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 치마를 들춘 아저씨의 변명

"꺅!"

지친 몸을 이끌고 거의 졸다시피 꾸벅이며 서 있다 한 쪽에서 들린 여성분의 비명에 화들짝 놀라 쳐다봤습니다.

"왜 남의 치마를 들추고 그래요? 미쳤어요?"
"다 큰 계집애가 뭔 자랑을 하려고 이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냐? 아예 벗고 다니지 그러냐?"
"뭐라구요?"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는 젊은 여성분과 나이가 지긋한 한 남성분과의 마찰이 있었나 봅니다.

여성분은 좀처럼 진정하지 못하고 소리를 드높이고 있었고 남성분은 반대로 너무나도 차근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더군요. 처음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큰 소리를 내는 여성분을 보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이 많은 어른에게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에 심하게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말이죠 -_-;;)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 한 둘이 그 곳으로 조금씩 몰리는 듯 했습니다. 이런 지하철에서 싸움이 나면 괜히 솔깃해져서 무슨 일인지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비단 저 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한참 실갱이를 하던 와중, 들리는 소리. 정말 가관이더군요.

"치마도 짧은데 빤쮸라도 제대로 입었나 안입었나 걱정되서 들춰 봤다. 왜?"

헐… -_-;

순식간에 지하철에서 구경 난 듯 힐끗 거리며 보고 있던 같은 칸 열차 안 손님들이 모두 그 아저씨를 쳐다봤습니다. 아주 뚫어져라… 아주 빤히 말이죠.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죠.

요즘 지하철에서 이런 저런 광경을 자주 목격하는 듯 합니다.

제 트위터(@ok_mushroom)를 통해 공개한 아래 사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얼마 전, 저 광경을 보고도 정말 후덜덜거렸는데 말이죠. 요즘 지하철에서 이런 저런 광경을 자주 목격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공경해야 할 어른이잖아. 내가 저 모습을 보고 조심해 달라고 하기엔 너무 새파랗게 젊은 애가 까분다고 한 마디 하실지도 몰라."
 
"아니. 제정신이야? 지하철에서... 아무리 공경해야 할 어른이라지만,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저런 추태를 보이는 이유가 뭐냐구."

그 자리에는 저 외에 저보다 한창 어린 친구들도 있었고, 나이가 많은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먼저 나설까 말까를 고민하다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두 분 모두 이미 만취 하신 듯 했고, 지하철이라기 보다 안방 정도로 생각하는 듯 했고 저와 여러번 눈이 마주쳤음에도 눈이 마주치면 마주친대로 오히려 많은 사람 앞에서 그렇게 있는 그 상황을 즐기시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_-;;; 후덜덜. (한편으로 드는 생각 '지하철에서 저렇게 있는 걸 보면 분명 부부는 아닐거야... 혹시, 불륜?')
 
그 두 사람 바로 옆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도 한 마디 말씀 하지 않으시고 고개를 아예 외면해 버리시더군요.

19금 삐이이이-

덕분에 제가 원하건 원치 않건 아주머니의 속옷 색깔이 무슨 색인지도 알게 되었네요. 
 -_-;;; 알고 싶지 않았다구욧!

유독 제 앞에 이런 광경이 자주 펼쳐지는 건지, 요즘 이런 일이 많아진건지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에 관한 정보야 여기저기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 사실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정말! 개인적으로 다른건 몰라도 이런 수위를 벗어난 행동은 좀 자제 해 줬으면 합니다.
ㅠ_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1동 | 미금역 분당선
도움말 Daum 지도

공중 화장실에서 30분 동안 갇혀 있었던 이유

추석 연휴가 되니 문득 지난 추석 연휴에 있었던 황당한 일이 생각납니다. 솔직히 시간이 지나 지금에서야 황당한 일이라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줄로만 알았으니 말입니다.

추석 연휴 전날, 지방에 내려가 고향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노래방에서 모처럼 어울려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그렇게 한참 어울려 놀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졌습니다.

서울에는 일명 나름 럭셔리 노래방이라고 불릴 만큼 노래방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데다 깔끔한 편이지만 말이죠.

당시 지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갔던 곳은 상가 내에 위치해 있는 작은 규모의 노래방이었던 터라 화장실이 노래방 내에 위치해 있지 않았습니다.

"나 화장실 다녀올게. 노래 부르고 있어."

다섯 명의 친구들에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알려준 후, 노래방이 위치한 상가 내 공중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요즘엔 대부분 남녀 화장실이 구분 되어 있지만 남녀공용화장실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쪽은 여자 변기, 바깥은 남자 변기가 위치해 있는 상황이더군요. 한 밤 중도 아니었고, 저녁 8시 무렵이었던 터라 크게 무서워할 것 없이 불을 켜고 화장실로 들어섰습니다.

그렇게 볼 일을 보고 화장실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한 남자 분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깥에 서 있더군요.

일단 욕을 하는 소리에 놀란 것도 놀란 것이지만, 남자 분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볼 일을 보고 있는 듯 하니 성급하게 문 밖을 나가기가 좀 그렇더군요. -_-;;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렇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남자분이 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가 있던 화장실 문을 거세게 잡아 당기더군요.

"아, 씌, XXXX."

혀가 제대로 꼬여 이런 저런 욕설을 내뱉는 것으로 보아 직감적으로 술에 잔뜩 취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_-

헐!

순간 너무 놀라 문이 단단히 잠겨 있음에도 불안한 마음에 문고리를 붙들고서 한참 동안 숨소리를 죽인 채, 그 남자분이 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30분 가량을 그렇게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뭐야? 저 사람?'
'왜 안가?'
'소리를 질러야 하나?'

하필 핸드폰도 가방에 넣어둔 채 친구들에게 맡긴 채, 나왔던 터라 더욱 안절부절이었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상황이 더 악화될지,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렇게 숨죽여 있어야 하는 건지,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술 냄새와 함께 욕설을 내뱉는 그 남자분은 계속적으로 문을 열기 위해 애썼고, 저는 저대로 굳게 잠긴 문고리를 혹여 열릴까 봐 노심초사 하며 붙들고 있었습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요.

그렇게 한 참 뒤에야 조용해 진 것 같아 조심스레 문을 열고 뛰쳐나왔습니다. 그보다 더 엽기적이었던 것은 문을 열고 뛰쳐나오는 순간, 맞닥뜨린 아저씨의 한 마디였습니다.

"아, 싸는 줄 알았네."

