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결혼이란

초등학생 때 6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갓 입학한 어린 1학년 아이들을 보며 친구와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와. 이제 우리 늙었어!"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되어 교복을 새로 맞추며 친구들과 또 한번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와. 우리 몇 살이야? 벌써 고등학생이야? 우와. 우리 진짜 늙었다!"

또 대학교를 졸업하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아. 진짜 늙었구나...'

어른들이 보시기엔 얼마나 우습고 우스운 대화였을까요.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결혼이란


하지만 당시 어린 저희들은 저희들이 보는 세상만 전부라 믿고 우리들의 시각으로만 판단했으니 그런 철없는 생각을 했던거겠죠. 앞날은 보지 못하고 과거만 볼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철이 든 성인이 되고 난 후로도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여전히 이런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우와! 우리 다음해엔 벌써 스물아홉이야. 징그러워! 우리 늙었어!"

뻔히 늙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아직은 우리 젊어!)'라는 한편의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도 늙었다고 말하는 묘한 심리. 어째서인지 매번 결혼은 현실이라고 이야기 함에 있어서도 이와 유사한 심리가 적용하는 듯 합니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 오히려 비현실적


요즘 남녀 할 것 없이 '연애 따로, 결혼 따로' 가 팽배해져 있다고들 하지만 어찌 보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역시 돈 많은 남자를 만나야 돼" 라며 당장이라도 돈 많은 남자가 나타나면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를 뻥 차버리고 뒤돌아 설 것처럼 말을 늘어놓지만, 막상 돈과 조건만 따져 결혼하는 경우는 제 주위엔 없었습니다. 

정말 '헉' 할만큼의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한다 싶어 그 속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전제 조건이 '사랑'이지 사랑하는 마음 없이 오로지 '돈'만을 전제로 결혼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결혼이란


이미 결혼하신 분들도 저에겐 "돈 많은 남자 만나!" 라는 말을 하지만 막상 "그럼 만약 다시 결혼할 수 있다면 지금 남편 포기하고 돈 많은 재벌가 남자와 결혼하실거에요?" 라는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 날 사랑해 주는 남자." 라는 뜬금없는 대답을 듣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도 '돈'을 보고 연애를 한다 하더라도 결국 '사랑'으로 이어진다면 모를까, 아무리 돈이 많은 남자나 여자를 만나 연애를 한다 하더라도 연애 하며 알게 되는 서로의 마음. 서로를 향한 마음이 거짓인데 오로지 돈만 보고 그런 남자나 여자와 결혼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어렸을 때 부터 찢어지게 가난해서 먹고 사는 것에 하루하루 허덕였다면 모를까...
 
자신은 돈 벌 능력이 전혀 없어 돈 많은 남자나 여자를 만나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라 생각한다면 모를까...

"야, 요즘 여자애들이 얼마나 영악한줄 알아?"
"왜?"
"클럽만 가도 돈 많은 남자 붙잡아서 뜯어 내려는 여자애들이 줄 섰어."


왜 클럽에서 만난 여자를 두고 모든 여자는 사랑 없이 돈만 뜯어 내려는 영악한 여자라고 표현하는건지.


"나한테 그렇게 호감을 드러내더니. 왜 연락이 안와? 남자들 바람기란."
"왜?"
"헌팅 당했거든. 길거리에서. 근데, 1주일 지나고 나니 연락이 없어."


왜 길거리에서 헌팅한 남자가 연락이 없자 모든 남자는 왜 바람기가 많냐고 말하는건지.

딱 그만큼의 시각. 딱 그만큼의 경험. 자신이 바라본 시각과 자신의 경험만을 토대로 한 딱 그만큼의 판단.

매해 거듭되는 "아, 우리 늙었어..." 라는 말. 언제쯤이면 그칠 수 있을까요? 얼마나 더 나이를 먹어야...



"결혼은 현실이야. 돈 많은 남자 만나서 결혼해..." 결혼은 현실... 맞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얼마나 돈 많은 남자를 만나야. 얼마나 돈을 쌓아놓고 있어야 지금의 사랑이 최고야! 지금의 결혼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삶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늙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현재 나이에 지금 무엇을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중요하고, 결혼을 하는데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돈 많은 배우자' 운운 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어떻게 돈을 모아가며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 덧) 결혼은 현실이라면서 '그러니 돈 많은 남자 만나!'라는 더 현실적이지 못한 '연애 따로, 결혼 따로' 동화 속 이상만 심어주고 있는 건 아닌지... -_-;;

 


돈이 중요해? 사랑이 중요해? 돈 VS 사랑

돈이 중요해? 사랑이 중요해? 돈 VS 사랑 - '돈'과 '사랑' 때문에 고민 중이라면

"난 전에도 말했지만, 당장 내가 직장을 잃어도, 돈을 잃어도, 눈 하나 깜짝 안한다고. 왜냐면 내 능력이 소멸되는 건 아닐 테니. 힘들지라도 사지 멀쩡하니까 고등학생 때처럼 삼겹살이든 떡볶이 가게든 급한대로 시급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되고 다시 또 단칸방부터 시작하면 돼."

 

지갑에 5만원이 들어 있음에도 슈퍼에서 단 돈 500원짜리 초코바를 훔쳐 본 적 있니? 꽉 찬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도 도시락을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수돗물로 배를 채운 적 있니?

 

겉으로 보기에 그럴싸 해 보이는 옷과 가방, 학교로 데려다 주는 승용차, 사업을 하신다는 사장님의 따님 소리 들으니 꽤나 잘사는 집안에 잘나가는 여자 아이로 보았겠지.

 

그토록 소망하던 넓은 내 방, 새 가구에 새 옷, 아, 최신 인기 게임까지 설치된 최신형 컴퓨터까지 제대로 갖춰 주시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악물고 그 좋은 공간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이유는 뭘까? 친구들은 '공부해라- 공부해라-' 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무척이나 싫어했는데 난 그 흔한 잔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악물고 공부한 이유는 뭘까? 어린 나이에 장자의 사상을 주입 받은 것도 아닌데, '돈'에 대한 한계를 너무 일찍 깨달아 버리게 된 이유는 뭘까?

 

너무 어린 나이에 돈이 많을 때와 돈이 전혀 없을 때의 두 상황을 모두 너무 일찍 경험 해 버려서. 돈과 사랑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 너무 일찍 경험해 버려서. 어린 나이에 돈의 한계를 너무 일찍 경험해 버려서.

 

화려하게 살다가 나의 단 한번의 선택으로 단칸방에서 생활하게 되었지. 그 때 나의 선택이 달랐다면 돈 걱정 없이 평생 살 수 있었을지도.

 

내가 화려하고 편한 삶을 버린 이유는 단 하나. 행복하고 싶어서.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미쳤구나!' 경험해 본 나의 입장에선 '당시엔 죽고 싶었어!' 살기 위해서 도망친거야.

 

돈이 중요해? 사랑이 중요해? 돈 VS 사랑


늘 '사랑'이냐 '돈'이냐를 두고 난 늘 '사랑'을 택했었어. 최근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마다 보는 시각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경험한 바에 따라 기준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차압 당하고 그로 인해 가족이 많이 힘들어져서. 돈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게 된거지. 돈 때문에 가족이 헤어질 수 있을 정도로. 돈은 무서운거야. 그러니 난 적어도 '사랑' 때문에 '돈'을 포기하진 않을거야. '돈'이 있어야 '사랑'을 지킬 수 있어."

 

"돈? 그건 있다가도 없는거야. 없다가도 있는 거고. 돈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면 행복할 것 같아? 사랑은 때가 있는 거야. 그 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해. 그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거라고. 돈만 많으면 행복할 것 같아? 절대 아냐. 단칸방에서 내 집 갖기까지. 난 다시 단칸방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할걸. 사랑하는 가족(사람)과 다시 시작하면 되거든. 내가 건강하고 내가 능력이 있으면 당장 내 손에 쥐어진 돈 때문에 휘둘리지 않아도 돼. 하지만 사랑은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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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할까? 이상하게 볼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다.

 

'돈'과 '사랑'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몰랐던 상대방의 가족사를 듣게 되었고, 상대방 역시 나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면서 서로에게 놀랬다. 나름 가깝고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깊은 밑바닥을 공유하지는 못했던지라...

 

난 '돈' '돈' '돈' 거리는 그 친구를 두고 '왜 저럴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돈'에 사로 잡혀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했기에...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는데 왜 모를까... 라고.

 

난 상대방의 깊은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았다. 노력조차 하지 않은 이유는 겉으로 보여지는 상대방의 일면만 보고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 이라고 내 멋대로 판단한 것.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경험한 부분을 기준 삼아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난 상대방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상대방은 '사랑'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에 '돈'을 외친 게 아니다. '사랑'의 소중함 역시 충분히 알고 있으며 다만 경험한 바가 '돈'으로 인해 '사랑'을 잃어보았기에 '돈'을 지키려는 것 뿐이다.

 

나 역시 '돈'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에 '사랑'을 외친 게 아니다. '돈'의 소중함 역시 잘 알고 있으며 다만 경험한 바가 '돈'은 다시 모을 수 있지만 '사랑'은 시기를 놓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해 보았기에 '사랑'을 지키려는 것 뿐이다.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모두가 경험한 것이 다르고, 기준이 다를 뿐.

 


나의 첫 연애가 실패한 이유, 연애조급증

나의 첫 연애가 실패한 이유, 연애조급증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누군가 역시 나를 좋아할 확률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곧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그 사람과 연애를 할 확률은?

 

친구와 함께 넌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할래? 널 좋아해주는 사람과 연애할래? 와 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아주 먼 이야기로만 느껴졌던 '연애'에 대해 곱씹어 보던 어느 날, 예상치 않게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똑같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 연애라 너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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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아! 나도 이제 드디어 연애를 하는구나!'

 

네. 저에겐 첫 연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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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의 첫 연애는 3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이별을 마주했습니다. 

 

7년 째 만나고 있는 지금의 남자친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첫 연애 상대자로 만났더라도 지금처럼 오랜 연애를 이어갈 수 있었을까?

라고 말이죠.

 

그땐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당시 제가 얼마나 연애에 서툴렀고 연애조급증을 앓고 있었는지 알겠더군요. 당시의 제 모습을 잠시 회상해 볼까요?

 

나의 말이나 행동에 상대가 실망하진 않을까?

 

"어디야?"
"응. 나 학교야."
"아직 안 끝났어?"
"응. 교수님 일 도와드리느라."
"아, 그럼 오늘은 못 만나?"
"응. 어쩌지. 힘들 것 같아."
"응. 그래. 그럼 나중에 또 연락하자."

