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 오뒷세이아 - 호메로스 원저, 강대진 지음/아이세움 |
오뒷세이아는 늘 서양 고전문학 목록이나 필독서 목록의 맨 윗자리에 놓이는 작품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가장 기본서이자 삶을 살아 가는데 있어 고전서로서 부여해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만한 개념과 표현이 산재해 있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이 쓰여진 목적은 기본적으로 희랍어에서 다시 옮긴 ‘새 번역’이 아니라 기존 쓰여진 오뒷세이아(천병희 교수의 번역)를 좀 더 쉽게 쓰고, 설명해 놓은 책이라 보면 될 듯 하다.
우선 이 책의 전반적인 특징은 전면 컬러로 인쇄되어 있으며 종이 재질과 겉면 디자인 등 세세한 부분을 상당히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오뒷세우스의 항해>라고 하여 여행 경로를 나타낸 그림은 너무 귀엽기도 하고 특이하여 눈 여겨 보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이미 오뒷세이아를 접한 바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 당시를 회상하게 되고, “맞아. 이런 구절이 있었지.” 라며 싱긋 웃을 수 있었다. 거의 3페이지 정도 넘기면 이내 나오는 그림이 내용과 맞물려 더욱 흥미를 느끼게 하고 곳곳에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핑크빛 페이지로 <돋보기>를 삽입하여 오뒷세이아의 구성법에 대한 설명과 오뒷세우스가 본 저승의 인물들, 공감주술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돋보기로 재구성하여 안내하고 있어 더욱 그 재미를 더해 준다.
돋보기3 공감주술 중...
비슷한 것들끼리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주술이다. 고대 사회 어디서나 볼수 있던 것이지만, 현대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인형에 어떤 사람의 이름을 붙이고 바늘로 찌르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이름을 가진 실제 인물이 어떤 해를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P. 63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에게 꽃을 뿌리는 관행도 두 사람이 결합하여 보다 많은 결실을 보라는 축복의 의미이다. 이때 뿌려지는 꽃잎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한다. 더 넓게 보자면 이것은 온 세상에 결실이 풍성하기를 기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한다. 왜? 바로 이 결혼식을 태초에 있었던 하늘과 땅의 결합을 재현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음.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인건가?)
이러한 오뒷세이아의 주 스토리 외에도 다양한 관련 이야기를 습득할 수 있어 그 재미가 쏠쏠하다.
‘뱃사람의 모험담’에서 오뒷세우스가 ‘무서운 여신’ 키르케의 섬에 다다랐을 때 일어난 모험담을 흥미있게 읽었다.
히르메스는 키르케의 다음 단계 술책까지 막을 길을 알려준다. 키르케가 지팡이로 건드리려 하면 칼을 뽑아 위협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동침을 제안하면 거절하지 말라고 한다. 다만 미리 그녀에게, 그를 ‘쓸모없고 비겁한’ 자로 만들지 않겠다는 큰 맹세를 하게 하라고 충고한다.
p. 145
무서운 여신 키르케. 그녀는 마법의 음료와 지팡이로 인간으로 하여금 고향을 잊게 하고 그들을 돼지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그가 과연 단순히 오뒷세우스의 칼의 위협에 무서워할까? 의외로, 헤러메스가 가르쳐 준대로 행하자,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린다. 그 과정은 책에 상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불멸의 명성보다 삶을 찬양하는 [오뒷세이아] 라고 표현하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늙은 거지, 사람을 돼지로 만드는 마녀, 충직한 돼지치기, 바람피우는 하녀 등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한 영웅. 오뒷세우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우리의 삶도 하나의 기나긴 여행이다)
이름없이 소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불멸의 명성을 앞세웠던 영웅들은 모두 트로이아 전장에서 사라져 버렸다. 참을성과 현명함으로 살아남아 무너진 집과 고향을 회복하는 것이 새 시대 인간들의 과제다. 과제 치고는 너무 소소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아마 이것이 우리 삶의 진실일 것이다. P. 285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책은 단순히 번역에 그친 것이 아니라 번역된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더욱 읽기가 수월하다. 오뒷세이아를 읽으며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고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듯 하다. 학생일 때 읽었을 때의 기분과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읽으니 더욱 새로운 듯 하다.
해당 책 외에도 ‘나의 고전 읽기’ 시리즈로 오뒷세이아 외에 다양한 고전을 개성적인 해제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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