후덜덜 거리며 무서워했던 제가 아저씨의 그 한마디에 다리 힘이 풀리더군요.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노심초사했던 저와 달리, 단순히 작은 것 뿐만 아니라 큰 것이 급해 그 단 한 칸의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애썼던 아저씨의 노고를 제가 오해한 것이더군요. -_-;

세상에 이런 저런 일이 많고, 무서운 사건이 많다 보니 지레 겁을 먹고선 아저씨의 의도를 오해했었나 봅니다.

"너 왜 이렇게 늦게 와."
"그러게. 휴. 다시 너네 얼굴을 보게 되니 참 반갑네."


짧다면 짧은 시간, 상황을 좀 더 파악하고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30분 동안 끙끙 거리며 화장실에서 노심초사하진 않았겠죠. 하지만, 역시. 막상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니 이런 저런 이성적인 판단을 할 틈도 없이 공포에 휩싸이게 되더군요.

지난 추석 연휴, 화장실을 배경으로 저 홀로 주인공이 되어 찍은 공포스릴러. 지금은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하나의 코미디가 되었지만 말이죠. :)

가족과 함께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여자가 남자화장실에 들어가면 ‘실수’, 남자는?

친구들과 정말 오랜만에 명동에 나서 이리저리 쇼핑을 하다가 급하게 속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별 생각 없이 "어! 화장실이다!" 하고선 냉큼 들어섰는데 뭔가 심상찮은 기운이 파밧!

"헉! 설마!"

순간 너무나도 당황해서 뛰쳐 나와서 다시 보니 남자 화장실이더군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층별로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로 나뉘어져 있는 건물은…
직접 체험하고 싶으시다면 명동 눈스퀘어를 찾아가면 층별로 나뉘어진 화장실을 보실 수 있습니다. -_-;;;

너무 얼굴이 화끈거려서 여자 화장실로 가기 위해 다시 한 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뒤이어 나오던 한 남학생이 "당연히 실수겠지" 라며 뒤에서 다른 남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괜히 저 혼자 찔려서는 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 수도 있음에도 '진짜 실수로 들어간건데...' 라는 생각을 하며 도망치듯이 반대 방향으로 냉큼 뛰었네요.  

기다리고 있던 친구를 만나 이 이야기를 들려주니 "만약 남자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라고 되묻더군요.

그러고 보니 제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무의식적으로여자 화장실에 들어선 것 마냥 자연스럽게 성큼성큼 들어섰는데 어느 분 하나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지 않더군요. 그저 무덤덤하게 바라보는 모습에 제가 더 놀라 뛰쳐 나온 상황이었죠.

친구의 말을 듣고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자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면 '실수' 라고 자연스레 받아 들이는 반면,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그렇게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 아마 쉽사리 '실수' 라고 단정짓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린 학생부터 젊은 아가씨, 나이가 좀 많으신 아주머니까지 모두 "꺅!" 하고 소리 지르지 않았을까- 혹은 너무 당황해서 뭐라 말을 잇지 못하지 않았을까- 라며 말이죠.  

제가 나온 이후, "당연히 실수겠지" 라고 이야기 하는 남학생들처럼 반응 할지, 어쩌면 그보다는 "저런 변태! 고의일거야!" 라고 말하진 않을지, 괜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뭐 별 다른 심오한 내용이 있는 글은 아닙니다. 하하. ^^;

그저 이 날 있었던 에피소드를 돌이켜 생각해 보니 다소 동일한 상황임에도 남자가 억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끄적여 봤습니다.

+ 덧) 그러고 보니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변태 취급 받아 화장실에 계시던 아주머니에게 등을 꽤나 세게 맞았다고 이야기 하던 한 친구가 떠오르는군요. 그저 커트머리에 운동을 하는 여학생이었을 뿐인데 말이죠. ^^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 | 눈스퀘어
도움말 Daum 지도

나이가 들수록,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

퇴근길, 늘 그래왔듯 MP3를 귀에 꼽고서는 흥얼흥얼거리며 어둑한 골목을 지납니다. 회식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 길이 꽤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 귓가엔 꽤 빠른 비트의 최신곡이 들리고 있거든요. 귓가에 들리는 이어폰 음악 소리에 맞춰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보르다 보면 눈 앞에 귀신이 나타나도 무섭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퍽'

제 귀와 볼 쪽으로 퍽하는 소리가 나는 듯 하더니 너무 아프고 너무 놀라 주저 앉아 소리를 질렀습니다.

"악!"

제 비명 소리에 동네 사람들이 나올까봐 놀랬는지 갑자기 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뒤돌아 뛰어갑니다. 어두워서 제대로 본 건 그 사람이 검정색 반바지를 입었다는 거네요.

"헐. 진짜? 그래서 어떻게 했어?"
"경찰에 신고하긴 했는데 어두워서, 얼굴을 제대로 못봤어. 하의는 검정색 반바지."
"경찰에서 뭐래?"
"신고하긴 했지만 10분 뒤에나 도착했어. 진술서만 받아서 돌아갔어. 구청에 이야기 해서 이쪽 인근에 CCTV 설치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이미 CCTV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더라구. 그럼 뭐해. 작동이 안되는데. -_-"
"너네 언니 진짜 무서웠겠다."

용인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꽤나 아찔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늦게 야근을 하고 좀처럼 언니가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집 앞으로 나와 언니를 기다리던 중, 갑작스레 들린 언니의 비명 소리에 놀라 달려가 보니 언니가 자리에서 주저 앉은 채 귀를 붙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검정색 반바지를 착의한 한 남성이 이어폰을 꼽고 집으로 향하고 있던 언니를 뒤에서 덮친 것이었는데요. 다행히 귀만 살짝 찢기고, 언니가 마침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남자도 놀라 달아났다고 합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고 있는 바람에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 조차 듣지 못한 거죠. 만약 이어폰을 꼽고 있지 않았더라면 뒤에서 다가오는 발소리를 듣고서 피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너도 늦은 밤, 혼자 걸어갈 땐 절대 이어폰 꼽지마."
"응. 그래야겠네. 무섭다."

저도 늦은 밤, 퇴근길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늘 이어폰을 귀에 꼽고 흥얼거리곤 하는데 친구 언니가 그런 일을 당했다고 하니 새삼 무섭더군요.

왜 이리 세상이 흉흉할까요.

왜 이리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 많아지는걸까요? 뭔가 제약이 생기고 무서워서 위험하니 자제해야 하는 것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저만 그런거 아니죠?

