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육아일기] 8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사회가 문제일까? 직장이 문제일까?

다른 사람들은 아기가 낯가림이 없어 좋다고 이야기 하지만, 아기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혹, 아직 엄마를 모르는 게 아닐까- 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3개월간은 출산휴가로 직접 아기를 돌봤지만 출산휴가 종료와 함께 회사에 복귀하면서 그 후로는 시댁에서 아기를 봐주셨다. 시댁과 회사와의 거리가 상당하다 보니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주말에만 아기를 돌봐왔던터라 아기가 엄마보다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더 친근했으리라 생각되어 진다. 

발달사항을 보다 보니 지금 시기에는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어린이집에 맡기더라도 직접 양육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어린이집 결정. 

제일 먼저 서울 어린이집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보육포털 서비스>로 접속했다.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여 어린이집 입소대기신청을 조회하였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어린이집이 참 많네- 라는 생각을 했다. 대기현황을 보기 전에는 말이다. 

[워킹맘 육아일기] 8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사회가 문제일까? 직장이 문제일까?

대기현황을 보고 식겁했다. 하하하. 문제는 한 달 전에 입소대기신청을 걸었는데, 한 달이 지나도 대기현황 변동이 없다. 하하하.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저희는 0세반은 받지를 않아요."

"여기 보육포털서비스에는 0세반이 있던데요."

"저희는 돌 지난 아이만 받아요."

"아, 네."


"혹시 입소 가능한가요?"

"몇 개월이에요?"

"네. 8개월이에요."

"네. 가능하세요. 딱 한 자리 비었네요."

"와. 감사합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바로 퇴근하고 도착하면 6시 30분쯤 될 것 같아요. 가능할까요?"

"아, 그렇게는 안되는데... 저희가 늦어도 6시까지만 봐드려요. 필요하시면 따로 등하원시터를 쓰세요. 시간당 만원이에요."

"..."

서울형어린이집, 평가인증시설 마크까지 있는 곳인데 왜이래... 운영시간은 저녁 7시 30분이라고 해 놓고 무슨...

[워킹맘 육아일기] 8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사회가 문제일까? 직장이 문제일까?


내가 잘못 생각한건가 싶어 보육신문고로 신고를 하니, 구청 담당부서나 다산콜센터(국번없이 120번)로 접수를 하라고 한다. 아, 또 다시 접수해야 되는구나... 


[워킹맘 육아일기] 8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사회가 문제일까? 직장이 문제일까?


같은 직장을 다니는 직장맘에게 물으니. 


"언니, 원래 그래. 안되는데 그렇게들 하더라구."

"원래 그런게 뭐야? 그럼 오후 6시 이후 운영되는 종일반 어린이집으로 등록을 하지를 말아야지. 종일반으로 왜 등록되어 있는거야."

"그래서 4시 30분에 대부분 아이를 찾아가고 이후는 따로 사람을 쓰더라구. 시간당 만원이래."


원. 래. 그. 래.


힘들게 어린이집을 찾았다. 7시 30분에 등원하고 저녁 6시 30분에 하원 가능한.

8시 30분 출근, 5시 30분 퇴근. (집과 직장은 1시간 거리) 팀장님의 배려로 정말 칼출근에 칼퇴근이다. 이런 회사가 몇 곳이나 있을까. 이렇게 배려해 주시는 팀장은 몇이나 될까.

퇴근 후, 어린이집에 부리나케 도착하면 6시 30분~40분 정도. 내 아기가 울면서 나를 향해 손을 뻗는다. 마음이 아프다. 언제나 내 아기가 제일 마지막 하원이다. 

회사 근처로 집을 잡기엔 회사 인근 집 값이 너무 높아 이사를 갈 수가 없고, 적정 지점인 곳으로 집을 잡고 집 근처 어린이집을 잡았으나 이래저래 마음이 아프다. 

8개월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마음도 편치 않고, 땡 퇴근 후 직장을 나와야 하는 마음도 편치 않다. 마지막으로 하원을 시키다 보니 기다리고 있는 선생님께도 죄송하다. 아기에게 미안하고, 팀장님께 죄송하다.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죄송하다.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은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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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ooppa.tistory.com BlogIcon 묘한오빠 2017.06.05 22:49 신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입니다.

    저의 집사람이 보육교사라서가 아니라 보육교사도 일정금액을 받는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면 맘이 편합니다.
    유치원은 교육청소속이고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이다보니 보여주는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산물이라고 생각하세요.

    일찍오는 아이들 때문에 제 집사람은 오전 7시 30분까지 출근합니다. 그런데 저녁 7시 30분까지 아이를 봐도 월급은 130~180사이죠. 보육교사들이 나라에 봉사하는 공무원도 아니고 ..., 평가인증이다, 어린이집, 유치원등의 시간은 각원에게 정부부처에서 일괄공지, 강제하는 수준이고 선거때만 잠깐 반짝하는 공약들로 인해 아이를 맡길 곳 없는 엄마, 그리고 보육교사들만 힘들어 지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죠.

    보육교사도 월급받는 더러운 직장이라 생각하시면 그렇게 섭섭하거나 맘 불편할 일이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