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못하면 연애를 못한다?

 

대학교 4학년. 졸업학점을 가득 채우고서 '드디어 졸업이다!'라는 홀가분한 마음보다는 하루 빨리 취직을 해야 한다는 조급함과 갑갑함 속에 지냈던 것 같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리 조급함을 느낄 필요가 없었고, 그 정도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니었는데… 그 땐 왜 그리도 취직이 제 인생에 아주 중대한 일처럼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볼 때면, 한결 같이 대기업이건 중견, 중소기업이건 공통적으로 받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술 잘 마시는가? 주량이 어떻게 되는가?"

 

처음엔 "술을 잘 못합니다."라고 대답했지만, 나중엔 "취할 정도까지 마셔보지 않아 정확한 주량을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신기할 정도로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을 바꾸고 나니 뚝뚝 떨어지던 면접단계에서 줄줄이 합격을 하는 것을 보고 문제는 주량이었던건가- 하는 생각에 씁쓸해 지기도 했습니다. -_-;


입사 후, 7년이 지나 당시 면접관이셨던 임원분을 뵐 때면 듣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취할 정도까지 마셔보지 않아 정확한 주량을 모른다고 하길래, 정말 술을 잘 하는 줄 알았어. 거짓말쟁이!"
"에이, 거짓말은 아니죠. 취할 정도로 마셔보지 않은 건 사실인걸요?"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다행히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닌지라, 좀 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 회식자리를 갖곤 합니다. 제겐 너무 다행인 일이죠.

 

남녀심리,연애심리

 

저처럼 술을 못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주말에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직장 상사가 본인에게 한 말이 너무 충격이라고 들려주더군요.

 

"이봐. 김대리. 난 김대리가 왜 여태까지 연애를 못해봤는지 알 것 같아."
"네?"
"그런 식으로 술 못 마신다고 빼지 말고, 술을 마셔봐. 일부러 취한 척 남자한테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고 그래야 남자가 접근할 거 아냐. 자, 마셔봐."

 

술을 마시고 남자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야 연애도 할 수 있는 거라며 술을 강요했다는 직장 상사. 그런데 그 직장상사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나. 흐트러진 모습을 노리는 '나쁜 놈'도 있다

 

술자리에서 자고로 여자는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고 틈을 보여야 한다는 직장상사. 응? 누구 좋으라고? 요즘처럼 사건사고가 많은 때에 술 마시고 남자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라니. -_-; 세상을 너무 아름답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술에 살짝 취해 애교를 부리는 여자를 보고 단순히 귀엽다, 매력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남자도 있지만 가볍다, 쉬워 보인다, 라고 생각하는 남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후자의 경우가 훨씬 많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 (나 너무 세상을 나쁘게만 보고 있는 건가?) 흐트러지면 남자가 접근하겠죠. 하지만 착한 놈인지 나쁜 놈인지는 복불복.

 

남녀심리,연애심리

 

거기다 일부러 취한 척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나쁜X도 있다는 거.

 

둘. 진심이 왜곡될 수 있다

 

분명, 술자리를 가지면 평소 (맨 정신에서 보던) 상대방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르긴 합니다. 평소 조금은 어색하고 서먹했다면 술자리를 통해 좀 더 가까워지기도 하니 말이죠. 그런데 이 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이성'을 '본능'이 지배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 터지곤 합니다. 좋아하는 감정, 호감에서 시작해야 할 '연애'가 본능에 충실한 '연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딱히 만나면 할 이야기가 없고, 할 게 없다며 술자리로만 직행하던 한 커플은 술자리에 이어 잠자리를 당연한 코스로 여기더군요. 만나기만 하면 '술자리>잠자리' 무한반복을 하더니 얼마 못 가 (모두의 예상대로) -_-; 금새 헤어졌습니다. 남자는 지인들에게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데, 여자가 술을 너무 밝힌다'라고 소문을 내고, 여자는 지인들에게 '남자가 지나치게 잠자리를 요구한다'라고 소문을 내고.

 

소문만 무성할 뿐. 정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의문입니다.

 

'술에 취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말보다 '당신과 함께 있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말을 더 듣고 싶고, 믿고 싶습니다.

 

+덧) 술을 못해서 연애를 못하는 거라고? -_-? 이런 이상한 논리를 들먹이며 강제로 술 먹이려 들지 말고! 좀!