지하철, 사람들이 날 보고 놀란 이유

전 지하철 앞에만 서면 한 때의 아찔한 기억이 제 눈 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누굴까? 누가 그랬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한 여름 무릎 길이 정도의 흰 면 바지를 입고 학교를 가던 중, 지하철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정확히는 지하철 안이 아니라, 지하철 문에서 내리는 순간 말입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가던 길, 제가 내려야 하는 정차역이 되어 문이 열리자 늘 그랬듯 휩쓸리는 사람들과 함께 우루루 내렸습니다.

"악!"

순간, 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한 여자분.

그 여자분의 '악' 하는 소리에 제가 더 놀랐던 터라 '별 이상한 사람이네. 왜 날 보고 놀래는 거지?' 라며 되려 제가 그 여자분을 노려 봤습니다. 그리고 가던 길을 가려던 찰라,

"아…아가씨, 괜찮아?"
"네?"

갑자기 제 주위로 학생부터 아주머니, 아저씨까지 하나, 둘 씩 모여 들더군요.

"어머, 아가씨, 괜찮아?"
"어머, 저 사람 봐."
"악! 피… 아, 징그러."
"학생, 괜찮아요?"

뭔가 대단한 구경거리라도 발견한 것 마냥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 어느 순간, 모두가 저를 바라보며 수군거린다는 것을 알아 차렸을 때, 한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오셔서 티슈를 제게 내밀며 괜찮냐고 병원에 가야 되지 않느냐고 몇 번이나 되물으셨습니다.

제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붉은 피에 모두가 놀라 저를 바라본 것이더군요. 그제서야 '아… 아프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입고 있던 바지가 면바지인데다 흰 바지이다 보니 피로 더 선명하고 붉게 물들어 멀리서 봐도 꽤나 섬뜩하게 보였을 것 같긴 합니다. 청바지나 검정 바지였다면 또 달랐겠죠?

평소 종이에 손이 베이기도 하고, 어딘가에 부딪혀 상처가 나곤 합니다만, 매번 그럴 때마다 그 순간엔 느끼지 못하다가 발견하거나 깨닫는 순간부터 늘 아픔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신기하게도 말이죠.

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 저도 모르게 주저 앉았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상처 때문에 출혈이 심해서 그런 건지, 그저 심리적인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화장실에 가서 확인해 보니 상당히 예리한 것에 길게 베인 것 같더군요. 나중에서야 병원에 가서야 안 사실이지만 면도날과 같은 예리한 칼로 추측이 된다고 하더군요. 출혈이 심한 것에 비해 깊이가 깊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씀과 함께, '누군가 고의적으로 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떤 의도로 그러한 짓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그러한 짓을 했는지는 8년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 일을 당한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더군요.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른 과에 한 학생도 저와 비슷하게 허벅지 쪽에 그런 상처를 입어 병원에 갔었다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알고 있기론, 그 일이 있은 후, 학교 측에서 경찰에 신고를 하고 범인을 추적해 달라고 했다는데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여학생이 많이 오가는 여대 앞이다 보니 고의로 범행을 위해 그 지하철역 한 곳을 타겟 삼아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그 사건은 꽤나 섬뜩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그 상처가 없어지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처가 많이 아물었고, 거의 표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사람들이 많으면 조금 떨어져서 내리거나 조금 떨어져서 타는 습관이 생겼네요. 우루루 내리거나 우루루 타는 상황에서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이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사람도 많습니다. ㅠ_ㅠ

새삼스레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끄적여 봤습니다.

"넌 왜 그렇게 둔하냐? 아프지도 않았어?"
"그러게. 왜 몰랐을까? 사람들이 나 보고 놀라지 않았으면 나 계속 몰랐을지도 몰라."
"으이그, 이 둔팅아!"

성추행 당하는 여자 도와줬더니 “왠 참견?”

요즘은 보통 예약을 걸어 놓고 글을 발행합니다만, 오늘은 오랜만에 실시간 글이네요. J

요즘 한참 성폭행이며 성추행, 성희롱 등 정말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있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민망한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송파구 한 주택에선 할머니와 함께 자고 있던 3살, 7살 손녀 두 명을 성폭행 하려다 할머니가 이를 막아 서자 할머니를 성폭행하고 그러고도 또 다시 아이들을 성폭행 하려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3살… 7살… 어떻게 그 어린 여자 아이에게 그런 몹쓸 짓을 하려 한 건지 도대체가 -_-;;;

'설마 우리 동네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 라는 생각을 하기에도 무섭게 주위 곳곳에서 빵빵 터지니 하루에 어떻게 이런 류의 사건이 동시에 여러 건이 벌어질 수 있는 건지,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출근길 지하철 안은 지옥철이 뭔지 제대로 실감하게 합니다. 그 와중에 제 오른편 대각선 앞으로 서 계시던 한 여성분 뒤에 바짝 다가선 남성분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음은 저를 포함하여 제 주위 분들이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요즘 진짜 성폭행이며, 성추행이며… 왜 이럴까? 여자분은 왜 가만히 있지?' 라는 생각을 하던 찰라, 제 옆에 서 계시던 아저씨가 남자분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썩어서는, 너 같은 개 쓰레기들 땜에 나라가 이 꼴인 거야. 알아?"

아저씨의 격한 표현에 지하철에 타고 있던 모두가 다소 당황한 듯 했습니다. 남자분도 그 좁은 사람들 틈에서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기더군요. 헌데, 더 황당한 것은 여자분의 반응이었습니다.


"아저씨, 왜 그러세요? 뭔데 참견하세요?"

예상치 못한 여자분의 반응에 (감사하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아저씨는 뭐라 말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여자분이 남자분을 향해 "자기야. 우리 여기서 내리자" 라더니 남자분의 손을 끌고 내리더군요.

헐- 헐- 헐- 헐-헐!

설마-

같이 출근하는 연인 사이였나 봅니다. 그들만의 애정행각을 지하철에서 나누고 있었나 보죠? -_-;; 여자분은 모르는 척 앞을 보고 계시고, 남자분은 뒤에서 열심히 여자분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_-;;

종종 지하철에서 함께 출근하는 연인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헌데, 오늘과 같은 쇼킹한 장면을 목격한 것은 정말 처음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안에서 그런 노골적인 스킨십을 하다니 말입니다. 그 커플의 행동은 누가 봐도 성추행으로 오인할만한 행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 흉흉한데)

더군다나 성추행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외면할 때 먼저 나서서 도와줬던 아저씨인데 이 사건으로 인해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라는 생각을 갖게 되실까 봐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이대로 납치되는 건가?” 택시 안에서 생긴 황당사건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다니고 싶어하던 회사에 취직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선 친구들과 환호성을 지르며 모처럼의 시간을 보낸 때가 있습니다. 거의 지금으로부터 5년 전쯤 되는 듯 하네요. 그렇게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각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각자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들에게 장난 삼아 "요즘 택시로 납치 당한 사람 무지 많아. 알지?" 라며 겁을 주었습니다. 당시 한참 차량 납치 사건으로 떠들썩 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각기 다른 방향인 친구들을 택시를 태워 보낸 후, 저도 느즈막히 택시를 잡아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나름 유일하게 친구들 중 '강심장'으로 통했기 때문이죠.

