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준비하는 여자친구, 어떡하지?

이전에도 포스팅 한 적 있지만, 제가 지금 5년 째 연애를 하며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4년 전 쯤 "헤어지자" 를 선언하고 영원히 남남이 될 뻔 한 적이 있습니다. (헉! 버섯 그렇게 안 봤는데 쉽게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는 여자였구나! 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ㅠ_ㅠ)

남자친구와 헤어짐을 결심한 이유

몇 번 포스팅 한 바 있지만 다름 아닌, 남자친구의 '게임' 때문에 말이죠. 솔직히 게임은 핑계였는지도 모릅니다. 겉으로 드러나기엔 '게임' 하나였는지 몰라도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게임'이 아닌 '불안한 미래' 였거든요. 저도 게임을 좋아합니다. 스타크래프트나 와우를 즐겨 하고 종종 동생과 함께 게임 채널을 즐겨 보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게임으로 인해 나의 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누군가(친구나 동료, 애인)와의 약속을 게임 때문에 져버리는 행동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짐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저와의 약속까지 번번히 져버릴 정도로 게임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을 져버릴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앞으로 함께 미래를 꿈꾸고 그려 나갈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헤어짐을 결심하고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는 저에게 '헤어지자'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내뱉는 게 아니라고,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고작 그게 이별의 이유가 되냐면서 말입니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당사자는 정말 오랜 고민 끝에 헤어짐을 결심한 것이건만 이별을 통보 받는 입장에서는 화를 낼 만합니다. 지금껏 늘 똑같은 상황에서 '게임이 뭐길래!' 라며 화를 내면 '미안해.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정도로 사과를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환하게 웃곤 했는데! 그런 그녀가 헤어지자고 이별을 말하니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겠죠.

"이별 하는 상황에서까지 다투고 싶지 않아. 미안한데, 나도 더 이상 못 참겠어."
"진짜? 헤어지자고? 장난해?"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여? 헤어지자."
"헤어지자는 말, 그렇게 쉽게 하는 거 아닌데."
"나 쉽게 하는 거 아닌데?"
"…"

이별을 하는 상황에서까지 다투고 싶지 않아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는 저와 달리, 목소리가 높아지고 커지던 남자친구. 그리고 "차라리 시간을 갖자"는 말을 건네던 남자친구.

사랑 앞에 자존심은 무의미

왜 상대방이 헤어짐을 결심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헤어지자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자 한다면 이별로 가는 길을 막아 설 수 있습니다.

일단 1차적으로 '헤어지자'는 저의 말에 '시간을 갖자'라고 말을 돌린 남자친구를 받아 들인 것부터가 제 마음 속엔 조금은 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마음에서 나온 말이 아닌, 머리에서 나온 말이었으니 말입니다. 남자친구를 향한 좋아하는 감정이야 이별을 고하고도 아련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남자친구를 향한 마음은 분명했지만 당장 내 마음을 들여다 보기 보다 '앞으로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머리로 앞날을 생각하고 계산해서 내뱉은 말이었으니 말입니다.

남자친구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매일 하나, 혹은 두 개씩 꼬박 꼬박.

"밥 먹었니?" "날씨 추운데 옷은 따뜻하게 입었니?" "잘자"

전 이미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스팸 문자로 등록을 해 놓고 신경을 쓰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2일 째, 3일 째로 접어들 때까지도 마음이 짠하고 아련하기만 했는데 5일 정도가 넘어서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일상에 익숙해 지면서 제 감정에 무덤덤해 지더군요. 흔히들 말하는 시간을 갖자는 말이 왜 연인 사이에 독이 되는지 말이죠. 시간을 가지면 가질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대에 대한 감정이 무덤덤해지고 이별에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남자친구.

"무릎이라도 꿇으면 받아 줄래?"
"아니."

"난 정말 무릎이라도 꿇을 수 있어. 진짜 한번만 더 믿어주면 안될까?"
"내가 어떻게 해야 내 진심을 받아 줄래?"
"…"

1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만난 남자친구의 두 눈은 시뻘겋게 달아 올라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고들 하는 건가.'

그 날, 극적으로 서로를 부둥켜 안고 얼마나 엉엉 울었는지 모릅니다.

"미안해. 믿어줘서 고마워. 내가 더 잘할게."
"응. 나도 더 잘할게. 노력할게."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헤어지자는 말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는다 

제가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던 그 순간만큼은 정말 큰 결심이었고 진심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그 마음도 진심이었고, 이별을 내뱉은 그 마음도 진심이었습니다. 그만큼 절실했습니다.

연애를 하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습관처럼 쉽게 내뱉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아마 연애를 하는 이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다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코 순간적 '욱' 하는 기분에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토라지거나 삐치고 아무 말 없이 입술을 삐죽거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남자라면 동굴 속으로 숨어버릴지도 모르죠.

