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껌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동생의 미소

요즘 가족이나 사랑을 주제로 한 광고가 많이 보이는 듯 합니다. 가족을 주제로 한 AIA 광고를 보고선 아련한 한 때의 추억이 떠올라 저도 끄적여 봅니다.

늘 남자친구와의 사랑을 다루다 동생을 향한 제 마음을 드러내려니 어색하기도, 민망하기도 합니다. 하핫. ^^; 

제겐 저보다 여섯 살이 어린 여동생이 있습니다. 이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직 준비를 하느라 고민이 많은 동생의 모습을 보면 한 때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답니다.

여섯 살이 되던 해, 귀여운 동생이 태어나다

제가 여섯 살이 되던 해, 어머니가 한동안 집에 오시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는 어디갔어요? 엄마는 왜 안와요?"  라는 질문을 아버지께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 데리고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라는 아버지의 말에 그저 "빨리 다녀오세요" 라는 말을 건네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동생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게 없던 때라 그저 동생 데리고 올 테니까- 라는 말이 생소하기만 했습니다. 집 문이 열리고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동생이기보다는 오랜만에 만난 어머니의 모습이 반가워 자꾸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동생이라는 존재를 인지했던 것 같습니다.
툭하면 엉엉 울어대는 모습이 너무나도 미울 때가 많았지만 왠지 모르게 응얼 거리며 이야기 하는 동생과 전 제법 대화가 잘 통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동생이 너무 너무 귀여워서 손을 꽉! 잡곤 했는데, 정말 으스러 질 정도로 말이죠. 전 그게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는데 동생은 그럴 때마다 손이 아프다고 징징 거렸는데 전 또 왜 그렇게 꼭 안아주고 손을 꽉 잡으며 그것이 제 나름의 애정표현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도 그 습관은 없어지지 않은 것 같아요. ^^; 
여섯살이라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나다 보니, 전 이미 훌쩍 커 있고, 아직 동생은 아장 아장 걸음을 떼고 있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동생과 함께 자려고 하는 저를 말리기에 바빴습니다. 전 꼭 동생과 함께 자고 싶다고 투정 부렸죠. 늘 방에서 혼자 뒤척이며 잠들곤 했는데 동생이 생기고 나서는 늘 동생을 먼저 챙겼고 동생과 함께 잠들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익숙하게 동생이 옆에 없으면 잠들지 못했답니다. 그만큼 제게 귀여운 동생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동생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이유

동생이 유치원을 졸업하던 날, 아버지가 사업으로 운영하고 계시던 공장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어머니의 약지가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던터라 아버지도 어머니를 부축하여 병원으로 향했고 바로 접합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급박한 상황이었던터라 안타깝게도 동생의 유치원 졸업식엔 가족 어느 누구도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전 당시, 초등학생이었으니 그런 상황도 전혀 모른 채, 학교에 가 있었겠죠.
 
그리고 동생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식 어느 사진에도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은 없습니다. 동생이 일곱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헤어지셨으니 말이죠.  

"언니야 주려고 가져왔다"

일곱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동생에게 부모님의 헤어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제게 친구에게 받은 껌인데 하나 밖에 없다며 언니에게 주려고 가져왔다며 작은 고사리 같은 손을 내미는 동생이 그렇게나 안타깝고 미안하고, 고마울 수가 없더군요.

"언니야, 이거 먹고 힘내라"

요즘에도 이 풍선껌이 판매를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전 풍선껌을 좋아하지 않는데 동생은 제가 풍선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제가 대학생활로 자취를 하면서 떨어져 있을 때에도 중학생이 된 동생은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저를 걱정하며 종종 편지에 풍선껌을 넣어 보내곤 하더군요. 

동생이 보내온 편지에 쓰여진 "나도 언니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라는 편지의 글귀는 조금씩 나태해지던 저를 꽉 붙잡아 주더군요. 동생에게 창피하지 않게 열심히 해야 겠다- 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그렇게 제게 동생은 가족이자 친구였고, 친구이자 든든한 응원자였습니다. 

그렇게 여섯 살이나 어린 동생이 때론 언니처럼 저를 먼저 챙겨주고 걱정해 주는 모습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었답니다. 아직까지도 제 다이어리엔 그 흔적이 고스란히 그 때의 기억과 함께 잘 남겨져 있답니다.  
 

