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여자친구가 질투의 화신이 된 이유

자비로운 여자친구가 질투의 화신이 된 이유 - 질투에 사로잡힌 여자친구 달래는 법

남자친구가 장난으로라도 저에게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이 질투심 유발입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연애 초기(사귄 지 1년 정도 되었을 무렵)에 있었던
한 사건 때문인데요.

그 한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남자친구에게 저의 모습은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자비로운 여자친구였습니다. 남자친구의 "넌 왜 질투를 안해?"라는 질문에도 "내가 질투를 왜 해. 호호호."라고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도 철~ 철~ 넘쳐 흘렀습니다. 
 

흥. 질투심 유발? 그런 건 나한텐 안 통해. 라는 생각으로 괜한 오기를 부리며 질투 따윈 전혀 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과 제스처로 남자친구를 마주했었습니다. 그렇게 질투심이라곤 없는 여자로 지내왔건만 그 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질투의 화신으로 찍혀 버렸습니다.


5초가 1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졌던 그 순간



저보다는 남자친구와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온 선배 언니와 식사를 하다가 남자친구의 어디가 그리 좋으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웅이 어디가 그렇게 좋아? 뭐 성격 좋은 건 나도 오래 봐왔으니 알겠고. 또 어떤 점이 끌렸어? 외모?"
"다 좋죠! 음… 아! 맞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오빠 손 예쁘지 않아요?"
"손? 웅이가 손이 예뻐? 손을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한 번 보세요. 진짜 손 예뻐요."
"응. 한 번 봐야겠다."

 

언니의 질문에 얼떨결에 남자친구 손이 정말 예쁘지 않냐며 자랑 아닌 자랑을 했는데요. 그게 계기가 되어 며칠이 지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그 언니가 고의로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말이죠. -.-

 

"어? 너 정말 손이 예쁘네?"
"응?"


순식간에 내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

 


솔직히 처음 보는 사람도 아니고 잘 알고 지내던 사이었던 터라 그 언니가 남자친구의 손을 잡는 것에 대해 그리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입니다. 뻔히 알고 있고, 예측 가능한 상황임에도 어째서인지 열이 확 나더군요.


질투하지 않는 게 아니라 질투하는 것을 숨기는 것



몇 초 남짓 되는 시간 동안 남자친구 손을 잡고 '손이 예쁘다'는 말로 이리저리 돌려 보던 선배 언니. 제 눈 앞에서 제 남자친구 손을 다른 여자(그 순간 만큼은 선배 언니가 아닌 그저 다른 여자)가 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욱하더군요.

분명 몇 초 남짓의 짧은 시간이었을텐데 제겐 상당히 긴 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음속으로 꾹꾹 '워- 워-' 를 외치며 다른 사람들도 함께 있는 자리이다 보니 애써 태연하게 웃어 넘겼습니다. 그렇게 꾹꾹 눌러 담았던 마음은 정작 그 언니가 사라진 뒤, 남자친구에게 토해냈습니다. 

 

"오빠."
"응?"
"선배 언니한테 손 잡히고도 가만히 있더라?"
"뭐? 언제? 아, 아까? 그러게 말이야. 갑자기 내 손을 잡길래 나도 당황했어."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최대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급기야 질투 폭발!

 

"아니. 그 언니는 오빠 손이 예쁜지 한 번 보라고 했는데, 왜 남의 남자 손을 잡고 난리래! 어이없어!"
"아, 네가 내 손이 예쁘다는 말을 했었어?"
"왜? 내 말이 틀렸어?" -_-^
"아… 아니."
"왜 손 계속 잡고 있었어?"
"내가 언제 계속 잡고 있었어... 내가 잡힌 거지. 5초? 10초 밖에 안될 걸..."
"아니거든! 엄청 오래 잡혀 있었거든?!"

 

그야말로 질투의 화신이 되어 열을 내뿜었습니다. 너도 잘 아는 선배 언니이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선배이기 이전에 어쨌건 여자잖아!'라는 말을 투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네.

자비롭고 쿨했던 여자친구의 이미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질투에 눈이 먼 한 여자가 되어 있더군요.


혼자 질투하고 혼자 열내고... 이상한 애로 보겠지?