그(녀)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거나 바람이 나지 않는 이상, 그(녀)의 이별통보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연인을 붙잡고 싶다면 그 이유가 뭔지, 왜 그러는 건지 눈치 채고(모르면 추궁을 해서라도) 아쉬움이나 미련 따위 남지 않을만큼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자존심은 남겨 두겠다는 말은 쓰레기통으로 고고!

"어이없어. 이미 이전에 같은 이유로 여러 번 다투긴 했지만, 사과하면 바로 받아주곤 하더니. 이번엔 헤어지자고 하네. 뭘까?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야, 남자가 되가지곤. 여자친구 헤어지자고 하는 거 받아 주면 버릇된다. 초반에 바로 잡아야지. 한 2주만 연락하지 말고 있어봐. 바로 여자가 보고 싶다고 연락할 걸?"
"그래? 흠. 그럼 2주만 버텨 봐야 겠네."

이별하러 가는 길.

조언을 해 주던 친구들이 우르르 함께 이별 하러 가는 길을 마중 나와 주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요. 하지만 어쩌죠.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는 친구들도 결국엔 당신의 연애에서는 제 3자 일 뿐인걸요.

"버릇되니까 초반에 잘 길들여야 된다던 녀석들 말 믿고 자존심 세우며 2주 버텼다가 허무하게 떠나 보냈어. 독하다 독해. 2주를 왜 못기다려 주냐? 아, 그냥 그 때 자존심 다 버리고 붙잡기라도 했으면 이렇게 미련이 남진 않을텐데..." 

정말 사랑하는 연인이라면!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인연이라면! 필사적으로 진심을 보여주고 붙잡아 보는 건 어떨까요? 나중에라도 후회나 미련이 절대 남지 않도록. 

+ 덧) 인상적이었던 두 여인의 대화
A양 :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붙잡았는데 이 남자, 나 돌아봐 주지 않으면 어떡함?
B양 : 바람 난 것 아니고, 딴 여자 생긴 것도 아닌데 널 돌아봐 주지 않는다면 그땐 댁도 쿨해지삼.
A양 : 어디 그게 쉬움?
B양 : 세상에 쉬운 이별이 어디있고, 어려운 이별이 어디 있남? 도전하지 않아 후회하는 것보다야 도전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 

관심과 집착, 그 미묘한 경계선

"오빠, 어디야?"
"집"
"오늘도 지훈이 오빠 만났어?"
"아니. 걔 출장 갔잖아."
"아, 응. 만약, 지훈이 오빠 1년 넘게 출장가면 오빠 막 서운해서 울겠다. 그치? 같이 게임 못해서. 하하. 만약 내가 1년 넘게 출장가면?"
"뭐? 야, 너 이상하다. 내가 걔 출장가는데 왜 울어? 그리고 내가 너 1년 넘게 출장가면 울어야 되냐? 내가 우는지 안우는지 왜 그렇게 집착해?"
"뭐? 난 그냥 물어본 거잖아."
"너 너무 하다고 생각안하냐? 무슨 병 걸렸냐? 의부증이냐?"
"헐…"

농담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던 커플. 갑작스레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더니 한 쪽에선 관심이라 말하고, 한 쪽에선 집착이라 말하고.
끝내 의부증이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여자도 화가 나서 어줍잖게 통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왜 의부증이며 집착이며 구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지, 여자 입장에선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갑작스레 이런 이야기가 흘러 나온 것을 보아 남자  쪽에서 뭔가 계속 담아 오다가 폭발한 경우인 듯 한데요. 경우는 2가지겠죠. 정말 한쪽(여자)의 관심의 정도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려 상대쪽(남자)에서 이를 견디다 못해 욱해서 터뜨렸거나, 또는 그야말로 단순 다른 한쪽(남자)의 마음이 시들해 졌거나.

"너, 근데 너 뜬금없이 지훈이 오빠 이야기는 왜 했어?"
"요즘엔 나 보다 지훈이오빠랑 더 자주 연락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장난 삼아서."
"음"
"그래도 내가 1년 넘게 출장가면 울어야 되냐고 화내며 이야기 한게 더 황당하지 않아? 의부증이래. 나한테."
"음, 그러게"

친구의 이야기를 곰곰이 들으며 전 어디까지나 제 3자의 입장이다 보니 친구의 결정에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어디야?"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어디?"
"지하철 안"
"지하철 안, 어디?"
"2호선, 이제 성수역 지나."
"하하. 응. 보고 싶다."

"어디야?"
"친구들 만나러 가."
"친구 누구? 남자? 여자?"
"여자친구들."
"하하. 응. 재미있게 놀고, 헤어지면 전화해."

누군가의 시각으로 봤을 땐 위 상황 또한 집착이라 말하고, 누군가의 시각으로 봤을 땐 관심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받아 들이는 쪽이나 건네는 쪽이나 집착이나 구속이라 느끼지 못한다면 제 3자의 시각은 무의미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제 3자가 아닌 연애를 하는 당사자가 어떻게 느끼냐의 차이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법'이 있죠. 바로 다름 아닌 대화입니다. 연애에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건 침착하게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죠. 그런데 그녀는 '헤어짐'을 결심했습니다.