"아저씨, 용산으로 가 주세요."

택시를 타면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차량 번호 확인과 앞 좌석에 부착되어 있는 차량등록증 확인입니다. 그리고 눈을 절대 뗄 수 없는 그것! 네. 바로 미터기죠. (요금에 민감합니다) 한참 동안 미터기를 응시하다 보니 시간도 늦은데다 서서히 졸음이 몰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달칵' 하는 소리에 흠칫 놀랬습니다. 바로 차량 문이 잠기는 소리였죠. 순식간에 눈 앞이 새하얗게 질려 버리더군요.

'아, 이대로 나 납치 당하는 건가?' '헉! 갑자기 왜 문을 잠그는 거지?'

이런저런 아찔한 생각에 마음이 불안해져 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갈까요?"
"네?"
"반포대교?"
"아, 네."

지방에서 살다 서울 생활한지 5년이 넘었지만 항상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니 좀처럼 반포대교, 한남대교, 동작대교 등 모두 거기가 거기인 것 같더군요. (실은, 아직까지도 구분 못합니다-_-;;)

최대한 문 쪽에 밀착하여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역시, 늦은 밤 택시를 타는 게 아니었어.'

온갖 생각이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설마…'

하필 배터리가 없어 폰은 꺼져 버린 상태인데 몇 번이고 다시 켜 보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뛰어 내리면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도 고민을 하면서 말이죠. '에라이!' 하는 생각으로 일단 묻고나 보자 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여쭤 봤습니다.

"저기, 아저씨, 근데 왜 문을…"
"네?"
"문이 잠겼어요."
"아…"
"아저씨…" (흐어엉-ㅠ_ㅠ)
"아, 오토도어락 말씀하시는거에요?"
"네?"

그제서야 차량이 달리다 일정 속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도어가 잠기는데, 이를 제가 몰랐던 터라 괜한 겁을 먹었던 것이더군요.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당시에는 정말 무척이나 무섭더군요. '오토도어락'이라고 부르던데 아직 자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정확히 모릅니다. 멍-

승용차를 처음 타보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제서야 가족이나 다른 가까운 분들의 차량을 탈 때도 철컥 하고 잠겼던 기억이 희미하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때는 그저 사고가 날 위험이 있으니 안전하게 하기 위해 고의로 차량 문을 잠그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일정 속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자동으로 잠긴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철컥' 하는 소리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했던 때를 떠 올리면 지금도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한 기분입니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무서운 것도 많아진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모르는 것이 많아도 무서운 게 많기는 마찬가지군요.

조그만 해프닝이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헛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입니다. -_- 그쵸?
요즘도 종종 택시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친구들과 당시의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겁 없기로 소문난 버섯이 이런 조그만 것에 겁먹었다며 놀림감이 되곤 합니다. 하하.

+덧) 설마, 저만 오토도어락을 몰랐던 건 아니겠죠? 몰랐던 분 손! -_-;;

"쳐다만 봤을 뿐" 이것도 성추행일까?

어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남자친구와 지하철을 타고 앉을 자리가 없나 주위를 둘러 보던 중, 열차 내 노인석에 앉아 계시는 50대 초반 혹은 중반으로 되어 보이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딱 저의 아버지뻘이신데 말이죠.

눈이 마주치자 마자 제 얼굴은 빨갛게 달아 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혀를 내밀고 입술 주위를 여러번 핥으며 보란 듯이 빤히 제 얼굴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대략 19금입니다)

혀를 낼름거리며 그야말로 변태스러운 표정으로 빤히 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선 잘못 봤나 싶어 다시 쳐다 보니 또 저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저를 빤히 쳐다 보며 그런 짓을 하더군요.

저한테 직접적으로 성적 추행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성적인 말을 한 것도 아니기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더 속이 터졌습니다. 거기다 바로 다음 역이 정차할 역이니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부글부글 들끓는 마음을 안고 냉큼 내렸습니다.

"아 진짜, 수화로라도 욕을 하고 올 걸 그랬어! 아, 속 터져! 오빠 봤어? 그 사람?"
"아니. 못봤어."
"그거 안 좋은 의미잖아. 혀 내밀고 막 핥는거. 왜 빤히 쳐다보면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신경 쓰지마."
"아, 생각할수록 열 받아."

처음엔 너무 당황하여 그 사람을 향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한 채, 그저 어영부영 내려 버렸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런 행동도 성추행에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며 화를 내는 저에게 "너한테 이렇게 했어?" 라며 장난치며 그 아저씨가 한 것처럼 혀를 내밀고선 변태처럼 따라 해 보는 남자친구가 너무나 미워 보였습니다. (막상 그 아저씨가 하는 모습을 목격했더라면 이러진 않았겠죠?)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성추행범을 목격한 것은 흔하지만, 이처럼 딱히 성추행범이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정말 이러한 행동을 한 경우도 – 저에게 직접적인 언행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 성추행으로 포함이 되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근데, 내 옷이 노출이 심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바지 정장인데 왜 그러는 거야? 이해가 안되네."
"아니지. 노출이 심하다고 야한 건 아니지. 다 가리고 있다고 야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게 뭐야?"
"개인마다 느끼는 게 다르잖아. 짧은 핫팬츠보다 딱 달라 붙는 스키니 바지가 더 야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암튼, 신경쓰지마."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일을 당했으면 '조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라도 할 텐데, 회사를 마치고 퇴근 길에 정장 바지를 입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일을 당하니 더 어이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자, 남자친구가 노출이 심하다고 해서 야한 것도 아니며 다 가리고 있다고 해서 야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말을 하더군요. (어렵습니다)

그나저나 50대 후반, 60대 초반이면 정말 아버지 동연배인데 딸을 보고 그러한 변태 행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는건지? 그럼에도 그러고 싶은지, 당신의 딸이 그렇게 당해도 좋은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죠.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라며 아무렇지 않게 털어 버리기엔 마음이 갑갑해져 옵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송파구 석촌동 | 석촌역 8호선
도움말 Daum 지도

헬멧을 쓴 바바리맨, 그를 본 여고생의 반응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면 정말 소소하다 싶은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현재, 과거, 미래를 오가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어제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문득 여고시절에 만났던 바바리맨이 생각나 남자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오빤 바바리맨 본 적 없어? 남고 앞이라 나타나지 않았으려나?"
"응. 난 한번도 본 적 없어. 바바리맨이 남고 근처에 왜 오겠어."
"진짜? 한번도 본 적 없어? 우리 학교 앞엔 자주 눈에 띄었는데."

