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편해서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유

"너가 편해서 너무 좋아."


한 때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싫어했던 말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은 이전만큼 싫어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썩 좋아하는 말은 아닌데 말이죠. 헌데 의외로 많은 남자분들이 이와 같은 말을 여자분들에게 자주 하는 듯 합니다.


"남자친구와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는데 나한테 '너가 편해서 좋아' 라고 말하는거 있지?"

"아, 그래?"

"그냥 편하다는 말인걸까? 아님, 내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가족처럼 느껴진다는 걸까? 기분 참 별로네."

"그 기분 알 것 같다. 너가 왜 그러는지..."


연애 초기, 연애차 3개월에 접어드는 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들은 "너가 편해서 좋다" 라는 표현에 속이 상한다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편해서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유너랑 있으면 참 편해! 쏘-쿨-

침대 위 이 남자, 정말 편안해 보이는군요 / @Elizaveta Galitckaia / 셔터스톡


솔직히 저 또한 남자친구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눈치 없는 남자친구, 무려 연애 한 지 한 달만에 그 이야기를 꺼내 마음 속으로 씩씩 거리곤 했는데 말이죠.


연애 초기, "나 어디가 좋아?" 라는 질문에 "예쁘고, 똑똑하고, 착하고..." 라며 과한 칭찬으로 절 기분 좋게 하는 듯 하더니 마지막, "그래도 역시 너무 편해서 좋아." 라는 말에 들떴던 마음이  확 가라앉아 버렸었죠. 


"난 너가 편해" 라는 말, 물론 여자쪽에서 관심없어 하는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뭐, 그런가보지' 라며 웃어 넘길 수 있지만 여자쪽에서 관심있어 하는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자칫 그 의미를 왜곡하여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편해' 가 아닌, '난 너와 함께 있어도 떨리지 않아. 난 너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 라는 의미로 해석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여자로 보이고 싶은데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 흐규흐규

내가 여자로 안느껴져? / @Mohannad Al-nahlawi / 셔터스톡


연애 초기 "너가 너무 편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악물고, '두고봐. 내가 긴장감을 배로 안겨주지' 라는 괜한 생각을 하며 평소 잘 하지 않던, 저와 어울리지 않는 화장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서는 매우 도도한 척(어울리지도 않는) 하며 그의 앞에서 말을 아끼곤 했습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기분이 안좋아?"

"아니..."

"근데, 갑자기 왜 그렇게 말이 없어?"

"아니, 뭐..."


한참동안을 그렇게 남자친구에게 긴장감을 안겨 주기 위해 애를 썼는데 말이죠. 


'이래도 내가 편해? 이래도?' 


결국, 눈치 없는 남자친구, 제가 왜 그러는지 영문도 모른 채 무슨 일이냐며 거듭 묻는 통에 제가 제 풀에 꺾여 도도 모드를 접고 다시 이전처럼 수다쟁이 아가씨로 돌아왔지만 말이죠. 


장기간 연애를 하면서 듣게 되는 '너가 너무 편해서 좋다' 라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 들이기 충분하지만(남자친구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 충분한 연애 기간이기 때문에) 아직 연애 초기, 혹은 본격적인 연애 시작 전 단계인 상태에서 듣는 '너가 편해서 좋다' 라는 말은 자칫 여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여동생이나 누나처럼 그저 편한 가족으로 느껴진다는건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남자를 향해 설레임을 갖고 있는 여자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거죠. (확실히 남자보다 여자의 설레임이 한 발 늦고 조금 더 천천히 진행되는 듯 합니다)


여자 입장에선 남자의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고, 남자 입장에선 여자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편하다는 말보다는 떨린다는 말을두근두근

당신, 아직도 날 보면 두근거리나요? / @SewCream / 셔터스톡


+덧붙임) 버섯의 솔직한 속마음 : 

머리로는 이렇게 잘 이해하고 있지만 결혼한 신랑에게 조차 더 예뻐 보이고 싶고, 떨림과 설렘을 줄 수 있는 여자로 보이고 싶어요. '편해서 좋아' 라는 말은 결혼하고 나서도 최대한~ 늦게~ 듣고 싶은 말이에요.


연인 사이를 더 달달하게! 달콤한 고자질

여섯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차. 제가 여섯살이 되던 해에 늦둥이처럼 태어난 여동생.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그리 귀엽고 마냥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동생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확 바뀌었습니다.  

"엄마. 언니가..."
"언니가 그랬어?"
"응...엉...엉..."
"괜찮아. 울지마. 뚝!"

분명 별 일 아닌 것 같은데도 동생 혼자 감정에 북받혀 어머니나 아버지께 쪼르르 달려가 엉엉 울며 '언니가...' 라며 고자질 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이를 갈았는지 모릅니다.

마냥 귀엽기만 했는데...


빠드득! 

'저게....'

당시엔 어떠한 이유에서건 고자질 한다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남자친구를 위한 기분 좋은 고자질

하지만 연애를 함에 있어서는 이 고자질이 때론 서로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제 친구들 만났다고 했잖아."
"응. 친구들 잘 만났어?"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요즘 데이트 어떻게 하냐고 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데 나보고 오빠한테 잘하래."
"왜?"
"오빠가 나 아프다고 생강차 챙겨준 거 이야기 했더니 요즘 오빠 같은 사람 만나기 힘들다고 그러더라구. 나, 오빠한테 더 잘해야 겠는데?"
"어? 그걸 친구들한테 이야기 했어?"
"응. 마구마구 자랑했지."

가까운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레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에 대한 칭찬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그대로 당시 상황과 오갔던 이야기를 기억해 뒀다가 남자친구에게 고스란히 고자질 했습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 일명, 카더라 통신이라 할 수 있죠. '난 잘 모르겠는데... 나와 가까운 친구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더라구...' 라는 어감으로 말이죠.

그럼 이 고자질을 하면 좋은 점은 뭘까요? 일단, 당사자가 있는 자리에서의 칭찬이나 감사인사는 '예의상 하는 말'이라는 느낌이 크지만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나온 칭찬은 진심이라는 느낌이 크기 때문에 그 말을 듣는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 됩니다.  

또한 이런 기분 좋은 고자질은 제 주위 친구들에 대한 이미지도 남자친구에게 좋게 각인되게끔 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설사 이야기로만 접하고 한번도 마주하지 못한 친구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에 대해 좋게 이야기를 한 친구들이니 만큼 다음에 자리가 마련되어도 '난 댁 몰라요' 와 같은 멀뚱멀뚱 바라만 보는 상황은 피해갈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 전해준 나의 속마음

요즘 유일하게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인 '시크릿가든'. 한동안 배를 잡고 깔깔대며 웃었건만 최근에는 그 시간만 되면 눈물바다가 됩니다. 사랑이란 위대하구나... 라며 말이죠. 뜬금없이... 