술자리에서 본 상반된 결혼 후의 모습

술자리에서 본 상반된 결혼 후의 모습

개인적으로 전 술을 마시지 못합니다. 정말 마시고 싶은데 마실 수가 없어요. ㅠ_ㅠ 흔히 말하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 못 마신다'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하는데요. 멋쩍게 이런 말을 할 때면 정말 부어라 마셔라- 할 만큼 마셔보질 않아서 못 마시는 거라며 도전해 보라는 말도 종종 듣곤 합니다.

"버섯, 술이 얼마나 단 줄 알아? 마셔봐!"
"억! 이게 뭐가 달아! 쓰기만 한데!"
"네가 아직 인생의 쓴 맛을 못 봤구나?"
"그러게 말이야. 난 아직 인생보다 술이 더 써."

사회생활을 하며 술을 못 마신다는 사실이 꽤나 제 스스로를 위축되게 만들기도 하더군요. 그런 점에선 술 잘 마시는 분들 보면 한편으론 정말 부럽기도 합니다. 술을 마시진 못하지만 술에 대한 강요 없이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는 좋아한답니다. 특히,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듣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기도 하거든요. +_+


"항상 밥만 먹고 살 순 없잖냐"


금요일 마다 회식 자리를 추진하고서 3차, 4차로 나이트를 찾는 남자. 미혼인줄 알았더니 기혼!


술자리에서 본 상반된 결혼 후의 모습


"저희야 외로운 기러기들이지만 집에서 사모님이 기다리실 텐데 저희와 이렇게 어울리셔도 괜찮습니까?"
"야, 항상 밥만 먹고 살 순 없잖냐. 뭘 그래."


친구가 두 상사의 대화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며 두 상사가 나눈 대화를 이야기 해 주더군요. 친구는 결혼한 남자들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와도 되는 거냐며 발끈했지만 전 솔직히 처음에 이 말을 듣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_-;; 순진한 건지 바보인 건지. (응?)


"어떻게 밥에 비유를 할 수가 있어?"


친구의 마지막 말을 듣고서야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외로운 기러기들'이라는 표현으로 당위성을 내세우는 것도 그랬지만, 집에서 어린 아기와 함께 남편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아내를 '밥'에 비유하다니…


동요를 부르던 직장 상사가 멋있어 보인 이유


부서 분위기 특성상 늦게까지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가 아닌 터라 술을 못하는 제겐 너무나도 다행이라 생각하곤 합니다. 공식적인 연례 행사 외 부서 회식이나 급작스레 진행된 모임에서는 주로 식사를, 길어야 9시 전에 끝나는 회식인지라 "회식할까?" 라는 말에 좋아라 하며 쪼르르 달려 나가곤 합니다. 고기를 외치며 말이죠. (이노므 고기 타령 -_-)


"누구 전화길래 그렇게 웃으면서 받아요?"
"'아빠, 어디야? 빨리 와. 내가 쿠키 만들었어.' 라는데?"
"아, 민정이 전화였어요?"


회식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무척이나 다정다감하게 통화하시던 차장님. 평소 회사에서 볼 수 없는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계셔서 누군가 했더니 여섯 살인 딸 아이의 전화더군요.

갑자기 딸 아이가 요즘 유치원에서 배우고 있는 노래라며 들려 주시는데 덩달아 옆에 있던 과장님도 따라 부르시더군요. 왠지 같이 불러야만 할 것 같은데 저야 결혼도 하지 않은데다 아이가 없으니 그 동요를 알 턱도 없고; 따라 부르고 싶어도 따라 부를 수 없는. +_+;;

이 외에도 직장 동료들과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이런 저런 고충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회식 자리랍시고 여자직원을 먼저 보낸 후 3차, 4차로 나이트나 룸살롱을 외치는 분들과 확연하게 비교가 되더군요.

"거실 소파 등받이 부분 있잖아. 그 등받이 꼭대기에서부터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다니까!"
"우리 애도 그래요!"
"어머, 우리 애도 그러던데."

"파워포인트보다 엑셀로 만드는 게 더 쉬워."

퇴근 시간이 되었는데도 뭔가를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신입 직원.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엑셀로 작업하면 더 쉽다는 말을 건네는 이사님. 퇴근 하려고 자리에 일어섰다가 그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을 하길래 저렇게 두 분 모두 모니터가 뚫어질 듯 보고 있는 걸까 싶어 다가갔습니다.