단 한번도 '나 지금 질투하고 있어요' 라는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보니 그 날의 제 모습은 제가 생각해도 황당했습니다. 질투 따윈 모르는 줄 알았는데, 질투하더라도 절대 표내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무너지다니!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질투의 화신이 되어 한참 열을 내고서야 갑자기 든 생각.

'혼자 질투하고 혼자 열내고 완전 이상한 여자애로 보겠지?' ㅠ_ㅠ

으헉. 한참 열을 내고 진정이 될 때 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민망뻘쭘함. 그런 저를 달래 준 사람은 남자친구였습니다.  
 

"난 너 질투 같은 거 안 하는 줄 알았어."
"질투를 안 하는 여자가 어디 있어!"
"아니. 지금까지의 넌 워낙 쿨하고 담담했으니까."
"..."
"나도 질투 많이 하는데, 남자라서 아닌 척, 꾹 참는 거야."
"음... 그래?"

"하긴, 내가 너였어도 열냈을거야. 우리 서로 질투의 화신인 거 알았으니가 이제 서로에게 질투 할 일 없게 하자."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남자친구 입장에서 충분히 황당할 법 한데, 저를 단순 질투녀로 몰아세우지 않고 '앞으론 오해할 일이 없도록 하겠다. 서로 오해할 일 없도록 하자. 질투할 일 없도록 하자.'라는 그 말이 6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 이후로 단 한번도 질투의 화신이 되어 화르르~ 불타 올랐던 기억이 없습니다. 마음 같아선 그 때의 그 질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면 싶기도 하고요. :)

귀여운 질투는 사랑의 향신료, 의심은 이별을 향한 지름길

남자친구와 한 소모임을 통해 연인의 사이로 발전한 경우인지라 그 소모임의 사람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아래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남자친구와 한참 불타오르는 연애를 하고 있던 연애 초기에 겪었던 일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언니라지만, 왜 내 남자친구의 손을!

"어? 웅이, 너 남자치고는 손이 참 예쁘다."
"아, 그래?"
"응. 예뻐."

오랜만에 만난 모임의 사람들. 그 와중에 저와 가깝고 친한 언니가 제 남자친구의 손을 보곤 예쁘다고 이야기를 하며 남자친구의 손을 잡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목격했습니다.

난 질투의 화신! 질투 폭발! 화르르-

1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아마 10초도 안되는;;)이었지만 그 순간 제가 느끼기에는 5분은 족히 되는 시간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사이, 이미 마음 속에 응어리처럼 뭔가가 마구마구 쌓이고 있었죠.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언니라지만, 감히 애인 있는 남자의 손을 덥석 잡다니!

가만히 있는 남자친구의 손을 잡은 건 그 언니임에도 언니를 향한 악감정보다는 손이 잡힌 채, 가만히 있었던 남자친구를 향한 울분이 터졌습니다. 어디서 감히 손이 잡힌 채, 가만히 있는 거야 -_-^

사회생활 참 잘하는 버섯. 그 광경을 목격하고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내색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모임을 마치고 남자친구와 단둘이 집으로 돌아가던 길. 꾹 꾹 참고 있던 속내를 드러내고야 말았습니다.

"아까, 손 잡힌 채 가만히 있던데? 왜 그랬어?"
"응? 뭐? 아, 아까? 맞아. 나도 순간 당황했어."
"옆에 여자친구가 빤히 보고 있는데 어쩜 그래?"
"아니. 진짜 너무 순식간이었어. 하하. 그래서 너 질투 하는 거야?"
"아니? 내가 왜 질투해?"
"질투 아님 뭐야?"
"몰라. 아무튼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실망이야."

연애 초기에는 이처럼 정말 짧은 사이 일어난 일에도 두 눈을 부릅뜨고선 엄청난 큰 배신을 당한 것 마냥 감정적으로 화를 내곤 했습니다. 남자친구 입장에선 그야 말로 '헐!' 이었겠죠.