연애는 일방이 아닌, 양방입니다. 연애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받거나 주는 것이 아닌, 서로가 대화하고 맞춰 나가는 것이 연애입니다. 헌데,
이 남자친구의 극단적인 표현에 여자친구도 꽤나 큰 상처를 받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헤어짐을 결심한 거겠죠.

연인 사이, 이렇건 저렇건 극단적인 표현은 최악의 결과를 낫기 마련이죠. 남자친구 쪽에서 그러한 느낌(간섭, 구속, 집착과 같은)을 받았을 때 극단적으로 간섭, 구속, 집착과 같은 직적접인 표현을 하며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 보다 먼저 부드럽게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연애, 일방이 아닌 양방이 하는 것이기에... 감정에 치우쳐 극단적인 표현을 내세우기 이전에 다시금 자연스레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애의 만능통치약, 역시 대화만한 것이 없죠?

+ 덧) 누군가에겐 '집착'이 될 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한 '관심'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구속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꺼내 헤어지고서는 막상 다른 남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과거의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남자도 있으니 말이죠.
"난 내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간섭하고 구속하려 들지 말라고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그러다 헤어졌지. 헤어질 때 얼마나 홀가분 했는지... 그런데 지나고 나니 정말 좋은 여자를 내 손으로 걷어 찬 것만 같아."
"무슨 말이야?"
"지나고 나니 후회된다는거지. 헤어지고 나니 '아차' 싶더라. 돌이켜 보면 그 여자가 집착한게 아니라 내가 변한거였어. 내가 다른 일에 빠져서는 이전만큼 그 여자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졌었나봐. 엄청 후회돼. 지나고 나니 그만한 여자가 없어. 다들 계산적이고 자기 챙기기 바쁜데 말이야. 그렇게 날 걱정해 주고 챙겨주던 여자를..."
"연애를 하며 관심이 집착이 되기도, 누군가에겐 구속이 되기도... 참. 어렵구나. 너에게도 더 좋은 여자친구 생기겠지. 그 땐, 놓치고 나서 후회하지마." 

연애중, 밀고 당기기가 꼭 필요할까?

"언니는 밀고 당기기 어떻게 해요?"
"뭐?"
"밀고 당기기 노하우 좀 알려줘요!"

맙소사! 나에게 밀고 당기기 노하우를 묻는 직장 동생. (얘야, 난 이미 그 놈의 밀고 당기기 하다가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라구!!! ㅠ_ㅠ) 이 와중에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 연애이기 때문에 밀고 당기기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하는 친구.

"맞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 연애야. 밀고 당기기를 잘 해야 돼."

처음 연애 라는 것을 시작했을 때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드디어 남들이 하는 연애를 나도 하는구나!' 라는 벅찬 기쁨에 이것저것 참 많이도 찾아보고 물어봤습니다. 밀고 당기기가 뭔지도 몰랐던 때에 제 눈에 들어온 '밀고 당기기 노하우' 관련 글.
 

밀었는데 타이밍 좋게 서로 밀고 있다면...?

[자고로 연애를 할 때, 남자는 금새 여자에게 싫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늘 긴장감을 주는 것이 좋다.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할 때도 적정한 간격을 주는 것이 좋다.]

뭐, 대충 이런 느낌의 글이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맞아! 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연애를 하면서도 정말 봤던 그 내용을 실천하려 노력했습니다.

"전화 빨리 받으면 안 좋다고 했었지? 좀 기다렸다가 받아야지."
"아, 보고 싶다. 그래도 여자가 먼저 보고 싶다고 하면 금새 질려 할 테니까 먼저 보고 싶다고 하면 안되겠지."
"오늘은 왜 연락이 없지? 그래도 먼저 연락하면 안되니까 꾹 참자."
"와! 문자가 왔네. 이제 3분 정도 있다가 답문 해야지."

정말 밀고 당기기의 효과였던 걸까요? 그와 만나며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가 보자고 하면 그때에야 만나자고 이야기를 하고, 남자친구가 보고 싶다고 하면 그때에야 보고 싶다고 말하고. 하지만, 그렇게 만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보였습니다. 알려주고 싶기도 했구요. 그래도 꾹 참았습니다. 왜냐구요? 잔소리로 들릴까 봐 겁이 났으니 말이죠. 연락 하고 싶을 때에도 꾹 참았습니다. 왜냐구요? 연락을 너무 자주 하면 집착하는 것으로 보여질까 봐 겁이 났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만남을 이어오던 어느 날, 뜻밖의 말을 하더군요. 같은 연구실에 있는 누나가 있는데, 자신에게 호감을 표시하더라고. 그 누나가 참 괜찮더라고 말이죠. 그 말을 듣고 완전 쏘 쿨~ 하게 "응. 그래? 그럼 그 누나랑 연애해." 라는 말을 내뱉고서는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정말 제가 쿨한 여자여서 그렇게 했을까요? 아뇨. 제가 상처 받을까 봐 무서워서. 자존심이 상할까 봐 그게 무서워서 재빨리 자리를 피했습니다. 속으로는 울면서 겉으로는 쿨한 여자인 척 하며 말이죠.