'엥? 이게 뭐지? 평면도?'

18평대 남짓의 빌라에 신혼 집을 얻어 새 출발을 다짐하며 신혼 집에 들여야 하는 가구를 찾아 사이즈를 확인하고 이리저리 세로, 가로로 짜 맞춰 보기도 하며 고민을 하고 있더군요. 일명 가구배치도라고 하더군요.


술자리에서 본 상반된 결혼 후의 모습


집이 넓으면 어떤 가구건, 사이즈 고민 없이 배치 고민 없이 그저 디자인과 실용성만을 따져 구입을 할 테지만 한정된 공간에 효율적으로 가구를 배치해야 하다 보니 가구배치도를 만들어 이리저리 구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입 직원이야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는 터라 가구배치도를 짜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지만 옆에서 '엑셀이 더 편해' 라고 말씀하시는 이사님의 모습이 다소 생소 했습니다.

저야 입사 후, 임원이 된 이사님의 모습만을 본 터라 (정작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보질 못했으니) 결혼 할 때부터 여유롭게 시작 했을 거라는 착각을 했다고나 할까요.

평소 집에 방이 100개라는 농담도 하시는 터라 회식 자리에서 궁금했던 질문을 했습니다.

"이사님도 가구 배치도 만든 적 있으세요?" 라고 조심스레 여쭤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은 처음부터 돈 걱정 없이 결혼을 하고 집을 마련하는 것이겠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넉넉하게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 거라고 말씀하시며 본인도 그렇게 힘들게 시작을 했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술자리에서 본 상반된 결혼 후의 모습


"무엇보다 힘든 상황에서도 믿고 따라와 준 아내가 고마울 뿐이지."

묵묵히 이런 저런 힘든 상황에서도 믿고 따라와준 아내가 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는 거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이사님을 뵈며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결혼 후의 이런 모습을 보기도 하고 저런 모습을 보기도 하고. 회식 자리에서 접하게 되는 결혼 후, 상반된 양 모습을 바라 보며 여러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올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 입사 동기와 혹은 직장 동료와 친구들과 송년회 자리를 마련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또 어떤 쇼킹한 이야기를 듣게 될지 혹은 보게 될지! 또 어떤 따뜻한 이야기를 듣게 될지 이거 정말 스릴 넘치는걸요? (응?) -_-;;


허세커플, 과연 누굴 위한 연애였을까?

아, 휘성의 이번 노래(결혼까지 생각했어)가 결코 느리거나 슬픈 곡이 아님에도 이 노래를 들으니 왜 슬픈지 모르겠습니다. 아, 이 감수성 풍부한 아이 같으니라고. (혼잣말)

개인적으로 휘성의 이번 곡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일단, 노래를 잘하잖아!)

'결혼까지 생각했어' 라는 휘성의 이번 곡을 듣자 마자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한 커플. 일명 허세커플로 불리며 모든 이에게 부러움 반, 질투심 반으로 이목을 집중 시키곤 했는데 말이죠. 딱히, 가사와 맞아 떨어지는 커플도 아닌데 왜 새삼 그 커플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혼까지 생각했어 - 휘성

둘 다 연예인 저리 가라 할 만큼 예쁘고 멋진 커플이었습니다. 정말 둘이 결혼하면 '자식은 얼마나 예쁘고 멋있을까' 라는 생각을 절로 갖게 될 만큼 말이죠. 그리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연애는 여자나 남자의 미니홈피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자며 여자며 비쥬얼이 워낙 출중하다 보니 주위에서도 그들의 연애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특히, 여자의 미니홈피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이런 저런 사진이 잔뜩 업데이트 되곤 했으니 말이죠.

키스한 사진이며 포옹한 사진까지 모두 비공개나 일촌 공개가 아닌 '전체 공개'를 해 두었더군요. '우리가 첫 키스 한 날'부터 '훈이(가명)와 첫 날 밤'이라며 호텔에서 함께 찍은 셀카까지 말이죠. 후덜덜.

"뭐,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니까…" 라며 바라봤지만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사람 일이 어찌 될 지 알 수 없는 것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소개팅을 통해 만나 6개월 남짓 사귀고 이 커플은 결혼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소개팅으로 만나 6개월간 깨소금이 쏟아지더니 그 새 결혼소식을 알려 오네. 정말 천생연분인가봐. 부러운 걸?"