 

'나중에 또 연락하자'를 끝으로 남자친구와 통화가 끊어졌음에도 제 마음은 여전히 끊어지지 않은 채,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혹시 오늘 나 만나려고 했는데 만나지 못해서 나한테 서운해 하진 않을까? 실망하진 않을까? 사랑이 식으면 어떡하지?'

 

상대방은 정작 제게 못만나는 것을 문제삼거나 만나자고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홀로 괜한 망상에 사로잡혀선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모든 일정을 그 사람의 일정에 맞춰가는, 그 사람의 감정만 우선시 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너 왜 그래?' 였지만, 전 '이게 사랑이야.'라며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었습니다. (바보)

 

만약, 이 사람과 헤어진다면?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연애의 달콤함.

 

함께 손을 잡고 길을 거니는 것만으로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감탄의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은 데이트를 잘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선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지금 이렇게 좋은데, 만약 이 사람이 헤어지자고 하면 난 어떻게 하지?'

 

남자친구와 싸운 날도 아니고, 기분 좋게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날임에도 괜한 불안감에, 괜한 두려움에 뜬금없는 '헤어짐'이라는 가정을 세워두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상상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그려보고 있었습니다. -_-;;

 

가정이 사실이 되는 건 한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갖게 되는 궁금증이 있죠.

 

그래서? 그렇게 헤어짐을 가정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상상해 보더니 헤어질 땐 정말 잘 대처했는지 궁금해 지죠?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잘 아시겠지만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이라는 점~~~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

 

상대방의 마음을 지레짐작하기-확신하기-행동하기

 

학년이 올라가면서 새로운 반을 배정받고, 새로운 담임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다닌 직장을 떠나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하게 될 때면 설렘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처럼 '처음' 이라는 것이 '설렘'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제가 앓은 연애조급증은 첫 연애에 대한 설렘이 있었지만 처음이다 보니 (더 잘하고 싶고, 더 잘 보이고 싶고, 더 예뻐 보이고 싶고, 내가 그에게 늘 1순위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과해져 생겨난 듯 합니다.

 

첫 연애이다 보니 누구나 연애를 하는 과정에 충분히 겪을 법한 일임에도 홀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당장 코 앞에 놓여진 일이 아님에도 앞서 상상하곤 했습니다. 한마디로 망상에 빠져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정작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지 않고, 혼자 지레 짐작하고 확신하곤 행동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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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저의 그런 행동은 받아들이는 상대방 입장에선 '헐!'이었겠죠. -_-;;;

 

"이전엔 지금의 남자친구를 보면서 좀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또 막상 생각해 보니 처음에 만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누군가에겐 달콤한 프로포즈, 하지만 누군가에겐 황당한 프로포즈

누군가에겐 달콤한 프로포즈, 하지만 누군가에겐 황당한 프로포즈 - 위험한 프로포즈 

 

"그 동안 왜 연락이 안 됐던 거야? 많이 바빴어?"
"응. 거의 2주만에 만나는 거네."
"무슨 일 있어?"
"음. 사실. 나 결혼해."
"뭐? 무슨 말이야? 누구랑?"
"청첩장이야. 내가 많이 사랑하는 여자야. 네가 꼭 와줬으면 좋겠다."

 

4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들은 뜻밖의 말. 나랑 4년간 사귀어 놓고서, 내 앞에 내미는 이 하얀 청첩장은 뭐람 말인가?! 거기다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헐!

 

아마 제가 그 상황이었다면 남자친구에게 받은 청첩장을 열어보기도 전에 바로 앞에 놓여진 물컵부터 그의 얼굴에 쏟아 부었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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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그가 내민 청첩장을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열어보곤 아무말 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야! 그게 무슨 프로포즈야! 완전 최악의 프로포즈잖아!"
"예은이는 엄청 감동했대."
"말도 안돼!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뭐, 세상에 그런 나쁜 놈이 다 있냐! 라고 연출될 법한 상황이 깜짝 서프라이즈 프로포즈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청첩장에 쓰여진 그녀의 이름 때문에 말이죠.

 

"아, 난 그래도 화 엄청 내고 열 낼 것 같아. 그런 식의 프로포즈는 아닌 것 같아."
"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근데, 예은이는 엄청 감동 받고선 엉엉 울었대. 고맙다면서."
"정말 예은이니까 가능한 프로포즈네."

 

언젠가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한 남성이 연인을 향한 자신의 뜨거운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불타는' 청혼을 했다는 기사였는데요.

남성이 자신의 몸에 직접 불을 붙여 100여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인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는데, 단상 아래 수영장으로 뛰어 내려 곧바로 불을 끄는 바람에 아무 상처 없이 잘 마무리 되었지만 그 모습을 본 여자친구는 무척이나 가슴 졸이며 지켜 봐야만 했기에 당시 상황에 무척 화가 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남성은 전문 스턴트맨으로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었고, 잘 해내리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런 위험한 프로포즈를 한 것이겠지만 조금은 상대방 여자친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은이라는 친구의 남자친구 역시, 그녀에게 그런 프로포즈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여자친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오랜 기간 만나오면서 그녀가 어떤 성격인지 알고, 어떤 스타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겠죠.

 

누군가에겐 기발한 프로포즈라 여겨질지 모르나, 누군가에겐 지나친 결코 받고 싶지 않은 프로포즈일지 모릅니다.

 

예은이는 잊지 못할 프로포즈로, 눈물이 뒤범벅된 깜짝 프로포즈였지만, 만약 제가 그런 프로포즈를 받았다면 무척 당황스러운, 최악의 프로포즈로 기억되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나 언제 웃어야 하는거니?"

 

적당하면 좋으나, 과하면 위험한 프로포즈. 여러분은 어떤 프로포즈를 꿈꾸고 계신가요? 어떤 프로포즈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키가 작아 고민인 남자 VS 키가 커 고민인 여자

지금의 남자친구와 저의 키는 8cm 정도 차이가 납니다. 평소 운동화를 즐겨 신다 보니 남자친구와 마주보고 서 있으면 자꾸만 남자친구 가슴팍으로 안기고 싶은 충동이 마구마구 일어납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남자친구의 넓은 가슴이 아주 그냥. (응?)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닌데… 말이죠. +_+;

운동화나 편한 단화를 신은 날이면 남자친구 앞에서 왜 그리 총총거리며 장난을 치고 싶어지는지 모릅니다. (그야 신발이 운동화라 편하니까, 응?)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평소 운동화나 단화보다는 구두를 더 자주 신게 되는데요. 구두를 신을 때면 남자친구와 눈높이가 비슷해져 단화나 운동화를 신었을 때보다 자연스레 몸을 움츠려 들고 조심하게 되더군요.

정작 남자친구는 제가 구두를 신건, 단화를 신건 한결 같은데 말이죠. 제가 이렇게 움츠려 드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잊고 싶은 옛 추억 때문에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이상형! 김건모!

어렸을 때부터 "이상형이 누구야?" 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어김없이 "김건모!" 를 외치곤 했습니다. 탁월한 노래실력과 더불어 작은 키지만 뭔가 야무진 듯한 그의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말이죠. +_+

초등학생 때부터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김건모를 외쳤었는데 그 대답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 같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야?"
"김건모!"
"김건모? 가수 김건모?"
"응!"
"왜?"
"초등학생 때부터 좋아했어. 노래도 잘하고 뭔가 똑 부러지고 야무질 것 같은 그 느낌이 좋아서."

초등학생 때부터 그렇게 나름 제가 그려 왔던 이상형이라면 이상형입니다. +_+
그러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나간 미팅 자리에서 저보다 키가 작고 까무잡잡한, 하지만 내뱉는 말 하나에도 예의있고 성실해 보이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캬! 이상형을 만난거죠!

어렸을 땐 생각지 못했던 남자의 키에 대한 생각

그렇게 미팅으로 만난 그는 저보다 키가 작았기 때문에 나름 그를 향한 배려라 생각하고 높은 굽은 일체 신지 않고 오로지 단화나 운동화 위주를 신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입장에선 저의 이러한 행동이 배려로 느껴지기 보다는 오히려 탐탁지 않았나 봅니다.

"역시 넌 나보다 키가 커서…"

"넌 왜 구두 안 신어?"

"그래. 넌 키가 커서 좋겠다."

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상황이 아님에도 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나름 자신은 키에 대해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인지 키를 농담 소재로 삼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던졌지만 오히려 그런 그의 모습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를 모르겠더군요.

심지어 제가 그보다 키가 큰 게 미안해해야 할 일처럼 느껴져 그 앞에선 소심대마왕이라 할만큼 소심해 지고 위축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키는 적어도 나보다 컸으면 좋겠어. 솔직히 난 상관없긴 한데...' 라는 저의 바람은 마지막 순간까지 키 때문에 애태울 수 밖에 없었던 예전의 아픈 추억 때문이기도 합니다. 

난 괜찮은데… 상대방이 괜찮을까?

"소개팅 시켜줘! 소개팅!"
"아, 그러고 보니 진짜 성실하고 성격 괜찮은 사람이 있긴 한데, 너보다 키가 작아. 괜찮아?"
"난 상관없는데 남자 쪽에서 좋아할까?"

175라는 큰 키로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친구의 최대 고민은 다름 아닌 키였습니다. 그리고 막상 정말 괜찮은 남자여서 소개해 주려고 하니 또 남자 쪽에서 제게 다시 묻더군요. "남자인 내가 네 친구보다 키가 작은데 정말 괜찮을까?" 라고 말이죠. 

서로가 키는 상관없다고 하면서도 상대방이 좋아할까? 예의상 한 말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걸까? 라는 고민을 거듭하며 소개팅 날짜를 미루고 미루다 얼마전 소개팅을 가졌습니다.

두 사람 모두 등산을 좋아하고 활달한 성격이라 잘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소개팅에서도 서로가 잘 통했던 모양입니다. 

키가 어느 정도 이상이 아니면 루저라는 발언으로 한 때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정말 다시 생각해 봐도 당시의 그 발언만큼 한심한 발언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람을 키 하나의 잣대를 두고서 루저이니 위너니 구분 짓는다는게 말이죠.

남자는 남자 나름 대로 "내가 키 큰 여자한테 대쉬하면 좀 그렇지?" 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여자는 여자 나름 대로 "남자는 자기보다 키 큰 여자 별로라고 생각하지?"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보곤 했습니다. 서로는 괜찮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있어 외모가 부수적인 이유가 될 수 있을지언정 근원적인 이유가 되진 않을텐데 말이죠. 


