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카테고리로는 참 오랜만에 인사 드리죠? +_+ 그간 포스팅도 띄엄 띄엄. 이사 준비로 바빴고, 이사를 하고 짐 정리 하느라 정신 없이 보내다 이제야 마음의 여유를 찾았어요. 으흐흐.
이사 후,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은 남자친구 집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_+ (아, 회사도 이젠 걸어서 다녀요!) 연애 쪽 포스팅은 없었지만, 여전히 남자친구와 애틋하게 러브~러브~ 하고 있답니다.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2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참 즐거웠습니다.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와 함께 시험 기간엔 함께 날을 새며 시험공부에 임하기도 했고, 서로의 연애사를 나누기도 하며 말이죠. 그러다 문득 자취 생활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자취 선언 후, 자취생활을 하면서 평온했던 저의 일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취를 하면 매일 매일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들며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던 예상과 달리, 게임 하느라 혹은 친구들과 노느라 날새기 일쑤였고 학업에 매진할 거라던 예상도 빗나가더군요. (자취하면 공부만 해야지! 라던 저의 모진 계획은 날아가버리고;;;)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하던 한 후배는 저보다 먼저 자취 생활을 선언하고 원룸에서 생활했습니다. 알고보니 기숙사의 통금시간으로 인해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다시 들어갈 수만 있다면야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기도 해. 이렇게 생활이 나태해진 걸 보면 말이지" -.-
자취 생활에 대한 호불호를 묻더니 남자친구가 집까지 데려다 주는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음. 그렇다고 해야 하나. 아니라고 해야 하나."
"왜? 여기까지 안 데려다 줘? 아님, 매일 매일 안 데려다 줘?"
"매일매일도 아니고, 집까지도 아니고."
"어머, 왜? 연애 초기인데 한참 좋아서 붙어 있어야 될 시기 아니야?"
"집 근처까지는 데려다 줘. 그런데, 집은 안알려줬는 걸?"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집을 어떻게 모를 수 있냐며 경악하던 그녀.
저보다 먼저 자취 생활을 시작했던 후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제게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초반엔 매일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나중엔 함께 원룸에서 요리를 함께 해 먹기도 하며 신혼부부 느낌으로 마냥 즐겁기만 했답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밖으로 나가 데이트를 하자고 제안을 하면 왜 굳이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으로 나가느냐, 나가봤자 돈만 쓰고 고생이라며 그녀의 집 안에서만 데이트를 고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집 안에서만 데이트를 하다 보니 어김없이 매번 만날 때마다 관계를 하게 되었고 함께 집에서 식사하고 관계하고 군것질하고 관계하고 -_- 딱히 그 외에는 생각나는게 없다고 치를 떨더군요.
알고 보니 기숙사에서 나와 자취방을 얻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것도 남자친구였고, 실외 데이트보다 실내 데이트가 좋다며 그녀의 자취방을 주 데이트 장소로 몰아붙인 것도 남자친구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여자의 집 열쇠를 남자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말이 '자취'일 뿐, 거의 '동거' 수준이더군요. -.-
20대 초반, 한창 예쁘고 하고픈게 많을 시기이건만 남들만큼의 평범하게 손을 잡고 길을 거니는 연애를 하고 싶다던 후배의 이야기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당장 헤어져!" 라고 저를 비롯한 주위에서 여러번 이야기를 했지만, 그녀는 이미 나와 첫 관계를 한 사람, 혹은 첫 사랑, 비록 상황은 이렇게 됐지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그래도 마음은 착한 사람, 따뜻한 사람 등의 표현으로 그녀의 남자친구를 자꾸만 미화시키고 있었습니다. (헐랭!)
3개월 가량 연애가 지속되는 듯 하였으나 이별 통보를 해야 할 그녀가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의 일방적 통보로 이별했습니다. (이별소식을 접하고 주위에선 '뭐 같은 놈! 그럴 줄 알았어!' 라며 그를 욕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를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더군요. ㅡ.ㅡ)
지금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저 역시, 원룸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는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밝히지 않았고 한참 뒤에야 밝혔으며 집의 위치 또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집은 어디냐'는 남자친구의 질문에도 '결혼 할 때 쯤 알려줄게' 라고만 대답했고 남자친구도 더 이상 집에 대해 캐묻지 않았습니다.
이사를 한 지금도 '어느 동네의 어느 아파트에서 살고 있구나-' 라고만 알고 있고, 정확하게 '몇 동 몇 호에 살고 있구나-' 라고는 알지 못합니다.
6년간 여자친구의 집을 모르고 지낸 남자친구. 어찌보면 남자친구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조심해. 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위험하면 꼭 연락하고. 집에 갈 때까진 통화하면서 가자." 라고 먼저 이야기 해주고 믿어주었다는 점에서 참 감사한 일 같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절대! 집을 알려주지 마라-" 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남자친구가 칭얼거려서 남자친구에게 집 주소를 알려준거에요-' 혹은 '남자친구가 이러이러하다길래 집 열쇠를 준거에요-' 라며 남자친구 탓으로 돌리진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의 자취방을 공개하건 공개하지 않건 다른 이가 아닌 자신의 판단하에 현명하게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녀들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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