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아픈 것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엊그제부터 몸이 좋지 않았는데, 어제 드디어 터졌습니다. ㅠ_ㅠ 배가 너무 아파서 출근이 좀 늦어질 것 같다고 회사에 전달하고 힘겹게 만석의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배가 아프니 지하철의 쌩쌩한 에어컨 바람이 너무나도 싫더군요. 열차에서 바들바들 떨다 몇 정거장 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 화장실로 직행했어요. 그리고 2시간 가량을 화장실에서 버틴 것 같습니다. -.-

 

직속 상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출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달했습니다. 다소 냉소적이고 짧은 한마디 '…알았다.' 라는 직장 상사의 반응에 괜한 서러움이 밀려 왔습니다.

 

정작 직속 상사가 아닌, 같은 부서의 상사분들은 '몸 관리 잘해.' 혹은 '아파서 어떡하냐.그래. 푹 쉬어라.'는 반응이었는데 가장 가까운 직장 상사가 '꾀병 아니냐?'는 식의 반응이 너무 서운하더군요.

 

한참 동안을 화장실에서 버티다 병원으로 향하니 세균성 감염에 의한 설사라고 하더라고요. 직장생활을 하며 점심이며 저녁이며 주로 밖에서 식사를 하는데 어디에서 뭘 먹고 그랬는지 통 감이 안 오더라고요.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다 보니 '난 꾀병이 아니오!' 라는 인증샷이라도 남겨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마음 같아선 직장 상사에게 이 인증샷을 날리고 싶었지만, (-_-^) 그 대신, 남자친구에게 날렸습니다.
 

 

"어느 병원이야? 바로 갈게."

 

입원한 게 아니라 3시간 가량 링거만 맞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거라며 설명을 해도 혼자 심심하지 않냐며 오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정작 남자친구네 집에서 병원까지 거리가 2시간이나 걸리는데도 말이죠.

 

"내가 상사가 된다면 절대 그런 상사는 되지 않을 거야. 사람이 아프다는데…"
"그러니까 상사 눈 앞에서 쓰러졌어야지."
"아픈 것도 그렇게 조절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지." ㅠ_ㅠ

 

아파서 서러운 건지, 직속 상사의 냉담한 반응에 서러웠던 건지. 마음이 너무나도 불편했습니다. (쉬어도 쉬는게 아니야) 다른 분도 아니고, 바로 직속 상사가 아래 직원을 믿지 못하다니...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아픈 것도 내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 덧) 오늘글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어느 한 직장인의 푸념글이었습니다. ㅠ_ㅠ

섣부른 판단이 굴욕을 부르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어울려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멀찌감치서 정장을 입은 두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직감적으로 "고객유치하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판촉 활동, 혹은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 괜찮으시면 잠깐 이야기 나눠도 될까요?"

역시, 예상했던 것처럼 한 사람이라도 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보험 업계 종사자더군요. 얼떨결에 친구도 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았던 터라 이야기를 들어볼까- 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직장인이시죠? 업종이?"
"전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친구는 병원에서."
"아, 이과계 전공이신가봐요. 아무래도 이과계 전공하신 분들이 재무적인 지식에서는 약할 수 밖에 없죠."
"…"
"그럴수록 관리가 필요하죠. 저희 업계에서는 이처럼 재무지식이 약하신 분들을 위해서 맞춤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요즘 이율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시죠?"
"…"
"요즘 보험도 잘 알아보고 가입하셔야 되요. 뒷통수 치는 보험 업계도 얼마나 많은데요. 이과계 전공이시니 모르시는 게 당연해요. 모를수록 창피해 하지 마시고 궁금하신 것 여쭤보세요."

한참 동안 이야기를 들으면서 말끝마다 "IT업계에서 일하시니 재무지식이 약할 수 밖에 없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으니 이런 정보를 얻기 힘들다. 우리에게 믿고 맡겨 주시면 부족한 지식을 채워 주겠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이과계 전공이니 재무지식이 약할 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황당했고, 단순 IT 업계에 종사한다는 것만으로 엔지니어 혹은 이공계가 주 전공일거라 생각하는 그들의 말에도 상당히 놀랬습니다. (실제 엔지니어이면서 재무지식에 훤한 분들도 상당히 많은데 말이죠)

"이 친구나 저나 경영학, 경제학이 주 전공이에요. 거기다 전 IT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엔지니어가 아닌 관리팀 소속이에요."