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키가 크건 작건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만큼 자신을 상대방의 마음의 눈높이에 맞춰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나 많이 아파!" 남녀의 각기 다른 해석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이 철철 넘치는 저희 집에서는 아프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아플 때까지 뭐했냐?"라는 잔소리와 병원에 냉큼 다녀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다소 무뚝뚝하고,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저 말이 '어떡해. 많이 아파? 빨리 나아' 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의미를 의미로만 담지 않고 말로 그대로 담아 표현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떡해. 많이 아파? 약은 먹었어?" 라며 말이죠. 바로 남자친구입니다. 5년간 연애를 하며 한결같이 늘 챙겨주고 배려 해 주는 남자친구이다 보니 아프면 자연스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이는 평소 늘 챙겨주고 걱정해 주던 남자친구니까 '날 챙겨 줄 거야!' 하는 또 다른 기대심리가 반영 된 것이기도 하죠.

아프면 제일 먼저! VS 최대한 아프지 않은 척!

회사 업무를 마치고 퇴근 하는 길, 몸은 이미 불덩이 같은데 남자친구에게 굳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습니다. 이는 곧 '내 안부도 물어줘!' 라는 조그만 바람을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빠, 뭐해?"
"응. 그냥 있었어. 그나저나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응! 많이 아파."
"에구. 어떡해. 병원은 다녀왔어?"

연애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프면 누구에게도 내색 없이 퇴근 후, 약국에 들려 약을 사 들고 쪼르르 집으로 돌아가 약을 먹고 이불 속에 파묻혀 잠들곤 했습니다만 연애를 하고 나서는 아프면 곧장 보고라도 하듯 남자친구에게 연락부터 합니다. 딱히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아프던 것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만큼 아프면 제일 먼저 생각 나는 사람이기에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챙김을 받기도 하지만 남자친구는 저와 정반대입니다.

"어? 목소리가 왜 그래? 아파?"
"몸이 좀 안 좋네."
"아픈데 왜 말을 안 했어? 얼마나 됐어?"
"아, 별 거 아니야."

아파도 내색이 없는 남자친구. 혼자 집에서 끙끙 앓다가 못 견딜 정도가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병원으로 향하는 남자친구를 보니 아프면 아프다고 내색을 해도 될 텐데 왜 그리 숨기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의 감수성 VS 남자의 현실성

연애 초기, "나 아파!" 라는 말이 담긴 각기 다른 해석에 무척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 많이 아파!" = "아프니까 오빠가 더 보고 싶어! 나 보러 올 거지?"
"나 많이 아파!" = "나 정말 많이 아파. 집에서 푹 쉬고 싶어. 이해해 줄 거지?"

"나 아파!" 라는 저의 말은 '아프니까 보고 싶어!' 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지만 남자친구의 "나 아파!" 라는 말은 '아프니까 나 오늘 집에서 쉬고 싶어!'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에 처음엔 얼마나 놀랬었는지 말이죠.

"오빠. 나 많이 아파."
"에구. 많이 아파? 오늘은 그냥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쉴래?"
"오빤 이상해."
"뭐가 이상해?"
"아프면 좋아하는 사람이 더 생각나고 더 보고 싶을 법도 한데."
"아니지. 네가 아프다고 하니까, 네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하는 줄 알았지."

'너 아프니까 오늘은 데이트 하지 말고 집에 일찍 들어갈래?' 라는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처음엔 얼마나 서운했었는지 모릅니다. 

그저 애정어린 투정처럼 아프다는 말을 내뱉은 저와는 달리 '아프니까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까?' 라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던 남자친구와 저의 차이, 어찌보면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연애를 하며 드는 생각은 '남녀가 달라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감수성이 풍부하여 아파도 감성을 내세우는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좀 더 이성적으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주니 말입니다. 

한 사람은 걱정어린 마음(감성)으로 보살피려 하고 한 사람은 약을 챙겨주려(이성) 하는 마음 말이죠.    

남녀의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해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결국 남녀의 각기 다른 생각 덕분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그것이 연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난 지금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중?

개인적으로 서로가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연애 전(前)단계라면 모를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진심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연애를 할 땐, 밀고 당기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어설프게 밀고 당기기를 하려다 힘 조절을 잘못하여 한번에 훅 밀어 버려 이별로 이어진 경우가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제대로 밀어주마!"


상대방보다 내가 더 좋아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상대방의 마음을 좀 더 얻기 위한 욕심에서 행한 밀고 당기기가 상대방의 입장에선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노는 못된 장난으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별 후에야 알았습니다.

이별의 순간, "너 나 좋아하긴 한 거야?" 라는 말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어후. 다시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상대방은 밀고 당기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 마음을 주고 받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전 저 혼자 이런 저런 상황을 유추하며 그 상황에 맞춰 밀고 당기기랍시고 이리저리 계산하고 행동하고 있었더군요.

밀당은 상대적으로 느끼는 것

그런 이별의 아픔을 딛고서 밀고 당기기가 아닌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지금까지 남자친구를 만나오고 있습니다.

"어디야?"
"나 셔틀 버스 안. 나 버스에서 내려서 전화할게."
"응. 그래. 내려서 전화해."

"오. 뭐야? 밀고 당기기 하는 거야?"
"밀고 당기기?"
"밀고 당기기 아니야? 남자친구한테 전화 왔는데 왜 바로 끊어?"

퇴근 하는 길, 셔틀 버스 안에서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버스에서 내려서 전화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바로 끊자, 옆에서 듣고 있던 친구가 밀고 당기기를 하는 거냐고 묻더군요. 개인적으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전화 통화를 길게 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 공공장소에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더 솔직한 이유는 연배가 높으신 어른들이 마치 모두 남자친구와 통화하는 제 입만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휩싸여 조심스럽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애교 부리고 아양떠는 제 모습을 낯선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진 않아요 -_-;)

직장에서는 업무 중이라 길게 통화하기 힘들고 업무 외의 시간에도 직장 동료가 함께 있을 때에는 지극히 사적인 남자친구와의 통화 내용을 굳이 들려 주고 싶지 않기에 통화를 자제 하는 편입니다. 일부러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말이죠.

"넌 직장에서도 그렇고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통화하기 힘들고."
"아, 내가 불편해서 그래. 주위 사람들 시선 의식하느라."
"왜 주위 시선을 의식해?"
"그냥 성격인가 봐. 헤헤. 에이, 그래도 퇴근 후에 이렇게 항상 만나잖아."

연애 초기, 남자친구가 좀처럼 연락하기 쉽지 않은 저를 답답해 하며 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정작 전 밀고 당기기를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지만, 어쩌면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이것이 밀고 당기기로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절대 그런 의도가 아님에도 말이죠.

얼핏 밀고 당기기로 보일 수도 있으나 정작 그 속내를 보면 단순히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이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

밀고 당기기의 기준이 뭘까?

"언니, 예전엔 회사일 하고 있을 때에도 전화 걸면 바로 바로 받았거든? 그런데 요즘 남자친구가 일이 바쁘다고 자꾸 연락 피해. 이거 밀당 하는 거 아냐?"
"연락을 피한다구? 연락을 안받아?"
"아, 아니. 연락을 받긴 하는데 바쁘다고 나중에 전화 걸겠다는 식이야."
"그러고선 나중에 연락 안해?"
"아니. 하긴 하지."
"…악! 너 밀당 기준이 뭐야?"

2년 넘게 연애를 해 오고 있는 남자친구가 밀당을 하고 있는 듯 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던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레 제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웃음이 나오더군요.

밀당의 기준이 뭘까요?
그저 지금 당장 연락하고픈데 연락이 닿지 않으니 그 서운함을 '밀당하는 것 같아!' 라고 표출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2년, 짧다고도 할 수 있지만 어찌 보면 긴 기간. 서로를 어느 정도 알고 익숙해지기 충분한 시간.

"이 남자, 처음과 달라!" 혹은 "이 여자, 처음과 달라!" 라는 이유를 내세워 애정이 식었다거나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밀고 당기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밀고 당기기가 아닌데 상대가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고 지레 짐작하고 맞불작전으로 동시에 밀어 버리는 게 문제죠. 아주 그냥 확! 문제는 그 과정에서 그 동안 쌓아왔던 서로에 대한 믿음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삐그덕.

당장의 상황만을 놓고 밀고 당기기라 치부하기 전에, 그 사람이 평소 보여줬던 모습을 떠올렸으면 합니다. (평소에도 이 남자(여자) 완전 꽝이었어요! 라는 생각이 든다면 -_-;; 끙;)

적어도 정말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사이라면, 머리에서 나온 계산적인 밀고 당기기 보다는 서로의 믿음과 익숙함에서 나오는 행동이 훨씬 더 많을 테니 말이죠.


+ 덧) 사랑 주고 받기에도 바쁜데, 밀고 당기기까지 어떻게 해요?! 밀당 싫어욧! +_+

2년 전 남자친구가 보낸 편지를 읽어보니

글 쓰는 것 자체를 즐기는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책을 잘 읽지 않습니다. 그런 남자친구와 다툼이 있을 때면 화해의 의미로 제게 편지를 써 달라고 투정을 부리곤 했습니다. 아마 남자친구 입장에서 꽤나 곤혹스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손으로 쓰는 편지가 그렇게 좋아서, 남자친구에게 반강제로 편지를 써달라고 보채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2년 전 남자친구에게 받은 편지를 다시 꺼내 읽어 보니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뭔가 새롭기도 합니다. 그 편지 내용을 토대로 당시 남자친구의 마음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삐쳤어?]
[아니]
[에이, 솔직하게 말해봐. 왜 그래?]
[아니. 사실은 말이야.]

메신저에 그녀의 표정이 보인다. 평소 메신저에서 단답식으로 짧게 이야기 하던 그녀도 급 흥분하여 한번에 세줄, 다섯 줄씩의 텍스트를 평소의 두 세배 속도로 빠르게 써내려 간다.

하아. 분명! 손이 보이지 않을 거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빠르게 타이핑 할 수 있을까. 평소 400 타수인 그녀가 흥분하면 800타수 넘어가는 건 예사다. 

흥분이 아니라 광분인지도...

열심히 올라가는 메신저 창의 스크롤 바를 붙잡으며 그녀의 의중을 파악하고자 노력해 보지만 역시, GG다.

[그래서 그랬다구.]
[…]
[왜 대답이 없어?]
[아, 미안. 스크롤 압박. 기다려. 일단, 다 읽고.]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미 그녀의 타이핑 속도에 밀려 버린다. 큰일이다. 말로 해도 지고, 메신저에서도 진다. 그래도 이럴 땐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게 상책이다.

[만나서 이야기 하자]
[그래]

벌써부터 고민된다. 어떻게 풀어 줄까. 어떻게 말하면 빨리 기분이 풀어 질까.