결혼하면 아들 딸 구별 말고 꼭 둘 이상은 낳자고 우기는 남자친구

남자친구가 건넨 풍선껌을 받아 들고선, 풍선껌을 보고 생각난 동생의 에피소드를 남자친구에게 이야기 해 줬더니 동생이 있는 제가 부럽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2003년 4월의 어느 날, 받은 풍선껌


"그래. 그러니까 우리, 결혼하면 아들 딸 구별 말고 꼭 둘 이상은 낳자!"
"엥?"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 넌 동생이 있으니 그 외로움을 모를거야!"

동생 이야기를 듣던 남자친구의 "둘 이상은 꼭 낳자"는 말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보통 가족이라고 하면 부모님을 먼저 떠올리게 되고 어버이날이 따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은 각별하지만 의외로 가장 가까운 형제, 자매 사이에 그러한 마음을 나눌 기회는 없는 것 같아요. (특히, 남매는 더 힘든 것 같아요;)

동생은 알까요? 언니가 얼마나 동생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말이죠. :)

"너무 다른 자매" 어른이 되고 나니

 

어머니가 몸이 부쩍 편찮아지신 이후로, 줄곧 가사일은 동생과 제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동생과 제가 자매 사이(무려 여섯살 차)임에도 불구하고 사뭇 다른 성향을 가진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록달록 화려한 것과 예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동생, 반대로 전 오히려 단색으로 심플하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죠. 동생은 계획을 하나하나 세우고 실천하는 것 보다 한번 하고자 했으면 생각하고 바로 실행해 버리는 스타일이라면 전 미리 계획을 하나하나 세우고 스케줄러에 메모하며 하나씩 하나씩 급한 것부터 해결해 나가려는 스타일입니다.

SCARLETT JOHANSSON AT SELFRIDGES
이렇게 출근하라고 하면 전 멈칫 할 것만 같습니다

공부하는 스타일에서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전 10시만 넘으면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스르르 잠들어 버립니다. 커피를 다섯 잔을 마셔도 깊은 잠을 방해한다는 커피라 할지라도 저에겐 속수무책인가 봅니다.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겠다- 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죠. 그래서 일까요. 시험기간마다 날새서 밤샘 공부하는 것 또한 제게 있어선 하나의 크나큰 고문입니다. 반대로 동생은 새벽 2시건, 새벽 3시건. 붙잡고 물고 늘어져 절대 졸지 않습니다. 날 새서 공부한다는 것. 정말 제 입장에선 대단하게만 느껴집니다.

Students Face Crucial Exams For University

이러한 동생과 저의 반대적인 성향은 가사일을 함에 있어서도 드러납니다.

Graffiti Work Higlights Political Issues For The Aids Crisis In Africa

아무리 밤 늦은 시각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더라도 제가 책임지고 하는 것은 설거지입니다. 설거지나 청소는 따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하는 스타일이죠. 하지만, 아무리 시켜도 절대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요리' 입니다.
제 나름, 절대 못해서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못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이렇게 우깁니다)

동생은 인터넷으로 오늘은 어떤 요리를 만들어 볼까 직접 찾아 보기도 하며 장을 보며 어떤 식재료가 저렴한지 직접 눈으로 보고 꼼꼼하게 고릅니다. 우유 1L가 요즘 얼마인지 모르는 저와 어느 브랜드의 우유가 얼마 정도이며 이 정도 금액이면 괜찮은 금액이니 지불하고 구매해야겠다- 라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동생은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죠.

그래서 가사일을 할 때, 동생은 요리를 하고 전 청소를 합니다. 동생은 청소보다 요리가 훨씬 재미있다고 외치는 반면, 전 요리보다 청소를 더 즐거워합니다. (저 이러다 결혼 못하면 어떡하죠?)

제 스스로가 생각해도 청소를 상당히 즐기면서 합니다. 뭔가 하나하나 정리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뭔가 뿌듯함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평소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고스란히 청소를 하면서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동생은 요리를 하면서 기쁨을 느끼더군요. 맛있다고 하면 아주 좋아하는 그런 마음 말이죠.

어렸을 땐 서로의 성향이 너무나도 달라 다투기도 했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서로가 어느 새 성인이 되어 지내다 보니 언제 그렇게 다퉜냐는 듯이 서로 이해하며 지내니 참 좋습니다. ^^

동생아, 사랑한다!!!

이 간단한 유부초밥도 만들어서 먹으라고 하면 전 귀찮아서 "안해" "안먹어" 를 외칩니다. =.=

미리 준비해 둔 유부.

정말 맛있어 보이죠?

동생표 유부초밥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