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육아일기]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하는 말은? 엄마?

[워킹맘 육아일기] 아기 말하는 시기 처음 하는 말은 당연히 엄마인 줄 알았지만


지금의 두 아이를 낳기 전까지만 해도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가들은 '엄마'를 먼저 말하는 줄 알았다. 입을 오므렸다가 벌리기만 하면 발음되는 정말 쉬운 단어 아닌가. 


엄...마!


신랑과 2년? 3년 가까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서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걱정이 많이 되었다. 평소 아기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아기를 가지면 어쩌자는 건지... 우리 부부가 아닌 더 급한 부부에게 아기천사가 먼저 갔어야 되는거 아닌가.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중한 아기가 너무 일찍 찾아온 게 아닌지. 걱정의 연속이었다. 


참 신기하지. 아기라면 관심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던 내가. 조금씩 불러 오는 배만큼 알게 모르게 모성애가 자라나고 있었다. 그리고 아기를 만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임신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끊임없이 '아빠'를 되내었다. 마음 속으로건,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건.


그렇게 의도적으로 첫째 축복이가 '아빠'를 먼저 내뱉길 바라며 뱃속에서부터 가르쳤다. 


[워킹맘 육아일기]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하는 말은? 엄마?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엄마' 보다 '아빠'를 먼저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래서인지 첫째 축복이는 여러 옹알이의 단계를 거쳐 제일 처음으로 내뱉은 말은 역시, '아빠'를 먼저 했다. 6개월 전후쯤이었던 것 같다. 첫째가 '아빠'를 먼저 하니 역시, 신랑이 무척 좋아했다. 


"다 내 덕분이야."


툭하면 다 내 덕분이라며 이야기를 했고, 신랑은 툭하면 다 내가 아이에게 잘해서라고 응수를 뒀다. 맞다. 신랑이 두 아이에게 정말 잘한다. 


그리고 이후, 둘째 행복이의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첫째 축복이 때와는 달리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굳이 '엄마'를 먼저 하길 유도하지도, 굳이 '아빠'를 먼저 하길 유도하지도 않았다.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하는 말은행복아, 너마저 '아빠'를 먼저 하는거니?



그런데. 얼마 전, 행복이가 옹알이 단계를 넘어서 첫 말을 내뱉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아. 빠.


너무나도 정확하게.


뒤이어 반복된 아빠 아빠 아빠 아빠 무한 반복.


"뭐지?"


왜 '아빠'를 먼저 하는거냐며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남편이 알 턱이 있나. 오로지 둘째 행복이만 알겠지. (아니, 행복이도 기억은 못하겠지.)


처음엔 내가 임신 했을 때부터 아빠를 먼저 하도록 교육시켜서 '아빠' 를 먼저 한 거야- 라며 교육의 힘을 강조했다. 막상 교육 시키지 않은 행복이 마저 '아빠' 를 먼저 내뱉고 나니 신랑의 논리가 묘한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아빠와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아빠가 두 아이를 더 예뻐해줘서? 두 아이도 아빠를 더 좋아하나? 


워킹맘육아일기22개월 당시 축복이가 그린 아빠



요즘 부쩍 말문이 터진 29개월 축복이에게 신랑이 질문을 했다. 


"축복아, 뽀로로가 좋아? 핑크퐁이 좋아?"
"음... 뽀로로"


설마, 치사하게 아빠 좋아? 엄마 좋아? 묻는 건 아니겠지?


"친구 ㅇㅇ가 좋아? 동생이 좋아?"
"동생"


아, 설마 진짜 치사하게 아빠가 좋냐고 묻는 건 아니지?


"음... 그럼,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아빠랑 엄마랑"


내심 아빠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축복이여서 '아빠' 라고 대답할까봐 조금, 아니 많이 긴장했었다. 그런 나와 달리,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빠랑 엄마랑' 이라고 똑부러지게 대답하는 축복이를 보며 적지 않게 놀랬다. 


우. 문. 현. 답.


그래. 처음 하는 말이 아빠면 어때. 여전히 두 아이는 '엄마랑 아빠랑' 둘 다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남자친구에게만 통하는 옹알이

최근 SKT의 소셜커머스 초콜릿 광고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쌍둥이 아가의 옹알이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너 양말 한 짝 어쨌어?"
"반값이래서 샀더니 한 짝만 줬어."
"으이구! 답답아!"

주거니 받거니 둘이서 옹알옹알 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CF를 보자니 떠오르는 남자친구와의 작은 에피소드. +_+

남자친구이기에 단번에 알 수 있는 행동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그만 것에 꺄르르 웃기도 하고 정말 별 것 아닌 것에도 오바액션을 더해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과연 당시 그렇게 꺄르르 웃을 만큼 재미난 일이었나? 싶을 정도인데요.

나이가 들면서 혹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예전만큼 크게 웃을 일이 없어지는 듯 합니다.
ㅠ_ㅠ

퇴근 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 남자친구가 건넨 단돈 천 원짜리 와플 하나에 급 화색이 되어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기분 좋구나? 까딱까딱 거리는 거 보니."
"까딱까딱?"
"응. 너 기분 좋을 때마다 까딱까딱하잖아. 어떻게 하는 거야? 흉내도 못 내겠어."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때 환하게 미소를 짓거나 웃음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기분을 가늠할 수 있는데요. 저의 표정이 아닌 행동으로 기분을 파악할 수 있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상당히 놀랬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마다 까딱까딱을 한다? +_+? 대체 그 까딱까딱은 어떤 거길래?

저는 남자친구 앞에서 기분이 좋을 때 어떤 표정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거울을 앞에 세워 놓고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눈에는 저의 소소한 행동을 오랫동안 봐오다 보니 냉큼 저의 행동 하나로 기분 상태를 알아채나 봅니다. 고개는 좌우로 어깨는 상하로 들썩인다는 말에 '그게 가능해?' 라고 반문하고 싶었으나 이내 제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음을 알겠더군요. ㅡ.ㅡ (까딱까딱 고개는 좌우로, 어깨는 상하로, 그게 가능하긴 하더군요)

남자친구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옹알이

"어제 남자친구랑 데이트 잘 했어?"
"으으으응."
"뭐야. 그 어리광스러운 몸짓과 말투는? 데이트 잘 했다는 의미야? 못했다는 의미야?"

"아니. 데이트 못했어. 아쉬워. 데이트 하고 싶은데." 라는 표현을 두고 "으으응." 이라는 짧은 웅얼거림으로 표현을 하니 곁에 있던 친구가 식겁했나 봅니다. '헐! 이 아이가 갑자기 왜 이래!'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

"하하. 미안. 남자친구랑 데이트 할 때 하는 행동이 나도 모르게."
"하하. 근데 너가 그렇게 웅얼거리면 남자친구가 알아 들어?"
"응. 척하면 척이지. 남자친구한테만 통하는 옹알이인가?"
"아. 그러고 보니 나도 남자친구한테 그러는 거 같아. 다른 사람들 앞에선 절대 드러내지 않는, 오로지 남자친구 앞에서만 하는 애교 섞인 옹알이 같은 거. 하하."

연애를 막 시작할 당시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이다 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고, 투정이라도 한번 부리려고 하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걱정에 자연스럽게 감정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애 초기 가졌던 설렘과 떨림은 사라진지 오래. 반대로 설렘과 떨림을 채워줄 수 있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어떤 미묘한 표정도, 어떤 소소한 행동도, 어떤 옹알거림도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금새 눈치 채고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 말이죠.

사랑하는 이와 서로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통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신나는 일인 것 같아요. :)

+덧) 사랑하는 그 사람과만 통하는 옹알이가 있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