친구들과 합석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하고선 남자친구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던 길, 평소 답지 않게 남자친구가 자꾸만 베시시 웃더군요. 그러다 건네는 한마디. 

"현빈보다 남자친구가 최고라고 친구들한테 큰소리 뻥뻥 쳤다며? 언제는 현빈이 좋다더니."

예전 그 친구들과 어울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김주원(현빈)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난 남자친구가 더 좋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 때의 그 말을 제가 잠깐 식당에서 계산을 하는 사이, 친구들이 남자친구에게 했나 봅니다.

평소 주중 데이트를 즐겨 하지만 지난 주, 모처럼의 주말 데이트를 하고 헤어지면서 아주 잠깐 시계를 봤었는데 눈치 빠른 남자친구가 그것을 캐치하고는 현빈(시크릿가든) 보려고 집에 일찍 가냐는 농담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농담삼아 "그럼. 현빈 보러 가야지." 라는 말을 했었는데 평소 늘 장난기 많고 당차기만 하던 남자친구.
농담 섞인 질문에 농담으로 한 대답임을 뻔히 알면서도 나름 서운했었던 모양입니다.

저 또한 친구들에게 듣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남자친구의 속마음이네요. 그 이후로는 남자친구가 농담으로 던지는 '현빈이 좋아? 내가 좋아?' 혹은 '연예인 누구 참 멋있더라' 라는 일명 낚시성 질문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에이, 그래도 오빠가 최고지!" 라며 말이죠.

친구들이 남자친구에게 제 속마음을 고자질을 해 준 덕분에 그 날 온종일 남자친구는 꿀이라도 먹은 것 마냥 달달한 말만 제게 마구마구 내뱉었습니다.

"나의 달달한 말을 받아랏!"

이처럼 다른 이에 대한 칭찬이나 좋은 말은 고자질 하면 고자질 할 수록 나누면 나눌 수록 그 긍정적인 효과는 배가 되는 듯 합니다. ^^

상대를 위한 기분 좋은 고자질, 한번 도전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

개인적으로 남자친구를 소개팅이나 미팅으로 만난 것이 아닌, 한 모임에서 만난 경우이다 보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의도치 않게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제가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는 "버섯이 우유부단하게 행동하여 여러 남자를 헷갈리게 한다- " 는 말이었는데요. 나름 친하고 가깝다고 생각했던 언니들을 통해 이런 소문이 퍼져 나간 것을 알고 난 이후로는 평소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음 편히 웃을 수가 없더군요.

우유부단한 행동이 '어장관리'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저의 행동이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 또한 그 때 처음 알았던 것 같습니다. 밥 먹을 사람이 없으니 학관에서 같이 밥을 먹자 길래 밥을 한 번 같이 먹었더니 다음날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빼빼로데이에 받은 빼빼로 하나에 고백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정작 저 외에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 준 빼빼로인데도 말이죠) 왜 막상 당사자인 제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저런 소문이 도는 건지 당시에는 무척이나 갑갑하고 화가 나더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전 우유부단녀에 어장관리녀가 되어 있더군요.

왜 어장관리녀가 되어 있었던 걸까?

당시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제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욕을 먹을 만 하지만 당시 그저 사심 없이 편하게 행동한 저의 행동이 다른 이에겐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행동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기도 했습니다.

"너 웅이 좋아해?"
"엥? 갑자기 그런 말을 왜 하세요?"
"아니. 그냥. 웅이가 너 좋아하는 것 같은데. 둘이 유독 가까워 보여서. 나한테만 솔직히 말해봐. 넌 어때? 웅이 좋아? 아님, 다른 애 좋아해?"
"음. 저는요..."

누굴 좋아하냐는 질문에 굳이 명확하게 대답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서 얼버무려 웃어 넘긴 것이 입에 입을 타고 "버섯은 웅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버섯을 좋아하는 웅이에게 우유부단하게 행동한다." 라는 식의 소문이 나는 바람에 무척이나 당황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 황당해"

아찔하더군요. 한동안 그 소문 덕분에 웅이 오빠와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그런 소문에도 불구하고 워낙 서로 쿵짝이 잘 맞아(응?) 연인 사이가 되었지만 말이죠.

소문의 그 당사자가 지금의 제 남자친구라 다행이긴 하지만 -_-; 만약 그 소문 당사자가 정말 연인이 될 사이가 아닌 그저 가까운 인물이었다면 충분히 어색한 관계가 되어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누구를 좋아하고 그런 마음이 이어지는 것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재미난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리얼 멜로 드라마가 눈 앞에 펼쳐 지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막상 그 드라마 속 주인공은 바싹바싹 속이 타 들어 가는데 말이죠.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

직장 내나 캠퍼스 내, 어떠한 인원 수 이상이 모이면 '남 말' 하는 것을 쉽게 접하게 됩니다. 저 또한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인지라)예외는 아닙니다. 정작 저와 연관된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구랑 누구가 어떻더라- 누구가 어떻대-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왜 그리 눈을 반짝이며 관심 있게 듣게 되는지 말입니다. 

막상 남자친구와 사귀는 사이가 되었을 때도 제가 속한 그 모임 내에서는 이미 떠들썩 했습니다. 단순히 예쁘게 만나! 잘 어울린다! 라는 축하 못지 않게 '누가 아깝다' 라는 말도 무척이나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연애초기에는 남자친구와 싸운 날엔, 조언을 듣고 싶어 "이러이러한 상황이 벌어져서 싸웠어. 내가 잘못 한 거야?" 라는 질문이나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라며 남자친구와 저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먼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땐 미처 몰랐죠. 

제가 내뱉은 이야기가 전혀 다르게 각본 되어 퍼져 나갈 줄은…

역시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두 사람이 간직하는 것이 좋은 듯 합니다. 특히, 말이 와전되어 퍼져 나갈 수 있는 서로(남녀 커플 모두)를 잘 아는 한 집단에 속해 있다면 말이죠.

그 또한 어찌 보면 작은 사회이니 말입니다. 직장 내건, 캠퍼스 내에서나 동호회를 비롯한 소모임이건 간에 말이죠. 솔직히 저 또한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순간 솔깃하여 '정말?' 을 내뱉곤 합니다. 하나의 가십거리처럼 즐기면서 말이죠.

제 3자가 되어 들을 땐 마냥 재밌기만 한 가십거리. 하지만 적어도 그런 가십거리에 본인의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으려면 역시, 가급적 그 소모임 또한 작은 사회임을 인지하고 '말하기' 보다는 평소 '듣기' 자세를 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 다른 이가 주인공인 가십거리는 언제든 깔깔 거리며 웃을 수 있지만 제가 주인공이 되는 가십거리는 끙끙거리게 듣게 되는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뭔 표현이 이래… 뭐 아무튼) -_-;;

연인 사이 뭐든지 OK? 장난은 정도껏!