"너, 근데 나 사랑했던 거 맞아?"
"뭐?"
"넌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일하고 있는 거 같아."

시간이 지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의 크기와 비례해서 믿음의 크기가 커져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괜한 밀고 당기기로 인해 서로에게 믿음이 깨지고 사랑의 크기는 작아졌습니다. '이렇게 하면 그렇게 생각하겠지? 저렇게 하면 이렇게 보겠지?' 와 같은 제가 만든 그 굴레를 깨고 좀 더 저답게 행동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더 이별에 가깝게 만든 것 같습니다.

밀고 당기기를 한답시고 어줍잖게 행동한 제 모습은 그가 봤을 땐 '저 아이는 정말 날 사랑하는 건가?' 라는 의구심만 갖게 만들었나 봅니다. 밀고 당기기 노하우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자신답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분명, 그와 내가 애초 꿈꿨던 연애는 서로 눈치보고 진심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며 판단하는 연애가 아니었을 텐데 말입니다.

"우리 서로 아껴주고 배려하자"


이제는 시간이 지나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일상 속, 잔잔하면서도 알콩달콩한 사랑을 하고 있는 지금. 그런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 남자친구에게 더 진심으로 다가가려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후회하지 않게.

진심은 진심을 알아 봅니다.

"그런 밀고 당기기라면 실패하는 게 당연하지 않아? 모범적인 예가 있잖아. 너네 부모님 사이가 엄청 좋으시다면서? 밀고 당기기 하셔? 연인 사이에 간 보기 식으로 말을 하거나 행동하는 것만큼 짜증스러운 게 또 있을까? 진짜 서로 사랑해서 연애 하는 사람들은 밀고 당기기 같은 거 안 해도 잘만 만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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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흔들바위커플, 싸움에서 화해까지

연인 사이, 늘 알콩달콩 러브러브 모드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뜻밖의 소소한 일로 불똥이 튀어서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싸움으로 커지곤 합니다. 때론 정말 이게 싸울 거리가 되긴 하는 건가- 싶은 일로 인해 이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나한테 기분 나쁘다고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라구. 어쩌겠어? 그래서 연락을 안 했지. 바라는 대로 해줬더니 1주일 정도 연락와서는 헤어지자고 하더라. 완전 황당!!!"

여자친구와 정말 별 것도 아닌 걸로 싸우다가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야기 하던 친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미안해' 라는 사과를 듣고서도 '연락하지마!' '날 그냥 내버려 둬!' '난 그냥 혼자 있어야 기분이 풀려' 로 일관하는 여자친구의 반응으로 이 친구도 상당히 상처를 받고선 정말 1주일 그 이상을 연락을 하지 않고 내버려 둔거죠.
"한 번 미안하다고 하면 됐지. 뭘 얼마나 바라는거야? 석고대죄라도 해야 되는거야?" 그렇게 1주일 뒤, 결과는… 이별통보. '정말 이 여자분, 너무하네. 나빠!' 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지지 않나요? 그런데 전 차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왜냐구요? 저 또한 남자친구와 싸울 때 남자친구의 '미안해' 한번의 사과로 '응. 그래. 괜찮아.' 라고 완전 쏘~ 쿨~ 하게 받아 들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더라? 음,언제였더라?) 

왜 남자친구의 미안하다는 사과를 단번에 받아 들이지 못하는 걸까?

하나, 부글부글 아직 내 마음 속에 끓고 있는 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저 같은 다혈질 성격이 좀;; 응?)
둘, 실실 웃으며 '에이, 왜 그래, 미안해'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가 얄미워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실실 웃다니! 나에게 정말 미안해 하는 거 맞아?)
셋, 싸움의 계기가 된 행동이나 말이 또 다시 벌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 (흥. 미안하다면 다야? 내가 지금 받아 주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길 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해결하려 하겠지?)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저 또한 빨리 사과를 주고 받고선 알콩달콩 모드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죠.

"미안해."
"응. 나도 너무너무 미안해."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연애 초반엔 서로 자존심 세우고, 으르렁 거리며 자기 말이 서로 옳다며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 계속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분명 싸운 이유는 오늘 일어난 이 단 한 가지 사건 때문인데, 이야기 하다 보면 지난 달에 있었던 일부터 작년에 있었던 일까지 구구절절 읊게 되기도 했습니다. 

"너, 예전에도 그랬잖아!" "오빠도 예전에 그런 적 있거든?"

그렇게 으르렁 거리며 싸우고 뒤돌아서면 어느 한 쪽이 반드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과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거냐구요? 음, 뭐 그럴 수도 있겠죠. 아니, 그런 마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화하자 마자 "미안해" 라는 말이 나오기는 커녕, 또 다른 싸움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1차 전쟁에서 풀지 못한 전쟁을 전화로 푸는 이른바 2차 전쟁이죠. -_-;

그렇게 2차 전쟁 끝에 화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끝을 알 수 없는 휴전을 갖기도 했습니다. 3일이 될지, 1주일이 될지 알 수 없는.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다 보니 싸울 일도 없고, 혹 싸우게 되더라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바로 화해를 하게 되더군요.

