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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오다, 당신이 이직을 해야 하는 이유

· 댓글개 · 버섯공주

이직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여름휴가다. 놀랍다. 이직한 지 벌써 8개월이 지났다는 사실이!

난 첫 회사에서만 16년 이상 재직하다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 휴직과 이직, 퇴사를 고민하다가 이직을 결정한 케이스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좋건 나쁘건 시댁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지금의 이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참 감사한 일이다.

여름휴가를 맞아 오랜만에 친정집을 찾았다. 거리는 20분 거리인데 일상이 바빠 친정집을 이렇게 찾아가는 건 참 오랜만이었다. 집의 가장 큰 맏이다 보니, 이런저런 힘을 써야 하는 일부터 소소한 수리까지 내가 도맡아 했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찾은 친정집 형광등 하나가 불이 나가 교체를 해야 하는데, 2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이다 보니 형광등이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내가 알고 있는 방법과 회전식 형광등 교체 방법과 달리 다른 방법이 있는 건가 싶어 검색해 보니 그저 회전식으로 돌려서 교체하면 되는 방식이라 따로 방법이랄 것도 없었다.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맞나? 그냥 가만히 머물기를 원하던 내 마음

1차 시도, 설거지용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시도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실패. 2차 시도, 이번엔 좀 더 얇은 소재의 니트릴 라텍스 고무장갑을 끼고 시도했다. 손이 엄청나게 아팠다. 역시 반의 반쯤 돌아가는 듯 하나 빠지질 않는다. 다시 3차 시도, 형광등이 깨질까 봐 조마조마해하면서도 이번에도 안되면 정말 답이 없다 싶어 깨질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강제로 돌렸다. 성공이다!

어제 있던 그 자리가 제일 편하지

어머니께 낡은 형광등을 빼는 데 성공했다며, 새 형광등을 받아 곧바로 교체했다. 너무나도 환해졌다.

겨우 빠진 형광등 끝부분을 살펴보았다. 녹이 슬거나 어떤 다른 문제가 있어서 빠지지 않은 건가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깨끗했다. 그저 오래되었다는 것 정도? 오래 한 자리에 머물게 되면 안주하게 된다. 이 정도도 충분히 좋은 것 아니냐며 말이다. 난 16년 이상을 한 회사에 머물며 꽤나 만족하며 안주했다.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어느 정도 그럭저럭 한 월급. 나의 업무 능력을 향상하는데 이 회사 생활이 도움을 주진 않지만 편하니까 그걸로 된 것 같다며 이직은 생각지 않고 머물렀다. 문득 낡은 형광등을 보며 한 때의 나 같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었기에 안주하고 있었을 뿐이다. 어떤 문제가 생겼거나 큰 결함이 생긴 게 아니었다. 너무 오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니 그 자리를 뜨기도 쉽지 않았다. 

이직을 하고 나서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고, 새로운 사람을 마주했다. 모든 것이 너무 만족스러워 신랑에게 적극적으로 이직을 권유했고 신랑 또한 이직을 했다. 나보다 더 좋은 직장으로. 신랑과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한다. 

레벨이 다르다 - 함께 공명하는 즐거움

직장동료를 험담하며 친목을 다지던 직장생활

회사에 출근하면 이른 아침부터 바빴다. 모두가 커피 타임을 가지거나 담배 타임을 가지기 위해 마음에 맞는 이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한 불평 불만,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 직장 동료에 대한 험담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 직장 동료에 대한 험담으로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늘 반복되는 일상 속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이기에 함께 어울리기는 하지만 매일 나의 에너지를 소모하며 보내는 이 시간이 맞는 건가, 그리고 언젠가 내가 뒤돌면 다음 타깃은 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이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나 어째서인지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선뜻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머물고 또 머물렀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라며 말이다. 

직업, 가정, 우정.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에 말처럼 좋은 시작은 없다.
실현하고 싶은 내용을 더 많이 이야기 하고
피하고자 하는 내용은 더 적게 이야기 하면 반드시 효과가 나타난다.
무의식적으로 낡은 것은 머릿속에서 흐려지고 새로운 것은 윤곽이 뚜렷해질 것이다.