질투는 하되, 의심은 하지 말자

연애 초기>> '질투하냐'는 말에도 으르렁! 감정적으로 대응하다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

"삐쳤어?"
"아니. 내가 왜?"
"에이, 말해봐. 삐진 거 같은데?"
"아닌데?"
"뭐야. 질투하는 거야?"
"아니! 내가 질투를 왜 해? 어이 없어."
"그런데 왜 그래?"
"뭘 왜 그래야? 내가 뭘 어쨌다고?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너 진짜 너무하다."
>> 자연히 싸움으로 번지는... -_-;;

5년 후>> 질투하고 있음을 귀엽게 드러내기, 그래도 남자친구를 믿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삐쳤어?"
"응. 아주 단단히 삐쳤어."
"에이, 왜 그래~ 기분 풀어."
"속상해. 잘생긴 남자친구를 두니까 자꾸 주위에서 집적대는 것 같잖아. 잘생긴 남자친구를 두면 이래서 안좋다니까! 흥!"
"하하. 말도 안돼!"
"그치? 말도 안되지? 하긴, 우리 오빠가 얼마나 지조 있는 남잔데! 난 오빠 믿어! 히히히."
"하하. 나도 너 믿어!"
>> 갑자기 급 러브러브모드!

변화가 느껴지나요? 연애 초기에는 질투하냐고 물으면 "내가 질투 따위 할 것 같애?" 라는 나름의 자존심을 지키려 아둥바둥 거리며 더 화를 냈고, 점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쌓이고 나니 질투하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응. 나 지금 질투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것 말이죠. 질투는 하되, 의심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전엔 질투는 질투대로 하면서 의심 한 가득 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추궁하기 바빴으니 말이죠.

굳이 비밀번호를 공유하지 않아도 서로를 믿을 수 있어!

연애 초기에는 핸드폰 비밀번호며, 미니홈피 비밀번호까지 모두 서로 공유하고 알고 있었습니다.

"이 여자는 누구야?"
"아, 초등학교 동창이야."
"왜 연락해?"
"동창회 하는데 안나갔더니 왜 안나왔냐고 연락 온거야."
"여자친구 있는거 몰라?"
"아니. 내가 말했어."
"알.겠.어." 

그리고 실제 핸드폰 비밀번호를 열어 남자친구의 문자를 보다 한 여자에게서 온 문자를 보고선 남자친구와 다투기도 하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전 남자친구 핸드폰 비밀번호를 모릅니다.

하지만, 데이트를 하는데 옆에서 열심히 문자를 보내는 것 같아서 곁눈질 하며 "뭐가 그렇게 바빠?" 라고 물어보면 "아, 미안. 아버지가 오늘 식사 어떻게 하냐고 물으셔서 문자 보내고 있었어." 라며 바로 문자 내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로 데이트를 하는 동안엔 회사에 급한 일이 있거나 다른 일이 있지 않는 이상 핸드폰을 꺼내 놓지 않습니다.


연애초기엔 데이트를 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바쁠텐데 눈 앞에 보이는 핸드폰을 보고 "핸드폰 줘봐!" 라며 서로의 핸드폰 확인하느라 바빴습니다.
핸드폰 비밀번호를 공유함으로써 서로가 자주 싸우고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차라리 서로 데이트 할 땐 (다른 급한 연락을 기다리는 일이 없다면) 핸드폰 무음으로 두고 서로 앞에서 꺼내지 말기! 를 먼저 실천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이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지금 이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1분 동안 손을 잡았던 언니도 아니고 6개월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과거 초등학교 동창도 아닌, 1주일에 한번 혹 그 이상은 꼭꼭 만나는 제가 여자친구이자, 이 사람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 또한 그 사람들이 아닌 바로 저입니다.

혹 연애 초기의 저처럼 질투의 화신이 되어 남자친구를 의심하거나 여자친구를 의심하고 있진 않나요?

지금 이 순간, 이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으며 믿어 줘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질투가 의심으로 번지고, 의심이 다시 서로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겠죠? 질투는 많이 많이 하세요! 단, 의심은 절대 하지마세요!
 

질투를 '하는' 입장에선 질투를 드러내되 그래도 난 당신을 믿고 있어요-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좋고, 질투를 '받는' 입장에선 질투가 질투로 그치고 의심으로 번지지 않도록 상황 설명을 잘 해주고 애시당초 의심을 받을 상황은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모두모두 예쁘게 사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