솔직하게 털어놓기 그리고 약속하기

연애초반엔 다투고 나서 이틀 간, 심지어 1주일간 일체 연락을 하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1주일간 연락을 하지 않다가 극적으로 남자친구와 화해하면서 자존심이니 뭐니 다 내려놓고 노골적으로 한 말이 있습니다. 

"오빠, 우리 싸우더라도 하루는 넘기지 말자. 아무리 치고 박고 헐뜯고 으르렁 거리며 싸워도 절대 하루는 넘기지 말자. 내가 '내버려둬' 라고 말해도 '당분간 전화하지마' 라고 말해도 그 말 절대 믿지마. 그냥, '아, 얘가 또 다혈질이다 보니 기분이 상해서 이러는 구나' 라고 생각하고 오빠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줘. 난 싸우고 나서 내버려 두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화가 풀리는게 아니라 나날이 더 누적되는 것 같아."
"아, 알겠어. 그럼, 너도 아무리 화가 나도 전화 꺼두지마. 그리고 만나자고 할 때 꼭 만나. 만나서 싸우더라도 일단 만나자." 

그럼, 이렇게 약속을 한다고 해서 지극히 감정적인 싸움 속에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지키기 쉽지 않겠죠. 하지만 약속을 한 후, 당시 제가 남자친구에게 했던 말을 남자친구가 지켜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인지 남자친구와 약속한 것들을 무시할 순 없더군요. 

"많이 보고 싶었지?"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해? 완전 많이 보고 싶었지."
"나도. 나도. 밥도 제대로 못먹었어."

남자친구와 싸우고 난 후, 이렇게 화해를 하고 나면 종종 남자친구가 조용한 커피숍에 가서 "우리 '칭찬해 주기' 하자" 라는 말을 했었는데요.

일상 속 자연스럽게 내뱉게 되는 칭찬과 달리 정면에서 마주보고 '이건 칭찬이오' 라고 내색하며 주거니 받거니 칭찬을 하려니 정말 후덜덜하더군요.

그런데 효과 하나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화해를 하고 나서도 조금 어색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업시켜 주니 말입니다.

"역시, 우리 오빠는 마음이 넓어. 배려심도 많구. 우리 오빠가 최고야!"
"응. 나한테도 지혜로운 너가 있어서 너무 좋아. 너가 최고야!"

연애라는 것이 한치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보니 또 정말 소소한 일, 터무니 없는 일로 다투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대화화고 서로 화해하려는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겠죠? (마음 같아선 영원히 안싸우고 싶다...)

"혹시 권태기?" 우리 커플의 권태기 극복법


연애를 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시점, 분명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아무 문제 없이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롭다'는 기분을 씻을 수 없었습니다. 연애 초기와 너무나도 달랐던 제 마음. 분명 연애 초기처럼 함께 손을 잡고 나란히 거닐고 있음에도 자꾸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제 모습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권태기라는 건가… 라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제 손을 잡고 있는 남자친구만 바로 보았던 저의 눈은 어느 순간 다른 커플에게로 향해 있고, 다른 커플의 여자는 어떤지, 남자는 어떤지, 어떻게 데이트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보고 듣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이래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질러 보자 싶어 남자친구에게 뜬금없이 권태기라고 내뱉었습니다.

 

"오빠, 나 권태기인가봐."
"응? 권태기가 뭐야?"
"…"

 

권태기임을 이야기 하는 와중에 권태기가 뭐냐고 되려 물어보던 남자친구.

 

'헉! 뭐? 권태기가 뭐냐구?' +_+;;;;

 

보통 권태기라는 표현을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는 시기를 일컫는 말인데, 요즘은 연인 사이에 서로에게 지루함을 느끼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죠.

 

"아니. 그니깐, 뭔가 예전 같지가 않아."
"뭐가? 네가? 아님, 내가?"
"나도, 오빠도, 둘 다…"
"에이, 아니야. 난 그대로인 걸?"

 

연애 초기의 파릇파릇, 애틋했던 감정이 사그라 들면서 좀처럼 수습불가의 상태에 놓여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권태기라는 저의 말에 그저 실실 웃으며 아니라고, 곧 괜찮아 질 거라는 남자친구의 모습마저 당시엔 너무나 미워 보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만나자'

 

권태기라고 제 마음대로 못박아 놓고서는 당분간 만나는 것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에 남자친구를 멀리 했습니다.
권태기인 것 같으니 당분간 서로 연락을 자제하자, 만나는 것을 자제하자, 라고 이야기 하는 저를 보고, 만나서 싸우건 헤어지건 지지고 볶건 간에 일단 만나자는 남자친구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현명한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그대로 '그래. 너가 그렇다고 하니 그럼 당분간 만나지 말자' 라고 남자친구 마저 뒤돌아 서 버렸다면 그대로 영원히 서로에게 뒤돌아 있었을지도 모르죠. 