잠시 멈칫 하시더니 제가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자 그제서야 "아, 그럼 보험 업계에 대해 잘 아시겠네요." 라며 멈칫거리며 말을 이어가시더군요.

이와 유사하게 3년 전 쯤 한 컴퓨터 조립 업체에서 구매한 컴퓨터 쿨러에 이상이 생겨 컴퓨터 A/S를 맡겼는데 메모리 카드 하나를 빼고 다시 보내온 업체에 항의한 적이 있습니다.
쿨러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무료 A/S 기간이었던 터라 업체에 문의하여 A/S를 맡긴 건데 단순히 '어린 나이의 여자'라는 이유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거라 생각하고 쿨러를 새 부품으로 교체 하면서 메모리 카드를 슬쩍했더군요.

거듭 미안하다고, 직원이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이야기 했었죠.
실수로 컴퓨터 본체에서 메모리 카드를 꺼내서 빼돌려? -_-??? 쩝.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한 모습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실수를 범해서도 안되고, 다수의 모습을 떠올리며 소수 마저 그럴 것이라 생각해선 안됩니다.

보험 업체의 직원이나 조립컴퓨터 업체의 그 직원이나 그런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되고 상대방이 모를 것이라는 짐작 하에 사기를 치려는 몇몇 분들을 만나게 되니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우물만 파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고 많은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J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이웃과 교류하며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 덧붙임) 아홉 살 꼬맹이에게 당한 굴욕

"어? 파워포인트 2010 버전이네? 2007이랑 다르네?"
"민수 파워포인트 잘 해. 잘 모르겠으면 민수한테 물어봐."
"야. 아홉 살 꼬맹이가 파워포인트를 어떻게 알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형. 나 할 줄 알아. 학교 과제도 파워포인트로 하는데?"
"…"

근무시간에 딴 짓 하던 직원, 알고 보니

"이봐. 자네 지금 근무 시간인데 뭐해?"
"네?"
"지금 주식 창을 보고 있잖아."

근무 시간, 모두가 바쁘게 업무를 하고 있는 와중, 한 사람의 화면에 띄어진 주식 창을 보고선 다른 관계사에서 찾아온 부장님이 한 과장님을 향해 소리치셨습니다.


"아니, 모두가 근무하느라 바쁜 오전 시간에 장이 열리자 마자 주식 창부터 보고 있다니. 말이 되나?"

많은 이들에겐 이미 그 부장님은 일명 '부사장님'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직급이 높아짐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서 그 분은 더 높은 직급으로 불리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원일 때는 대리라고 불리었고, 대리일 때는 차장으로, 차장일 때는 상무로, 부장이 되고 나니 부사장으로 불리어지는 그 회사에서는 입사할 때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분이었죠.

타 회사에 와서 근무 시간에 딴 짓 하는 놈을 잡아 냈다는 뿌듯함에 어깨를 쭉 펴고 활짝 웃으시던 부장님과 달리, 주위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맞춰봐. 어떻게 됐을 것 같애?"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근무시간에 주식 창 보고 딴 짓 하다 걸린 거니까 그 과장님이 잘못하긴 했네."
"거봐.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음, 솔직히 직원들 사이에 그 부장님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돌아도 그렇지, 틀린 말 한 건 아닌데 뭐…"

친구에게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한 부장님에 관한 이야기. 자신의 잣대를 세우는 것은 좋지만, '그 잣대가 무조건 옳다'라는 신념 아래 무작정 여러 사람들에게도 그 잣대를 세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선 썩 좋은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 봐도 그 부장님이 잘못한 것보다는 근무시간에 주식 창을 보고 있던 과장님이 잘못한 게 아닌가 싶어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 과장님은 IR 담당이셔."
"헉. 주식담당자셔?"
"주식 업무를 맡고 계시는 분에게 근무시간에 주식 창 보고 딴 짓 한다고 말했으니 주위 직원들 반응 상상 되지?"
"와- 정말 기막힌 반전이네."

친구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 전까지만 해도 예상치 못한 기막힌 반전이더군요.

사람은 종종 자신의 잣대를 세워 다른 이를 평가하고 판단하곤 합니다. 저 또한 그런 실수를 저지르곤 하는데요. (때론 실수 할 수 있는 사…사람이니까요…) 아하하... 나 떨고 있니?... 