멀찌감치서 이미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도 못 본 척 한다.

삐친 게 아니라, 삐친 척 하는 건 이제 딱 보면 척이다. 

그래도 예전 같음 잡아 먹을 듯 노려보더니 이제는 그렇게 노려 보지도 않는다. 아니, 예전 같음 어떤 말에도 묵묵부답 아무 말이 없더니 이제는 먼저 말을 건넨다.

"오면서 무슨 생각했어?"
"어떻게 버섯 기분 빨리 풀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왔지."
"진짜?"
"응. 넌 무슨 생각했는데?"
"못돼가지곤…"
"하하하. 내 욕은 안 했어?"
"응. 내가 오빠 욕을 왜 해?"
"그렇지? 가자. 밥 먹으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네가 틀렸다, 내가 맞다' 몇 번씩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고 나서야 끝이 보이던 다툼이 언제부턴가 다툼이 다툼이 아닌 게 되어 버렸다. 그저 얼굴 한 번 볼 것을 얼굴 두 번 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어 넘겨 버린다.

미안하다는 말 보다 밥 먹으러 가자는 말에 더 환하게 웃는 걸 보면 정말 순진해 보인다. 아니, 분명 순진한 척 하는 거다. 독할 땐 얼마나 독한데. 뭐,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만.

내 여자친구지만 밥은 정말 잘 먹는다.

이런 저런 반찬 투정 없이. 나와 식성이 비슷하다. 그러고 보면 큰일이기도 하다. 분명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나와 여자친구를 꼭 닮은 아이가 나올 거다. 적어도 식성은 둘 중 하나를 닮는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잘 먹을 텐데.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는 것을 그려 보곤 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그 순간이 이리도 가까이 왔음을 느끼니 새삼 시간의 빠름을 느낀다.

누구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을 남편이고 싶고, 아버지이고 싶지만 지금 내 앞에 놓여진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듯 하다. 남편과 아버지가 되기 이전에 집안의 가장으로 부모님을 생각해야 하는 아들이라는 책임감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일까.

요즘 부쩍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연애 초기만 해도 '결혼'이라는 말만 꺼내도 쌀쌀하게 반응하던 그녀이건만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레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오빠, 우리 결혼하면..."

버섯이 그리고 있는 나와의 결혼생활은 어떤 그림일까. 내가 그리고 있는 이 그림과 얼마나 닮아 있을까.  

흰 드레스와 까만 턱시도로 언젠가 함께 나란히 서게 되는 그 날. 어떤 모습으로, 어떤 표정으로 서 있을지 사뭇 궁금해 진다.  

+ 덧) 지나고 나서 남자친구의 시각에서 편지를 다시 읽어 보니 왜 이리 웃기기만 할까요. 그러고 보니 남자친구 말대로 제가 급 흥분하면 말이 빨라지고, 타이핑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지는 듯 합니다. 하하. -_-;;; (저만 그런거 아니죠? 그쵸?;;;)

첫 데이트보다 인상적이었던 두 번째 데이트

"우와. 대단하다. 3개월 이상 어떻게 만나?"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도대체 어떻게 하면 3개월 이상 연애를 지속 할 수 있냐며 2년 이상 연애를 한 친구들을 붙들고 묻고 또 물었습니다. 3개월 이상 연애 지속하기도 힘든데 결혼은 어떻게 하냐며 말이죠. 신기하게도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 누군가를 만나 알아가다 보면 늘 3개월이 고비였고, 항상 그 즈음 헤어졌던 것 같습니다.

"어떤 누나가 자꾸 나보고 좋대." (헉...ㅠ_ㅠ)

"너 나 정말 사랑하긴 했어?" (헉...ㅠ_ㅠ)

이별의 순간을 돌이켜 보면 지금은 무덤덤한데 당시엔 왜 그리도 아프던지… 그렇게 쓰디쓴 이별을 경험하곤 친구들을 붙들고 선배 언니들을 붙들고 울먹이던 제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5년 넘게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스스로도 깜짝 놀라곤 합니다.
내겐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평범한 연애를 하고 있으니 말이죠.

"오빠, 기억나? 첫 데이트? 두 번째 데이트는? 난 이상하게 첫 데이트 보다 두번째 데이트가 더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첫 데이트와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 남자친구

'헉!'

첫 번째 데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하는 단 둘만의 데이트인데도 첫 데이트와 같은 옷을 입고 온 이 남자. 순식간에 머릿속엔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어제도 오늘도 같은 옷

'옷이 저것 밖에 없는 걸까?'
'내가 저 가죽 자켓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똑같이 입고 온 걸까?'
'그런데 왜 바지와 안에 입은 후드티도 똑 같은 걸 입고 온 거지?'
'패션에 둔감한 편인 걸까? 아님, 내가 싫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라 남자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건네던 말.

"이 옷 기억나?"
"네"
"첫 데이트에 입었던 옷인데."
"네"
"인터넷에서 봤는데, 첫 데이트에 입었던 옷을 두 번째 데이트에도 입으면 어색하지 않고 친숙함을 더 느끼게 된대."
"아하…"

혼자 이런 저런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있던 찰라, 같은 옷을 입은 이유에 대해 먼저 딱 잘라 이야기를 해 줘 한편으론 안도감과 묘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어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두 번째 데이트 때 오빠가 이런 이유로 같은 옷을 입고 왔었던 것을 기억하냐고 물으니 남자친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거 왠지 억울합니다.
저만 기억하고 있어요. 흐응- ㅠ_ㅠ

자칫 '이 남자 뭐야!' 라는 오해로 이어질 뻔했던 터라 그 때의 그 모습이 5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남자친구의 혼잣말

두 번째 만남, 첫 번째 데이트 때는 이미 남자친구가 먼저 나와 저를 기다려 줬던 터라 이번엔 제가 먼저 나와 기다려 보고픈 마음에 좀 더 일찍 나와 약속 장소에 숨어 있었습니다. 멀리서 남자친구가 보여 놀래 켜 주고픈 마음에 몰래 남자친구의 뒤를 밟았습니다.

살금살금 최대한 들키지 않게 발걸음 하던 중, 남자친구의 혼잣말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아! 버섯이 이걸 좋아할까? 하긴, 지금 시각이 배가 출출할 때이긴 하지. 좋아할거야."

손에 조그만 조각 케이크를 랩에 포장해서 들고선 혼잣말을 하던 남자친구. 전 뒤를 밟으며 얼마나 키득키득거리며 웃었는지 모릅니다. '혼자 길을 걸어가며 저렇게 혼잣말을 하다니!' 전 혼자 길을 걸어가며 혼잣말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혼잣말 하는 남자친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이렇게 뒤를 밟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버섯이 좋아할거라며 제 이름을 여러 번 읊조리며 앞서 걸어가는 남자친구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짠! 하며 뒤에서 등장하던 저를 보고 무척이나 놀랬음에도 마지못해 놀라지 않은 척 케이크를 어설프게 건네던 모습도 말이죠.

B형 남자는 별로?

혈액형에 대한 별 다른 편견이 없었는데, 한동안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남자 B형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더군요.

마침 제 주위 친구들은 또 왜 그리 B형 남자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건지…
그러다 우연히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중 화두로 꺼내게 된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

"버섯, 넌 혈액형이 뭐야?"
"저요? O형이에요."
"아, 난 혈액형이 어떨 것 같아?"
"음. 혹시 B형?"

가장 아닐 것 같은 혈액형을 장난치듯 툭 내뱉었는데 떡 하니 맞아 떨어진 혈액형. "어떻게 알았어? 나 혈액형 B형인데" B형이라는 말을 듣자 마자 친구들이 알려주었던 B형 혈액형 남자에 대한 한탄과 헤어지고도 잊지 못해 속상해 하던 친구들의 표정이 마구 마구 스쳐 지나갔습니다.

B형 남자는 고집 세고 다혈질, 변덕쟁이, 이기적이고 바람둥이… 헉!

돌이켜 생각해 보면 '혈액형이 B형인 남자'가 아닌, 그저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혈액형이 B형'이었을 뿐인데 왜 그리 긴장했었는지 말이죠.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며 앞날을 기약하다
"오빠, 난 첫 데이트도 아직 생생하지만, 두 번째 데이트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어."
"그래? 아, 그러고 보니 그때 넌 나한테 높임말을 했었구나."
"응. 그러네."
"그럼 그 땐 기억나?"
"언제?"
"예전에 내가…"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서로에게 퀴즈를 내듯 '그 때 기억나?' 혹은 '그 때가 언제였는지 맞춰봐' 라며 종종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곤 합니다. '그 땐 그랬었지' 를 내뱉으며 서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 짠해지기도, 두근거리기도 하는데, 왜 그리 매번 새롭고 신기한지 모르겠습니다. 

서로가 함께 했던 지난 날을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는 것.

다른 사람은 알 수 없는! 단 둘만이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대화거리이자 굳이 특별한 이벤트를 하지 않더라도 둘만의 애틋한 감정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데이트 방법인 듯 합니다.

여러분의 첫 데이트는 어땠어요? 두 번째 데이트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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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게임에 빠진 남자친구를 위한 현실적 해결책

"뭐야. 또 게임 해?"
"아냐. 내가 무슨 게임을 했다고 그래."
"아닌가? 게임 하는 것 같았는데."
"하하. 나 순간 우리가 영상 통화하는 줄 알았어."
"뭐야. 그 말은? 게임하고 있었다는 말이네?"

남자친구와 이런 대화를 주고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전 회사원이었고 남자친구가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었던 때죠.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하기에도 빠듯한 시기에 게임에 빠져 지내는 듯 한 남자친구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왜 만나냐는 이야기까지 오갈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남자친구를 전혀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자 그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 방도를 찾다 접하게 된 테트리스. 거의 중독되다시피 밤낮이 뒤바뀐 채 생활해 보기도 했고, 더군다나 당시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던 터라 말릴 누군가도 없었죠. 그랬던 제가 어느 순간, 게임에 손을 놓아 버렸습니다. 누군가가 시킨 것도 아니고 제 스스로 다른 것에 몰입하면서 놓아 버린 거죠.

그런 한때의 제 모습을 꼭 닮은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조바심 났는지 모릅니다. 뻔하죠. 내가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 못한 것이 안타까워 아들을 향해 "공부 열심히 해!" 라고 닥달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유사하다고나 할까요? -_-;; 끙- 그렇게 연애 초기, 남자친구를 보며 불안해 했습니다.

"에이, 난 그래도 중독은 아니야. 그냥 스트레스 푸는 건데 뭐. 그리고 이렇게 게임하는 거 돈도 돼."