정말 호기심에 물어봤습니다. 여고 앞에만 바바리맨이 등장하는지 말이죠. 바바리맨을 목격한 남자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하하.

돈까스를 주문하고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종이에 연필로 끄적이며 여고생 때 만난 바바리맨을 이야기 해 줬습니다. 바로 헬멧을 쓴 바바리맨에 대해서 말이죠.

헬멧을 쓴 바바리맨

여고시절을 떠올리면 참 소소한 것에도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바리맨 역시, 보통 일반적인 바바리맨이라고 하면 다소 꺼림직하고 무서운 느낌이 있을 법한데, 적어도 제가 본 헬멧 쓴 바바리맨에 대한 기억은 무섭다기 보다 그저 황당하고 웃긴 추억인 것 같습니다.

평소 수업시간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수업에 몰두하느라 창 밖을 바라볼 시간이 없는데 유일하게 창 밖을 자주 보게 되는 시간인 점심 시간쯤이 되면 그가 등장했습니다. 

"야! 왔다!"
"진짜? 오늘도 왔어?"
"꺄아아아악!"
"어떡해! 꺅!"

이 때 지르는, "꺅"은 무서워서 지르는 "꺅!"이 아닌, 그저 군중심리에 이끌려 그저 그 상황이 재미있어서 지르는 "꺅!"인거죠. -_-;; 모두가 손을 눈 앞을 가리는 듯 하면서도 볼 건 다 보는 묘한 상황;

무서워서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 하나, 모두가 창에 달라 붙어서는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도 창에서 절대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생님이 달려와 창문에서 모두 떨어지라고 말씀하시면 그제서야 창문에서 떨어지곤 했습니다. 증거 둘, "어머어머!" 하면서도 호기심인지 군중심리인지 모두 한데 모여 모든 시선이 바바리맨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증거 셋, 몇몇 아이들은 그런 바바리맨과 멀리서나마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야! 대두야! 더 보여줘!" 와 같은;;; 덜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려는 아이들도 있었구요. 

"1:1"로 마주하면 절대 하지 못할 행동들인데, 이미 "다수: 1"이라는 이유로 여고생들은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항상 오토바이를 타고 오로지 바바리 한 장만 몸에 걸치고 등장했습니다. 아! 꼭 흰양말은 신어주더군요.

특히, 지금껏 봐왔던 바바리맨과 달리 헬멧을 쓰고 등장했다는 겁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바바리맨이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여고생들이 봤을 땐 오히려 얼굴이 보이지 않고 그저 헐벗은 몸에 헬멧이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어서 '대두' 같기도 하고 '외계인' 같기도 하고 그저 웃기기만 한거죠. 
학생들 사이에선 "대두 나타났다!" 혹은 "외계인 떴다!" 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매번 뛰쳐 나가 그를 잡으려 했지만 매번 쏜살같이 오토바이로 '쌩' 하니 도망가 그를 붙잡지 못했습니다. 4일 정도 나타났던 헬멧 쓴 바바리맨은 언제부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들의 이러한 쏴한 반응을 눈치챈걸까요?

시대가 많이 바뀐 요즘에도 바바리맨이 있는지 문득 궁금해 지네요.

+덧붙임) 바바리맨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남자친구. 남자친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웃다 보니 시간이 또 훌쩍 지나가네요.
한번도 본 적 없는 남자친구를 위해 문득, 바바리맨을 한번 쯤은 만나게 해 주고 싶어지는 이유는... (응?)

 

지하철 뜨거운 남학생의 시선 : 착각은 자유!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해를 받기도 하고, 상대방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지금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번째 경우입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해를 한 경우인데요.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지하철 안에서 겪은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나 이제 집에 가는 길"
"피곤하지?"
"아냐. 아주 조금! 집에 가면 푹 자야지!"
"그래. 집에 가서 빨리 쉬어."

늘 그렇듯 퇴근 하는 길엔 남자친구와 통화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지하철 첫 번째 칸에 타고서는 지하철 첫 번째 칸만이 가지고 있는 지하철 벽면에 살포시 기대어 서서 통화하고 있는데 맞은 편 한 남학생이 눈에 띄었습니다. 너무나도 작은 얼굴에 옷도 너무나도 세련되게 차려 입어 얼핏 봐서는 연예인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하더군요.

'참 귀엽게 생긴 남학생이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고 있는데 그 남학생과 순간 눈이 마주쳐 고개를 돌렸습니다. 본인도 본인 스스로가 멋있다는 것을 알 텐데 이러한 시선을 받으면 분명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중학생 아님, 고등학생인 것 같은데 귀엽게 생겼어."
"남자야? 여자야?"
"남자"
"너~~~어~~~!!! 날 두고!!!"
"에이, 난 오빠 밖에 안보이지. 근데 진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귀엽다구. 동생 삼고 싶은 그런 애야."

그렇게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계속해서 느껴지는 묘한 시선. 고개를 돌리니 아까 그 남학생이 저를 자꾸 보고 있었습니다.

'뭐지? 왜 보는 거지? 아까 내가 쳐다봐서 화가 난 걸까? 아님, 오해를 한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이 마구 들면서 남자친구와 전화를 끊을 타이밍이 되었음에도 전화를 끊지 못하고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내가 귀여워서 잠깐 흘깃 쳐다봤는데 눈치 챘나 봐. 내가 쳐다봐서 화난 걸까? 지금 나 계속 쳐다봐."
"에이, 설마. 너가 착각하는 거 아니야? 다른 곳 보고 있는 거겠지."
"아냐. 진짜야. 계속 아까부터 나 쳐다보고 있어."