다시금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제가 가진 생각과 기준이 무조건 옳다라는 생각 아래, 다른 이를 평가하고 있진 않은지, 다른 이를 견주어 보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정의 내릴 수 없어. 어차피 똑같은 사람인걸."

+) 덧붙임 : 쉽게 사람을 함부로 단정 짓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런 실수를 하는 것 또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

아낌없이 주는 나무, 친구의 의미를 돌아보니

 

오랜만에 고향에서 친구가 서울로 올라와 주말을 함께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한참 힘이 들었던 시기에 알게 된 친구. 정말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이자, 존경하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늘 책임감 가지고 성실히 하는데다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말 부지런하다 싶어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제가 한없이 게으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 그만큼 배울 점이 많은 소중한 친구이죠.

 

고3 때를 떠올려 보면, 전 무척이나 '국사'라는 과목을 싫어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늘 공부를 하면서도 원리를 이해하면 풀 수 있는 수학이나 과학은 좋아하는 반면 국사라는 과목 자체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주위에서 '국사는 이해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암기 과목이잖아!' '외워!' 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뭔가 이해를 해야 외우지- 라는 생각이 컸던 거죠. 그 와중에 이 친구가 제가 답답해 하는 부분을 속 시원하게 긁어 줬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 나가며 함께 힘든 시기를 겪어 나간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 부분에 대해 포스팅 할 기회가 있다면 과감히 성적 변화와 함께 공부방법을 공개하고 싶습니다. +_+ 끝없이 곤두박질 치던 성적이 어떻게 올라갔는지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이 친구 덕분에 얻은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음, 이 친구를 보면 늘 떠오르는 동화가 있습니다. 바로 "아낌 없이 주는 나무" 입니다.

 


 

전 이 친구에게 늘 받기만 한 것 같은데, 이 친구는 늘 자신이 받은 게 많다며 뭔가를 늘 내어놓습니다. 그 중 제일이 바로 이 말입니다.

 

 

"난 너가 너무 자랑스러워. 넌 진짜 자랑스러운 친구야."

 

이 말이 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 친구는 알까요?

 

모처럼 이 친구가 먼 지방에서 서울로 온 터라 많이 피곤할 것 같고 아침 식사를 못할 것 같아 집에서 부지런히 도시락을 쌌습니다. 그렇게 도시락을 싸 들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더 많이 예뻐졌겠지? 지금도 여전히 '꺄르르' 잘 웃겠지? 이런 저런 생각에 한껏 들떠서 말이죠. 친구와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 난 이후로는 좀처럼 서로 얼굴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간헐적으로 2년에 한 번씩 혹은 1년에 한 번씩 꼭 얼굴을 마주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가끔씩 만나도 매일같이 만나왔던 친구처럼 편하고 그리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멀리에서부터 제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손을 흔드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만나자 마자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 동생의 안부를 물으며 가족처럼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습니다.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있지만 '친구'라는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가끔씩 시간이 서로 되면 함께 만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존재-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 덕분에 친구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내어 보고 깊이 반성하게 되는 듯 합니다.

 

"야야, 내가 낼게. 왜 너가 서울까지 와서 너가 내려고 해."
"이전에 내가 서울에 왔을 때 너한테 신세 많이 졌잖아."

 

서로 돈을 내겠다고 지갑을 여는가 하면 서로 돈을 내지 말라며 밀어내기 바빴습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잖아."

 

 

다른 친구들과 만나면 늘 그렇듯 더치페이를 고수하고, 하나의 정해진 룰처럼 한 사람이 내면 다음은 다른 한 사람이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만나는 친구들이나 저나 누구든 한치의 거부감 없이 그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돈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민감해 질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헌데, 이 친구. 다른 친구들과 달리 자꾸 자기가 내겠다고 합니다. 전 해 준 게 없는데 자꾸 받은 게 많다고만 하는 친구. 그러니 저도 안간힘을 써서 제가 내겠다고 안달인 거죠.



 

"이건, 중간에서 너가 꿀꺽 하면 안된다. 꼭 어머니 갖다 드려라."
"이게 뭔데?"
"뭘 사드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많은 건 아니고. 직접 얼굴 뵙고 인사 드렸어야 되는데"

 

어머니께 갖다 드리라며 내미는 조그만 봉투. 상품권이더군요.

 

그 친구는 조그만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제 친구가 저의 어머니께 이러한 선물을 챙겨 준다는 것 자체가 제겐 너무나도 큰 자랑거리이자 큰 기쁨이었습니다.