함께 만났을 때 가끔 PC방 가는 것도 스트레스였지만, 그보다 함께 있지 않을 때 이 시각 쯤 게임을 하고 있겠지- 하는 묘한 경계심이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10년 이상 태운 담배를 한 순간에 끊어버린 차장님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부터 부서원 어느 누구도 담배 태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당연히 모두가 금연자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건네니 애초 흡연을 하시다가 금연을 하신 것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부서원 15명 중 어느 누구도 담배를 태우지 않으니까 너무 신기해요."
"아냐. 부장님도 그렇고, 과장님이나 차장님도 원래 담배 태우셨는데 끊으신 거야. 완전 골초였는데."
"헉!"

솔직히 10년 이상 피워 온 담배를 한 순간에 끊기란 정말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어온 터라 도대체 어떤 계기로 금연을 결심하게 된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과장님은 결혼하시면서 아내가 담배 냄새를 너무 싫어해서 끊으셨어."
"차장님은요?"
"차장님은 결혼하고도 담배를 태우셨는데 아기 가졌다는 소식 듣고서 아내랑 아기 때문에 그 날 바로 끊으셨어."
"헉!"
"독하지? 담배 끊는 거 정말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그러게요. 정말 독하신 분들! 하하"

담배를 태우면서 담배가 자신의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몰라서 피우는 것이 아니라 뻔히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끊어 낼 수 없는 그 유혹을 이겨내야만 금연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이겨내셨다고 하니 정말 대단해 보이더군요.

뜬금없이 게임 이야기 하다가 왜 담배 이야기를 하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책임감은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솔직히 사람이 몇 년간 습관처럼 해 온 행동을 한번에 변화시키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응? 3년전 쯤이었나? 오래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게임 때문에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하기도 했었습니다. ㅠ_ㅠ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한결 같았지만 사랑만으로 이 사람을 믿고 따르기에는 미래가 너무 불투명해 보여서 말이죠.

이런 저런 당장의 조건은 다 뒤로 한 채, 그 사람에 대한 성실함이 보여야 이 사람을 믿고 함께 같은 미래를 꿈꾸고 그려 나갈 텐데 그 성실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되거나 혹은 마지막 순간이 될 수도 있다고 마음 먹고 남자친구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이별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날 사랑하는 남자친구라면, 내가 믿고 있는 남자친구라면 분명 내가 왜 끝내 이별을 이야기 하는지 알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에 기댄 채 말이죠. 그런 제가 남자친구와 극적으로 다시 만나 지금까지 만남을 잘 이어오고 있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남자친구가 변했기 때문이죠.
앞서 이야기한 담배를 10년 이상 태우시다가 결혼으로, 그리고 아이를 위해 담배를 끊으신 과장님이나 차장님처럼 남자친구가 어느 순간, 아끼고 아꼈던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를 처분하고 본인의 전공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고 곧이어 취업 준비를 하더군요.

솔직히 게임이나 도박, 술, 담배 등. 이 모든 것들이 과하면 독이 된다는 것을 몰라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꾸만 끌려 다니기 때문인데요. 주위에서 아무리 하지 말라고 소리쳐 봤자, 당사자에겐 들릴 리가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말이죠.

남자친구가 저를 향한 마음 마저 져버렸다면 사람이 바뀌길 기대하기 보다는 그 땐 정말 놓아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게임에 푹 빠진 남자친구를 위한 현실적 해결책

남자친구가 언제 게임을 했었냐는 듯 취업 준비를 하고, 막상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이전과 다른 눈빛을 보였습니다. 먼저 급여명세서를 보여주기도 했고 (남자친구가 건네준 급여명세서를 보고 엉엉 운 사연) 앞으로 어떻게 어떻게 하자- 와 같은 말을 먼저 하기도 했습니다.

"나랑 넌 먹성이 참 좋은 것 같아. 그치?"
"뭐야.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그 말을 왜 해."
"아니. 그냥. 음. 우리 결혼해서 너랑 나 닮은 우리 애기도 엄청 잘 먹을 거 아냐."
"그야. 그렇겠지?"
"돈 열심히 벌어야겠는데? 너랑 우리 애기 먹여 살리려면."

밥 먹다 말고 내뱉은 남자친구의 뜬금없는 말이 처음엔 마냥 황당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짠하기도 하고 안아 주고 싶어지더군요.  

1) 미래를 함께 계획하기

게임 하는 남자친구로 인해 속상해 하고 있다면 계속적으로 함께 미래지향적인 뭔가를 함께 그려 나가고 함께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함께 영어학원을 다닌다거나 다양한 외부 교육에 함께 참여 해 보는 거죠. 저 같은 경우에는 교보문고를 비롯한 각종 유명 서적의 저자 강연회(특히, 자기계발서적의 저자 강연회)를 남자친구와 다녔습니다. "내가 이 책 진짜 좋아해! 강연회 꼭 듣고 싶어!" 라는 핑계로 남자친구 손을 이끌고 다녔지만, 한켠으로는 솔직히 남자친구의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2) 함께 할 수 있는  또 다른 취미를 만들어 공유하기

전 요리를 엄청 못합니다. 아니, 못한다고 표현 하기에도 민망해 질 정도로 제대로 된 요리를 한 적 조차 없습니다. 그런 저를 위해 남자친구가 제안한 것이 "함께 요리 학원 다니자" 라는 것이었는데요. 알아보면 저렴한 요리학원도 많고 국가 비용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는 요리 학원도 많아 함께 하기 좋더군요.
남자친구가 '게임' 외에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취미를 부각시켜 함께 즐기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볼링도 게임 못지 않게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서 수시로 다른 취미를 붙일 수 있도록 볼링장에 함께 자주 가곤 했습니다.

3) 일방적 약속이 아닌, 쌍방 약속 지키기

한 친구는 "차라리 남자친구가 게임에 빠졌으면 좋겠다"는 막말을 내뱉기에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러나 했더니 지나칠 정도로 남자친구가 담배와 술에 빠져 지낸다고 하더군요. 이 친구의 불만은 저와는 약간 달랐지만 어찌 보면 같은 이유였습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저야 남자친구의 성실함의 문제를 이유로 내세웠다면 이 친구는 남자친구의 건강을 이유로 내세웠죠. 오래오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데 내 나이 60살에 남자친구가 건강이 나빠지면 어떡하냐면서 말이죠.

그래서 이 친구가 결정한 것은 '다이어트 VS 금연' 이더군요. '일주일에 몇 kg 감량할게' VS '일주일에 몇 가피씩 줄일게' 마찬가지로 게임을 단번에 끊는 것이 어렵다면 솔직하게 하나의 룰을 만들어 서로가 맞춰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사랑하는 상대방에 대한 당신의 믿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러고 보면 어떤 이는 '여자'에 빠져 바람둥이가 된 남자친구로 고민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게임'에 빠진 남자친구 때문에 혹은 '술이나 담배'에 빠진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일 수 있겠더군요. 반대로 여자도 마찬가지겠죠? '명품'에 빠진 여자친구나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 '욕설'을 습관처럼 내뱉는 여자친구. 등.

사람이 뭔가에 빠진다는 것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참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본인이 그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본인이 그 상황을 모른 채 마냥 빠져 있다면 제3자의 시각에서 봤을 땐 걱정이 되고 조바심이 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지금은 줄곧 게임하는 남자친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니,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솔직히 남자라면,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정도가 어느 정도이냐의 차이인데 사랑하는 이를 져버릴 정도로 빠져든다면 솔직히 냉정하게 '칼 같이 헤어지세요' 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고 믿는 마음만큼은 앞으로도 한결 같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단지 게임으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해 걱정이 되는 것이라면 '게임 절대 하지마! 게임 하는 것 보기 싫어!' 와 같은 명령조의 발언이나 경고성 멘트를 날리기 보다 현 상황보다는 미래를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주제의 이야기를 던지며
'우린 잘 될 거야! 잘 할 거야!' 와 같은 긍정적인 발언으로 힘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인 사이 "미안해"의 또 다른 표현

"오늘 고기 먹을까?" VS "뽀뽀! 뽀뽀!"

남자친구와 각기 살아온 길이 다르니 서로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해 그 부분으로 종종 싸우곤 했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아, 그래도 말은 바로 해야겠죠.

솔직히 서로 이해하고 감싸줬다기 보다 초기엔 일방적인 남자친구의 양보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응?)

"있잖아. 솔직히 난 똥고집이어서 오빠가 잘못하건 내가 잘못하건 무슨 이유로 다투건간에 아마 내가 먼저 사과 하는 일은 정말 정말 드물거야."
"헐."
"그니까 만약에~ 만약에~ 이 다음에 또 심하게 다투게 되면 그땐 오빠가 먼저 사과해 주면 안돼? 난 똥고집이니까. 마음 넓은 오빠가 양보 좀 해주라. 응? 응? 응?"

서로 지독하게 싸우곤 했는데 제가 툭까놓고 말한 "난 똥고집이야" 라는 말로 인해 상황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남자친구의 "미안해"의 다른 표현 : "고기 먹을래?"

"에이. 기분 풀어."
"치이."
"오늘 고기 어때?"
"고기?"
"응. 고기."
"히히히"

남자친구의 핸드폰엔 제 번호가 '쉬운 아이'라고 저장되어 있습니다. 정말 모르는 이가 그 의미를 모르고 보게 되면 오해할 법도 하죠. 그런데 남자친구가 저를 '쉬운 아이'로 칭한 이유는 다름 아닌 고기 하나에 금방 마음을 풀어 버리기 때문인데요.

"걱정이네. 우리 버섯. 누가 고기 사준다고 하면 나 버리고 따라가는 거 아니야?"
"하하. 그럴 일은 없어. 난 오빠표 고기만 좋아해."

남자친구도 알고, 저도 알고 있는 사실 하나. 

고기가 뭐길래... 고기야 남자친구가 사주지 않아도 고기 사 먹을 돈은 저도 있습니다. 뭐야, 고기 하나에 기분을 풀다니... 가 아니라, 남자친구가 보내준 신호에 맞춰 호응해 주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Becase of you...

좀처럼 빈틈 없어 보이는 똑부러진 모습의 여자친구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다툰 상황에서 조차 똑부러지게 논리적으로 다가서려는 여자친구 보다는 남자친구가 보내오는 신호를 눈치 채고 아무렇지 않게 웃어 버리는 빈틈도 필요할 듯 합니다.

나(여자친구)의 "미안해"의 다른 표현 : "뽀뽀! 뽀뽀!"