그러던 중 맞은 편 그 남학생이 저와 다시 눈이 마주치자 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어떤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애써 모르는 척, 못 본 척 고개를 돌리며 그렇게 한참 동안 그 남학생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하며 남자친구에게 소곤거리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하고 있던 찰라 그 남학생이 저를 향해 다시금 뭐라고 입을 뻥긋거렸습니다. 분명 뭐라고 말하는 것 같긴 한데 남자친구와 통화하느라 경황이 없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뭐?" 라고 하는 순간, 제 뺨을 타고 뭔가가 꾸물거리는 느낌이 났습니다. (온 몸에 닭살이 쭈뼛쭈뼛)

"나방!"
"악!"

견디지 못할 꾸물거림에 소스라치게 놀라 제가 제 뺨을 때리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곤 바닥을 보니 커다란 나방이 제 손에 맞아 바닥에 떨어져 있더군요.

그 남학생은 어깨에서부터 목을 타고 뺨까지 올라가는 나방을 보고 그것을 알려주려고 저를 쳐다 보며 손짓과 입 모양으로 알려주었는데 제가 그것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고 혼자서 온갖 상상을 한 것이더군요. 아마 제가 남자친구와 계속 통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말로 알려주지 못하고 입 모양으로 손신호로 알려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민망해서 "고마워" 라는 말 한마디만 하고 내릴 정류장이 아닌데 민망해 하며 냉큼 내려 버렸습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려 하기 이전에 '그런 걸 거야-' 라는 저의 추측이 낳은 실수였죠.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민망해집니다.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비명을 질러 상황 파악이 안된 상태였던 지라 저보다 더 놀랬던 남자친구. 뺨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제 비명 소리가 들려 정말 그 남학생에게 지하철에서 설마 맞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요즘에도 가끔 남자친구가 제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착각은 자유예요! 공주님."

+덧) 그 때를 떠올리면 정말 민망하기만 합니다. +_+

출근길에 만난 미니스커트의 여자, 알고 보니

출근하자 마자 오늘 기온이 몇 인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영하 9도. 옷을 단단히 껴입고도 상당히 추운 오늘 아침. 한 여성분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솔직히 미니스커트인지도 못 느낄 정도로, 오히려 그냥 상의라고 표현하고 싶어집니다- 에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다리. 그런 그녀가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뒤를 따라 가게 되었네요. 문제는 적나라하게 들어난 그녀의 속옷입니다. -_- 끄응-
나름, 짧은 미니스커트를 위해 일명 티팬티라고 불리는 속옷을 착용하셨네요. (아직까지 그 잔상이 아른거립니다. 난 여자인데, 왜?!)

출근하는 아침, 이런 장면을 한 여름이 아닌 한 겨울에 목격하게 되니 굉장히 새롭더군요. 보통 지나치게 짧다 싶을 경우, 핸드백이나 신문 등을 이용해 뒤를 가리곤 합니다만, 너무 당당히 올라가는 그녀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져 좀 떨어져서 가자 싶어 더디게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녀는 한참 앞서 계단을 올라가더군요.

뒤따라 벌어지는 신기한 광경. 출근하던 남성분들이 일정 간격 이상 그 여성분에게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 번잡한 출근 시간에 그 여성분 주위로만 뭔가에 뺑 둘러 쌓여 있는 듯 공백이;;

어떤 일을 하는 여성분이실까- 궁금해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요즘 애들이란… 쯧쯧쯧" 하시며 그녀를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오셨습니다. (그 여성분은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으니 마주본 상태에서 그녀를 향해 따끔한 충고를 하시는 듯 했습니다)

순식간에 그녀가 뒤를 그 남성분을 향해 돌아서더니 온갖 욕을 뱉어냈습니다.
"내가 무슨 옷을 입든 니가 뭔 상관이야. !@#%^@$%#$%"
제가 너무나 놀란 것은 그녀가 그렇게 욕을 하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얼굴을 보고 놀랬습니다. 너무나도 앳된 얼굴. 고등학생 아니, 중학생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너무나도 어리고 앳된. (물론, 의외의 동안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말입니다)

계단을 뒤따라 올라가던 다른 분들을 비롯하여 저도 냉큼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 냉큼 가던 길을 바삐 향했습니다만, 50대 중반의 그 남성분도 욕을 듣고선 뭐라 다음 말이 오갈 줄 알았는데 그저 혼잣말을 하시곤 갈 길을 그냥 가시더군요. (오히려 더 뭐라고 하는 것보다는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드셨나 봅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 아침, 스타킹을 신지 않은 맨다리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목격 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보다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속옷에 더 놀랐…) 50대 중반의 어른을 향해 온갖 욕을 뱉어내는 모습에 놀라고, (처음 들어본 욕이 많아 더 놀랐…) 예상했던 20대 중반의 직장인 여성이 아닌, 중학생 이라는 신분에 더 놀라고. (동안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서 놀랐…) 아침부터 많이 놀랐네요. =.=

교복 입은 박한별

너무나도 예쁘고 앳된 학생이었기에,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옷을 입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날씨가 영하 권에 머물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상태인데 그리 고운 다리를 내 놓으면 피부가 칼바람에 쉽게 건조해 지고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네요. 후- 그 여학생이 이 글을 볼까봐 제 본심은 말 못하겠습니다만... (후- 그래도 속옷노출은 좀 심하지 않았나- 이른 아침부터- )

-_-; 무슨 의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욕설. 너무나도 예쁘고 고운 여학생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아, 정말 처음 본 여학생이지만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언젠간 그 학생도 성인이 되고 나면 지금의 제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깨갱" 이른 아침, 살견미수 사건 발생

그야말로 "개고생"이군요-_-


매일 아침 5시 50분 무렵에 눈을 뜨는 저와 같은 방에서 자는 동생은 저와 달리 8시쯤 되어서야 눈을 뜨기 때문에 (대학생인 여동생의 여유라고 해 두죠) 아침이면 동생이 깰까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른 아침이다 보니 어둡지만 늘 그렇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욕실로 향하죠.

익숙한 일상이기에 그 날도 어김없이 자리에서 살포시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일어나는 순간, 발에 밟히는 묵직한 뭔가와 함께 들리는 소리 "깨갱" 앗, 이 소리는?!

실수로 캔디(집에서 키우는 사랑스러운 애견 시츄입니다)의 꼬리를 밟았나 싶어 냉큼 불을 켰습니다. 헌데 좀처럼 눈을 뜨지 못하는 이 녀석. 다리 쪽에서 자고 있던 캔디를 제가 밟은 것 같았습니다. 그것도 꼬리나 다리가 아닌...

다름 아닌, 머리 쪽을 밟았...

"어머, 어떡해... 캔디야... 캔디야..."