출근길(새벽 6시)과 퇴근길(저녁 6시) 오가는 시간만 2시간 남짓.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그 시간에 읽을 책이 항상 가방에 있다는 것과 언제건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폰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다행인 요즘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장난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내기를 걸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기도 하고 데이트를 하면서도 남자친구 손을 만지작거리며 아웅다웅 거리니 말이죠. 헌데, 장난이라기엔 뭔가 과하다 싶은 장난으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커플의 사연 몇 가지가 인터넷상에 올라와 찬반 댓글이 잔뜩 늘어져 있더군요.


에피소드 하나. 나 잡아 봐라 놀이


한참 연애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을 때만 해도 연애를 하면 꼭 해 보고 싶었던 놀이가 바로 '나 잡아 봐라'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하.

"어디 있어?"
"나 여기 있어!"
"잡히면 죽어!"
"빨리 와!"


"나 잡아 봐라!"


이렇게만 들으면 그냥 뭐 과하다기 보다 마냥 연애질에 신난 커플의 이야기로 들리는데 말이죠.
실상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쇼핑몰이나 번화가에서 이런 놀이를 하면 대략 난감이죠.
드넓은 공원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 북적이는 공간에서 이런 놀이를 하려면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할 것만 같습니다. 특히나, 이 악물고 도망가며 잡아 보라고 하는 모습이라니 더욱이 말입니다.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장난은 오히려 서로의 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에피소드 둘. 남자친구 변태 만들기 놀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한 사람 바보 만들기는 매우 쉬운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잠시 화가 나서 남자친구를 놀려줄 생각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해서는 안될 엄한 장난을 해 버린 여자.

"어머! 왜 이러세요?"
"응?"
"악! 변태야!"
"너 왜 그래?"
"악! 저리 비켜요!"

웅성웅성 거리는 엘리베이터 속 사람들. 순식간에 남자친구를 변태로 만들어 버린 여자친구. 재미 삼아 한 행동이라지만 -_- 정말 제가 그 남자친구여도 정 떨어지겠다- 싶은 상황이더군요.



하물며 아무리 기분 좋은 상태라 할지라도 장난으로라도 이런 변태로 오인받는 상황을 겪게 되면 무척이나 황당할텐데, 더구나 서로 말다툼을 한 상태에서 남자를 놀려줄 생각에 이런 장난을 하다니 말입니다.

연인 사이, 의견 충돌로 말다툼을 할 수도 있고 싸움의 정도가 심해 정말 심각하게 삐걱일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얕건 깊건 간에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절대 다른 제 3자가 개입된 상태에서 해결하려 들면 안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이처럼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한 사람 바보 만드는 행동은 더욱이 말입니다. ;;; 후덜덜;;;

에피소드 셋. 나 사랑해? 그럼, 돈 좀 빌려줘 놀이


집안이 많이 힘들다, 돈 좀 빌려 달라, 라는 말을 하는 남자. 그 말을 듣고 심각하게 돈을 빌려 줘야 할지 말아야 할 지 고민에 빠진 여자. 급기야 돈을 빌려 주지 않으면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며 치부하는 남자.

"날 사랑하지 않아? 정말 힘들어서 그러는데 많은 돈도 아니고 5백만원 정도 빌려 주는 것도 힘들어?"


알고보니 농담으로라도 절대 해서는 안될 장난을 남자가 여자에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 장난 하나로 여자의 마음이 완전히 뒤돌아 섰더군요.

사랑하는 사이이다 보니 그만큼의 믿음이 있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 이 정도의 장난도 괜찮지 않을까? 날 사랑하는지 아닌지 이 정도의 장난으로 떠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짧은 생각으로 비롯된 장난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이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더군요.

가까운 사이라 너무 상대를 쉽게, 가볍게 여기다 보면 삐걱거리기 마련인가 봅니다.
사랑하는 사이, 이 정도의 장난은 괜찮잖아- 라고 생각하기 보다 한번 더 상대의 입장이 되어 헤아려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인 사이 뭐든지 OK? 아뇨. 아무리 가까운 가족 사이라 할 지라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예의가 있듯, 연인 사이도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서로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하고 돈독하게 하기도 하는 장난, 하지만 그 정도가 과하면 하지 않으니만 못한 어색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의 ‘섹시하다’는 말에 놀란 이유

주중 회사 업무를 마치고 퇴근 하기 전, 남자친구와 저의 일정에 별 다른 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 서로 약속을 잡고 잠깐의 데이트를 즐기곤 합니다.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말이죠.

"마쳤어?"
"아, 미안. 아직. 확인해야 할 게 남아서. 내가 5분 있다가 다시 전화할게. 미안."
"응. 천천히 해."

남자친구와 약속을 잡았는데 일이 예상한 시간에 맞춰 마무리가 되지 않아 다소 늦게 퇴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먼저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남자친구에게로 향했습니다. 멀찌감치서 보이는 남자친구의 모습.

퇴근하고 나오면서도 머릿속엔 다음 날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 있었는데, 남자친구의 얼굴이 멀찌감치서 보이자 그때에야 일에 관한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회사에서는 업무를 하는 한 평범한 회사원으로, 회사를 벗어나 남자친구를 만날 땐 그저 러블리한 소녀의 모습이 되고픈 욕심. 생글생글거리며 남자친구에게 다가가니 남자친구가 내뱉는 뜬금없는 한 마디.

"오늘따라 섹시해 보여."

헐…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 뜬금없는 남자친구의 발언에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제가 생각해 오던 섹시함은 +_+ 잘 빠진 S라인의 몸매가 드러나는 옷 맵시, 목과 어깨 쪽으로 살짝 드러나는 뽀오얀 피부, 매끈하게 잘 빠진 다리, 촉촉해 보이는 눈빛과 촉촉한 빨간 입술을 떠올리게 되는데 말이죠. 으흐흐. -_-;;

"응? 섹시? 내가? 지금?"

차라리 제가 꽤나 화장에 신경을 쓰고 옷도 제대로 차려 입은 상태에서 그 말을 들었다면 모를까. 전혀 섹시함과는 거리가 먼 까만 바지 정장 차림. 그리고 이제 막 회사를 마치고 남자친구를 만나기 바로 직전까지도 회사 일을 생각하느라 거울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부랴부랴 달려온, 섹시하다기 보다 오히려 초라해 보이기 까지 하는 제 모습을 보고 뜬금없이 섹시하다는 말을 하다니 말입니다.