 

잡아 먹을 듯 싸우기

 

'헉! 잡아 먹을 듯 싸워?' 라고 놀랄지도 모르지만 정말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듯 싸웠습니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며 그렇게 피 터지게 싸운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말이죠.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힘겹게 나간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처음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남자친구의 조그만 빈틈을 하나 잡고서는 놓질 않았습니다.


 

 

정말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만나기 싫어. 오히려 친구들 만나는게 더 재밌어. 지루해.' 라는 말로 남자친구에게 상처주는 말만 내뱉었습니다.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내가 모질게 굴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만나서 솔직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 때, 권태기라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혼자 속앓이 하고 담아 두다가 저 혼자 '빵' 터져서 말 없이 '획' 돌아서 버렸다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친구의 정성스러운 편지 한 통

 

이전 같지 않다며 남자친구에게 엄포를 놓고서는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만나서 초반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으르렁 거리며 서로의 골만 더 깊어지는 것 같던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넨 편지 한 통.

마치 만나면 이렇게 싸우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한참을 다투다 뒤늦게서야 건네는 남자친구의 편지는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고마워. 권태기라고 이야기 해줘서. 어떻게 하면 너가 기분이 풀릴지 모르겠어. 어쩌면, 정말 너가 말한 것처럼 내가 변한 건지도 몰라. 이건 집으로 돌아가서 읽어봐."

이게 뭐냐며 남자친구의 편지를 받아 들고서도 좀처럼 '씩씩' 거리는 제 기분이 풀리지 않아 들은 척 만 척 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 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와 달리, 글쓰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남자친구. 삐뚤 빼뚤 너무나도 서툴게 써 내려간 남자친구의 편지.
흡사 대학생 때 레포트를 쓰더라도 이렇게 정성껏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3장 가량의 남자친구의 편지를 보고 있자니 절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 이런 남자친구를 두고 내가 왜 망설이는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서로의 어릴 적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너 어렸을 때 뭐하고 놀았어?"

"제일 행복했던 때가 언제야?"

남자친구의 편지로 서로 간의 좋지 않은 상황이 누그러드는 듯 했으나 왠지 모를 어색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네는 어릴 적 이야기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며 펼쳐 나가다 보니 그간 보지 못했던 서로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 맞다. 그 때 기억나?"


 

그렇게 어렸을 적의 이야기를 서로가 주고 받고서는 함께 연애 하며 있었던 한 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어릴적 이야기와 함께 처음 만났을 때, 연애를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조금씩 서로 앞으로 노력하며 예쁜 사랑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남자친구가 먼저 데이트 할 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괜찮은 곳을 알아냈다며 커플 케잌을 함께 만들자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데이트 코스로 이끌어 준 것도 새롭기도 했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2년 간 서로의 눈치 보기와 밀고 당기기의 종지부를 찍는 듯 한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그 시점부터 남자친구도 저도 더 솔직하게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계기가 된 듯 합니다. 권태기를 겪고 나서는 또 다시 언제 그런 권태기가 있었냐는 듯 알콩 달콩 사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권태기가 뭐야? 우린 그런 거 없어!' 라고 이야기 했던 저희 커플 또한 다른 커플과 다를 바 없이 권태기를 겪었고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를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나름대로, 전 제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서로 좀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 보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저희 커플의 경우는 오히려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이별에 더 가까워지는 듯 했습니다.  

아마 연인마다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연애관도 다르 듯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일관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권태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이별에 보다 가까워지고, 권태기를 이겨내면 보다 더 크고 단단한 사랑이 된다는 것 입니다.

권태기, 이깟 '태기' 따위에 지금껏 쌓아온 우리의 사랑이 질 순 없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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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7년간의 연애, 결혼은 다른 사람과?

7년 넘게 여자친구와 연애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그 남자를 향해 모두가 엄지를 치켜 세웠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모두가 "저런 사람이야 말로 결혼하고 나서도 한결 같이 아내 그리고 가족에게 잘 할 사람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잦은 회식으로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늦게라도 잠깐 여자친구에게 얼굴 도장을 찍기도 하는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으로 사내에서도, 연애에 있어서도 외부 사람들 사이에서도 성실한 사람, 올바른 사람, 다정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이런 소문이라면 얼마든지 여기저기 소문 낼만하죠)

저 또한 그 사람을 알게 된 것은 관계 회사 모임에 참여 했다가 너무 칭찬이 자자한 인물인지라, 호기심에 얼굴을 한 번 봤었습니다. 이미 그러한 소문에 젖어 들어 있었기에 그 사람이 인사하는 그 모습을 딱 한번만 보았을 뿐인데도 "참 멋진 사람이다" 라는 호감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호의적인 미소를 보이면서 겸손하게 이야기 하는 태도를 보고 괜히 그런 소문이 도는 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사랑인 여자친구와 7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 하나하나에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 나와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지어지게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이 사람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와! 드디어 결혼하나 보네? 여자친구분 좋겠다!"
"음"
"왜?"
"다시 소문이 날 것 같아."
"그럼. 소문 날 만하지. 이미 뭐 여자친구와 7년 넘게 연애 한 건 알만한 사람들 다 아는 거고. 결혼인데!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그 여자가 그 여자가 아닌가벼…-_-"

"뭐?"

