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괜찮아? 혼전임신에 대한 단상

오늘은 좀 광분하면서 글을 쓰려 합니다. 어라? 평소 버섯공주의 어투가 아닌데? 이번만 살짝 양해해 주세요. 편하게 하고픈 말을 쓰려다 보니... +_+;; (응?)




친구의 친척 여동생이 스무 살의 나이에 임신을 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결혼 이야기가 오가다가 이제는 낙태한다는 둥 만다는 둥 열 내고 있었다고 하니 그 상황이 대략 어떨지 상상이 된다. 개인적으로 나이 차가 큰 여동생이 있어서인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흡사 언니의 마음이라기 보다 엄마의 마음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

종종 비밀댓글이나 방명록으로 받았던 질문 중의 하나가 "남자친구가 관계를 자꾸 요구하는데 어떡하죠?" 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을 볼 때마다 '해도 된다' '해선 안된다' 를 떠나 '피임'은 할 줄 아냐고 묻고 싶었다.

개인마다 생리주기가 다르고 생리기간이 다르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스마트폰 어플 중 여성의 생리기간과 배란일, 가임일을 체크해 주는 어플도 상당 수 있으니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혼전임신에 대한 단상스마트폰 어플 "매직데이"


다만, 이 경우도 생리주기가 일정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은데 무턱대고 가임일 체크해 주는 사이트나 어플에 의존했다간 큰 코 다치기 쉽다. 그럴 땐 피임약이나 피임기구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임신, 그리 쉽게 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닥치는 것이 임신이다.

개인적으로 같은 여자이지만 가장 듣기 싫은 말 중의 하나가 "남자친구가 자꾸 요구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라며 뒤늦게 그 책임을 일방적으로 남자에게 떠넘기는 말이다.


관계를 요구하는 남자친구, 어떡하지?


남녀가 서로 사랑해서 손을 잡고 안아주고 키스를 하고 나중엔 성관계까지 욕심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남자에겐;;)

개인적으로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정조를 지켜라!' 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유교 사상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드러나서 손해 될 짓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여자가 성추행을 당해도 '밤 늦게 돌아다닌 여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삐딱한 시선이 팽배한 우리나라이니 말이다.

그럼 관계를 요구하는 남자친구, 어떡하면 좋을까?

가장 먼저 묻고 싶은 질문이 앞에서도 이야기 한 자신의 생리주기나 가임기가 언제인지 잘 알고 있는지(피임방법) 그리고 두 번째로 남자친구를 얼마나 잘 아는지(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마지막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에 대해서이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혼전임신에 대한 단상


최악의 남자 : 오빠 믿어.

믿긴 뭘 믿어. '오빠 믿어' 한마디만 하고서 남자랍시고 콘돔 없이 당당한 남자 믿을게 못 된다.

나쁜 남자 : 콘돔 끼니까 괜찮아.

남자가 콘돔 끼니까 괜찮다고 아무리 우겨봤자 여자가 가임기일 경우, 적은 확률일지 모르나 임신할 확률이 있다. 남자의 콘돔은 필수일 뿐더러, 여자의 가임기를 피해야 하는 것도 필수다. 적은 확률이니 그래도 괜찮다며 우기고 드는 남자라면 당장 헤어지라고 말하고 싶다.

한심한 남자 : 생리 기간이니까 괜찮아.

생리 기간이니까 안전하지 않냐고 묻는 남자나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생리 기간 1주일 전후는 괜찮다던데 라는 헛소리 하는 남자.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개인별로 생리주기와 생리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생리기간이니 괜찮다는 남자. 여자 몸은 아낄 줄 모르는 한심한 남자다.

관계를 요구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절대 혼자 끙끙 앓지 마라. 차라리 툭 까놓고 나 이 날, 이 날이 가임기인데 아빠 되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여자였으면 한다. 아닐 땐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여자가 멋지다.


열 번 튕길 땐 언제고 사귄 지 이틀 만에 게임 오버


"열 번 튕길 땐 언제고 사귄 지 이틀 만에 게임오버" 라는 말이 남자들 사이에 오가는 것을 들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남자들이 다수일거라 생각하지만) 사귀자고 고백을 하니 그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며 연애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리 저리 튕겨대던 여자. 하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하니 이틀 만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준 여자.

