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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믿어야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
극에 치달아 도움이 절박한 순간,
결국 내 곁엔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되는 것.
이 영화를 보기 전엔 테러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다. (실로, 007시리즈 물처럼 거대한 액션, 스릴러물 일거라 기대했던 함께 보러 간 친구는 ‘최악의 영화’라 명했고, 난 보고 난 후 한참 동안을 그 영화의 리얼함에 심취하여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액션, 추격씬을 기대하고 보기에는 이 영화가 많이 부족할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나의 전반적인 영화에 대한 평이다. 어느 정도 생각 없이 즐기며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영화랄까. 조금은 생각하고 머리를 쓰면서 보면 재미 있을만한 영화라 말하고 싶다.
자세한 내용은 중략하고 끝부분만 언급하자.
로저페리스(디카프리오)가 사랑하는 여인인 아리샤가 사라진다. 행방불명된 아리샤를 찾고자 도움을 여기저기 도움을 구하지만 정작 그러한 그를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고, CIA 측에선 오히려 적을 잡기에 좋은 기회라 여긴다. 하나의 ‘도구’로 여기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CIA를 그려내는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 여기에서도 거의 누구 하나 쉽게 믿고 의지할 수 없는 절박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렇게 디카프리오는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혼자 그 위험 속으로 뛰어든다. 극에 치닫는 그 절박한 순간에 누구도,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네 주지 않는다.
서로가 속고 속이는 관계 속에서 어떻게 믿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주겠는가. 나 또한 믿었던 상대방에게 한번의 배반을 겪고 나면 쉽게 상대방을 다시 100% 신뢰하기 어려울 듯 하다. 특히, 목숨이 오고 가는 이러한 절박한 상황 속에서 어찌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영화를 보면 정말 머리가 비상하구나, 라며 감탄을 할 것이다. 그야말로 두뇌싸움이다.
CIA 측에서는 위성으로 적을 추격할 수 있다. 알 샬림 측근(적) 또한 위성으로 추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서로가 미묘하게 벌이는 두뇌싸움은 눈에 보이지 않게 치열하고 치열하다.
결국, 로저페리스(디카프리오)는 적의 요새에 들어가 아주 고통스러운 고문을 당하면서, 어쩌면 손이 잘려져 나가는 고통과 그 붉은 핏물 보다도 정작 그렇게 동고동락했던 동료, 어느 누구도 자신이 위급할 때, 도와주는 이 없었고, 누굴 믿어야 할지도 모르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혼자 내버려졌다고 느끼는 그 고통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끝이 나는가 싶은 순간, 극적으로 마지막 한 줄기 빛과 함께 등장하는 한 인물(하니파샤) 덕에 극적으로 살아나는 디카프리오(로저페리스). 하니파샤가 위성으로도 추격하지 못한 적의 요새, 로저페리스(디카프리오)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고 등장한 것일까? 그 비밀 또한 영화를 보면 밝혀진다.
러셀크로우와 디카프리오 두 배우의 연기 또한 볼만하다. 개인적으로는 디카프리오에게 한 표.
“그는 이제 민간인이오” 라는 말을 끝으로 그(디카프리오)에 대한 위성 중계는 끝이 난다. – 흥. 혹시 또 모른다. 분명, 순탄치 않을거야. 라고 혼잣말. – 로저페리스의 삶은 정말 평탄치 않았다.
이 영화의 리얼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생각보다 액션이 약하다고들 평하지만, - 난 액션 영화보다는 이러한 생생한 리얼함이 좋기에 – 꽤 매력적인 영화라 평하고 싶다.
액션을 기대하고 보는 영화로는 NO, 이 영화의 리얼함을 느끼고 싶다면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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