순식간에 온몸에 닭살이 돋는 듯한 느낌과 쭈뼛 거리는 머리카락. 저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임에도 그 말을 듣고 나자 마자 왠지 모를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건 뭘까요.


"그 때 그 여자분이 아니야?"
"청첩장을 받았는데 이름이 달라서 그 쪽 회사분에게 물어봤더니 이번에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래."
"응?"
"사내 커플인거지."
"7년 만난 여자분은?"
"뭐… 헤어졌나 보지."

바로 두 달 전인데, 바로 두 달 전,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 했을 때만 해도 7년 사귄 여자친구분에 대한 자랑을 잔뜩 늘어 놓던 분인데, 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사할 때면 그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매번 머리 속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이름을 함께 기억하는 편인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다시 하얗게 변하는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도 배신감 느끼지?"
"그러게."
"누구나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데, 묘하게 배신감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나 뭔가 그 사람을 보면서 희망적이었던 연애에 대한 환상이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야."

저를 비롯하여 몇몇 분들이 청첩장을 받고선 아니나 다를까 또다시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사람인지라 그러한 소문 속 그 남자가 왜 7년 사귄 여자와 헤어지고 새로 입사한 여직원과 결혼하는 걸까? 라는 호기심과 묘한 배신감을 느끼곤 했습니다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 남자에 대한 시선과 소문이 다시 순식간에 반대의 시각으로 돌아 소문이 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 소문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7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양가 어른들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심하게 다투게 되었고 결국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연애는 두 사람 사이의 문제로 끝날 수 있지만,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집안과 집안의 문제이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남자가 바람이 난 건가봐' '여자가 바람이 난거 아닐까?' '어쩌다 둘이 헤어졌을까?'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234fe68a94acd8649295146e9deb4e7c

집안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헤어진 경우였음에도 이러저러한 소문 속에서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연예인들은 사생활이 없냐며 사생활 침해를 운운하는 현실 속, 막상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보니 직장 내에서도 캠퍼스 안에서도 이러저러한 소문 속 주인공이 다른 이가 될 수 있는가 하면 바로 그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해 집니다.


연애, 그 하나만으로도 쉽지 않은 문제인데 결혼의 문제는 그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문제이겠죠?

"우리 헤어지자" 헤어지자는 말이 과연 나쁘기만 한걸까?


남자친구와 3년 가까이 만나 오며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온 것만은 아닙니다. 서로 다투는 일도 많았고, 서로 으러렁 거리며 못잡아 먹어 안달인 때도 많았으니 말입니다.

연애하며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 = 헤어지자

수많은 연애지침서를 보다 보면 하나 같이 금지어 처럼 여기고 있는 말이 있습니다.

"헤어지자"

이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이미 연애의 '연'자를 깨닫기도 전 연애의 경험이 있는 친구를 통해, 연애지침서를 통해서도 지겹도록 보았습니다.

3년간 함께 해 온 남자친구에게 1년여 정도 만나온 시점에 이 말을 내뱉었습니다. 절대 장난스러운 말이 아니었고, 오랫동안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내뱉은 진심어린 제 본심이기도 했습니다.

연애지침서를 통해 습득한 이론과 실전은 너무나도 다른 듯 합니다.

사랑하지 않기에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데 현실과 이상의 너무나도 크나큰 장벽에 부딪혀 힘들어 하다 견디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었죠.

제가 아주 능력이 뛰어나서 안정적인 수입이 평생 보장되거나 재벌집 딸이었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사랑으로 현실을 극복하기엔 그 한계가 엄연히 있더군요.

제 남자친구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저를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위해줍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다그치고 화를 내더라도 끝까지 제 편에 서 줄 것 같은, 너무나도 믿음직한 남자친구입니다.

하지만, 1년전 제게 힘들었던 부분은 그의 성격이나 그의 모습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오랜 습관이 문제였습니다.

당시 직장생활 2년차의 저와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의 입장이었던 남자친구. 졸업을 앞두고 이제 졸업준비와 취직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각까지 그 압박감으로 잠을 깊이 있게 못들고 그러다 보니 늦은 시각까지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 서로의 큰 마찰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오후 1시가 다 되어 갈 때 즈음, 느즈막히 일어나 점심을 먹고 뒤늦게 지각하며 학교로 가 수업을 받고 집으로 와서는 다시 게임에 매달린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오죽하면 "남자친구로는 100점일지 모르지만, 남편감으로는 -100점이야" 라는 말까지 내뱉었습니다.

