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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을 쓴 바바리맨, 그를 본 여고생의 반응

· 댓글개 · 버섯공주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면 정말 소소하다 싶은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현재, 과거, 미래를 오가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어제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문득 여고시절에 만났던 바바리맨이 생각나 남자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오빤 바바리맨 본 적 없어? 남고 앞이라 나타나지 않았으려나?"
"응. 난 한번도 본 적 없어. 바바리맨이 남고 근처에 왜 오겠어."
"진짜? 한번도 본 적 없어? 우리 학교 앞엔 자주 눈에 띄었는데."

정말 호기심에 물어봤습니다. 여고 앞에만 바바리맨이 등장하는지 말이죠. 바바리맨을 목격한 남자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하하.

돈까스를 주문하고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종이에 연필로 끄적이며 여고생 때 만난 바바리맨을 이야기 해 줬습니다. 바로 헬멧을 쓴 바바리맨에 대해서 말이죠.

헬멧을 쓴 바바리맨

여고시절을 떠올리면 참 소소한 것에도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바리맨 역시, 보통 일반적인 바바리맨이라고 하면 다소 꺼림직하고 무서운 느낌이 있을 법한데, 적어도 제가 본 헬멧 쓴 바바리맨에 대한 기억은 무섭다기 보다 그저 황당하고 웃긴 추억인 것 같습니다.

평소 수업시간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수업에 몰두하느라 창 밖을 바라볼 시간이 없는데 유일하게 창 밖을 자주 보게 되는 시간인 점심 시간쯤이 되면 그가 등장했습니다. 

"야! 왔다!"
"진짜? 오늘도 왔어?"
"꺄아아아악!"
"어떡해! 꺅!"

이 때 지르는, "꺅"은 무서워서 지르는 "꺅!"이 아닌, 그저 군중심리에 이끌려 그저 그 상황이 재미있어서 지르는 "꺅!"인거죠. -_-;; 모두가 손을 눈 앞을 가리는 듯 하면서도 볼 건 다 보는 묘한 상황;

무서워서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 하나, 모두가 창에 달라 붙어서는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도 창에서 절대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생님이 달려와 창문에서 모두 떨어지라고 말씀하시면 그제서야 창문에서 떨어지곤 했습니다. 증거 둘, "어머어머!" 하면서도 호기심인지 군중심리인지 모두 한데 모여 모든 시선이 바바리맨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증거 셋, 몇몇 아이들은 그런 바바리맨과 멀리서나마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야! 대두야! 더 보여줘!" 와 같은;;; 덜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려는 아이들도 있었구요. 

"1:1"로 마주하면 절대 하지 못할 행동들인데, 이미 "다수: 1"이라는 이유로 여고생들은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항상 오토바이를 타고 오로지 바바리 한 장만 몸에 걸치고 등장했습니다. 아! 꼭 흰양말은 신어주더군요.

특히, 지금껏 봐왔던 바바리맨과 달리 헬멧을 쓰고 등장했다는 겁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바바리맨이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여고생들이 봤을 땐 오히려 얼굴이 보이지 않고 그저 헐벗은 몸에 헬멧이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어서 '대두' 같기도 하고 '외계인' 같기도 하고 그저 웃기기만 한거죠. 
학생들 사이에선 "대두 나타났다!" 혹은 "외계인 떴다!" 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매번 뛰쳐 나가 그를 잡으려 했지만 매번 쏜살같이 오토바이로 '쌩' 하니 도망가 그를 붙잡지 못했습니다. 4일 정도 나타났던 헬멧 쓴 바바리맨은 언제부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들의 이러한 쏴한 반응을 눈치챈걸까요?

시대가 많이 바뀐 요즘에도 바바리맨이 있는지 문득 궁금해 지네요.

+덧붙임) 바바리맨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남자친구. 남자친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웃다 보니 시간이 또 훌쩍 지나가네요.
한번도 본 적 없는 남자친구를 위해 문득, 바바리맨을 한번 쯤은 만나게 해 주고 싶어지는 이유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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