 

 

"엄마, 나한테 이런 친구가 있다니까!"

 

가족에게 친구 자랑 늘어 놓기 바빴습니다. 나에겐 '이런 친구가 있어!' 라며 말입니다. 이런 친구가 있어 세상 살 맛 난다! 라는 생각도 들면서 말입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많은 시간을 보내왔지만 단 한번도 그 친구의 어머니께 선물을 해 드린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헌데, 이 친구를 통해 '친구의 어머니께 건네는 선물' 이 얼마나 깊은 의미의 선물인지 깨달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선물을 받은 것보다 더 기분이 좋고, 어머니께 '제겐 이런 자랑스러운 친구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선물을 받은 어머니도 좋아하시니 말입니다.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계속 이런저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 그것도 선물해 줄걸.' '서울에 왔으니 그 맛집을 소개해 주고 같이 갔어야 되는데.'

 

그리고 오늘 아침, 친구가 선물해 준 옷을 입고 기분 좋게 회사에 출근하고 나니, 직장 동료이자 직장에서 절친한 언니가 물었습니다.

"어? 이거 처음 보는 옷인데?"
"고향 친구가 사 준 옷이에요. ^^"
"음, 근데 친구가 너한테 옷을 왜 사 줘?"
"네?"
"너 생일이었어? 무슨 날이야?"
"아뇨. 아무 날도 아닌데…"
"근데 왜 사 줘? 오~ 친구가 돈이 많은 가보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친구가 돈이 많은 가보다'라는 마지막 말에는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제 친구는 돈이 많은 집안의 친구가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저와 같은 직장인인걸요.

"친구가 너한테 옷을 왜 사 줘?" 라는 질문 자체가 '친구' 라는 요즘의 의미를 말해 주는 것만 같아 씁쓸했습니다. 마음 속엔 그저 "친구니까요."라는 대답 외에는 떠오르는 대답이 없더군요. 그야말로 그런 친구 사이니 말입니다. 무슨 날이어야만 선물을 주고 받고, 무슨 날이어야만 연락하는 그런 친구가 아닌, 정말 마음을 담아 서로에게 진심을 다하는 친구 사이 말입니다.

 

분명, 제가 만나고 있는 그리고 만나게 될 친구들에게 진심을 다해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면 그 친구들 또한 제게 그러한 친구로 다가오겠죠? 그 친구 덕분에 제가 '친구'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것처럼 말입니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

상대방이 먼저 아낌 없이 주는 나무가 되기를 기다리기 이전에 제가 먼저 아낌없이 베풀면 분명 그 친구도 아낌없이 베풀어 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 의심치 않습니다.

 

이런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많아 진다면 정말 세상은 더 아름다워 지겠죠? J

 

출근길에 만난 미니스커트의 여자, 알고 보니

출근하자 마자 오늘 기온이 몇 인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영하 9도. 옷을 단단히 껴입고도 상당히 추운 오늘 아침. 한 여성분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솔직히 미니스커트인지도 못 느낄 정도로, 오히려 그냥 상의라고 표현하고 싶어집니다- 에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다리. 그런 그녀가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뒤를 따라 가게 되었네요. 문제는 적나라하게 들어난 그녀의 속옷입니다. -_- 끄응-
나름, 짧은 미니스커트를 위해 일명 티팬티라고 불리는 속옷을 착용하셨네요. (아직까지 그 잔상이 아른거립니다. 난 여자인데, 왜?!)

출근하는 아침, 이런 장면을 한 여름이 아닌 한 겨울에 목격하게 되니 굉장히 새롭더군요. 보통 지나치게 짧다 싶을 경우, 핸드백이나 신문 등을 이용해 뒤를 가리곤 합니다만, 너무 당당히 올라가는 그녀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져 좀 떨어져서 가자 싶어 더디게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녀는 한참 앞서 계단을 올라가더군요.