분명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반어적으로 내뱉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서운한 눈빛으로 남자친구의 눈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아까 나랑 잠깐 통화할 때까지만 해도 회사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옆 직장 동료에게 '누구씨, 어느 부분 다시 한번 더 확인해 봐야 될 것 같아요' 라고 다소 업무적인 어투로 똑부러지게 이야기 하더니, 내 앞에 와서는 그런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생글생글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다가오니까. 섹시해 보여."
"아, 아까 통화하다가 내가 후임한테 하는 말을 들었구나? 그야 회사니까... 업무적으로..."
"응. 그야 그렇지. 그런데 난 너의 그런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까. 당찬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했으니까."

짧은 미니스커트, 매끈한 다리, 진한 향과 함께 묻어나는 짙은 화장이 섹시함이라 생각했던 저를 쿵 때리는 듯한 남자친구의 발언. (이 섹시함이 아니었던겨?)

이 섹시함이 아니었던겨?

회사에서는 제 직위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 책임감과 의무감 때문에 행동이나 말투에 있어서 당연히 평소 남자친구를 만날 때와 사뭇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 또한 남자친구가 직장에서는 어떤 말투로,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를 모르니 궁금하기도 하네요. 제 앞에선 때론 마냥 멋있고, 때론 귀여운 남자친구인데, 직장에서는 어떨지 말이죠.

그러고 보면 연애 초기, 남자친구와 함께 영어학원을 다녔던 그때도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영어 수업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더니 뭔가 하나에 푹 빠져들다시피 집중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섹시해 보이고, 매력적으로 보인다던 남자친구의 말. 남자친구의 그 말 한번 듣고서는 정말 집중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에 정말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영어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제부턴가. '섹시하다' '매력적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겉으로 드러나는 어떠한 이미지를 그리게 됩니다. 
(야시시한 이미지 -_-) 

남자친구의 '섹시하다' '매력적이다' 라는 말에 얼굴부터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민망해졌던 것 역시, 시각적인 섹시함만을 떠올렸기 때문이겠죠? ^^;;;

그러고 보면 외적으로,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섹시함'이 전부는 아닌데 말이죠. 

남자친구가 생각하는 그런 매력, 섹시함이라면 많이 많이 발산하고 싶어지는데요? ^^

연애초기와 다른 남친, 긴장감 주기? 긴장감도 긴장감 나름!

연애 초기엔 마냥 서로의 눈빛 하나에 취해 그저 함께 보내는 그 시간이 황홀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연애 초기의 설렘이나 두근거림보다는 편안함과 서로를 향한 믿음이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고 '상대가 날 편안하게 생각한다' 는 이유로 '긴장감을 주고 싶다'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권태기인 것 같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하더군요.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지만 말이죠. ^^ 

연애 초기의 설렘이 줄어드는 시점은 언젠가 오기 마련

연애 초기, 손만 살짝 스쳐 지나가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 그저 흐뭇하기만 했던 그 때의 감정도 빨리 오는 이들에겐 1년, 혹은 2년,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러한 마음은 자연히 이전에 비해 줄어 들기 마련입니다. 연애초기의 긴장감이 서로를 향한 편안함으로 바뀌기 시작하죠. 자연스레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욱 단단해 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편해지는게 나쁘기만 한걸까?

1년 정도 사귄 친구가 연애 초기와 다른 남자친구를 둔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이 남자는 안 변할 줄 알았는데! 연애 초기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또 속았어!"
"무슨 말이야?"
"매일 매일 데려다 주고 늘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하루라도 못 보면 무슨 큰 일 나는 것처럼 문자도 늘 먼저 해 주곤 했었는데 1년이 다 되어 가니 이젠 예전 같지가 않네. 휴."
"음…"
"뭔가 연애 초기처럼 날 대하지 않는 것 같아. 어떡하지? 난 언제든 널 떠날 수 있으니 긴장 좀 하라고 까놓고 말할 수도 없고. 나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있나 봐. 진짜 까놓고 말할까? 긴장 좀 하라고!"

이 이야기를 듣고 순간 '헉!' 했습니다. 연애 초기와 다른 남자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난 언제든 널 떠날 수 있는 여자야! 너 나한테 잘해!' 라는 생각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위험한 생각인지 이 친구는 모르는 듯 했습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면 '엔조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연애 초기의 설렘과 긴장감은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사그라 드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그 감정을 두고 상대에게 지속적인 긴장감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연애 초기처럼 지속적으로 설렘을 요구하는 건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분명 서로 좋아서 연애를 하고 있는 사이임에도 '야, 너 나한테 잘해라. 안 그럼 나 뒤도 안보고 깔끔하게 널 떠날 테니.' 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그 사람과 오랫동안 연애 하고 싶을까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긴장해야 하는 순간이 한 두 번 찾아 오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팍팍하고 긴장감의 연속인데 연애 조차 마음 편히 못하고 눈치 보고 긴장하며 해야 하는 걸까요? -_-?

제가 만약 그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는 이성과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그래. 넌 언제든 날 떠날 수 있는 사람이지. 그러니 난 너와 적당히 즐기다가 정말 나와 평생 함께 할 사람이 나타나면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갈 거야.' 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연애를 결혼을 위한 하나의 연장선으로 보지 않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다 할 연인은 없을 겁니다.

뭐가 아쉬워서 '난 언제든 널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 믿음을 주며 정성을 쏟을까요?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연애를 위한 연애는 결국 언젠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긴 채 끝나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긴장감을 주는 것도 긴장감 주는 방법 나름 

장기간 연애에 접어들면서 너무 편해진 연인 사이. 서로를 더 믿을 수 있는, 진짜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지 못하고 연애 초기의 긴장감과 설렘만을 쫓다가 결국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특히, 이 친구가 가지는 생각처럼 '난 너 없어도 잘 살아!' 와 같은 류의 긴장감을 주는 여자(남자)라면 어느 누구도 이 사람과의 미래를 꿈꾸지 않겠죠. 엔조이처럼 서로에게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긴장감을 주더라도 이런 류의 긴장감이 아닌 다른 류의 긴장감을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긴장감을 주고 싶다면 "난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여자(남자)야! 있을 때 잘해!" 와 같은 긴장감을 주기 보다는. 

"내 여자친구지만 누가 봐도 정말 매력적인 여자다" 
"과연 어느 누가 날 이렇게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을까?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상대방이 갖도록 해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듯 합니다. 변한 상대방을 향해 상대가 이전과 같지 않다며, 변했다고 답답해 하기 이전에 자신을 가꾸고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상대방에게 어필하면서 정말 진심을 다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더 알콩달콩한 멋진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년째 연애중"


장기간 연애에 접어들면서 너무 편해진 연인 사이. 서로를 더 믿을 수 있는, 진짜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지 못하고 연애 초기의 긴장감과 설렘만을 쫓다가 결국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연애 초기의 두근거림과 설렘만을 기대하다 보면 언제나 그 연애는 짧게 끝나기 마련입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또 다른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믿음이 깊어지는 사랑도 꿈꿔 볼만 하지 않을까요? :)

연애를 하며 생긴 변화, '고기'가 '꼬기'로?