"야. 오히려 내가 낚인 기분이라니까. 이 여자 그렇게 튕길 땐 언제고 막상 사귀고 나니 이틀 만에 다 주잖아. 혹시, 클럽 죽순이인 거 아니야?"

남자는 여자의 단아하고 청순한 모습이 마음에 들어 대쉬를 했고 고백을 했건만 정작 연애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그 환상은 깨져 버려 허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혼전임신에 대한 단상

결혼이 아닌 연애를 하고 있건만, 연애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보야' 라는 멘트로 시작해서 조금만 분위기가 잡히면 언제건 몸을 내어주는 그녀를 보며 든 생각은 '이 여자, 날 정말 사랑하나 보다' 가 아닌 '이 여자, 경험이 많은가 보다.' '임신할까 봐 걱정할 법도 한데 전혀 걱정하질 않네.' 였다고 한다.

여자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해 할 만한 상황일지도;;  

요즘 연예인들의 속도 위반 결혼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일단 서로 사랑하여 결혼하는 것이니 축복해 주는 것은 당연. 하지만 말이 좋아 혼전임신이지 결혼이 전제되어 있지 않다면 혼전임신이 아닌, 그냥 임신이다. 부모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덜컥 임신을 하는 것과 미리 계획하고 임신을 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설사 결혼을 한다 해도 사랑의 무게보다 책임감의 무게가 더 큰 결혼이라면 과연 그 결혼은 행복한 결혼일까? 


혼전임신,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그 후의 사연


속도 위반 결혼이었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해피엔딩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먼 친구로부터 들은 한 소식은 속도 위반으로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죄 지은 것처럼 시댁 식구들 눈치 살피느라 전전긍긍이었고 결혼식을 치른 후, 즐거워야 할 신혼여행도 배 속의 아기 때문에 가까운 곳을 다녀오는 것으로 그쳐야 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꿈꿔 왔던 첫날밤 신랑과 와인을 마시며 달콤한 미래 그리기 라던지 신랑의 품에 안겨 침대로 휙 던져지는 로맨틱한 그림 역시 당장 배 속에 있는 아기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혼전임신에 대한 단상


그래. 여기까지도 괜찮다.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면 되니까. 문제는 한참 알콩달콩 깨가 쏟아져야 할 신혼 초기이건만, 점점 불러오는 배만큼 점점 멀어지는 신랑. 설마 설마 했건만 신랑이 안마시술소와 같은 곳을 직장동료와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절친은 아니었지만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속도 위반을 했어도 결혼하면 행복할 줄만 알았지, 이런 뒷이야기가 있을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네가 그렇게 배불러 있는데 어떡하냐? 나도 한창인데 풀긴 풀어야 될 거 아냐!" 라는 뻔뻔한 모습의 남편의 모습에 이혼을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오늘 포스팅이 꽤나 길어진 것 같지만 결론은 하나다.

연애는 연애다. 연애는 결혼이 아니다.
고지식한 혼전순결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건, 남자건 진심으로 상대 연인을 사랑한다면 서로 좀 더 조심하고 감싸주는 게 연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 길게 말하지 말고, 짧고 쉽게 말해서 할 때 하더라도 남녀 구분 없이 피임 하나는 철저하게 하자.


내 남자친구가 방귀대장 뿡뿡이?!

"나 결국 말했어."
"뭘?"
"남자친구 방귀 뿡뿡… 트림 끄윽…"
"하하. 결국, 말했어? 싫다구?"
"응. 여자친구 앞에서 뭐 하는 짓이냐고. 그러지 좀 말라고 이야기 했지."
"헙,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했어? 그래서?"
"그래서 대판 싸웠지."
"헙…"

저와 연애 기간이 비슷한 친구가 남자친구와 방귀를 텄냐고 묻더군요. +_+ 정확히 표현하자면, 서로 연애 기간이 길어 지다 보니 자연스레 한 가족처럼 방귀도 어색함 없이 끼고 트림도 거리낌 없이 하는 그런 상황에 이르렀냐고 묻기에 아직 그런 사이는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줬었습니다.

헌데, 이 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방귀 뀌지마, 트림 하지마, 코(정확히는 콧구멍)에 손대지 마, 등등을 하나하나 이야기 했다가 잔소리 하지 말라는 남자친구의 반응으로 인해 분위기가 다소 험악하게 바뀌면서 싸움으로 번졌다고 하더군요.

