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감동주기, 이모티콘 문자 효과 있을까?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누가 먼저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할까- 라는 생각에 서로 은근슬쩍 밀고 당기기를 하며 서로의 반응을 살피곤 했습니다.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당사자는 애가 타고 상대방의 조그만 반응에도 상처 받고 당황하곤 하지만 막상 그 과정을 지나 사귀는 사이가 되고 나서 돌이켜 보면 그 때만큼 애틋하고 설레는 시점이 없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밀고 당기기를 하며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그 순간도 지나고 나면 잊지 못할 서로의 시간이 될 거야!" 라며 너무 아파하지 말고 그 과정도 즐기라는 말을 꼭 하곤 합니다.

그렇게 장기, 혹은 단기의 밀고 당기기가 끝나 연애가 시작되면 문자 공세와 전화 공세가 이어지는 듯 합니다. 그 중, 오늘은 문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이모티콘 한 가득의 문자보다는 진심이 가득한 말

"넌 남자친구한테 어떤 말 들으니까 기분 좋든? 나 여자친구한테 매일 문자로 '사랑해'만 보내기는 식상한 것 같고, 뭐 감동 문자 이런 걸 보내볼까?"
"설마 인터넷으로 '여자친구 감동 이모티콘' '여자친구 감동 멘트, 문자' 이런거 검색해 보려는 건 아니겠지?"
"우와. 어떻게 알았어?"
"남자친구도 감동 문자를 날려주곤 했었는데, 초반엔 좋았지. 음, 가끔씩 한 두번 정도는 괜찮은 것 같아. 근데, 너무 자주하지는 마."

처음엔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는 연락 자주 하는 남자를 좋아한다며-? 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모티콘 문자를 자주 해 주는 건 어떨까? 라고 묻는 친구의 질문에 문득 이전, 남자친구에게 받았던 이모티콘 한가득 문자가 떠올랐습니다. 연애 초기엔 그 이모티콘 가득한 문자 하나하나가 남자친구가 나에게 직접 하는 말로 느껴져 무척이나 설레고 기분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그런 정성이 가득한 멘트와 이모티콘을 보내와도 '아, 너무 행복하다' '아, 너무 좋다' 와 같은 느낌은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저 인터넷으로 찾아 보내주는 정성은 와닿지만, 그의 진심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때 받았던 로맨틱 문자 하나 어디 한번 읊어봐! 라고 해도 도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마치 명절이나 무슨 날이면 친구들에게 보내는 단체 문자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단체문자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답문 보내기 싫어져 버리죠-_-;;)

누구에게 복 받으라는거니?

답문 안보내도 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불특정 다수의 대상 없는 멘트 한 줄과 이모티콘 가득한 획일화된 느낌의 단체 문자 보다는 대상이 정해진 '버섯! 새해 복 많이 받아-' 라는 딱 한줄의 문자가 더 와닿는 것과 같은 거죠.

대상이 없는 '사랑해'는 공허합니다.

"대상이 누구여?"

꽤 그럴싸한 이모티콘 가득한 문자보다 단 한줄이라도 대상이 있는 '누구야, 사랑해' 와 같은 진심이 담긴 한 줄의 문자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 문자보다 더 좋은 건 목소리일테고, 목소리보다 더 좋은 건 직접 마주보고 전해 주는 것이겠죠? 

남자친구와 종종 이런 장난을 칩니다.

"사랑해"
"나도"
"나도, 뭐?"
"나도 사랑한다구."
"누굴?"
"으이그. 누구긴 누구야. 내 앞에 있는 오빠지. 오빠를 대빵 많이 많이 사랑해."

'사랑해' 라는 멘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상이 누구인지, 그 진심이 얼마나 묻어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덧)
"남자친구랑 오랜 기간 연애 하고 있지만 남자친구가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안해줘. 날 사랑하지 않나봐. 휴-"
"흐응- 좋은 방법이 있지. 너가 먼저 남자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 봐." 

남자친구의 진실 혹은 거짓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늘 "난 쿨한 여자야!"임을 자부해 왔지만, 늘 확인 받고 싶어 하는 게 여자라던가요. 끊임없이 남자친구에게 "나 얼만큼 사랑해?" 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다행히 남자친구도 그에 질 새라 귀찮을 법도 한데 매번 멋진 멘트를 날려 주곤 합니다. 뭐 뻔히 알만큼 아는 대답이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죠.

