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느덧,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 (아, 겨울이 온다고 하기엔 너무 이른가요?) 지난 여름, 남자친구와의 한 에피소드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남자는 여자의 노출을 즐기는 반면(눈요기라고나 할까요), 자신의 여자의 노출은 용서치 못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내 여자만 아니면 OK! 인거죠.
이에 대해선 누구나 대공감할 만한 사안일텐데요. 반대로 남자의 노출에 대해 여자는 어떨까요? ㅡ.ㅡ???
제가 예외인건지, 저 뿐 아니라 대다수의 여자라면 자신의 남자의 노출에 대해서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아하하. 뭐? 헐벗다니! 이게…음… 좀 그렇게 보이긴 하지만, 엄청 시원해."
"치!"
지난 9월, 이보다 뜨거울 순 없다! 싶을 만큼 후끈후끈한 더운 날씨에 나시를 입고 등장한 남자친구의 모습에 뾰루퉁 해졌습니다. 나시인만큼 푹 파인 소매부분과 푹 파인 목 부분. 남자친구가 조금만 이쪽 저쪽 움직여도 상체가 훤히 다 보이는 +_+
연예인은 OK! 내 남자친구는 NO!
꿍해져서는 남자친구의 옷에 태클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조신하지 못하게! 이게 뭐야! 다 보이잖아!"
남자친구의 옷을 잡고 흔들어 보이며 "조신하지 못하게!"를 마구 내던지는 저의 반응에 남자친구도 적잖이 당황했나 봅니다. 보통 남자가 여자에게 '조신하지 못하다'는 표현을 쓰는 게 일반적인데 말이죠. 쿨럭; (이 장면, 남자와 여자만 뒤바낀 채 많이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제 옷이 조금만 비친다 싶어도 열을 내고, 조금만 짧다 싶어도 열을 내는 남자친구이건만, 남자친구의 복장도 여자친구 입장에선 무척 신경이 쓰인다는 사실을 남자친구는 몰랐나 봅니다.
마침 퇴근길이다 보니 지하철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이리저리 사람이 뒤엉키다시피 있는 상황에서 더욱 남자친구의 옷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
"하하. 남자는 괜찮아."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안돼! 아줌마들이 막 힐끗 거리는 거 안보여?"
남자친구를 보고 있던 게 아니라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아줌마였건만, 괜히 없던 아줌마를 가상으로 만들어 내어 오빠를 보고 있었다며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해주길 부탁했습니다.
TV나 잡지로 자주 접하게 되는 남자의 상의 탈의 -_-;;;
그래. 이 정도는 훈훈하다구!
길을 거닐다 혹은 지하철에서 나시를 입은 남자를 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정작 제 남자친구가 얇은 나시 하나를 걸치고 나타나니 기겁하며 가리기 바빠지네요. 혹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진 않을지;;;
남자친구의 옷 매무새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제 모습을 보니 여자친구의 옷에 대해 왈가왈부 신경을 곤두세우던 남자친구의 모습이 그리 이상할 것도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멋진 몸매의 남자친구라 할지라도 -_-;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
아마도 세상에 대다수의 남자들이 '다른 여자는 괜찮지만, 내 여자는 안 된다!'던 그 마음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J
여러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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