그렇게 모두의 축복과 부러움 속에 결혼에 골인. 하지만 그들의 알콩달콩 러브모드와 애틋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사귄 기간만큼, 딱 6개월을 함께 살고선 결국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를 들어보니. 술이 웬수더군요. -_-;;;  


"야, 내가 시집살이 하려고 결혼했냐?"
"너 또 왜 그래?"
"아, 이 XXX야!!! 술 내놔!"
"그만 마셔. 너 취했어."
"뭐? 야,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술만 마시면 욕설을 하고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것을 마구 던지는 가 하면 다음 날이 되면 또 싹싹 빌며 미안하다고 하는 여자. 그렇게 6개월간 여자의 술 주정을 남자가 받아 주며 감싸주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근처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던 시어머니가 과일을 많이 사서 나눠 주겠다며 잠깐 찾은 시어머니를 향해 손지검과 욕설을 한 거죠.

"당신이 우리 집에 왜 찾아와? 난 당신 아들이랑 결혼한 거지, 당신이랑 결혼한 거 아니거든? 다신 우리 집에 찾아오지마!"

이러한 사실을 혹여 남들이 알까 숨기기에 급급했던 남자. '사랑'이라는 이유로 늘 '용서'를 구걸하던 여자. 결국, 남자쪽 집안 식구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단순 둘만의 문제가 아닌 집안의 문제로 번져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정작 다른 이들에게 보이기 위한 연애는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정작 서로를 알아가는 연애는 실패한 셈인건가?"
"왜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급하게 결혼했을까?"
"감히 상상을 못했겠지. 여자가 그렇게 술을 좋아하고 술 주정이 심할 거라곤…"
"음, 결혼을 하고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연애할 때 여자의 술주정에 대해 몰랐냐는 질문에 '그깟 미니홈피 때문에. 그깟 자존심 때문에' 라고 대답하던 남자의 모습이 참 씁쓸했습니다.

미니홈피는 그저 미니홈피일 뿐

여자와 헤어지려 해도 미니홈피를 통해 가까운 친구부터 직장 동료까지 부러움을 표하던 그들에게 '헤어졌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해서, 여자친구, 아내를 바꿔 보려 노력했다고. 그 힘든 상황에서도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남자와 달리, 바꿔 보려 노력하지 않고 술만 마시면 술주정을 하고 행패를 부리던 여자.

하지만, 연애할 땐 애교로 넘길 수 있던 욕설이 결혼하고 나선  입에 차마 담지 못할 욕설과 무자비한 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솔직히 여자가 폭력을 휘둘러 봤자, 얼마나 세게 때리겠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로 매우 심각했던 모양입니다)

술만 마시면 "사랑해" 라고 말하며 남녀 구분 없이 안기던 여자를 보고 기겁한 적이 있긴 합니다만, 여자가 술 마시고서 무지막지한 욕설과 폭력이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쩝.

역시! 분명한 건!
남자건, 여자건, 결혼 하기 전, 최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연애가 아닌 서로를 잘 '알아가기 위한 연애'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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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잠에 취하고, 술에 취하다 – 불편했던 회식자리, 지금은?

전 11시만 넘어가면 제 몸이 더 이상 제 몸이 아닙니다.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제게 아주 고질병이 있습니다. 쓰러지듯 잠든다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일정 시간(11시 30분~12시쯤)이 지나면 쏟아지는 잠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풀썩 어떠한 자세로든 바로 잠든다는 겁니다. 하품하고 하품하면서 울고 난리도 아닙니다. 하아.

그렇다고 길거리에서 자거나 그러진 않아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아니고...

문제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11시가 넘은 시각에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게 되면 또 그대로 잠든다는 거죠. 이런 저 때문에 항상 남자친구는 노심초사입니다. 전 항상 "괜찮아" "서서 가면 돼" 라고 이야기 해 보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회사 일로 인해 늦은 시각에 퇴근할 때면 데려다 줄 수 있는 시각엔 집까지 데려다 주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집으로 가는 동안 계속 통화를 하면서 집으로 가죠.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고3 수능(그러고 보니 오늘이 수능일이네요)을 앞두고 야간자율학습을 할 때도 늘 힘든 것은 쏟아지는 잠과 싸워 그 잠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거뜬한데, 좀처럼 밤 늦은 시각까지 말똥말똥 눈을 뜨고서 공부한다는 건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아침형 인간이지만 다르게 표현하자면 잠 하나 못이기는 '잠팅이'죠.