컥…

솔직히 사람인지라 방귀나 트림은 누구나 한 번 씩은 하잖아요? (표정들이 왜 그래요? +_+ 한번도 방귀 안 뀌는 사람들처럼…)

출처 : cafe.naver.com/inotia3/4786

상당히 멋쩍은 상황이지만, 실수로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라도 원치 않게 방귀를 끼게 되거나 트림을 하게 되는 상황에 놓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을 어떻게 모면하느냐,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가 포인트겠지만 말이죠.

전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 때, 영화관에 갔다가 마침 영화를 보기 전 먹었던 음식이 속을 자꾸 부글거리게 하는 바람에 영화를 보다가 화장실에 가는 상황이 연출 되기도 했습니다. 한참 영화가 중반을 치달으며 재미있어 지는 찰라, 부글거리는 속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을 뚫고 화장실로 황급히 향했었는데 말이죠.

"아, 오…오빠"
"응?"
"나, 화장실 좀…"
"아, 그래. 괜찮아? 같이 가 줄까?"
"아, 아냐. 괜찮아. 금방 다녀올게. 미안."

상당히 민망한 상황 속에 아무렇지 않게 같이 가줄까? 라는 말로 제가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 해 주는 남자친구가 무척이나 멋있어 보였습니다. 첫 데이트니 만큼 오히려 단답식으로 '그래' 혹은 '다녀와' 라고 이야기 했더라면 화장실을 가는 동안 제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떠돌고 있었겠죠.

'아, 첫 데이트에 영화를 보다가 화장실이라니… 아휴, 민망해.' 라며 말이죠.

영화 상영 중에 화장실로 가서 다시 상영중인 영화관으로 들어가기란, 정말 너무나도 민망하더군요. 그 후, 장시간의 영화를 보게 될 경우엔 반드시 음식 조절과 영화관에서 마시는 음료수 양을 조절 하는 편입니다. 푸핫.

이야기가 산으로 갔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러한 상황에서 이야기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솔직히 연애 2년차쯤 됐을 때, 남자친구가 실수가 아닌 (가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가리지 않는) 방귀를 제 앞에서 뀌는 것을 보고 경악했었습니다.

출처 : cafe.naver.com/logosesang/824111

방귀를 꼈다는 사실에 대해 경악 한 것이 아니라, 함께 데이트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보란 듯이 뀌는 모습에 경악한 거죠.

"악!"
"왜 그래? 생리 현상이야. 너도 방귀 뀌잖아."
"어? 이상하다. 내가 꿈꾸던 백마 탄 왕자님은 방귀 안 뀌는데"
"하하. 뭐? 내가 백마 탄 왕자야?"
"어? 난 오빠가 늘 내가 꿈속에 그리던 왕자님인 줄 알았는데, 흐음, 아니야?"
"하하"
"하긴, 솔직히 왕자님도 방귀 뀌고 그러겠지? 그래도 공주님 앞에선 안 할거야. 그치?"
"아… 하하. 알겠어. 알겠어. 무슨 말인지. 하하."

어이 없어 피식 웃는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이미 제가 '백마 탄 왕자' 라는 뜬 구름 잡는 소리를 할 때부터 이미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의 뜻을 간파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전 남자친구에게 '우리 왕자님' 이라는 표현을 하는 때가 있습니다. 제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소개하는 자리에 데려갈 때, 남자친구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며 "우리 왕자님이 최고야!" 라는 말을 해 줍니다.

남자친구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남자친구에게 한번 더 각인 시켜 주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왕자님처럼 멋지게 행동했으면 하는 제 개인적인 바람을 담아서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애칭으로 부르는 '왕자님'이 아닌, 평소엔 부르지 않는 이 '왕자님' 이라는 표현을 가끔씩 하는 것만으로 남자친구에게 제가 전달하고 싶은 바를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거죠.

제 남자친구에게만 통하는 호칭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조금 낮아지더라도 상대방을 높이고, 정성껏 대하면 그만큼 상대방도 그 의미를 먼저 알아채고 그에 맞게 행동하며 저를 높여 주는 것 같습니다.

분명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면 이러한 의미가 더욱 더 잘 통할 거라 의심치 않구요.