아실 만한 분들은 이미 잘 아시겠지만, ^^; 제 고향은 서울이 아닙니다.

대학생활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에 와 생활을 하다 직장생활까지 서울에서 하게 되면서 서울에 머문 지 8년이 훌쩍 넘어서고 있네요. 제 고향이 경남 쪽이다 보니 개그맨 강호동의 말투처럼 억양이 거세고 사투리가 심합니다. 정말 여자도 저렇게 말해?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말합니다. -_-;;; 

"맞나? 진짜가? 그랬다이가."

그래서 상대적으로 드라마 속에서만 듣던 살랑살랑 사르르 녹는 듯 한 여성분들의 말투를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직접 마주 보고 듣게 되니 같은 여자인 저도 사르르 녹아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캬...

"정말? 진짜? 그랬어?"


분명 같은 말을 하고 있음에도 느낌이 사뭇 다르죠? 그런 표준어를 구사하는 친구들이 새삼 제 2외국어라도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처럼 멋있어 보이기만 했습니다. 곧이어 자연스레 친구를 사귀게 되고 어울리게 되면서 조금씩 말투에 변화가 생겼습니다만... 역시, 오랜 생활로 물들어져 있는 사투리를 단시간에 바꾸기란... +_+ 

8년이 지난 지금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표준어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나름 애써봤지만, 표준어도 아닌 것이 고향말투도 아닌 것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으허헝!)
그나마 처음 막 서울에 왔을 때에 비해 거센 억양이나 사투리가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종종 흥분하거나 이성보다 감정이 앞설 때는 숨겨져 있던 어투가 마구 나와 제 스스로도 깜짝 깜짝 놀라곤 합니다.

요즘 들어서는 웬만큼 표준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만, 연애를 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된발음입니다.

"뭐 먹을까? 뭐 먹고 싶어?"
"난 꼬~기~. 꼬기가 좋아. 꼬기 먹고 싶어."

전 제가 고기를 '꼬기'라 발음하는지 조차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남자친구가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_-;;;


"하하. 꼬기래. 꼬기. 꼬기. 꼬기. 꼬기."
"뭐야. 내가 언제 꼬기라고 했어."
"그럼 다시 해봐."
"고.오.기"
"에이, 아까처럼 제대로 해봐."
"몰라"

이게 바로 '~쪄요?' 의 초기 증상인가 싶기도 하면서,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버섯, 통화하는 거 봐. 그렇게 무뚝뚝했던 버섯이 여자가 다 됐네."
(나 원래 여자 아니었나?) -_-;;

남자친구와 통화하는 것을 듣고 있던 친구가 제게 남자친구와 통화하는 건 친구들과 통화할 때와 다르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도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연히 폰의 좌측에 붙어 있는 버튼을 통화하면서 꾹 누르는 바람에 제 음성이 녹음이 되어 녹음된 제 음성을 듣게 되었는데요.

하아. 온 몸에 쭈뼛 쭈뼛 소름이 돋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한다는 거야?' 개인적으로 TV 개그 프로그램에서 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을 묘사할 때 여자가 애교 한가득 더하기 된발음 만빵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깔깔 거리며 웃었는지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설마 아무리 커플이어도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쩌요?"
"보고시퍼쩌요"

그 모습이 제 모습이었군요. 후덜덜. +_+

그런데, 연애를 하고 있는 제 친구 또한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며 유독 된발음이 많이 섞이고 혀가 짧아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 증상이 저만의 증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혀가 짧아지는군요. 엄... 

꼬기 외에도 제가 인지하지 못하는 된발음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옆에서 남자친구가 인지시켜 주지 않는 이상 저의 된발음은 한동안 멈추지 않을 듯 합니다.

+ 덧) 다행히 남자친구 앞에서만 혀가 짧아지는 듯 합니다. :)
다른 분들에게 혀 짧은 소리 냈다가는 거하게 맞을지도... +_+...덜덜...

“남자, 이제 다시는 안믿어!” =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의 다른 표현

"남자 따위 다시는 안 믿어!"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다며 울먹거리는 친구.
다시는 남자를 믿지 않겠다는 친구의 말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저 또한 한 때, 저런 외침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이 친구, 마음이 완전 꽁하게 닫혀 버린 줄 알았는데 한때의 제 모습보다 양호합니다.

"맹세컨대, 남자 따위 다시는 안 믿어!"
"내가 했던 말 똑같이 하네? 너 그럼 이제 연애 안할거야?"
"야, 내가 언제 연애 안 한다고 했어? 그냥 남자 안 믿는다고 했지."
"어라? 완전 쿨 하시네?"
"됐고! 좋은 남자 있으면 소개나 시켜줘. 빨리."

다만, 단단하고 높게만 보였던 그녀의 울타리가 겨우 무너져 내렸는데, 이제는 그 울타리가 이전보다 더 높게, 더 튼튼하게 쌓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분명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쿨 하게 대답하며 웃어 보이는 친구였지만, 속으로 얼마나 가슴앓이 하고 있을지 알 것 같았습니다. 평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보니 말이죠.

"여기, 이 선까지는 OK! 그 이상 침범하면 가만 안 둬!"

바로 엊그제까지만 해도 "남자친구와 이번 여름 휴가에 어딜 놀러 가야 좋을까?" 라는 말을 했던 친구인데 말입니다. 뜻밖의 문자 한 통으로 인해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 버렸습니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남자, 다른 여자에게 보내야 할 문자를 친구에게 보내 버린게 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바람 필 거면 들키지를 말던지!" 라는 친구의 말 속엔 그 남자친구를 향한 미운 감정 보다 좋아하는 감정이 더 크다는 것이 비쳐지는 듯 했습니다.
말 없이 그런 친구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되려 걱정하지 말라며 절 다독였습니다.

"걱정마. 내가 이미 버섯, 널보고 느낀 게 있는데, 내가 다시는 연애 안 한다고, 결혼 따위 안 한다는 말 할 것 같애? 그냥 하는 말이야."

이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이 친구를 붙들고 똑 같은 말을 되풀이 한 때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이제 믿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연애 안 할 거라고, 결혼은 왜 하냐는 둥. 정확히 그런 말을 하고 2년이 지나 제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뀌어 있었습니다.