출근 준비로 분주한 시간인데도 머릿속이 하얘지고 멍해지더군요. 이런 저와 달리 막상 아픈 캔디는 그래도 좋다고 애써 꼬리를 흔들며 못뜨는 눈을 애써 힘주며 부릅뜨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출근은 해야 하기에 동생에게 부탁을 하고 부랴부랴 준비하고 출근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사람이었으면 살인미수야-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강아지니 살견미수- 가 되는건가요?

평소 항상 머리맡에 와서 자거나 팔을 배게 삼아 자던 녀석이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랍기도 하고 상당히 당황스럽더군요. 제가 출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캔디를 데리고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오른쪽 눈을 뜨지 못하는 것이 보이시죠?


문제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각막 손상. 경과를 지켜 보다 심하면 수술해야 할 것 같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하니. 그 순간(2초)의 실수로 인해 캔디의 목숨을 좌지우지했군요. 좀 더 충격이 심했으면 홍채까지 영향을 미쳐 실명의 위험도 있었다고 합니다.

퇴근 후, 집으로 와서 보니 깔대기 처럼 얼굴 부위를 막아뒀더군요. 가끔 TV를 통해 고양이가 이처럼 하고 있는 것을 보곤 했는데 막상 캔디가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안쓰러웠습니다. 
네- 다 저의 불찰입니다- 흑-
 

"이게 다 너 때문이다"


캔디를 무척이나 예뻐하는 동생과 어머니에게 크게 혼났습니다.

"너의 큰 덩치로 이 조그만 아이를 밟으면 어쩌자는 거냐?"
"정말 죽을 뻔 했네. 어휴"
"캔디는 조용히 잘 자고 있다가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했겠구나"

다음 날(토요일), 동물병원이 오픈하는 10시에 맞춰 캔디를 데리고 집을 나섰습니다. 2주간 부지런히 동물병원을 오가게 될 듯 하군요.

동물유기 조장하는 애완동물 진료 부가세 반대!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여기는 어제 왔던 곳이 아닌가?!"


캔디가 좀처럼 응시하고 눈을 떼지 못하길래 봤더니 역시나, 간식이 잔뜩-

병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2주간은 지속적으로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다행히 경과가 좋아 수술까진 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주사를 맞고 안약과 먹는 약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캔디야 화장실 가자"

화장실 가자는 말에 쪼르르 화장실로 가서 볼일을 보는 캔디.
 
"캔디야 약 먹자"

약먹자는 말에 쪼르르 도망가기 바쁜 캔디.
자신의 덩치보다 훨씬 큰 보호대를 하고서 걷는 뒷모습을 보니 그리 안쓰러울 수가 없습니다. 저의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2주 가까이 보호대를 하고서 힘들게 지내야 하는데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마냥 저를 보고 좋다고 꼬리를 흔들고 반갑게 맞아 주니 미안하고 또 미안하더군요.

5년 가까이 함께 해 온 가족과도 같은 존재. 오래오래 우리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머물러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강북구 인수동 | 보노보노동물병원
도움말 Daum 지도

"쿵쿵쿵" 지하철역 계단에서 구르다


신천역에 있는, 지하철 역에서 계단을 내려가려다 너무 예쁘게 물들어 있는 단풍나무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넋을 잃을만하죠?

 

, 진짜 예쁘다.”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나무만 바라보고 계단에 발을 딛는 순간!

계단에 떨어져 있던 낙엽을 밟으면서 미끌어져 계단에서 그대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 . . .

 

얼마나 내려왔을까요.

 

정말 어찌 보면 코믹하다 싶을 만큼 굴러 내려왔습니다. 문제는. 썰매를 타듯이 (다리를 앞쪽으로쭉 뻗은 상태에서 엉덩이만 쿵쿵거리며)미끄러져 내려온 게 아니라, 무릎을 꿇어 앉은 자세에서 그대로 쿵쿵쿵 떨어져 내려왔다는 거죠. 떨어지면서도 주위의 소리와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아구- 어떡해.”

어머머-“

저 사람 봐.”

 

- 창피하다-

 

멈춰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손도 발도,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쓸 수가 없더군요. 무릎이 까지고 발목도 아프고 온몸이 찌릿찌릿. 

 

걷기 조차 힘들만큼 너무 아픈데 하나, 아무렇지 않게 벌떡 일어나 , 최대한 표정은 아무렇지 않게, 약간의 웃음을 머금은 채로 , 도도하게 정면만을 바라보고 , 사뿐사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걸어 왔습니다. 지하철 역 계단이 꽤 길었는데 계단의 반 이상을 그렇게 굴러 내려왔더군요.

 

곧장 남자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해주니 너무 웃기다고 배를 잡고 웃는데 왜 그리 얄밉던지.

 

난 죽는 줄 알았다구!”

 

순간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이어 어떠한 순간에서건 방심해선 안되겠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하철 역 계단 입구부터 가방에서 카드지갑(교통카드가 들어 있으니)을 꺼내기 바빠집니다. 계단을 내려가며 가방 안에 시선을 응시하고 있거나 폰을 꺼내 문자 보내기에 여념이 없는 때도 있었습니다.

이 한번의 일을 겪고 나서는 절대 계단을 내려갈 때 다른 짓을 하지 않습니다. 조심조심 계단 내려가기에 여념이 없죠.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이 몇 일 전의 사건이 저에겐 꽤나 산뜻한 충격입니다. 일상 속 방심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에서도 조심조심.

 

여러분,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절대 딴 짓 하지 맙시다. _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2동 | 신천역 2호선
도움말 Daum 지도

지하철 손잡이에 제대로 한방 맞은 사연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싶으시죠?
아침부터 지하철 손잡이에 강하게 한 방 맞고 나니 아직까지 이마와 눈두덩이가 얼얼합니다.

지하철 3호선 8번객차 #11
지하철 3호선 8번객차 #11 by michael-ka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선 지하철 손잡이가 일부 지하철 손잡이만 높이가 낮아진건지 아니면 제가 탄 지하철의 그 해당칸만 손잡이가 그렇게 낮은지는 다소 의문이긴합니다. (알고 계신 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궁금궁금-)

오늘 출근길, 붐비는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사건은 발생했습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 밀려 좌석 앞쪽으로까지 밀려나 제가 서 있던 자리는 좌석 앞 손잡이가 위치한 자리.

이상하게 자꾸 손잡이가 자꾸 제 이마와 눈 주위를 툭툭 건드리니 고개를 좌로 꺾었다, 우로 꺾었다 그러고 서 있는데 제 우측으로 뒤에 서 계시던 아저씨 한 분이 제 이마 앞을 서성이고 있던 손잡이를 잡으시더군요.