뒤따라 벌어지는 신기한 광경. 출근하던 남성분들이 일정 간격 이상 그 여성분에게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 번잡한 출근 시간에 그 여성분 주위로만 뭔가에 뺑 둘러 쌓여 있는 듯 공백이;;

어떤 일을 하는 여성분이실까- 궁금해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요즘 애들이란… 쯧쯧쯧" 하시며 그녀를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오셨습니다. (그 여성분은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으니 마주본 상태에서 그녀를 향해 따끔한 충고를 하시는 듯 했습니다)

순식간에 그녀가 뒤를 그 남성분을 향해 돌아서더니 온갖 욕을 뱉어냈습니다.
"내가 무슨 옷을 입든 니가 뭔 상관이야. !@#%^@$%#$%"
제가 너무나 놀란 것은 그녀가 그렇게 욕을 하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얼굴을 보고 놀랬습니다. 너무나도 앳된 얼굴. 고등학생 아니, 중학생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너무나도 어리고 앳된. (물론, 의외의 동안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말입니다)

계단을 뒤따라 올라가던 다른 분들을 비롯하여 저도 냉큼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 냉큼 가던 길을 바삐 향했습니다만, 50대 중반의 그 남성분도 욕을 듣고선 뭐라 다음 말이 오갈 줄 알았는데 그저 혼잣말을 하시곤 갈 길을 그냥 가시더군요. (오히려 더 뭐라고 하는 것보다는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드셨나 봅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 아침, 스타킹을 신지 않은 맨다리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목격 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보다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속옷에 더 놀랐…) 50대 중반의 어른을 향해 온갖 욕을 뱉어내는 모습에 놀라고, (처음 들어본 욕이 많아 더 놀랐…) 예상했던 20대 중반의 직장인 여성이 아닌, 중학생 이라는 신분에 더 놀라고. (동안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서 놀랐…) 아침부터 많이 놀랐네요. =.=

교복 입은 박한별

너무나도 예쁘고 앳된 학생이었기에,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옷을 입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날씨가 영하 권에 머물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상태인데 그리 고운 다리를 내 놓으면 피부가 칼바람에 쉽게 건조해 지고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네요. 후- 그 여학생이 이 글을 볼까봐 제 본심은 말 못하겠습니다만... (후- 그래도 속옷노출은 좀 심하지 않았나- 이른 아침부터- )

-_-; 무슨 의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욕설. 너무나도 예쁘고 고운 여학생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아, 정말 처음 본 여학생이지만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언젠간 그 학생도 성인이 되고 나면 지금의 제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지금 어딜 보고 있는 거야?" 남자친구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남자는 시각에 약하다고 했던가.

taking off
taking off by Princess C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남자친구와 어김없이 입이 귀에 걸린 채, 매일 매일 얼굴을 마주함에도 좋다고 헤헤 거렸다.
너무나도 편한 사람,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

모든 남자가 늑대라지만, 내 남자친구 만큼은 아니라고 우기고 싶은 1인이었다.
(에이... 설마...)

지하철이 언제 오려나...

한참 기다리고 있던 찰라, 바로 옆에 한 여학생 무리들이 보였다. 얼굴이나 체격으로 봐선 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 진한 화장과 짧은 치마 탓인지 무척이나 성숙해 보이기도 했다.

남자친구가 대뜸 웃으면서 말하길.

"들었어? 저애들, 밤샌대..."


헉-!!!!!!!!!!!!!!!!!!!!

'남자친구도 나 못지 않게 저 여자들을 신경쓰고 있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침과 동시에,

'뭐야..............'
'저 여자들이 밤을 새며 놀든, 뭘 하며 놀든 무슨 상관이길래 그렇게 관심있게 보고 있었냐구!'

남자친구의 한 마디에 욱 하는 성격 폭발!

"뭐?"
"왜?"
"뭐라고 했어? 지금?"
"저 애들, 날샌다고.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애들이 날 새든, 그렇지 않든 무슨 상관이야- 그럼 가서 같이 날새자고 해."
"갑자기 너 왜 그래?"

툴툴 거리며 뒤돌아 서 버렸다.

왠지 너무나도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

남자친구가 다시 앞에 마주 서며 이야기 했다. 오해 한 것 같다고.
알고 보니, 내가 눈여겨 보고 있던 여자 무리가 아닌 옆에 서 있던 고등학생들이 고 3이다 보니, 도서실에서 날 샌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남자친구가 이런 저런 상황을 이야기 해 주는데 그 상황에서 다시 웃으며 미안하다고 말하기 멋쩍어 고개만 푹 숙이고 말았다.

남자친구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해 있었음에도, 나 홀로 이런 저런 고민에 빠져 나의 시선은 한 곳으로 고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질투의 화신.

CMYK style
CMYK style by Mitra Mirshahidi-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또 한번 남자친구에게 놀림꺼리를 제공해 주고 말았다.

덜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