"야, 버섯! 너 남자 안 믿는다며?"
"응? 그랬던가?"
"다시는 연애 안 할거라며?"
"연애 안 한다는 말은 안 했을걸?"
"너 결혼 따위 절대 안 한다더니, 당장이라도 결혼 할 것만 같다?"
"야, 솔직히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 내가 무슨 신도 아니고. 사람이니까 말 실수도 하는 거고…"

남자 따위 믿지 않는다며, 다시는 연애 안 할거라며, 결혼은 왜 하냐는 말을 했던 제가 온 세상이 '날아라 꿈동산' 으로 보이고 지나가는 개미만 봐도 피식 거리며 웃게 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날아 다니는겨!

이전 남자친구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가득 했던 때에는 다른 소소한 일에도 불평, 불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연애에 문제가 생기니, 다른 일들도 풀리지 않는다며 왜 이러냐며 속상해 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라 제 마음이 문제이더군요.

그땐 흔히들 이야기 하는 '물 반 밖에 남지 않았네' 라는 표현을 더 즐겨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웬만한 일이 있어도 '물이 반이나 남았네' 라는 표현으로 쏘 쿨 하게 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는데 말이죠.

"남자 따위 절대 안 믿어!" 제가 한 때 했던 말을 내게 다시 하는 그 친구.

진심 반, 농담 반, 그녀의 다시금 높아진 장벽을 무너뜨려줄 수 있는 멋진 인연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그러했듯, '아,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거야...' 라며 말이죠. :)

'남자 따위 절대 안믿어!' 이는 곧, '이토록 내가 상처를 받았는데 과연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렇게 닫힌 마음이 또 다시 열릴 수도 있고, 또 다시 상처 받아 더 굳게 닫힐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친구에게는 이 친구만의 멋진 인연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겠죠?

그저 늦게 나타나면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났어!" 라며 혼쭐내 주라고만 일러줘야겠습니다. (아, 이랬다간 도망가려나...)

“오빠, 나 싸 보여?” 쉬워 보이는 여자의 기준?

퇴근 하는 길, 유독 눈에 튀는 한 남녀 커플이 보였습니다. 더 정확히는 눈에 쏙 들어오는 너무 예쁘장한 여자분에게 시선이 꽂혔습니다. 여자지만 여자에게 관심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저만의 본능인가 봐요. (응?) 

 

Bad Girl Good Girl - miss A

'쉬워 보이는 여자 같은데?' '싸보여' '저렴해 보이는 군'

언제부턴가 길에서 이와 같은 표현을 들어도, 큰 충격으로 와 닿지 않습니다. '쉬워 보인다 = 싸보인다 = 저렴해 보인다' 라는 표현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레 그 의미를 습득한 듯 합니다. (정말 이 표현은 어디서 습득한거지? -_-;; 몰랐을 때가 좋았는데...)

흔히들, 여자의 외적인 모습을 보고 남자가 여자를 향해 '저렴해 보인다' '싸 보인다' 라는 표현을 종종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여자가 남자를 향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을 들은 적은… 없는 듯 합니다. -_-; (들어 보신 분, 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 원색의 옷과 톡톡 튀는 패션감각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커플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려 한 건 아니지만 듣고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빠, 오빠! 나 옷 이렇게 입으니까 싸 보여?"
"응." (단도직입)
"아, 그래? 좀 가릴까?"
"응."
"뭐야?"
"아니, 옷이 아니라, 너 입부터 가리자. 하하."

순간, 저 상황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장난치듯 '너 입부터 가리자' 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싸 보여?' 라는 표현에 놀라 제가 흘깃거리면서 보는 것을 느꼈는지 남자가 여자를 향해 소곤거리며 '지윤아, 그런 표현은 함부로 쓰지 마. 함부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하는데 꽤나 멋있어 보이더군요. +_+ (상대적으로 여자가 왜 저런 표현을 거리낌 없이 쓰는 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질문을 할 때, 아마도 본인이 입은 옷에 잔뜩 신경이 곤두서 있었겠죠. 정말 자신이 입은 옷이 자신이 말 한대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의도치 않은 모습(쉬워보이는 여자)으로 보여질까 봐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 여자의 질문이 '옷'을 이렇게 입어 싸 보이느냐? 라고 질문했으니 당연 '옷'에 대해 답변하기 마련인데, '옷'이 아닌 '싸 보인다'는 표현에 초점을 맞춰 대답했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연령대(20대 후반)가 아닌, 아버지뻘의 연령대 분들과도 함께 누구씨, 누구씨라고 서로 존칭하며 한 자리에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그런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발끈)

"여기 앞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있는 아가씨 말야. 봤어? 쯧쯧. 참 싸 보여."
"'나 쉬운 여자에요' 라고 차라리 써 붙이고 다니지 그러냐? 저 여자, 옷 입은 꼴 좀 봐라."

간혹 지나치다 싶을 만큼 상황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여자를 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극단적인 표현으로 '쉬워 보인다', '싸보인다' 와 같은 말을 당당하게 사용하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제가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그런 말을 하는 댁들도 저렴해 보여요!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그것으로 그치면 될텐데, 막상 그런 여자분이 인사를 건네면 히죽히죽 거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_-;; 이중적인 모습에 속이 뒤틀릴 지경입니다.

miss A 의 Bad Girl Good Girl이라는 노래의 가사 (앞에선 한마디도 못하더니 뒤에선 내 얘길 안 좋게 해, 어이가 없어-)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덧) 여자친구의 말실수에 대해 주위의 시선을 느끼고 바로 여자친구에게 소곤소곤거리며 귀뜸해 주는 남자가 꽤나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졌습니다.
뭐, 알고 봤더니 남자친구 아니고 친오빠, 이런 건 아니겠죠?  +_+

내가 본 남자친구의 치명적인 매력

개인적으로 전 처음 사람을 마주할 때 먼저 다가서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굉장히 어색해 하고 낯설어 하죠. 하지만 한번 가까워지면 정말 누구랄 것 없이 편안하게 마주하는 스타일입니다.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지 않을수도… 헙;)

먼저 다가가 상대방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어찌 보면 참 쉬운 것 같은데도 참 어렵습니다. 이런 저와는 달리, 남자친구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건네고 인사를 건네는 것에 어색함이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참 부러워하는 점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난 후, 남자친구와 함께 즐겨 먹던 맛있는 음식을 뒤로 한 채 전 맛난 음식 대신 물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운동을 하러 가기 위해 여의도로 향하다가 남자친구가 회사에서 일찍 마쳐 여의도로 온다는 말에 들 뜬 마음으로 남자친구를 기다렸습니다. 남자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어섰습니다. 마시고 싶은 음료수도 잔뜩 즐비해 있었지만 역시, 제 손이 향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생수입니다.