"아- 다행이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제 눈앞과 이마 앞을 아른 거리던 손잡이가 보이질 않으니 참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내리실 역은 잠실역, 잠실역입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가장 많이 내리는 역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타는 역이기도 합니다.

그 순간, 지하철 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뭔가가 제 머리 뒤통수를 과하게 내려찍는.
순간 아찔해 지면서 멍해지더군요. 

"악"
손잡이를 잡고 계시던 아저씨께서 급히 내리시면서 손잡이를 손에서 놓았는데 그 손잡이가 제 머리 뒤통수를 제대로 내려 찍었습니다. 지하철 손잡이의 탄력성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뒤로 휙 잡고 있다가 놓으면 흉기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요? 

아프다는 소리도 못지르고 고개를 잠깐 좌측으로 돌리는 그 순간 다른 편에서 손잡이를 잡고 계시던 여자분이 또 급하게 손잡이를 놓으시면서 그 손잡이가 제 눈 주위를 또 내려 찍었습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픔.
 
아침부터 눈 주위가 빨개진 저를 보시고는 어디서 싸웠냐고 물으시는데, 참 민망합니다. =_=
손잡이가 눈을 찌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168cm 정도의 키에 구두를 신고 출퇴근 하는데, 이마와 눈 주위에 오는 손잡이를 마주할 때면, 덜덜덜;;

어떤 키를 표준으로 해서 손잡이를 낮추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식겁했습니다. =.=  사람들이 가득차 붐비는 상황에서 뒤로도 앞으로도 옆으로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지하철 손잡이로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네요.

문득, 손잡이를 스폰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뭘까요?
(끄응- 아...아파요...)


+ 덧붙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1, 2호선만 손잡이가 낮군요.
좌석 앞쪽 손잡이 높이가 170cm 기준이다 보니 제 키에서 구두를 신고 있어서 자꾸 제 눈 주위를 찔렀나 봅니다. 덜덜덜.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3동 | 잠실역 2호선
도움말 Daum 지도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쳐 엉덩방아를 찧은 사연


컴퓨터를 정리하다 예전 사진 한 장이 눈에 띄더군요.

지금 봐도 새롭습니다.

 

아마도 4년 전쯤의 일인 듯 합니다.

문정동 인근에 자취를 하고 있던 때인데요. 떡볶이와 순대를 잔뜩 사 들고는 기분이 업 되어 흥얼흥얼거리며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저희 집 앞 조그만 화단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얌전하게 앉아 화단 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있더군요. (문정동 로데오거리를 아시나요? 그 쪽 인근의 골목길이랍니다)

 


길고양이인데 그렇게 얌전히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조심스럽게 다가갔죠.

 

(당시 한 친구가 길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어떻게 길고양이가 피하지 않고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냐며, 놀라기도 했고 내심 어린 마음에 나도 길고양이와 사진 한번 찍어 보고 싶어- 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하하.)

 

보통 길에서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금새 자리를 피하기 마련인데 이렇게나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폰을 꺼내어 촬영을 하는데도 피하질 않더군요.

 

- 귀엽다

 

. 그렇게 별 생각 없이 귀엽다를 외치고 있는 순간, 고양이가 고개를 돌렸습니다.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는 동시에 조그만 소리가 들리더군요.

 

 

예상이 되나요?

 

…?!

 

그토록 귀엽다며 쳐다보고 있던 고양이의 입에는 생쥐 한 마리가 물려져 있었습니다. (덜덜덜)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있는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쭈그려 앉아 고양이를 보고 있다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생쥐를 입에 그대로 문 채, 저의 눈을 아무렇지 않게 마주보고는 보란 듯이 꼬리를 살랑살랑거리며 유유히 걸어가더군요.


한낮에 벌어진 일이다 보니 웃으며 친구들에게 쪼르르- 조잘조잘 이야기 하며 풀긴 했지만, 한밤중에 그런 장면을 봤다면 왠지 모를 으스스함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새삼 컴퓨터를 정리하다 이 사진 한 장을 보니 다시금 그때의 일이 떠올라 헛웃음이 나옵니다. 일상 속 예상치 못한 소소한 일들이 왜 그리도 재미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일이기에, 때론 무섭고, 때론 힘들고, 때론 즐거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활짝 웃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근거리며 길을 거닐어 봐야겠습니다. ^^

이렇게 소소하게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송파구 문정2동 |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도움말 Daum 지도

"비데야, 멈추어다오" 화장실에서 겪은 황당한 일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입니다. 

마음 같아선 제가 겪은 일이 아니라, 가명을 써서라도 다른 이가 겪은 일이라고 하며 써내려 가고 싶은데 말입니다. (나름 양심 있는 사람인지라... 응?)

직장 내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어느 곳에 가도 왠만큼 비데가 설치 되어 있는 듯 하네요. 

앞 상황은 알아서 예측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끄)

비데 버튼을 누르면 잘 아시겠지만, 비데 노즐에서 물이 분사 되어 나옵니다. 그리고 정지 버튼을 누르면 바로 멈추는게 정상이죠. 그런데 이 날, 바로 멈춰야 하는 이 비데 버튼이 고장이 난 모양입니다. 

멈춰지지 않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5분 가량을 어찌할 바를 모르며 발을 동동 굴린 것 같습니다. 
하아... 어쩌다가...

일어서자니 물이 튀어 옷이 다 젖을 것만 같고(그래도 직장인데, 옷이 젖은채 화장실을 나가면 아무래도 보는 시선이 =.=) 아무리 정지 버튼을 누르고 온갖 버튼을 눌러봐도 멈추지 않고 뿜어대는 물. 허리를 최대한 꺾어 뒤를 돌아보니, 있습니다! 콘센트 말입니다!

그래. 저걸 뽑자. 라는 생각에 힘껏 뽑았는데 제 팔이 짧아서일까요? 제가 힘이 없어서일까요? (힘이 없는 건 아닌 것 같고)

온갖 생각이 머리속을 지나갔습니다. 
물 세기 버튼과 정지 버튼을 번갈아 가며 여러 번 꾹꾹 누른 끝에 겨우 멈췄습니다.  

비데 버튼이 이렇게 말썽을 부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뭐냐...)

조...조심하세요...

이건 뭐 결론도 없고 요점도 없고. 네. 그저 하소연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쩌요. 흑.

DAUM View BEST로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