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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만난 미니스커트의 여자, 알고 보니

· 댓글개 · 버섯공주

출근하자 마자 오늘 기온이 몇 인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영하 9도. 옷을 단단히 껴입고도 상당히 추운 오늘 아침. 한 여성분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솔직히 미니스커트인지도 못 느낄 정도로, 오히려 그냥 상의라고 표현하고 싶어집니다- 에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다리. 그런 그녀가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뒤를 따라 가게 되었네요. 문제는 적나라하게 들어난 그녀의 속옷입니다. -_- 끄응-
나름, 짧은 미니스커트를 위해 일명 티팬티라고 불리는 속옷을 착용하셨네요. (아직까지 그 잔상이 아른거립니다. 난 여자인데, 왜?!)

출근하는 아침, 이런 장면을 한 여름이 아닌 한 겨울에 목격하게 되니 굉장히 새롭더군요. 보통 지나치게 짧다 싶을 경우, 핸드백이나 신문 등을 이용해 뒤를 가리곤 합니다만, 너무 당당히 올라가는 그녀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져 좀 떨어져서 가자 싶어 더디게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녀는 한참 앞서 계단을 올라가더군요.

뒤따라 벌어지는 신기한 광경. 출근하던 남성분들이 일정 간격 이상 그 여성분에게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 번잡한 출근 시간에 그 여성분 주위로만 뭔가에 뺑 둘러 쌓여 있는 듯 공백이;;

어떤 일을 하는 여성분이실까- 궁금해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요즘 애들이란… 쯧쯧쯧" 하시며 그녀를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오셨습니다. (그 여성분은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으니 마주본 상태에서 그녀를 향해 따끔한 충고를 하시는 듯 했습니다)

순식간에 그녀가 뒤를 그 남성분을 향해 돌아서더니 온갖 욕을 뱉어냈습니다.
"내가 무슨 옷을 입든 니가 뭔 상관이야. !@#%^@$%#$%"
제가 너무나 놀란 것은 그녀가 그렇게 욕을 하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얼굴을 보고 놀랬습니다. 너무나도 앳된 얼굴. 고등학생 아니, 중학생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너무나도 어리고 앳된. (물론, 의외의 동안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말입니다)

계단을 뒤따라 올라가던 다른 분들을 비롯하여 저도 냉큼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 냉큼 가던 길을 바삐 향했습니다만, 50대 중반의 그 남성분도 욕을 듣고선 뭐라 다음 말이 오갈 줄 알았는데 그저 혼잣말을 하시곤 갈 길을 그냥 가시더군요. (오히려 더 뭐라고 하는 것보다는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드셨나 봅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 아침, 스타킹을 신지 않은 맨다리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목격 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보다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속옷에 더 놀랐…) 50대 중반의 어른을 향해 온갖 욕을 뱉어내는 모습에 놀라고, (처음 들어본 욕이 많아 더 놀랐…) 예상했던 20대 중반의 직장인 여성이 아닌, 중학생 이라는 신분에 더 놀라고. (동안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서 놀랐…) 아침부터 많이 놀랐네요. =.=

교복 입은 박한별

너무나도 예쁘고 앳된 학생이었기에,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옷을 입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날씨가 영하 권에 머물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상태인데 그리 고운 다리를 내 놓으면 피부가 칼바람에 쉽게 건조해 지고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네요. 후- 그 여학생이 이 글을 볼까봐 제 본심은 말 못하겠습니다만... (후- 그래도 속옷노출은 좀 심하지 않았나- 이른 아침부터- )

-_-; 무슨 의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욕설. 너무나도 예쁘고 고운 여학생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아, 정말 처음 본 여학생이지만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언젠간 그 학생도 성인이 되고 나면 지금의 제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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