대학생이 되어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친구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맥주 한 잔, 혹은 소주 한 잔.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졸릴 뿐. 왜 술을 대낮에 마시지 않고 늦은 밤에 마시는 겁니까. (응?) 그렇다 보니 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에 취하는 상황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런 저의 상황을 아는 친구들은 늦은 시각 술자리에 부르기 보다는 이른 저녁 시각 혹은 대낮에 모임을 가지죠.

헌데, 단순히 잠이 문제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고들 하는데 왜 전 되려 기분이 나빠지고, 술이 달다고 하는데 왜 저에겐 어떠한 술도 쓰기만 한 걸까요.

입사준비를 하면서 면접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질문이 있었으니, 바로 주량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씨는 주량이 어떻게 되나?"
"음…"

한참 생각을 하고 있는 저에게 다시 물으셨습니다.

"어느 정도 마셨을 때 한계다- 라고 생각되는 정도가 없나?"
"글쎄요. 한번도 취한 적이 없어서"
"오- 술이 무척 센가 보군."
^^


그저 미소를 살짝 띄울 수 밖에.

한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술자리에서 (주로 부서 회식은 술자리를 갖지 않고, 피자를 먹으러 갑니다) 부장님이 가끔 이야기 하시죠. 정말 처음엔 제가 술을 잘 마시는 줄 알았다고 말이죠.

술을 잘 마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한번도 취해 본 적이 없다고 말씀 드렸을 뿐.

술자리에 가게 되면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게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기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무래도 술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회식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입사 초기엔 술을 건네 받으면 요령껏 술을 받되 마시지 않고 피했습니다.

  • 식탁 아래 물컵을 내려 놓고 마시는 척하며 아래로 따라 버리기
  • 물수건을 항상 옆에 두고 물수건으로 입술 주변을 닦아 내는 척 하며 뱉어내기
  • 상대방이 술을 마실 때 그 시선을 확인하며 술을 잘 마시는 옆 사람(내 편 이어야 함) 잔에 술 옮기기
  • 술을 마시고 입에 머금은 채, 물을 마시는 척 하며 물컵에 다시 뱉어내기 등등.

이러한 행동들을 하면서 단 한번도 들킨 적이 없습니다. (마술로 단련된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 대신, 계속적인 이러한 행동은 그 자리에 있는 저도 지치게 하더군요. 후에는 술 마시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솔직히 이야기 하고 그 자리가 소주를 마시는 자리라면 소주잔에 물을 담아 계속 마시고, 와인을 마시는 자리라면 와인잔에 물을 담아 계속 마셨습니다.

술잔
술잔 by JoonYoung.Ki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처음엔 분명 밉상으로 보였을 겁니다. 아무래도 술을 못 마신다고 하면 회식 자리에서 자연스레 먼저 자리를 떠버리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죠. 술자리에 가더라도 너무 늦은 시각이 아닌 이상 끝까지 자리에 함께 하려 했습니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죠.

"저 여직원은 부르지마. 어차피 회식 한다고 하면 중간에 몰래 도망가잖아."

이와 같은 말은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제가 제안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오랜만에 피자 한 판 하러 갈까요" ("소주 한잔 하러 갈까요" 를 바꿔 표현하죠)라고 이야기 합니다. 입사 초기엔 회식 자리가 상당히 불편하고 어색했는데, 이제는 먼저 이야기를 꺼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익숙해 졌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업무에 바빠 듣지 못했던 또 다른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이나 큰 그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은 듯 합니다.

입사 초기, 생각지도 못했던 불편한 회식 자리(술자리)로 인해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만, 솔직히 술을 못 마신다고 이야기 하고, 술자리가 있으면 최대한 그 자리를 지키며 어울리되 먼저 회식 자리를 제안하면서 술이 아닌 다른 메뉴를 먼저 제안하는 것도 제 나름의 좋은 대처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잠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아- 사랑에 취하고… (응? 갑자기 이게 뭔)

술에 취해 길에 쓰러진 여자, 도와줘? 말아?