"우리 오빠, 뽀뽀! 뽀뽀!"
"치"

아직 기분이 풀리지 않은 듯한 상황에서도 저의 '뽀뽀' 라는 한 마디에 씨익 웃으며 뽀뽀해 주는 남자친구의 모습은 무척이나 멋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제가 택한 '미안해'의 또다른 표현이 되어 버린 '뽀뽀'

평소 애교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애교 가득한 표정으로 '뽀뽀'를 외치면 언제 우리가 다퉜냐는 듯 덩달아 '뽀뽀'를 외치며 안아줄 땐 무척이나 기분이 좋더군요.

요즘 주말마다 즐겨보고 있는 '시크릿 가든' 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역시, 연애에 악역은 없다- 라는 것인데요.

사랑하는 사이,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여자 입장에서도 그 기분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남자 입장에 서서 보더라도 그 기분이 충분히 이해가 되니 말입니다. 그 부분을 시크릿 가든에서 잘 표현한 것 같아 공감하며 보곤 합니다. 현실 속에서도 일방적인 나쁜 남자, 나쁜 여자가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그저 상황에 따라 감정이 바뀌는 그저 사랑에 빠진 남자와 여자가 있을 뿐이니 말입니다.   

에피소드 : 빨리 화해하고 싶었던 순간

친구가 싱글즈라는 공연을 본 적이 있는지 묻는데 잊고 있었던 한켠의 추억이 새록 떠올랐습니다. 분명 VIP석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그 공연을 봤음에도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싱글즈 공연 봤어?"
"응. 봤어."
"무슨 내용이었어?"
"기억이 안나."
"엥? 왜 기억이 안나?"
"남자친구와 같이 봤거든."
"남자친구와 보면 기억이 안나?"
"아니. 그게 아니라, 남자친구와 말다툼하고 봤거든."
"헐. 크크크."

미리 공연 시작 몇 일 전, VIP석을 예매하고 찾은 공연장. 남자친구와 잔뜩 들 뜬 마음으로 티켓팅한 공연이건만 그 공연을 보면서 웃을수도 박수치지도 소리지를 수도 없었습니다. 바로 공연에 입장하기 직전 정말 소소한 이유로 남자친구와 다퉜기 때문이죠. 


공연 직전 남자친구와 다퉜다는 이유로 환불하기에도 취소하기에도 애매한 상황. '흥'하고 뒤돌아 '쌩' 하고 가기엔 VIP공연이라 더욱 놓치기 아쉬워 공연장 안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공연을 보면서도 다투고선 함께 공연장에 들어와 옆에 앉아 있는 남자친구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을 나오면서도 전 남자친구의 반응을 살피느라 힐끗 거리고 있었는데 남자친구의 '배고프지? 저녁 먹을까?' 하는 쿨한 한 마디에 언제 싸웠냐는 듯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며 결국,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나 솔직히 공연 보면서 박수치고 싶었는데 참았어. 깔깔 거리며 웃고 싶었는데 그것도 참았어."
"하하."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화해할 줄 알았으면 진작 화해할걸. 공연 재밌게 볼 수 있었는데!"
"몰랐어? 난 우리 화해할 줄 진작 알고 있었는데."
"뭐야. 그럼 오빤 집중해서 재미있게 본 거야?"
"응. 난 재밌게 봤어."
"아, 이거 정말 억울한데? 나한테 말해주지."
"뭘?"
"우리 빨리 화해할 것 같으니까 공연 재미있게 보자고."

바람을 피웠다거나 큰 배신을 했다면 모를까 그런 이유로 헤어질 것이 아니고서야 사랑하는 연인 사이, 혹 다투게 되더라도 빨리 푸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인 사이, 다투고 난 후엔 서로에게 사과하는 '미안해'가 최종 정답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꼭 곧바로 정답을 향해 달려갈 필요는 없습니다.

'미안해'의 다른 표현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스을쩍 신호를 보내는 법을 알고 서로가 그 신호를 받을 줄 안다면 아무리 서로가 마음이 토라져 다투게 되더라도 싸움이 곧 이별로 이어지는 극한 상황이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모두가 부러워 하는 애인 만들기가 목표?

"난 단지 그가 부러웠던 것뿐이야. 나 보다 잘난 학벌과 나보다 잘난 그의 면상, 그의 재주. 그의 돈. 난 그걸 보고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아."


몇 년 전, 친구의 이 말 한마디를 듣고 당시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릅니다. 사랑이 아님에도 사랑이라 착각했던 한 때의 제 모습이 떠올라서 말이죠. 역시, 사람은 직간접 학습을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되나 봅니다. 덕분에, 저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 제 마음이 사랑을 말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당시, 대학교를 막 입학한 신입생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의 이야기네요. 02학번으로 들어가서는 '상콤한 산소학번입니다!' 를 외치곤 했는데 말이죠. 와- 이제 곧 11학번이 대학생이 되는군요. 시간 참 빠릅니다. (궁시렁)



솔직히 20대 초반, 당시 '연애'의 '연'자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지금이야 그럴싸한 '신데렐라 스토리'의 드라마를 봐도 적당히 웃고 즐기며 넘길 수 있지만 (아, 요즘 시크릿 가든에 푹 빠져 있다구욧!) 당시엔 제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눈높이만 키우고 있었습니다. 뭐 이런 착각에 빠져 있었으니 괜찮은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의 조건과 외모만를 기준으로 세웠으니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헤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실제 재벌 아들과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학과 동기가 있었습니다. 모두들 시샘 어린 눈빛과 기대감으로 그 친구에게 그 재벌 아들을 어떻게 만났는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혹 결혼 이야기는 나왔는지 이것저것 묻기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디에서 데이트 해?"
"오늘은 남자친구가 차 뭐 끌고 나왔어?"
"너 진짜 좋겠다!"
"결혼은 언제해?"


멋진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어 좋겠다며 줄곧 주위 친구들을 통해 '부럽다'는 말을 많이 듣던 친구. 당시 저도 캠퍼스에 주차된 번쩍이는 이름 모를 스포츠카를 보며 놀라기만 했습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을 눈 앞에서 보는구나- 라며 말이죠. +_+


소소하게는 어려운 과제도 똑똑한 남자친구가 대신 척척 해 줘 높은 점수를 받았으니 친구들 사이엔 부러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모두에게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동기. 그런데 언제부턴가 더 이상 그 친구에게 남자친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 되어 버렸습니다.
수업에 꼬박꼬박 잘 들어오던 친구가 한동안 전공 수업에도 들어오지 않고 그 남자에게 질질 끌려가는듯 하더니 일순간 문자 하나로 끝나버렸더군요.

[나 내일 독일 가]


독일 간다는 문자 하나에 허무하게 헤어짐으로 이어진 상황. 으레 결혼으로 이어질 커플이니 유학을 가더라도 함께 갈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 예측을 너무나도 정확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_-;;



오랜만에 학과 동기들이 모인 자리. 혹 그렇게 헤어진 이후, 연락이 있진 않았는지 유학 간 이후 소식을 들은 것이 있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모두가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차마 대놓고 물어보진 못하고 주춤할 때.
먼저 그 친구가 입을 열더군요.

"신기한 게 뭔지 알아?"
"뭔데?"
"그렇게 쫓아 다녔건만 그 남자 얼굴이 기억이 잘 안난다는 거."
"엥? 진짜?"
"그 사람이 준 가방, 옷, 화장품, 향수, 액세서리는 모두 하나하나 다 기억나는데 말이야. 그 때, 내가 한 게 사랑이 맞는지 모르겠네. 분명한 건, 그 남자를 부러워 했다는건데 나보다 뛰어난 학벌과 능력, 돈. 어쩌면 난 그걸 부러워하는 마음에 우러러 본 건데, 난 그걸 사랑이라 착각했는지도 모르지."


그래도 한 때 좋아했던 사람인데 그 사람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한편으론 왜 그의 얼굴이 희미해졌는지 알 것 같더군요. 
저 또한 당시 이 친구의 '사랑'을 부러워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친구의 재벌 남자친구의 '조건'을 보며 '좋겠다' '부럽다'를 외쳤을 뿐이니 말입니다. 

지금은 친구와 같은 중학교 교사로, 평범하다면 평범한, 하지만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남자친구와 3년 째 예쁘게 사랑하고 있다며 다음 해 2월에 결혼한다고 하네요. (나보다 먼저 하다니!)

처음부터 모든 것이 채워져 있는 남자를 만나 멋진 결혼생활을 꿈꾸는 것도 물론 축복이지만, 또 반대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 나가고 미래를 계획하고 꿈 꿀 수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이라며 웃는 그 친구의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랑'을 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면, 적어도 '마음' 보다 '머리'가 앞서 나간 채 사랑을 시작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남친 있으면서 헤어진 남친을 만나는 여자

뻔히 도덕적으로 어긋나 보이는 불륜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사랑이 가장 가치 있고, 자신의 사랑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있다 보면 역시, 사랑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 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불륜과는 사뭇 다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엄연히 양다리로 보이는 상황임에도 그 상황을 합리화 시키며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헤어진 남자친구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단둘이 만나는 여자. 그리고 오히려 그 상황을 당당하게 자랑하듯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부럽기는 커녕 무척이나 안타까웠습니다. 

시작부터 삐걱?

그녀가 이야기 하는 과거의 헤어진 남자친구와 연락하는 이유에 대해 오로지 지금의 남자친구 탓으로 돌리더군요. 심지어 지금의 남자친구를 사귄 이유에 대해서도 이전 남자친구와 닮아 사귀는 것이라며 자신이 이전 남자친구와 만나는 것을 합리화 하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랬습니다.

"솔직히 지금 남자친구는 전 남자친구를 잊기 위해 만난 것이기도 하지. 처음엔 괜찮았어. 처음엔 괜찮았는데, 지금 남자친구가 전 남자친구만큼 나한테 잘 하지 못하니까."
"이전 남자친구를 못 잊은 상태에서 지금 남자친구를 사귄 거야?"
"난 다 잊은 줄 알았지. 그런데 오히려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면 만날 수록 이전 남자친구가 생각나는거야. 지금 남자친구가 나한테 이전 남자친구보다 잘했더라면 또 달랐을지도 모르지."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정말 저와 오랫동안 함께 해 온 가까운 친구였다면 서슴없이 한 대 쿡 쥐어 박아 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름 그녀는 그녀의 상황을 합리화 하기 위해 구구절절 이야기를 했지만 마음에 썩 와닿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런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꼭꼭 숨겨 두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냥 친구 사이로 만나는 건데 뭐 어때?

연인의 이성친구를 받아 들이는 것도 제 기준에선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거 연인 사이였던 남녀가 단 둘이 만난다니! 