백마 탄 왕자님, 따로 멀리서 찾을 필요 있나요?
말 한마디로 제 남자친구를 백마탄 왕자님으로 만들어 주면 되죠. :)

지금은 연애중, "쿨한 여자인척 하는 건 정말 어려워"


"미안해. 나 오늘 늦게 끝날 것 같아."
"왜? 오늘 일찍 끝난다고 했었잖아. 그래서 오늘 만나기로 약속한 거잖아."
"아, 사실은 회사일은 끝났는데, 다른 급한 일이 생겨버렸어."
"그래? 난 지금 마쳤는데…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꾹 참고) 응. 알겠어."

뚜-뚜-뚜- 20분 뒤.

"오빠, 근데, 그 급한 일이 뭐야?"
"회사동료 후배가 있는데, 요즘 많이 힘든가봐."
"(여자인지 남자인지 묻고 싶지만 꾹 참고)아, 그래? 심각한가 보네. 알겠어. 위로 잘 해주고."
"응. 그래."

뚜-뚜-뚜- 10분 뒤.

"오빠, 아직 멀었어?"
"어라? 너 아직 집에 안갔어? 집에 안간거야?"
"…"
"난 너 집에 먼저 간 줄 알았는데, 설마 기다렸던 거야?"
"…"


무슨 상황인지 감이 오시나요?

남자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남자친구가 갑작스레 일이 생겨 만나지 못한다고 이야기 하는 상황입니다.

직장 동료 여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너무 공감대가 형성되어 한참을 웃었던 에피소드입니다.

남자 입장에선 답답할 수도 있죠. 여자가 집으로 가는 것처럼 실컷 이야기 하더니 뒤늦게서야 기다린 것 마냥. 이야기를 꺼내니 말이죠.

여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며, 너도 그래? 나도 그래- 하며 이야기 하다 보니 웃겨서 뒤집어 진거죠.

서로 이야기 합니다. "나도 쿨한 척 넘어가려고 했는데" 로 이야기를 꺼내보지만, 결국 쿨하게 넘어가지 못하더군요. 

May I kiss you?
May I kiss you? by fofurasfelina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사랑하는 자기야. 늦게라도 보고 싶담 말이야. 기다릴테니 빨리와." ('난 자기 없인 못살아' 모드)
"급한 일이 생긴 거구나. 어쩔 수 없지. 그럼, 나 먼저 집으로 갈게."('난 쿨한 여자니까요' 모드)

두 대답 중 한가지를 택해서 내뱉어야 하는데 위 대답을 택하자니, 괜히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고. 아래 대답을 택하자니, 그렇게 쿨하게 대답하기엔 속이 쓰립니다. 그래도 '나랑 먼저 약속 한 건데 그걸 왜 깨' 라는 생각이 먼저 마음 속 깊이 바탕으로 깔려 있으니 말이죠.


결국, 최후의 선택은? 두둥!

'나 삐졌어' 모드를 선택합니다.
쿨한 여자도, 애교 듬뿍의 사랑스러운 여자도 될 수 없어 택하는 최후의 결정이죠. 저를 비롯하여 1년, 3년, 5년 가까이 사귄 커플 친구들이다 보니 연애 초기에는 이 때문에 많이 싸웠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마" "늦게라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되는 거 아니야?"


더 치사해 지면,

"나보다 걔(회사동료, 심지어는 애완견부터 시작하여 TV드라마가 대상이 될 때도 있습니다)가 더 좋구나?" 라며 장난반, 진심반, 삐쳐서는 토라져 있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전 정말 쿨하지 못합니다. =.=


지금은 서로 오랫동안 연애를 하며 알아가다 보니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지만 말이죠.

그 여자 - "요즘엔 만나기로 약속 하면, 다른 일이 있으면 늦게라도 얼굴 도장 찍네." (역시, 날 이렇게 아껴주는 남자친구 최고! 궁디팡팡)
그 남자 - "그럼~ 난 다른 누구보다 너가 소중해. 너가 최고야." (오늘 못 만나면 적어도 1주일 동안 삐치겠지. 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꼭 만나야 해.)

실상 남자친구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면 이럴지도 모르죠. 하하.

연애를 하며 새로운 저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내가 이렇게 속이 좁았던가? 내가 이렇게 쿨하지 못했던가? 그래도 애써 제 자신을 위로해 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소소한 질투를, 소소한 시샘을 하는 거라고 말입니다.