"오늘은 8시에 약속이 있어서"
"내일도 7시에 약속이 있거든"

만날 땐 한없이 다정한데, 만나기 전엔 거듭해서 약속이 있다고 말하는 말에 이상하게 생각되어 알고 봤더니 파티 사냥 약속이더군요. (저도 리니지를 하고, 스타, 와우 등 온라인 게임을 하기에 그 중독성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만 생각하지 말고 미래까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같은 꿈을 꾸고 싶다고 당장 바꾸는 건 힘들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천천히 줄여 나가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그럴게- 미안해" 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번번히 밤낮이 바뀐 생활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런 똑같은 상황이 거듭되자 저도 그 한계를 느꼈나 봅니다.

보편화된 사이트를 통해 게임 때문에 헤어졌다는 글을 보기도 했고, 결혼해도 변함없을 거라는 선배언니의 말도 저에겐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서로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어?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겪어오거나 봐왔던 헤어짐은 이제 너가 싫어졌어- 혹은 나 다른 사람 생겼어- 의 경우였기에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건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막상 제가 그 상황에 부딪히게 되니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20대 초반, 어른들의 말씀을 빌려 말하자면,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연애도 많이 해보고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괜찮은지 많이 경험 해 보렴-"
그렇게 20대 초반, 아니 20대 중반까지라도. 
그런 이유나 구실이 있었다면 "그래- 연애만 하자-"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겠습니다만, 20대 후반 이미 연애가 자칫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때에 "괜찮아- 사랑하니까-" 라는 이유로 게임 중독처럼 게임에 빠져 지내는 남자친구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보고 만나기엔 위험 부담이 컸다고나 할까요. 
 
오죽하면 어렵게 상담하고자 꺼낸 제 이야기를 듣고선 양다리를 걸치라는 말도 들어보기도 했고, 따로 몰래 소개팅을 나가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두고 말이죠.

항상 만나면 밝고 경쾌하기만 했던 우리 둘.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헤어지자고 말이죠.

평소 제가 화를 내고 싫다고 표현하더라도 장난스럽게 웃으며 미안하다고 넘기던 남자친구가 그 상황에서는 이전과 다르게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잘 못하더군요. 그동안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해 왔지만 막상 헤어짐 앞에서는 서로가 어색해 지고 '서로에 대해 잘 몰랐구나-' 라는 생각이 더 많아졌습니다.


연애 하면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 "헤어지자-" 
하지만, 남자친구와 저에겐 다시금 서로의 소중함을 상기시켜준 말인 듯 합니다. 

제가 말하는 헤어지자는 말은 자존심을 꼿꼿하게 세우며 이 말만 내뱉고 서로 등돌리고 냅다 달려 버리는 그런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려놓는 마음으로 허심탄회하게 헤어짐까지 생각하게 된 정확한 이유를 이야기 하고 왜 그 이유가 자신에게 힘이 드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서로가 각자 살아온 길이 너무나도 다른데, 갑작스런 저의 요구가 남자친구에게도 힘이 들었을 테고, 저 또한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커 왔던지라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남자친구가 이해가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평소 항상 유쾌하고 발랄했던 우리 사이였기에 헤어지자- 는 말 한마디는 웃음기를 싹 뺀 채, 사뭇 진지하게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소 일상 속의 이야기(누구누구가 그랬대-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 있었어-와 같은 이야기)만 나누다가 그 날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를만큼 서로의 어렸을 적 이야기부터 지금까지 자라온 과정, 그리고 가장 기뻤던 일부터 가장 슬펐던 일까지. 서로의 진짜 속 깊은 사연을 나눴습니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자신이 봐 오던 것만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항상 걸어왔던 그 길만 옳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서로의 살아온 길을 나누는 것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연애를 하는 동안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절박한 상황 속 변화를 불러오기에는 충분한 말인 듯 합니다.

그 이후, 자주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고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3년이라는 시간도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지만 아직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듯 합니다.

좋아하는 감정은 3초 이내에라도 생겨날 수 있는 불꽃 같은 감정이지만, 서로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은 서로 함께한 시간에 비례하는 것(10년을 만나도 하루만에 헤어지는 것이 사랑인지라)이 아니라 서로 얼마나 잘 아는지에 대한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연애를 하더라도 결혼을 하더라도 분명 언젠가 "그 사람을 못믿겠어" " 성격 차이로 같이 못살겠습니다" 라는 말로 끝나버릴테니 말입니다.

그 사람을 못믿는 이유는 그만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여전히 잘 모르기 때문이고, 성격 차이로 같이 못사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서로의 살아온 방식과 살아온 길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서로의 살아온 길과 방식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에 헤어지는 것이겠죠. 
 
+ 덧붙임)
옆집의 누구가 그랬대-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 있었어- 오늘 축구경기 정말 안타깝게 졌어- 와 같은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도 좋지만, 서로의 살아온 길이나 습관,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한 자신의 속내와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진다면 결코 쉽게 헤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저 뿐인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