지금의 연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그 와중에 이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을 그냥 친구 사이로 단정지으며 '지금까지 아무 일 없었다' 라고 당당히 이야기 하는 그녀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연인 사이였던 남녀 관계가 헤어진 후, 다시 만났을 때 과연 아무렇지 않은 친구 사이로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솔직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데 말이죠. 제가 속이 좁은 건지도 모릅니다. +_+

이런 내가 싫으면 헤어지던지!

"이전 남자친구를 만나는 걸 알면서도 못헤어지겠어?"
"지금 헤어지면 내가 당장 못견딜 것 같은데 어떡해."

함께 있던 친구들이 그녀가 너에게 돌아오긴 힘들 것 같으니 당장 헤어지라고 조언 해 주었지만, 역시, 사람 마음은 쉽지 않나 봅니다.

거기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오히려 전 남자친구를 만나 용서를 구해야 할 여자친구가 
"지금 이런 내가 싫으면 나와 헤어지던지!"라는 말까지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내뱉었다고 하니 말이죠. 그런데 또 그런 말을 듣고서도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는 남자.

그래도 그녀가 좋다며 그녀를 놓으면 자신이 당장 하루하루 직장생활 조차 이어나갈 수 없을 거라며, 새로운 연인이 생긴다면 모를까 그 전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말하는 친구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더 이상 뭐라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더군요.

한 여자는 헤어진 남자친구를 놓지 못하고 붙들고 있고, 그 헤어진 남자를 그리워하는 여자친구를 두고 있는 남자는 뻔히 앞으로의 결과가 어떠할지 보임에도 두려워 그녀를 놓지 못하는. 글쎄요. 이 친구의 말대로 자신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겨 그녀를 놓게 되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혹 정말 새로운 연인이 생기게 된다 하더라도 그 땐, 오히려 이 친구가 그녀의 모습처럼 이전의 그녀를 놓지 못한 채 붙들고서 새로운 연인에게 상처를 주는 악순환을 거듭할 것 같은데 말이죠.

어쩌면 그녀의 말대로, 이전의 남자친구를 잊지 못해 시작한, 처음부터 삐걱거린 사랑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한 때는 열렬히 서로를 위하고 아꼈던 사이인데 어쩌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 덧) 사랑은 단순히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전의 사랑을 잊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쉬운 사실을 종종 잊나 봅니다. ㅠ_ㅠ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

개인적으로 남자친구를 소개팅이나 미팅으로 만난 것이 아닌, 한 모임에서 만난 경우이다 보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의도치 않게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제가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는 "버섯이 우유부단하게 행동하여 여러 남자를 헷갈리게 한다- " 는 말이었는데요. 나름 친하고 가깝다고 생각했던 언니들을 통해 이런 소문이 퍼져 나간 것을 알고 난 이후로는 평소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음 편히 웃을 수가 없더군요.

우유부단한 행동이 '어장관리'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저의 행동이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 또한 그 때 처음 알았던 것 같습니다. 밥 먹을 사람이 없으니 학관에서 같이 밥을 먹자 길래 밥을 한 번 같이 먹었더니 다음날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빼빼로데이에 받은 빼빼로 하나에 고백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정작 저 외에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 준 빼빼로인데도 말이죠) 왜 막상 당사자인 제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저런 소문이 도는 건지 당시에는 무척이나 갑갑하고 화가 나더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전 우유부단녀에 어장관리녀가 되어 있더군요.

왜 어장관리녀가 되어 있었던 걸까?

당시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제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욕을 먹을 만 하지만 당시 그저 사심 없이 편하게 행동한 저의 행동이 다른 이에겐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기도 했습니다.

"너 웅이 좋아해?"
"엥? 갑자기 그런 말을 왜 하세요?"
"아니. 그냥. 웅이가 너 좋아하는 것 같은데. 둘이 유독 가까워 보여서. 나한테만 솔직히 말해봐. 넌 어때? 웅이 좋아? 아님, 다른 애 좋아해?"
"음. 저는요..."

누굴 좋아하냐는 질문에 굳이 명확하게 대답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서 얼버무려 웃어 넘긴 것이 입에 입을 타고 "버섯은 웅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버섯을 좋아하는 웅이에게 우유부단하게 행동한다." 라는 식의 소문이 나는 바람에 무척이나 당황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 황당해"

아찔하더군요. 한동안 그 소문 덕분에 웅이 오빠와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그런 소문에도 불구하고 워낙 서로 쿵짝이 잘 맞아(응?) 연인 사이가 되었지만 말이죠.

소문의 그 당사자가 지금의 제 남자친구라 다행이긴 하지만 -_-; 만약 그 소문 당사자가 정말 연인이 될 사이가 아닌 그저 가까운 인물이었다면 충분히 어색한 관계가 되어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누구를 좋아하고 그런 마음이 이어지는 것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재미난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리얼 멜로 드라마가 눈 앞에 펼쳐 지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막상 그 드라마 속 주인공은 바싹바싹 속이 타 들어 가는데 말이죠.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

직장 내나 캠퍼스 내, 어떠한 인원 수 이상이 모이면 '남 말' 하는 것을 쉽게 접하게 됩니다. 저 또한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인지라)예외는 아닙니다. 정작 저와 연관된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구랑 누구가 어떻더라- 누구가 어떻대-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왜 그리 눈을 반짝이며 관심 있게 듣게 되는지 말입니다. 

막상 남자친구와 사귀는 사이가 되었을 때도 제가 속한 그 모임 내에서는 이미 떠들썩 했습니다. 단순히 예쁘게 만나! 잘 어울린다! 라는 축하 못지 않게 '누가 아깝다' 라는 말도 무척이나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연애초기에는 남자친구와 싸운 날엔, 조언을 듣고 싶어 "이러이러한 상황이 벌어져서 싸웠어. 내가 잘못 한 거야?" 라는 질문이나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라며 남자친구와 저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먼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땐 미처 몰랐죠. 

제가 내뱉은 이야기가 전혀 다르게 각본 되어 퍼져 나갈 줄은…

역시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두 사람이 간직하는 것이 좋은 듯 합니다. 특히, 말이 와전되어 퍼져 나갈 수 있는 서로(남녀 커플 모두)를 잘 아는 한 집단에 속해 있다면 말이죠.

그 또한 어찌 보면 작은 사회이니 말입니다. 직장 내건, 캠퍼스 내에서나 동호회를 비롯한 소모임이건 간에 말이죠. 솔직히 저 또한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순간 솔깃하여 '정말?' 을 내뱉곤 합니다. 하나의 가십거리처럼 즐기면서 말이죠.

제 3자가 되어 들을 땐 마냥 재밌기만 한 가십거리. 하지만 적어도 그런 가십거리에 본인의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으려면 역시, 가급적 그 소모임 또한 작은 사회임을 인지하고 '말하기' 보다는 평소 '듣기' 자세를 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 다른 이가 주인공인 가십거리는 언제든 깔깔 거리며 웃을 수 있지만 제가 주인공이 되는 가십거리는 끙끙거리게 듣게 되는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뭔 표현이 이래… 뭐 아무튼) -_-;;

연인 사이 뭐든지 OK? 장난은 정도껏!

출근길(새벽 6시)과 퇴근길(저녁 6시) 오가는 시간만 2시간 남짓.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그 시간에 읽을 책이 항상 가방에 있다는 것과 언제건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폰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다행인 요즘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장난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내기를 걸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기도 하고 데이트를 하면서도 남자친구 손을 만지작거리며 아웅다웅 거리니 말이죠. 헌데, 장난이라기엔 뭔가 과하다 싶은 장난으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커플의 사연 몇 가지가 인터넷상에 올라와 찬반 댓글이 잔뜩 늘어져 있더군요.


에피소드 하나. 나 잡아 봐라 놀이


한참 연애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을 때만 해도 연애를 하면 꼭 해 보고 싶었던 놀이가 바로 '나 잡아 봐라'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하.

"어디 있어?"
"나 여기 있어!"
"잡히면 죽어!"
"빨리 와!"


"나 잡아 봐라!"


이렇게만 들으면 그냥 뭐 과하다기 보다 마냥 연애질에 신난 커플의 이야기로 들리는데 말이죠.
실상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쇼핑몰이나 번화가에서 이런 놀이를 하면 대략 난감이죠.
드넓은 공원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 북적이는 공간에서 이런 놀이를 하려면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할 것만 같습니다. 특히나, 이 악물고 도망가며 잡아 보라고 하는 모습이라니 더욱이 말입니다.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장난은 오히려 서로의 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에피소드 둘. 남자친구 변태 만들기 놀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한 사람 바보 만들기는 매우 쉬운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잠시 화가 나서 남자친구를 놀려줄 생각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해서는 안될 엄한 장난을 해 버린 여자.

"어머! 왜 이러세요?"
"응?"
"악! 변태야!"
"너 왜 그래?"
"악! 저리 비켜요!"

웅성웅성 거리는 엘리베이터 속 사람들. 순식간에 남자친구를 변태로 만들어 버린 여자친구. 재미 삼아 한 행동이라지만 -_- 정말 제가 그 남자친구여도 정 떨어지겠다- 싶은 상황이더군요.



하물며 아무리 기분 좋은 상태라 할지라도 장난으로라도 이런 변태로 오인받는 상황을 겪게 되면 무척이나 황당할텐데, 더구나 서로 말다툼을 한 상태에서 남자를 놀려줄 생각에 이런 장난을 하다니 말입니다.

연인 사이, 의견 충돌로 말다툼을 할 수도 있고 싸움의 정도가 심해 정말 심각하게 삐걱일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얕건 깊건 간에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절대 다른 제 3자가 개입된 상태에서 해결하려 들면 안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이처럼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한 사람 바보 만드는 행동은 더욱이 말입니다. ;;; 후덜덜;;;

에피소드 셋. 나 사랑해? 그럼, 돈 좀 빌려줘 놀이


집안이 많이 힘들다, 돈 좀 빌려 달라, 라는 말을 하는 남자. 그 말을 듣고 심각하게 돈을 빌려 줘야 할지 말아야 할 지 고민에 빠진 여자. 급기야 돈을 빌려 주지 않으면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며 치부하는 남자.

"날 사랑하지 않아? 정말 힘들어서 그러는데 많은 돈도 아니고 5백만원 정도 빌려 주는 것도 힘들어?"


알고보니 농담으로라도 절대 해서는 안될 장난을 남자가 여자에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 장난 하나로 여자의 마음이 완전히 뒤돌아 섰더군요.

사랑하는 사이이다 보니 그만큼의 믿음이 있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 이 정도의 장난도 괜찮지 않을까? 날 사랑하는지 아닌지 이 정도의 장난으로 떠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짧은 생각으로 비롯된 장난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이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더군요.