앞으로 서로 좀 더 배려하고 아끼며 사랑해야겠습니다.
 
쿨한 여자가 되긴 힘들지만, 애교 잔뜩 넘치는 여자친구가 되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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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그런 기념일은 다 뻔한 상술이야”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참 많이 다투기도 했고, 많이 웃기도 했습니다. 뜬금없이 길을 가다가 저에게 묻더군요.

"이제 빼빼로 데이가 얼마 안남았어. 알지?"
"응. 알지~"
"2년 전, 우리가 처음 맞이 했던 화이트데이 기억나?"
"화이트데이? 어떤 거?"
"너 내가 사탕 안 줘서 삐쳤잖아."

 

Peppero
Peppero by stuckinseoul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그제서야 스쳐 지나가는 그 날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우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잘라 맞다, 아니다만 대답하자면 네, 맞습니다- 남자친구가 사탕을 주지 않아 삐쳤었죠. 그것도 매우 단단히.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맞아' 라고 공감하는 가 하면 '왜 그런 걸로 삐치고 그래' 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참 남자친구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 것임에도 '사탕=사랑' 연계시켜 생각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당시 상황을 생각해 보면,

"너 예전에 사탕 안 좋아한다고 했었잖아. 기억 안나?"
"아니. 그 말이 아니지. 사탕보다는 초콜릿이 좋다고 그랬지. 그래서 화이트데이랑 발렌타인데이랑 바꿨으면 좋겠다고 그랬었잖아."
"그럼 그 말이 사탕 말고 초콜릿 달라는 말이었어?"
"사탕이든, 초콜릿이든!"
"뭐야. 사탕 안주면 사랑하지 않는 거야?"
"됐어. 말 안해. 삐쳤어."
"에이- 왜 그래-"

이미 제 가방 속엔 직장 동료로부터 받은 사탕이 들어 있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제가 토라진 이유는, 사탕이나 초콜릿이 문제가 아니라 왠지 모를 서운함 때문이었습니다.
챙겨주지 않는다고 토라질 일은 아니라고 말 할지 몰라도, 챙겨준다고 해서 큰 액수의 큰 규모의 사탕바구니를 바란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죠.

눈치 없이 둔한 남자친구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괜한 눈물까지 흘렀습니다. (왜 그랬는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창피합니다만, 당시엔 왜 그리 서운했을까요)

식당에서 식사 중이었는데 식사하다 말고 남자친구가 밖으로 나가 초콜릿을 하나 사오더군요. 연애가 처음이라 내가 많이 서툰 것 같다며 웃어 보이는 남자친구 앞에서 차마 더 이상 삐친 척 하고 있을 수가 없더군요. 활짝 웃으며 안아줬습니다.

"다음부턴 이런 날 꼭 챙겨주기. 약속! 여자는 큰 선물을 바라는 게 아니라, 내심 이런 기념일마다 남자친구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사랑 표현을 한번 더 받고 싶은 거람 말이야."

그렇게 처음 맞이 했던 화이트데이가 지나고 습관처럼 남자친구는 기념일이면 소소하게 챙겨주곤 합니다만, 이젠 또 익숙해진 제가 변덕을 부리곤 합니다.

"아, 이거 돈 아깝잖아. 왜 이렇게 큰 거 샀어? 작은 거 사지."
"뭐야. 이젠 사줘도 뭐라 그래."
"에이- 아냐.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야. 고마워"

연애초기의 확인 받고 싶은 마음이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견고해지니 기념일이면 챙겨주는 그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하는 거죠. 이 변덕을 어찌 합니까.

"빼빼로데이에는 어떤 특별한 추억을 만들까?" 라며 이런 저런 계획을 읊어주는 남자친구가 새삼 고마워집니다. 이런 변덕쟁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고 있으니 말이죠. "이런 기념일은 다 하나의 상술이야. 생일이나 챙겨" 와 같은 다소 냉냉한 답변이 아닌, 상술이건 아니건 그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드는 즐거운 기념일로 만들자고 이야기 해 주는 남자친구가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여자는, 그러한 뻔한 상술을 노린 기념일이라는 것의 진위여부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사랑 받고 있는 한 여자' 라는 것을 소소하게 한 번 더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