이전엔 크게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그날 따라 유난히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또랑또랑하게 들렸습니다. 편의점에 들어설 때, 나올 때, 고작 생수 하나 사는 데 걸린 시각은 1분 남짓. 그 와중에 밝게 인사하는 남자친구.

"안녕하세요."
"네. 어서 오세요."

"안녕히 계세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오빠 인사 잘하네."
"그럼, 당연하지."

전 솔직히 가게에 들어설 때 먼저 인사하지 않는 편입니다. (친분이 있거나 잘 아는 사이라면 망설임 없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반면에 말이죠) 음, 오히려 가게를 들어설 때 가게 주인이나 점원이 인사를 하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정도이거나 인사를 받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혹은 '수고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게 되죠. (소심한 O형 같으니라고!)

반대로 제가 식당이나 가게에 들어 섰는데, 가게 점원이 인사를 하지 않으면 '난 손님인데, 가게 주인이 인사를 하질 않네. 그럼 나도 인사 안 할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사를 먼저 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이러저러한 경우 상관없이 가게나 편의점, 식당에 들어가면 항상 먼저 밝게 인사를 하고 나올 때도 항상 먼저 인사를 하더군요. 처음엔 별 생각 없이 넘겼었는데 생수 하나 사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1분 남짓의 시간 동안 마저도 들어갈 때 인사하고 결제하고 나오면서 또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왜 그리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옆에서 덩달아 밝게 웃게 되니, 이보다 치명적인 매력이 또 있을까요.  

자연스레 그런 남자친구가 옆에 있으니 저도 어디를 가든 덩달아 밝게 인사하게 되더군요.

어찌 보면 정말 당연한 듯한 그 행동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지어지게 하고 한없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소개팅 자리에서나 만남의 자리에서 긍정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남자 혹은 여자가 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네요.

긍정적인 영향력을 지닌 여자, 음~ 생각할수록 매력적인데요? (혼잣말하기)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남자친구.
 
제가 남자친구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받았듯이 저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J

애교제로에서 애교만땅이 되기까지


일곱 아들, 두 딸. 그 중 장남이신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첫째 딸로 커 오면서 이쁨을 받는 사랑스러운 딸이기 보다는 장녀로서 책임감을 두 어깨에 잔뜩 짊어진 든든한 아들 같은 딸로 보이기를 제 스스로가 더 희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애교와는 담을 쌓고 살았죠.

전형적인 경상남도 무뚝뚝한 아버지와 가끔 통화를 하게 될 때면.


아들, 잘 지내냐?”
. 잘 지내고 계시죠?”
그래. 밥 잘 챙겨먹어라.”


그리곤 뚝.

딸이라고 불리는 때보다는 아들이라 불리는 때가 많았고, 서울에 올라와 독립하여 지내면서 더욱 책임감 강하고, 튼튼한, 듬직한 딸로 보여지길 바랬습니다. (3 이후로 서울에 올라와 홀로 지내는 딸을 보며 얼마나 불안해 하셨을지 잘 압니다. 아들이라는 표현으로 그 불안함을 숨기고 싶으셨는지도 모릅니다)

걱정을 끼쳐 드리기 싫어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죠.

길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할 때도 난감해 하거나 당황해 하기 보다 침착하게 행동하는 제 모습에 친구들이 모두 기겁했습니다. 독한 아이라고 말이죠.

지하철에서 승하차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왠 젊은 아가씨의 하는 짧은 비명 소리에 놀라 쳐다 보니 제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괜찮아요?” 라고 묻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제 허벅지에서 피가 나고 있더군요. 누군가가 내리면서 면도칼로 허벅지를 그으면서 내린 것을 보고 여자분이 놀라서 소리친 것이었습니다. (의외로 싸이코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여대 인근에서 한동안 이슈화 되었던 사건이더군요.

이런 저런 일을 겪어도 웬만해선 울지 않고 웬만해선 무서워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을 때에도, 100% 마음을 열기 보다는 견제하고 알게 모르게 계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말아야지,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하면 날 쉽게 보겠지, 이렇게 하면 나에게 싫증 나겠지, 질투하고 있다는 걸 들키면 안돼,


좋게 표현하자면 밀고 당기기이겠지만, 나쁘게 표현하자면 그 사람에게 푹 빠진 사랑이 아닌 지극히 제 자신을 보호하며(상처 받지 않게) 계산하는 겉치레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엔 말입니다.

헤어짐을 거듭하며 들은 말은, , 날 정말 사랑한 것 맞아?” 넌 여성스럽지가 않아 넌 너무 애교가 없어 라는 말들이었습니다. 그 말들이 너무나 큰 상처가 되어 다시 제 자신을 가둬 놓곤 했습니다.

애교를 어떻게 부리냐? 애교는 나와 전혀 무관한 말이거든? 애교도 할 줄 아는 사람이 하는 거야.


그랬던 제 자신이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 1, 2, 3년에 접어들면서 차츰 변화하더군요. 자존심만 엄청 센 고집쟁이의 제 모습이, 먼저 자존심을 굽히고 먼저 고개 숙이는 남자친구 앞에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떠한 사물을 보거나 어떠한 이야기를 들어도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던 저와 달리,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먼저 이야기하는 남자친구를 보며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설사 크게 놀랄 만한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만 삭혀서 친구들에겐 독한아이로 통하던 제가, 이런 일이 있었쪄요-“ 라며 남자친구에게 먼저 그 날의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멋지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남자친구에게 최고, 최고 (정말 최고를 외칠만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를 외치는가 하면,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게 되면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토라져 있곤 했는데 남자친구의 네가 좋아하는 보쌈 사줄게 (남자친구는 아직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보쌈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한마디에 싱긋 웃으며 좋아- 좋아-” 하며 넘어가니 말입니다.


애교와 거리가 멀다고 이야기 했던 제 모습이 이렇게 바뀔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밀고 당기기에 치우치고, 제 자신을 지키고자 계산적으로 했던 겉치레 사랑에서 진심을 담아 매 순간 마다 최선을 다 하니 진짜 속깊은 사랑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

“연애는 어려워” 똑같은 상황, 하지만 하루는 으르렁- 다른 하루는 헤헤-

 

요즘에도 남자친구와 자주 싸웁니다만, (하핫;)

연애 초기에는 정말 많이 싸운 듯 합니다.
시시때때로 우리 헤어져!”라는 말이 제 입 밖으로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죠.

연애에 있어 다부진 끼를 맘껏 발산하는 친구는 말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난 진짜 헤어지려고 결심하고 헤어지자고 말한거야-“
?” (나 뭐라고 말해야 하니?)
아냐. 농담이야. 그 때 순간 기분은 그랬다구.”


연애. 정말 쉽지 않습니다.