"네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많이 많이 사랑해. 넌 나 얼마나 사랑해?"
"나도 오빠만큼 사랑해."
"응? 역시, 넌 나만큼만 사랑하는구나? 더 사랑하진 않아?"
"응"
"헐-"

얼마 전, 시리우스폰과 관련하여 포스팅을 하며 스카이 시리우스에서 곧 내놓을 '거짓말탐지기'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이야기 했었는데요. '남자친구에게 제일 먼저…' 라는 추가의 멘트와 함께 말이죠.

러브드웹(@lovedweb)님의 댓글 중 "그대는 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보려고 하는가?" 라는 그 말이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러브드웹님의 표현력과 문장력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판도라의 상자'라는 표현이 확 와닿더군요. +_+

정말 남자친구가 날 얼마만큼 사랑하는걸까? 라는 궁금증과 더불어 정말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전 지하철에서 들은 이야기죠.

남자친구는 동갑인 친구들과 어울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그 자리에 다녀와서 들은 이야기를 저에게 '상당히 놀란 듯한 표정'(이게 포인트입니다)과 함께 그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난 정말 놀랬어."
"뭐가?"
"애들이 여자친구랑 같이 있는데도 주위에 자기 여자친구보다 더 괜찮은 여자들이 보인대."
"아, 그래?"
"지하철 타고 가다가도 옆에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곁눈질 하며 보게 된다고 그러더라구."
"응, 정말?" (뭐지? 그건 남자의 본능아닌가?)
"애들이 다들 공감하면서 그 이야기를 나누는데, 난 여자친구랑 이야기 하다 보면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주위를 볼 새가 없다고, 다른 여자는 안보이더라고 이야기 하니까 애들이 놀래더라." 
"아, 진짜?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오빠 친구들은 주위 여자들이 보인대? 헉!" (뭐지, 오빠는 아니라는 듯한 이 말은)
"응. 좀 놀랬어. 난 진짜 너만 보이거든"
"나도~ 나도~ 오빠만 보여" (적극적인 리액션)

남자친구의 그야말로 '난 정말 애들이 이해가 안가', '난 정말 너만 보여', '어떻게 옆에 여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가 보일 수가 있지?' 와 같은 순진무구한 표정 더하기 깜짝 놀란 오바액션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떠나 너무나도 달콤한 남자친구의 말에 꿈뻑 넘어가버렸습니다.


더불어 남자친구의 이 말이 거짓말일거라는 생각 80% 더하기 그래도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20%가 제 머릿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야말로 진실 혹은 거짓! 하지만 거짓에 무게를 좀 더 두고  남자친구를 바라 보았지만 말이죠. =_=

저의 경우,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면 정말 남자친구만 봅니다. 다른 남자는 절대 안보여요. 아, 정정할게요. -_-;;;
남자친구를 주로 보지만, 길을 가다 예쁜 여자를 보면 예쁜 여자를 봅니다. 몸 좋은 남자를 보면 고개가 돌아가는게 아니라 몸매가 좋은 예쁜 여자를 보면 고개가 돌아가는 거죠. 

친구들 중 득도한 친구들은 남자친구와 함께 길가다 예쁜 여자를 보면 함께 감탄사를 뿜어내며 함께 본다고 하더군요. 아직 그 정도의 경지에 올라서지 못한 저로선 남자친구가 그랬다간 꽤나 싸울 것 같습니다. 하하.  
남자친구의 그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저를 향해 "난 너만 보여" 라는 그 말 하나가 무척이나 제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연애한지, 4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음에도 이런 달콤한 말에 꿈뻑 넘어가네요. 거짓이든, 진실이든, 때론 상대방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이 말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듯 합니다.

"오빠, 뭐 먹고 싶어? 말만해. 다 사줄게."

남자친구가 내뱉은 이 달콤한 말 덕분에 남자친구는 이 날, 근사한 저녁밥을 얻어 먹었네요. +_+ (설마 이걸 노리고 거짓말 한건 아니겠죠? 후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