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엔 집안 환경, 분위기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남자였다면, 제가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들만 있는 남자친구네. 딸만 있는 저희 집.
처음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로 시작했던 우리의 연애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서로의 집안 분위기를 알아가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처럼 남자와 여자, 그 자체로 충분히 다르다고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각자 자란 집안 환경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데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요.
개인적으로 애인과 연애를 하며 '과거 이야기'를 많이 공유했으면 합니다. 아, 여기서 과거라 함은 "너 과거에 몇 명 사겼니? 누구랑 어디까지 가봤니?"와 같은 시덥잖은 -_-; 주제가 아닌, 서로 자라온 환경이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많이 공유했으면 합니다.
서로의 어렸을 적 자라온 환경을 공유하고 이야기 하다 보면 의외로 상대방에 대해 '?'가 찍혀 있던 비밀스러운 부분을 쉽게 풀 수 있으니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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