드디어, 입질이 왔다. 나도..
드디어, 입질이 왔다. 나도.. by suksim 저작자 표시

상대방이 아무리 자신의 속을 살짝살짝 할퀴더라도 욱하는 기분을 절제하고 양보와 배려를 미덕으로 삼아 상대방을 이해하고 아껴주는 마음으로 항상 사랑하는 마음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바탕으로 깔아두고 인내심으로 꾹꾹 다져 눌러야 합니다. (무슨 말을 하는건지... 웃자고 하는 소리입니다. 하하)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는 건가요?


평일 절대 수영만은 빠질 수 없다며 수영사수!”를 외치고 있습니다.
오리발을 끼고 수영할 때의 그 속도감과 짜릿함은! 흐-
회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전, 회사 건물 내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수영 깔끔하게 하고 나올 때의 개운함이랄까요- 뭔가 온갖 스트레스를 다 날리는 기분입니다.

수영 예찬론은 이쯤하고.


by inocuo 저작자 표시

본론으로 들어가 똑같은 상황인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날은 크게 싸우고, 또 다른 날은 오히려 싸우지 않고 기분 좋게 넘어가니 도대체 왜 그런지 돌아볼게요.

오랜만에 내가 오늘 근사한 음식 사줄게. 어때?”
나 수영해야 되는데…”
오늘만 빠지면 안돼?”

, 나 오늘 강습 있는 날인데. 내일 만나면 안돼? 아님, 수영 끝나고 먹으러 갈까?”
!”
?”
너 수영이 중요해, 내가 중요해?”
- 당연히 오빠지-


이 상황이 한 두 번일 경우에는 웃으며
'흥, 수영을 두고 질투하는구나? 질투쟁이. 날 많이 사랑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수영을 포기하고 냉큼 "오빠아-" 부르며 달려가죠
. (아주 그냥 좋아 죽죠-)
 


다만, 이 횟수가 잦아들게 될 경우엔 그 누적량 만큼 과거의 데이터가 집계되면서 경고음이 귓가에 들려 옵니다. 항상 그 경고음은 과거 데이터에서 비롯되는 만큼 예전엔으로 시작합니다
.

 

뭐야- 예전에 내가 오빠에게 만나자고 했을 땐, 게임 때문에 바쁘다며 약속을 어겼었는데
뭐야- 예전에 자기도 그랬으면서, 자기 일만 중요하고 내 일은 안중요해
?’
예전엔 자기도 운동하느라 바쁘다고 나 만나주지도 않았으면서!’

반대로 똑같은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넘어 가는 때도 있습니다.

오늘 저녁 어때?”
나 오늘 수영 강습 있는 날인데, 어떡하지?”
몇 시쯤 끝나? 내가 그 시간 맞춰서 데리러 갈게

- 그럼 나도 오늘은 최대한 빨리 하고 30분 정도 일찍 나올게
“OK.
있다봐-“


무슨 차이일까요? 아무래도 상황과 분위기, 서로의 심리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싸움으로 본격적으로 번지게 되는 이유는 고놈의 말썽꾸러기. "예전엔-" 때문입니다.

불리하다 싶을 때면 경고음과 함께 반짝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그리고 서로의 기분.

상사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데 상사 기분이 완전 꽝이었다면, 아무래도 좋은 소리 들을 것을 좋은 소리 듣지 못하고 나쁜 말 한 마디 들을 것을 백 마디 듣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남자친구도 저에게 종종 이야기 합니다.

별 것도 아닌 것에 예민하게 오버액션 하며 토라지는 것을 가만히 보곤. 한 마디 하죠.

너 그 날이지?”
-“


어이없어 웃어버리곤 하지만, 정말 그 날에 그런 말 들으면 되려 격분하곤 합니다. -_-^

별 것도 아닌 것에 서로가 민감하게 반응하여 으르렁 대고 싸우니.
당사자가 아닌 제 3자가 보기엔 얼마나 우스울까요.

연애, 정확한 한 가지 모범답안이 존재하지 않기에,
시시때때로 변화하기에 절.. 쉽지 않습니다.

덧붙임.
그러하기에 연애가 재밌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선배언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하며


남자친구와 2년 6개월간 만나오며 단 한번도 누군가에게 소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왠지 정말 결혼할 날짜라도 잡혀진 상태가 아니라면 아는 이에게 공개해서는 안될 것만 같은. 묘한 기분에 홀로 사로 잡힌 채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전 어떠한 꺼림직한 기분이 어째서 드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솔직히, 네-

숨기고 싶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전 만났던 남자친구는 높은 학벌에 부유한 집안과 준수한 외모로 일찍이 여러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었던데다 저도 냉큼 누군가에게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와 사뭇 반대되는 지금의 남자친구가 부끄러워서 그러냐구요? 아니요- 단호히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위의 시선으로 인해 상처 받을 남자친구가 걱정스러웠죠.
제 눈엔 지금의 제 남자친구는 어떤 남자보다 가장 멋지고, 사랑스러운 남자친구이거든요.   

며칠 전, 절친한 선배 언니에게 연락이 와서는 도대체 너의 남자친구는 언제 보여줄꺼냐며 어떤 사람인지 한번 직접 만나서 봐주겠다는 선배 언니의 말에 쭈뼛쭈뼛해 하며 갑작스레 남자친구를 바로 불러 내어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불려 나온 남자친구는 상당히 불편해 하고 어색해 했습니다.

더불어 선배언니의 직설적인 발언은 연달아 남자친구의 어깨를 주눅들게 만들었습니다.

"결혼 준비 할 때 되지 않았나요? 취직은 아직인가요?"
"결혼 자금은 얼마 정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선배 언니는 친동생과 같은 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남자친구를 마치 부모님의 입장이 되어 평가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면접을 보고 있는 듯한 남자친구의 굳어져 있는 모습도, 저를 걱정하는 듯한 눈빛으로 이리저리 남자친구를 보고 있는 선배 언니의 모습도, 그 사이에 앉아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연애는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결혼은 아니라는 선배 언니의 말을 수없이 들어왔지만, 아직 전 어린가 봅니다. 스물일곱이라는 지금의 나이에도, 아직 결혼은 너무나도 먼 이야기이며 현실적으로 들려 오지 않습니다.

정말 가족 앞에서 인사를 드리게 될 때의 분위기는 어떨지 괜히 떨려 오기만 합니다.

연애, 그리고 결혼...

연애하다 자연스럽게 결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선배 언니와 함께 한 그 인사자리는 왠지 모르게 이상 속에서도 현실이 존재하는, 그렇게 결혼은 어려운 것이구나- 싶습니다.

사랑, 그 아름다운 한 단어가 연애를 거쳐 결혼으로 이어지기까지... 이상이 현실이 되기까지.
그 길은 너무나도 냉정하고 힘이 든가 봅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잘 보듬어 주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