어제 늦은 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자우림의 무대가 이어지고 있어 어쩜 저렇게 김윤아씨는 한결같을까- 라며 감탄을 하고 있을 때쯤, 동생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와 깜짝 놀랬었다며 투덜거리더군요.  

"무슨 일이야?"
"집 바로 앞 코너 주차된 차 사이에 왠 여자가 쓰러져 있는거지"
"근데?"
"시간도 늦었는데 여자가 쓰러져 있으니 깜짝 놀랬어. 도와주려고 보니까 술취해서 쓰러져 있는 것 같던데."
"깨웠어?"
"깨웠는데, 안일어나."
"그냥 그렇게 온거야?"
"무서워서 그냥 왔는데, 지금 같이 가서 깨울래?"
"보자 마자 그냥 바로 112에 신고라도 하지 그랬냐. 성폭행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구"


그렇게 동생과 함께 집 밖으로 나와 봤습니다. 밤 12시가 한참 지난 시각.  

정말 골목이 꺾이는 지점에서 주차된 차 사이로 여자의 다리가 보이더군요. 동생이 얼마나 놀랬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Here is the dark red verniz
Here is the dark red verniz by Princess C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깨워서 집으로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걸까, 고민하며 다가서는 순간.
덩치가 상당히 큰 남자 두 분이 그 여자 옆에 서 있더군요. 차에 가려져서 다가가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동생에게 여자가 혼자 쓰러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분명 그 남자 두 사람은 그 여자를 아는 사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이지 않고 다가갔습니다.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요. 그럼 그 쪽은 아는 사람이에요?"
"..."


건장한 남자 두 명, 그리고 이쪽엔 어린 여동생과 나. 좀처럼 겁을 먹지 않는데도 괜히 겁이 나더군요.

'분명 저 두 남자가 이 여자분을 알 리가 없지.'

그 때, 여자분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인상적인 첫 마디를 내뱉으셨습니다.


"싸우지 마세요. 저 때문에. 괜히."

지금 이 상황이 싸우는 것으로 보이는 건가? 술에 많이 취한건가?

그러고선 주차되어 있던 차에 몸을 살짝 기대는 것 같았으나, 이내 두 남자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남자분은 여자분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여자분은 태연스레 부축해 달라며 그렇게 기댔습니다.

분명 여자분의 판단력이 흐려져서 남자에게 기대는 것일 거란 생각에 여자분에게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자분은 저의 질문에 짧게 대답한 뒤, 남자분에게 도움을 청하더군요.


"괜찮으세요? 집에 찾아가실 수 있으세요? 집이 어디세요?"
"아...네.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

 ...

"저 좀 도와주실래요?"

"아, 저요? 네. 가시죠."


저 여자분이 술이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니어서 저러는 건지, 아님 원래 저런 여자인건가. 오히려 도움을 주기 위해 온 동생과 제 입장이 어색해 지더군요.

그렇게 남자 두 사람과 함께 여자분은 비틀거리며 등을 돌렸습니다.
왠지 모를 두 남자의 약간의 건들거리는 웃음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길에서 저런 여자 보거든, 망설이지 말고 그냥 112에 신고해."

동생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 말 뿐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내도록 찝찝한 기분을 떨쳐 낼 수 없었습니다.

그 여자분은 술에 취해서 판단력이 흐려져서 남자분에게 도움을 청한건가.
낯선 여자보다는 낯선 남자가 더 믿음직스럽다는건가?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내가 괜히 멀쩡히 도움을 주려던 두 남자를 너무 나쁜 시각으로 바라 본 건가.
자제력을 잃을 만큼, 그렇게 길에 쓰러져 있을만큼 왜 술을 마신거지?
내가 너무 보수적인가. 등등.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무사히 집에 잘 들어갔는지 그 여자분이 궁금해 지네요.
 
남자친구에게 이 일을 이야기 하자, 가급적이면 그런 일에 나서지 말라고. 
오히려 그렇게 술에 취해 정신 못차리고 길에서 쓰러져 있는 여자가 더 잘못한 것 아니냐고 되묻네요. 

아, 좀처럼 이 찝찝한 기분을 떨쳐 낼 수가 없네요.

덧붙임. 
내일 토익 시험 망치면 그건 다 그 여자 때문이야! (라는 핑계를 대고 싶습니다) 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