가까운 사이라 너무 상대를 쉽게, 가볍게 여기다 보면 삐걱거리기 마련인가 봅니다.
사랑하는 사이, 이 정도의 장난은 괜찮잖아- 라고 생각하기 보다 한번 더 상대의 입장이 되어 헤아려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인 사이 뭐든지 OK? 아뇨. 아무리 가까운 가족 사이라 할 지라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예의가 있듯, 연인 사이도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서로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하고 돈독하게 하기도 하는 장난, 하지만 그 정도가 과하면 하지 않으니만 못한 어색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인 사이 다툼, 알고보면 서로 고마워해야 할 일?

연애초기 지독하게 자주 싸우던 우리 커플.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면서 언제 그렇게 다퉜냐는 듯 싸울 일이 확연히 줄어들더군요. 그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인지라 말다툼을 하곤 하는데, 실상 그 말다툼의 시발점을 들여다 보면 오히려 싸울 일이 아니라 서로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상황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남자친구의 입장과 제 입장으로 나눠 할까 합니다. ^^  

남자친구가 내게 화가 난 이유 – 막차를 놓친 여자친구의 투정 때문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 지하철 막차 시간을 확인 후 냉큼 올라탄 지하철. 하지만!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하철에서 잠들어 버렸습니다. -_-; (하아... 이런 잠탱이 같으니라고...)

내려야 할 지하철역에서 한참 지나친 후에야 내렸는데 다시 돌아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하니 주말이라 막차도 끊긴 상태더군요.

"친구들 잘 만났어? 어디야? 집이야?"
"아, 여기. 여기가 어디냐면. 내가 깜빡 졸아서."
"또 지나친 거야? 지금 지하철 있어? 주위에 버스 정류소는?"
"버스 정류소가 안보이네. 진짜 산골처럼 그래. 여기가 어디지. 이상하네."
"잘 찾아봐. 안보여? 택시는?"
"아, 암튼, 택시타고 갈테니까 얼른 자. 오빠 내일 출근해야지."

나름 다음날 출근하는 남자친구를 배려한다는 생각에 택시 타고 갈거라는 말과 잘 자라는 인사를 황급히 건넨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후, 남자친구가 제게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저는 이미 핸드폰을 가방에 넣은 후였던터라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는 줄도 몰랐죠. 나름 남자친구를 위한 배려라 생각하고 행한 제 행동이 남자친구를 오히려 더 안절부절, 걱정만 가득 안겨준 셈이었죠.

그 일이 있은 후, 다음날, 만났을 때 남자친구가 예전 네가 이야기 하던 그 기분을 내가 느낀 것 같다 인상적인 말을 하더군요.  

"예전 공연장에서 내가 지갑 잃어버렸을 때, 네가 느꼈던 그 기분을 똑같이 내가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아~ 그래? 그렇게 말하니까 확 와 닿네. 미안! 진짜 미안!" 

내가 남자친구에게 화가 난 이유 – 밖에서 오래 기다리게 했기 때문에?

남자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 비가 억수 같이 내리고 천둥에 번개까지 치던 터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거기다 우산 하나에 의존해 걷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 와중에 남자친구의 한 마디는 더욱 경황 없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 아무래도 나 공연장에서 지갑 잃어 버린 것 같아! 잠깐. 여기 지하철역에서 기다려! 내가 뛰어 갔다 올게!"
"아, 응? 어!"

날도 어둑어둑한데다 비까지 오고, 공연이 늦게 끝나 밤 늦은 시각. 공연장에서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고 놀란 마음에 황급히 뒤돌아 뛰어가는 남자친구.

나보다 훨씬 덩치도 크고 다 큰 사내 녀석(응?)이 지갑 찾으러 뛰어간다는데 왜 그리 걱정이 되는 건지 말이죠. 10분 정도 지났을까요. 지갑을 찾은 건지, 아직 지갑을 못 찾은 건지, 공연장으로 가다가 중간에 사고라도 난 건지, 전화를 해도 왜 전화를 받지 않는 건지. 이런 저런 생각에 걱정이 되어 발을 동동 굴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뒤, 저 멀리서 터벅이며 걸어오는 남자친구가 보이자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뾰루퉁한 표정으로 남자친구를 맞이하니, 곧이어 내뱉는 남자친구의 사과의 말.

"미안. 비도 오는데 혼자 오래 기다리게 해서. 순간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까 정신이 없더라구. 같이 가면 좋긴 한데, 네가 구두도 신고 있으니까 너 다리도 아플 테고, 내가 혼자 재빨리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난 오빠가 날 기다리게 해서 화난 거 아닌데."

비가 오는데, 혼자 오래 기다리게 해서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남자친구.

"그럼 왜? 기다리게 해서 화가 난 거 아니야?"
"왜 전화 안받았어?"
"뛰어갔잖아. 정말 정신 없이 뛰어가서 숨 좀 돌리고 바로 전화하려고 했어. 너무 숨이 가빠서…"
"아무리 그래도 지갑을 찾았으면 바로 연락을 줬어야지! 난 계속 걱정했잖아! 비도 오고 어두운데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고 지갑을 아직 못 찾은 건지, 아님 공연장으로 황급히 뛰어가다가 사고라도 난 건지! 내가 얼마나 걱정 했는지 알아?"

순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속에 품고 있던 걱정과 불안감이 빵 터졌습니다. 남자친구 입장에선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여자친구를 계속 밖에서 세워 놓아 제가 화가 났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전 남자친구가 걱정되는 마음 하나 때문에 썩어가는 속을 달래느라 애 쓰고 있었는데 말이죠.

남자친구 속마음 – "비, 천둥, 번개에 최악의 날씨구나. 우산도 하나뿐 인데. 구두까지 신은 여자친구에게 다시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보다야 나 혼자 지갑 찾으러 빨리 다녀오는 게 낫지. 여자친구 혼자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혼자 다녀와야겠다!"

여자친구 속마음 – "비도 오는데 그냥 천천히 같이 걸어 갔다 와도 될 텐데. 우산도 없이 뛰어갔다가 감기 걸리면 어쩌려구? 아, 그나저나 왜 연락이 없지? 지갑은 찾은 걸까? 어두워서 앞도 제대로 안보이네. 왜 전화를 안받아?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지?"

제가 남자친구에게 화가 난 이유가 비 오는 날 밖에서 오래 기다리게 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연락이 없는 남자친구 때문에 걱정이 된 것이 이유인 것 처럼, 남자친구 또한 제게 화가 난 이유는 자신이 다음날 출근을 위해 일찍 자야 되는데 여자친구 때문에 늦게 잠을 자야 해서가 아닌 여자친구인 절 향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여자친구 속마음 – "난 내일 출근하지 않지만, 오빤 내일 출근하니까 일찍 자라고 해야지. 아, 괜히 지하철에서 깜빡 조는 바람에 버스도 없고. 택시 타고 가네."

남자친구 속마음 – "막차 놓쳐서 어떻게 가려는 거지? 길치면서 길 또 헤매면 어떡해. 시각도 늦었는데. 아, 그나저나 왜 연락이 없는 거야. 택시 탄다고 하더니 잘 도착한건가? 요즘 사건사고도 많아서 위험한데. 왜 전화를 안받지?"

상대가 별 것 아닌 것에 화를 내고 있다는 생각에 '왜 그깟 일로 화를 내냐'고 추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속내를 보면 상대는 진심으로 연인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 위와 같은 유사한 상황이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남자친구가 이러한 일로 화를 내도 저를 향한 걱정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로는 고마운 마음과 함께 실실 웃게 되더군요. "에구, 그래쪄요? 미안해요. 앞으로 조심할게요." 라며 말이죠.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된 싸움이 되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배려와 걱정으로 시발된 다툼이라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열번이고, 백번이고 먼저 용서를 구하고 사과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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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애인의 이성친구,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애인의 이성친구,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 남녀, 순수한 친구 사이가 될 수 있을까? 
제 핸드폰에는 제가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전화번호를 비롯하여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들과 대학교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만난 친구들, 동호회 친구들 – 그렇게 이성친구들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전 남자친구를 사귀었을 때는 남자친구를 만나면서도 이 친구들과도 연락이 잘 되었고, 서로 안부를 종종 묻기도 하고 만나기도 했는데 지금 남자친구를 사귀면서부터는 자연스레 친구들과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이죠. 왜일까요?

우선, 이전 남자친구와 사귈 때는 결혼이라는 말을 전혀 꺼내지 않던 제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주위 친구들에게 결혼이라는 말도 자주 꺼내고 평생 함께 하고픈 남자라는 말을 평소 많이 썼다는 것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멀어진 이성친구, 그리고 여전히 한결같은 이성친구를 나눠 소개할까 합니다.
 

연애를 하니 멀어진 이성친구 VS 한결 같은 이성친구 

Episode1)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는 말에 멀어진 이성친구

남녀 구분 없이 어색함 없이 한번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나누기 시작하면 여러 사람과 함께 있건 단둘이 만나건 잘 어울리는 편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남자친구들과도 동성 친구라 할 만큼 사이가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남자친구를 사귀면서는 몇몇 남자친구들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지더군요.

"버섯, 다음 주 주말 저녁에 뭐해? 오랜만에 같이 밥 먹을래? 간만에 내가 쏜다!"
"저녁? 음..."
"야. 간만에 친구가 보자는데, 치사하다."
"아, 그럼, 점심 때 볼까? 나 요즘 다이어트 하거든. 저녁을 안먹어."
"그래. 그럼, 1시까지?"
"내가 그때 남자친구 생겼다고 말했었지? 너 괜찮으면 너한테 남자친구 소개시켜 주고 싶은데... 밥은 내가 근사하게 쏠게! 어때?"
"그래. 그럼 그 때 보자."

아무리 가깝고 친한 남자친구라지만 제가 이 친구와 1:1로 단둘이 만나는 사실을 남자친구가 알게 되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남자친구도 저도 질투의 화신이니 말이죠. 
그런데 그 때 보자던 친구는 정작 만나기로 한 전날, 약속을 취소하더군요.

그 후, 자연스레 서로 안부만 문자로 주고 받다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습니다. 저 또한 굳이 남자친구가 있는데 먼저 연락하기 불편해 연락을 하지 않았구요.

Episode2)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에 오히려 전보다 더 편해진 이성친구

오랜만에 모임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왔습니다.

"버섯, 요즘 연애 한다며? 너 이야기 좀 해봐."
"나? 글쎄. 그냥 마냥 좋아."
"뭐야. 그게 다야?"
"아니. 너무 좋아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

갑작스레 시작된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