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 메신저 해킹, 남 일인 줄 알았더니

"모해?"
"해킹 당했구나. 이체할 돈 없어요."
"…"

 

1년 전쯤이었을까요. 한참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해 평소 대화를 나누지 않던 많은 사람들이 말을 걸어 오더군요. 남녀노소 불문해 하나 같이 '모해?' 라는 말을 시작으로…

 

 

처음엔 의심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으나, 직감적으로 '뭐해?'도 아니고 '모해?'라고 말을 걸어오면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_-; 그렇게 말을 걸다가 제가 눈치를 챘다 싶으면 말 없이 로그아웃 해 버리더군요.

 

요지는 인터넷뱅킹으로 이체를 해 달라- 인데요. 저 외에 많은 사람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늘 당사자에게 네이트온 메신저 해킹 당한 것 같으니 비번을 변경하라고 알려주곤 했습니다. 그랬는데… 제 아이디가 해킹 당할 줄은 몰랐네요. 비번도 그 후 변경하고 나름 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었거든요.

 

메신저에 '이중접속알림' 설정을 해 둔 터라, 네이트온 이중접속시 알림이 뜨는데요. (개인적으로 네이트온을 사용하고 계신다면, 꼭 설정해 놓으시길 추천합니다)

 

 

한참 메신저에 접속해 있는데 이중접속 알림이 뜨는 듯 하더니, 갑자기 로그아웃이 되어 버려 황당해 하다가 뭔가 미심쩍어 바로 네이트 홈페이지로 접속해 비번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재접속을 시도했는데 자꾸 튕기더군요. 잠시나마 접속이 유지되고 있을 때 재빨리 이중접속알림을 통해 접속되어 있는 다른 회선을 끊었는데요.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스피드! 비번을 바꾸고 다른 회선을 끊는3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저를 사칭해 세 사람에게 말을 걸었더군요.

 

"머해?"

 

몇 개월 전쯤의 '모해?'의 변형인 걸까요. 이젠 '머해?'로 바꼈네요. -_-;

 

대화내용도 자동저장설정을 해뒀던터라, 누구에게 말을 걸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 타겟은 제 동생이었나 봅니다. 헌데, 이 해커가 간과 하고 있는 사실이 있었으니, 전 가족과 대화를 할 땐 사투리를 쓴다는 점. -_-;

 

"머해?"
"갑자기 웬 서울말이고? -_-"
"인터넷뱅킹 돼?"

 

평소 사투리로 대화를 주고 받는 동생과 저이건만, 평소 말투와 다른 것을 동생이 바로 눈치채고 전화를 걸었더군요. 그리곤 몇 분 뒤, 로그아웃 했다가 다시 들어와 동생에게 말을 겁니다. 이젠 사투리로 말이죠.

 

"에휴. 힘들다. 나 오늘 되는 일이 없다. 왜 이리 힘드노? 인터넷뱅킹 되나?"

 

보고 빵 터졌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_-; 해킹한 아이피를 확인해 보니 58.120.227.69네요. 사투리 안쓴다고 지적하니 금새 사투리로 바꿔서 말을 걸었네요. 대단합니다.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로 이슈가 된 건 1년이 다 되어가지만, 해킹한 정보로 여전히 이렇게 악용하는 사례가 있으니... 저 역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건 아니지만 저를 사칭해 다른 이에게 이런 피해를 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나네요.

 

비밀번호, 최대한 자주 바꾸는 것 밖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안타깝기만 하네요. 비밀번호, 좀 더 신경써서 자주 바꿔주세요. 저 역시,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_-;;; 호쭐이 났네요.

 

+ 덧) 사이버대응테러센터(http://www.ctrc.go.kr/), 네탄에 신고를 하긴 했는데, 이쪽에서 어떻게 대응을 할 지 궁금하네요. IP만으로 추적은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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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oyvillage.tistory.com BlogIcon 라이너스™ 2013.04.19 08:26 신고

    저도 당했었단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