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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자 하기 나름?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 댓글개 · 버섯공주

"난 죽어도 애교 못 부릴 것 같아!"
"응. 넌 그럴 것 같아. 딱 봐도!"

여중, 여고, 여대! 여중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자체가 남학생과 여학생 건물을 분리시켜뒀던 지라 여중을 나왔다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 뿐인가요? 남자 형제도 없고 오로지 나이차가 큰 여동생만 있으니 남자라곤 다소 가부장적인 아버지 밖에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학창시절, 여자선후배,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속에서 살아 남는 법은 '털털함' 이라고 습득한 듯 합니다. 여자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더 여성스러운 척 하고 '여자라서' 라는 핑계를 대며 내숭 떠는 아이들은 스스로 제 무덤 파는 격이라 보여지기도 했으니 말이죠.

"여자들끼리 있는데 치마를 왜 입어?"
"여자들끼리 있는데 화장을 왜 해?"

그러면서 점점 패션, 뷰티 감각은 떨어지고 그 떨어지는 감각을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 시켰습니다. '예쁜 여자' 보다는 '똑똑한 여자'가 좋은 거 아니야? 라며... '꼬리 아홉 달린 여우'보다는 '우직한 곰'이 낫다며...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 & 사랑을 받으면 애교가 많아진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첫 연애를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더 예뻐 보이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절로 예뻐지더군요. 지금 그때의 사진을 봐도 이때가 참 좋았을 때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20대 초반이었으니 한창 예쁠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사랑을 하면서도 애교 한번 제대로 부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주위 연애 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절로 콧소리를 내면서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남자친구와 단둘이 있을 땐 정말 제3자가 상상하지 못할 애교로 남자친구를 살살 녹인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이 남자, 저 남자에게 집적거리는 가벼운 애교가 아닌 내 남자에게만 살갑게 웃어 주며 건네는 사랑스러운 애교 말이죠.

도대체 그 비법이 뭐길래!

그 이유를 찾고자 연애 경험이 많은 친구들과 연애 경험이 없는 친구들을 보며 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보려고 했지만 역시, 그런 비법이 눈에 보일리가 없죠.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애교에 능숙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연애 경험이 많은 여자친구들 중에도 애교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친구들이 있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고선 "역시, 애교는 타고나야 되는 건가 봐!" 라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고선 무뚝뚝함과 털털함도 나름 매력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편안해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마치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이별의 이유가 고작 그런 거라면 나도 너 싫어! 라고선 자존심을 세우며 헤어졌지만 그 상처는 꽤나 오래 가더군요.  

그렇게 이별을 경험하고도 애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이며 난 해당 사항 없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그렇게 절대 애교는 못 부리던 제가 애교를 마구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말이죠. 지금의 남자친구가 그만큼 나를 편하게 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상대가 나의 어떤 모습도 예쁘게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이렇게 했다가 날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품고 있었다면 절대! 전 여전히 애교를 부리지 못했을 겁니다.

남자가 여자 하기 나름이듯,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여자친구랑 같이 있으면 너무 답답해! 그렇다고 연애가 처음인 애도 아니거든?"
"그래? 넌 여자친구한테 애교 부려?"
"야, 남자가 무슨 애교야? 애교는 여자가 부려야지.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왜 여자가 되어선 애교도 못 부리냐?"라는 센스 없는 말로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먼저 편안하게 대해주며 한없이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교가 없다고, 답답하다고 이야기 하는 그 남자도 그 여자를 단지 애교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닐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여자가 무뚝뚝하다며 결론지어 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그녀를 사랑했던 그 때의 그 마음을 잘 떠올려 보면 절대 그녀에게 '왜 애교를 부리지 못하냐'는 말로 쉽게 상처 줄 수 없을텐데 말이죠.

아프고 힘들기만 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을 하면 여성스러워지고 예뻐지는 듯 합니다.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 덧) 6년 째 연애중.
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내적 여성스러움은 나날이 충만해져 가는데 외적인 여성스러움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빠 미안해. 다시 분발할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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