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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점에서 만난 한 아이 엄마의 행동을 보며

 

지난 주말, 남자친구와 함께 가까운 분식점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김밥과 라면?"
"돈까스도 먹고 싶지 않아?"

 

한참 메뉴 선정에 골몰하고 있던 때에 옆 테이블에서 들리는 한 아이의 소리.

 

"악!"

 

저희 커플을 비롯한 분식점 내에 있던 대부분의(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 그 곳으로 시선이 꽂혔습니다.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익숙한 광경입니다. 서빙 중 실수로 음식을 쏟거나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면서 음식이 손님의 옷에 튀는 상황 말이죠. 그런 상황이라면 아마 제일 먼저 손님의 인상이 찌푸려 질 겁니다. 소심한 손님의 경우, 살짝 일그러진 표정과 함께 "아…(씌)" 정도로 끝날 테고, 좀 더 적극적인 손님의 경우, "이게 뭡니까?" 라며 그 상황에 화를 낼 겁니다. 물론, 화를 낸다고 짜증을 낸다고 그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감정이 상했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정도겠죠.

 

저도 은근 '욱'하는 사람인지라 제 흰 옷에 떡볶이 양념이 튄다면 소심하게나마 짜증을 살짝 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

 


특히, 남자친구와 함께 목격한 상황은 서빙을 하던 주인아주머니의 실수로 떡볶이 양념이 6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남자 아이에게 튄 상황인지라 아이와 함께 온 어머니의 입장에선 충분히 놀랄 만도 하고 속상할 법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어린 아이의 어머니 행동에 놀랐습니다.

 

"어머, 괜찮으세요? 뜨거우실 텐데… 어디 한 번 봐요."
"아, 괜찮아요."
"너무 죄송해요."

 

어린 아이를 먼저 챙길 법도 한데 서빙을 하시던 주인 아주머니의 손을 먼저 살피시는 모습에 순간 놀랬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손을 살피고 난 후에야 아이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주의를 주더군요.

 

"넌 괜찮아? 옷에만 튄 거지? 괜찮아. 이건 빨면 돼."
"그리고 엄마가 식당에선 장난치는 거 아니랬지. '죄송합니다' 해야지."
"다음부턴 조심하는 거다."

 

아마도 아이가 수저로 장난을 치다 음식을 내려놓던 아주머니를 못보고 살짝 부딪혀 양념이 튄 모양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


분식점에서 만난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 계기가 어떠하건 자신의 아이부터 챙기는 모습을 생각했나 봅니다. 워낙 그런 뉴스만 접해서 그런 걸까요. -.-

 

"의외지 않아?"
"뭐가 의외야?"
"아이부터 챙길 법한 상황인데 서빙한 아주머니 손부터 살피는 게."
"하하. 넌 왠지 아이 낳으면 아이만 끔찍이 챙길 것 같아."
"아니거든! 나도 저런 현명한 엄마가 될 거야."
"오. 과연?"

 

의외…

과거에는 당연했던 모습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언제부터 의외의 모습이 된 걸까요. 남자친구 앞에선 당차게 '나도 현명한 엄마가 될거야!' 라고 외쳤지만, 어린 아이만 감싸고 도는 엄마가 될까 은근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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