 

이직하고 나서야 알았다. 레벨이 다름을.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다르고,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상사건 동료건 서로 격려하고 서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며 업무 하는 모습에 절로 존경심이 생겼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전문적인 커리어 이력을 보며 감탄했다. 정말 다들 열심히 살았구나, 다들 정말 열심히구나 싶어서 말이다. 상사는 내게 업무 지시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앞으로 임원이 되고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려면 이런 부분을 채우면 좋고, 이런 기회가 왔을 때는 잡으면 좋아요- 라며 가이드를 해 주었다. 동료는 내게 직장 상사를 험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현재 자리에서는 이런 부분을 채우면 좋고 상사는 이런 부분을 신경 쓰는 분이기에 이런 부분을 좀 더 유의하면 좋아요-라고 알려 주었다.

뭐지? 내가 알고 있던 회사 생활과 다른데? 험담하며 친목을 다지던 이전 직장과 비교되었다.

신랑은 이직하기 전 직장에선 회식만 하면 만취해서 들어와 나를 부글거리게 하더니, 이직한 지금의 직장에선 회식을 하고 들어오면 회식 한 것 맞아? 라고 되물어야할 정도로 깔끔하게 돌아온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분들이 다들 너무 젠틀하고 멋있다며 너무 좋다고 칭찬을 열거하느라 바쁘다. 

준거집단이 중요하다 이게 바로 이직해야 하는 이유다

왜 좋은 직장에 취직하라고 하는지, 왜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는지 이제서야 좀 더 뚜렷하게 알 것 같다. 경험을 해 보니 말이다. 경험하기 전엔 다들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흔히들 말한다. 직장생활이 거기서 거기지 뭐, 라며 말이다. 그래. 그 핑계로 이직하지 않고 한 회사에서만 그리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거다. 

MBA를 수료했더라도 만일 동료들이
그 사람을 남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인식한다면 팀에 해로운 인물이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한 연구팀이 이런 해로운 동료가 팀에 얼마나 독이 되는지 밝혀냈다.
20명으로 구성된 팀에 문제의 팀원이 단 한명만 있어도,
매우 훌륭한 팀원 한 명이 나머지 18명과 아무리 생산적으로 협력하더라도
팀원들의 이직 욕구가 약 54퍼센트 높아진다. 

 

이직한 지금의 직장에서 난 어느 쯤의 위치에 있고 나는 과연 핵심인재로 분류될 수 있을까를 종종 고민한다. 이전 직장의 경우, '난 초초초초 핵심인재지.' 라고 자부할 정도로 꽤나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지금 직장에서는 나보다 역량이 뛰어나면서도 겸손한 분들이 많고 나보다 더 열정적인 분들도 많음을 시인할 정도다. 그렇기에 나도 더 노력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의 직무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워라밸을 무기삼아 이전 직장에 계속 머물렀다면 지금의 이 만족감과 열정을 놓치고 살았을 것 같다. 솔직히 이전 직장도 워라밸이 좋았지만 이직하고 나니 지금 직장의 워라밸이 더 좋은걸? 워라밸이 좋아서 이직하지 않는다는 건 이직을 회피하기 위한 좋은 핑계일 뿐이다. 난 몸값을 훨씬 더 많이 올리고 워라밸도 더 높이고 열정도 더 높아져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워킹맘 핑계로 안주하려고 하던 내 마음을 거스르고, 워라밸을 무기삼아 안주하려던 내 마음을 거부했다. 혹 한 때의 나처럼 이런 저런 고민으로 안주하고자 한다면 일단 당장 박차고 일어나 도전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나를 말하다/워킹맘 육아일기] - 직장생활 17년 차, 워킹맘 부장 승진 후 느낀 점

 

직장생활 17년 차, 워킹맘 부장 승진 후 느낀 점

새벽 5시면 망설임 없이 일어나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 단칸방에서 세 모녀가 함께 자는 것이다 보니 알람 소리에 나도 눈을 잠시 뜨긴 하지만, 혹여 그 알람 소리에 딸들이 깰 새라 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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