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UT!!!
2008년 11월 22일 토요일. 오후 3시. 제일화재 세실극장.
운 좋게 YBM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5만원권 티켓이 2장이 생겨 공짜로 뮤지컬을 보게 되는 행운이.
기본적으로 이 공연에는 다섯 명의 여 주인공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이 다섯 분만 나온다.) 객관적으로 표현하자면, 큰 규모의 뮤지컬은 아니기에 중소규모의 강당에서 공연하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무대가 협소하여 조금 아쉬웠다. 반대로 표현하자면, 그만큼 작고 조그마한 규모였기에 보다 배우들과 더 소통하기 수월했다. 앞에서 2번째 줄. 배우는 나의 표정을, 난 배우의 표정을 다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의 가까움.
캐스트 다섯 명의 배우 중, 레드걸의 호란(클래지콰이), 옐로우걸의 송은이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중간에 또 변동이 있었는지, 호란씨는 등장했지만, 송은이씨는 볼 수 없었다. 대신, 보다 파워가 느껴지는 지영선씨가 캐스트 되어 폭발적인 무대를 안겨줬다.
브로드웨이 주크박스 뮤지컬인만큼, 60~70년대의 올드팝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어머니와 함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뮤지컬이기도 했다.
Red Girl : 호란
Orange Girl : 염혜정
Blue Girl : 김민주
Green Girl : 오지연
Yellow Girl : 지영선
제목을 보면,
뮤지컬 제목인 샤우트는 여성잡지 제목이다.
(어찌보면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여성잡지 제목 샤우트, 그리고 당시 60년대 고민을 혼자 떠안고 있던 여성들이여, 이제 소리내어 외쳐라! 라는 두 가지의 의미랄까.)
내용으로 들어가서,
우선 다섯 명의 톡톡 튀는 개성 강한 여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Dr. Feel이 등장한다. (샤유트 잡지의 칼럼니스트이다.) 다섯 명의 여성들이 각기 다른 개인적인 고민을 닥터필에게 보내고, 닥터필은 그에 대한 답변을 해주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중간 중간 뒷 배경 화면에는 60년대를 떠오르게 하는 잡지 이미지며, 당시 인기 있었던 배우가 뜨지만. 이 부분은 솔직히 공감하기 어려웠다. (하아. 60년대, 70년대 유명한 스타들이라…)
60년 당시 여성들이 안고 있던 문제들을 놓고 고민하고 칼럼니스트 Dr. Feel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하나같이 “엄~ 그러면 안돼요~” “이츠낫임파써블.” “오우. 노우.” “유노우?” 혀를 아주 제대로 꼬아주신다. (익숙한 목소리의 성우인데, 누구인지 모르겠다.) 닥터필은 그렇게 영어를 섞어 쓰며 그녀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만, 그녀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정말 속시원한 답변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다섯 명의 여성들은 모두 닥터필의 의견을 듣고 그대로 행하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아무래도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러 마지막엔 오렌지걸의 강력한 항의로 잡지는 폐간된다. 그리고 10년 뒤, 그 친구들은 각자의 길에서 뚜렷하게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표현하는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자리 잡아 다시 만난다.
전반적인 주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그 당시 시대적 상황에 비해 지금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많이 완화가 되었다고 느껴서일까.
충분히 지금은 여자, 남자 구분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은 100%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기 분야에서 우뚝 선 여러 수 많은 여성 전문가들과 정치인, 문화인들이 있기에 미래는 밝게 보인다. 나 또한 그런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하지만, 세세한 내용으로 들어가 각 장면을 들여다 보면, 굉장히 유쾌하고 웃기다. 다섯 명의 여성을 색깔로 표현한 것은 나름, 그 여성들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그린은 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고, 오렌지의 남편은 게이이며, 블루는 레즈비언이다. 옐로우는 한 남자 연예인에 푹 빠져 해외로 까지 쫓아가 쓰레기통을 뒤져 그의 흔적(빗)을 잡고서 행복해 하는 그런 여자이다. 레드는 지고지순한 그저 조용하고 소심한 스타일.
(뮤지컬에 너무 몰입해서 봐서인지, 호란이 연기를 잘해서인지 “호란, 참 여성스럽고 조용하다. 현모양처 스타일 같아.” 라는 인상이 제대로 새겨졌다.)
개인적으로는 그린이 열연할 때 너무 많이 웃었다. 그린은 연애 박사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를 차는 방법을 소개하겠다고 하며, 남자 스타일에 따라 차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라며 소개하는데, 술에 취해 온몸을 비틀거리고 혀가 밸밸 꼬는 연기를 하는가 하면, 내일이라도 죽을 것 같은 비운의 여인을 연기하기도 하고, 똑 부러지는 스마트한 여인을 연기하기도 한다. 연기 중에 연기를 하는 셈이다.
“난 무슨 색이야?” 라고 남자친구에게 물어봤다가 장난스럽게 “넌 그린이야.” 라는 말에 기겁하고 있었지만.
자신은 어떤 스타일인지. 대입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와 흥미가 커지며, 그녀들의 각기 다른 매력에 푹 빠지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다섯 배우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과 각기 다른 음색과 다양한 연기로 멋지게 샤우트를 표현한 그녀들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도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SHOUT!!
'리뷰가 좋다 > 영화*뮤지컬*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 장동건을 다시 보다 (2) | 2009.10.29 |
---|---|
[영화] 썸머워즈 : 아, 너무 황당하게 웃겨! (0) | 2009.08.08 |
[영화] 노잉 - 영웅은 없다 (0) | 2009.04.14 |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 (1) | 2009.04.02 |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0) | 2009.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