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종 일탈 아닌, 일탈을 꿈꾸는 듯 합니다. 늘 뻔하디 뻔한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벗어날 수 없다는)

 

"좋은 사업 아이템 없어요?"
"있으면 나 좀 알려줘."
"사업 하고 싶다!"
"합격만 한다면 공무원이 최고인 것 같아."
"교사! 교사! 초등학교 선생님!"

 

요즘 주위 사람들을 만날 때면 듣게 되는 이야기. 힘들다는 말로 시작해…

 

사업하고 싶다, 공무원이 최고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최고다…

 

하지만 막상 공무원인 친구를 만나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교사인 친구를 만나도 과한 학부모님들 때문에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막상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를 봐도 하루하루 불안정하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진 선망의 대상인 '그'는 어디 있는걸까요?

 

회사 인근에 자주 가는 커피숍이 있습니다. 점심 식사 후, 가면 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앉아 계시는 노신사가 있습니다.

 

"저 분은 늘 저 자리에 앉아 계시네."
"멋지지 않아? 혼자 저렇게 앉아서 책 읽으시잖아. 70대는 되신 것 같은데."
"교수님인 것 같지 않아?"
"교수님이라. 좋은 직업이지."

 

볼 때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점잖은 모습으로 책을 읽고 계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심 시간은 1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사 하는 시간은 10분 남짓. 직장인이라면 빠질 수 밖에 없는 '빨리 빨리'의 굴레에 박혀 하루를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살고 있는 '빨리 빨리'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듯 한 그의 모습에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계시네?"
"진짜 부럽다!"
"그러게!"

 

커피숍에서 홀로 책을 읽고 있던 그 분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문득 '저건 가진 직업이 무엇이건 그걸 떠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 스스로가 만든 '빨리 빨리' 굴레에서 한 발짝 밖으로만 나오면 충분히. 주말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커피숍에 홀로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늘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직장동료와 함께 있었습니다. 주중엔 회사일에 치이고, 주말 역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다 정말 오랜만에 오롯이 제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러워만 하던 그 노신사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이유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앉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1시간 남짓 책을 보기도 하고 가만히 좋아하는 음악만 플레이 하기도 했어요.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네요. 잠시 '빨리 빨리' 의 세계를 떠나, 가면 가는대로 시간을 흘러가게 두니 꽤 낯설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더군요.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 늘 누군가와 함께 했었기 때문에 내가 진짜 쉴 시간이 없어 힘들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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