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지금 주식 창을 보고 있잖아."
근무 시간, 모두가 바쁘게 업무를 하고 있는 와중, 한 사람의 화면에 띄어진 주식 창을 보고선 다른 관계사에서 찾아온 부장님이 한 과장님을 향해 소리치셨습니다.
많은 이들에겐 이미 그 부장님은 일명 '부사장님'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직급이 높아짐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서 그 분은 더 높은 직급으로 불리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원일 때는 대리라고 불리었고, 대리일 때는 차장으로, 차장일 때는 상무로, 부장이 되고 나니 부사장으로 불리어지는 그 회사에서는 입사할 때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분이었죠.
타 회사에 와서 근무 시간에 딴 짓 하는 놈을 잡아 냈다는 뿌듯함에 어깨를 쭉 펴고 활짝 웃으시던 부장님과 달리, 주위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습니다.
"맞춰봐. 어떻게 됐을 것 같애?"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근무시간에 주식 창 보고 딴 짓 하다 걸린 거니까 그 과장님이 잘못하긴 했네."
"거봐.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음, 솔직히 직원들 사이에 그 부장님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돌아도 그렇지, 틀린 말 한 건 아닌데 뭐…"
친구에게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한 부장님에 관한 이야기. 자신의 잣대를 세우는 것은 좋지만, '그 잣대가 무조건 옳다'라는 신념 아래 무작정 여러 사람들에게도 그 잣대를 세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선 썩 좋은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 봐도 그 부장님이 잘못한 것보다는 근무시간에 주식 창을 보고 있던 과장님이 잘못한 게 아닌가 싶어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헉. 주식담당자셔?"
"주식 업무를 맡고 계시는 분에게 근무시간에 주식 창 보고 딴 짓 한다고 말했으니 주위 직원들 반응 상상 되지?"
"와- 정말 기막힌 반전이네."
사람은 종종 자신의 잣대를 세워 다른 이를 평가하고 판단하곤 합니다. 저 또한 그런 실수를 저지르곤 하는데요. (때론 실수 할 수 있는 사…사람이니까요…) 아하하... 나 떨고 있니?...
다시금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제가 가진 생각과 기준이 무조건 옳다라는 생각 아래, 다른 이를 평가하고 있진 않은지, 다른 이를 견주어 보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정의 내릴 수 없어. 어차피 똑같은 사람인걸."
+) 덧붙임 : 쉽게 사람을 함부로 단정 짓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런 실수를 하는 것 또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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