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2월 26일) 저녁, 남자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고 신천역에 내려 번화가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늘 그렇듯 한 쪽 어깨에는 숄더백을 메고 유유히 길을 걸어가는 순간, 맞은 편에서 저를 향해 급하게(정말 쏜살같이) 달려오는 한 남성분을 보고 본능적으로 우측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부딪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 순간, 제 좌측으로 들리는 비명 소리.
"악" "악"
저의 왼쪽 편에 서서 가시던 여자분의 핸드백을 달려 오면서 훔쳐 달아나는 광경을 처음으로 목격했네요. 보통 뒷편에서 달려와 훔쳐 갈 것 같다는 소매치기에 대한 편견을 와장창 깨뜨려 주는 찰라 였습니다. 맞은 편에서 얼굴을 마주한 채로 그대로 달려와 낚아 채 가다니요!!! 덜덜. 이런 섹시한 소매치기라면;; -_-;
전 왼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있었고, 제 왼편 대각선 앞쪽으로 별 간격 차이 없이 오시던 분은 손에 가방을 들고 계셨는데(다소 사이즈가 작은 손가방이라고나 할까요) 저와 그 여자분의 사이로 달려 오며 타겟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얼굴도 알아볼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인데, 더욱 황당한 것은 가방을 들고 뛰어 가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거죠. 그래서 다행히 가방을 찾았지만, 그 소매치기범은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가더군요.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한 것은 처음입니다만, 그 골목길에서 현장을 목격한 수많은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가방을 눈 앞에서 잃을 뻔 했던 당사자 또한 무척이나 놀랬던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로 향하면서 내도록 심장이 쿵쾅거린데다 본능적으로 길가에 붙어서 걸으며 길가 쪽으로 가방을 메게 되더군요. 그 전엔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그냥 메고 걸어 갔는데 말이죠.
4인조 소매치기범!
며칠 전엔 직장 내 동료분이 어깨에 가방을 메고 지하철을 탔는데, 가방 지퍼를 미처 잠그지 않은 채로 붐비는 지하철에서 있다가 언제 어느 새 훔쳐간 것인지도 모르게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더군요. (가방 안쪽으로 손을 쭉 뻗어 과감하게 훔쳐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후로는 저도 신경 써서 지퍼를 꼭 잠갔는지 확인하고 지하철을 타곤 합니다만, 막상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하고 나니 정말 무섭습니다. 이전엔 소매치기나 강도나 누구든 덤비기만 해봐라- 혼내줄테다! 했었는데 말이죠. -_- 이렇게 겪어 보니 웃을 일이 절대 아닙니다. 어찌나 다리며 팔이 후들후들 거리는지…
2월 26일, 지난 금요일, 2호선 신천역의 한 번화가 골목길에서 소매치기를 목격! 다행히 어느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아서 다행입니다만, 소매치기범이 그 후로 다른 대상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지르진 않았을지 걱정이 되네요.
남자친구에게 쪼르르 고자질 하듯 이야기를 하며 무서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그 자리에 있었음 그 자식 가만 안 뒀어!"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가 괜히 귀엽게만 보입니다. (남자친구가 과연 그랬을까? 하면서 말이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당하게 되는 소매치기. 당신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겠죠? ㅠ_ㅠ)
자나깨나 불조심하듯, 소매치기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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