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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커플이 맞이한 여섯번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인데 뭐해?"

 

남자친구와 올해로 맞이 하는 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아, 일곱 번째인가. ㅡ.ㅡ 뭐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기로 하고요. (정말 중요하지 않은 거 맞아? 끄응- ) 남자친구와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 어느 정도 오래 사귄 커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작 솔로일 때는 '크리스마스에 뭘 해야 하지?' '애인도 없고… ㅠ_ㅠ' 하며 괜히 서글퍼 했었는데 말이죠.

 

처음 함께 맞이하던 크리스마스를 두 세 번 정도 맞이하고 나니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애 초기만 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근사한 레스토랑을 가야 되고, 근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야만 했는데 말이죠.

 

올해엔 크리스마스(25일)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이브(24일)도 아닌 그보다 이른 23일, 퇴근 후에 만났습니다.

 

평소처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대신 메뉴는 제가 좋아하는 고기로+_+)남자친구와 함께 서점에 잠깐 들렀습니다. 곧 출간될 '지금은 연애중' 책 표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하고요.

 

서로에게 선물해 줄 크리스마스 선물도 함께 고르고 서로에게 줄 크리스마스 카드도 함께 고르며 말이죠.

 

"이건 어때?"
"에이, 쓰는 란이 적잖아. 이게 뭐야."
"아… 쓰는 란이 적구나. 하하하."
"지금 오빤 최대한 적게 쓰려고 쓰는 란이 적은 걸로 찾고 있지? 그치?"
"아, 아니야. 아하하하하."

 

전 글을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말'이 아닌 '글'로 하고픈 말을 전할 수 있는 '편지쓰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때로는 글로 쉽게 표현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런 저와 달리, 글씨체가 예쁘지 않다며 글을 쓰는 것을 꺼려하는 남자친구가 고르는 카드는 입체카드, 매직카드… 하나 같이 쓰는 란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한 줄 남짓 쓸 수 있는 카드더군요.

 

"'메리크리스마스' 한 줄로는 안될까?"
"안돼."
"그럼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두 줄?"
"주~거어! 안돼!"

 

단호하게 '안돼'를 외치며 카드를 골랐습니다. 예쁜 카드이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쓸 란이 어느 정도 있는 카드를 고르려니 참 쉽지 않더라고요. (다음엔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야겠어요)

 

여섯 장 남짓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구입하곤 테이블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습니다.


남자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카드라기 보다 한 해 간의 일을 고해성사하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음… 제가 의도한 바 입니다. 으하하.

 

한 해 동안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을 나열하다 보니 한껏 기분이 업되더라고요. 그렇게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뒤이어 가족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썼습니다.

 

"서로에게 쓴 크리스마스 카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기."
"응. 그러자."


남자친구가 왜 고해성사하는 느낌이라고 했는지, 카드를 읽어 보니 알겠더라고요. 한 해간 연애하며 잘못한 점만 잔뜩 써놓았더군요. 제 기억 속엔 희미해 진지 오래인데 말이죠. 한 해를 마무리하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서로에게 건네는 크리스마스(고해성사) 카드... 꽤 의미있는 것 같아요. ^^  

 

"메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 덧) 푸핫. 이 글의 요지는 메리크리스마스라고나 할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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