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어도 돈 많은 남자라면 OK?

너무 현실을 모르시는 듯 합니다. 아직도 연애감정으로 사네요. 너무 이상적인 연애관(결혼관)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결혼은 현실입니다.

저의 연애관에 대해, 그리고 연애 5년차 남자친구와의 사랑의 감정에 대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는 한 분의 댓글(2년간 남친을 지인에게 소개하지 않은 이유
)이 계기가 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쩝. 제가 그리고 있는 제 블로그의 성격은 그저 마냥 행복하고 가벼운 블로그이길 바라는데 제가 지극히 사적인 글을 쓸 때마다 제 블로그가 무거워 지는 것만 같아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계속 망설이고 있습니다. 쓸까- 말까- (아, 쓰고나니 스크롤 압박!)

지극히 사적인 글이니, 오늘 글은 읽지 말고 가볍게 패스하셔도 됩니다. :)

사람마다 형성되는 연애관(결혼관)은 각자 자라온 환경이나 주위의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땐, '너 너무 현실을 모르는구나' 라고 할 지 모르지만, 저를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은 저의 단점이자 장점은 '어린 나이에 너무 일찍 현실을 깨달은게 탈' 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돈, 돈, 돈! 그놈의 돈, 막상 만져 보니 

부모님이 이혼 하신 후, 법정의 판결에 따라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가게 된 곳은 으리으리한 한 저택. 눈 앞에 펼쳐진 으리으리한 광경에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런 곳이네-" 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당시 사업을 하고 계시던 아버지. 그리고 제가 친 어머니를 두고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의해 불러야 했던 또 다른 어머니인 새 어머니가 살고 계시던 집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의 사업을 옆에서 새 어머니가 자금을 대주며 사업이 보다 더 커 나갈 수 있게 도와준 것이더군요.

가정을 파탄나게 한 여자라며 욕하고 손가락질 하던 여자가 눈 앞에 서 있는데도 솔직히 그 순간,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그 부에 눈이 멀어, (정작 그 '부'는 내 것이 아님에도) 으리으리한 집과 내 방, 새 책상, 새 침대, 새 옷, 냉장고를 열면 가득 들어차 있는 맛있는 음식들. 그 멋진 광경에 눈이 멀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새 것이었습니다. (새 어머니까지 말이죠)

친구들을 만날 때면, 매번 새 옷을 입고, 명품 가방을 들고 (당시 학생이었음에도) 이리 저리 그럴싸하게 자랑이라도 하듯 허세를 부리던 철없는 사춘기 소녀였습니다. 완전 된장녀!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밀듯이 밀려오는 '허무함'과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당장 밖으로 나서기만 해도 '사장님 따님' 이라며 어린 저를 높여 주는 어른들과 그럴싸한 겉멋에 든 저의 모습을 보고 '예쁘다' 라고 이야기 해주는 친구들을 봐도 제게 필요한 건 '사랑'이었고 따뜻한 한 마디 건네줄 수 있는 '어머니'가 필요했습니다.

친구들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 하다가도 "오늘 부모님 결혼기념일이어서 일찍 가야 돼. 선물 사러 가야 되거든." 친구의 이 말 하나에 남몰래 뒤돌아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단 한번도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챙겨 드린 적이 없기 때문이죠. 결혼기념일을 챙겨 드릴 수 있을 만큼 자랐을 땐 이미 두 사람은 남남이 되어 있었으니 말입니다.  

새 어머니와 아버지 몰래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아버지의 직장에 근무하고 계시는 분들 눈에 그 광경을 들켜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 어머니에게 뺨을 여러 번 맞아 보았고 나름 또 아버지를 위한답시고 뺨 맞은 이야기도 혼자 삭히고 아버지에게는 이야기를 못드렸습니다. 아버지가 힘들어 하실 것 같아서 말이죠. 그 후로는 어머니를 만나는지 만나지 않는지 감시하기 위해 새 어머니가 사람을 따로 붙여 감시하고 있었기에 쉽게 어머니를 만날 수 없어 하루하루 울기 바빴고, 하루하루 그에 따른 짜증만 쌓여갔습니다. 심지어 꿈에서 새 어머니의 심장을 도려내는 악몽까지 꿨습니다. 얼마나 증오 했으면 그랬을까요.
제 성격 마저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듯 하더군요. 결국 돈 외에는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 너희가 정 가겠다면 가라. 대신, 학비, 생활비 일체 대주지 않을 테니 너희들이 알아서 결정해라."
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던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모습을 뒤로 하고 어린 여동생의 손을 이끌고 당시 홀로 힘들게 살고 계신 어머니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동생과 저의 신념은 확고했습니다. '너희가 그토록 내세우는 돈, 몇 백억을 가져다 줘봐라. 지금 우리 둘을 막을 수 있을지. 두고봐. 너네보다 훨씬 더 성공한 인물이 되어 돌아올테니.'

결혼 하신 분들이 제게 조언하시길, 연애를 하며 바람을 여러 번 피웠다고 하여 결혼을 하고 나서도 바람을 피울 거라는 생각도 오산이며 연애를 하며 바람을 한번도 피우지 않았다고 하여 결혼을 하고 나서 바람을 피우지 않는 것도 아니라며
결국, 결혼해서 잘 살 사람은 어차피 잘 살고, 결혼해서 아닌 사람은 아니니 이왕이면 돈 많은 남자를 만나라- (혹여 이혼하더라도 위자료를 두둑하게 챙길 수 있는) 라는 이야기인데 전 이미 어린 나이에 그 놈의 돈 맛을 진작 맛 봤고, 맛보니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돈 보다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의 사랑 없는 돈 많은 남자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도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다

분명 돈은 중요합니다.
우연히 사랑에 빠진 남자가, 조건이 좋고 돈이 많은 남자더라! 거기다 아주 성격 좋은 남자다! 그럼 고민할 필요가 없죠. 알콩달콩 좋은 감정으로 연애를 하고 결혼으로까지 이어져 멋진 결혼생활을 이어가려는 노력만 하면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왜 굳이 돈 많은 남자를 만나라고 하는지, 그리고 왜 돈 많은 남자를 만나려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더군요. 결혼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경험으로 제가 내린 결론은 당장 현재를 보고 판단하는 '돈 많은 남자'가 아니라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보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성실한 남자'라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일순간 돈 많은 남자였을지 모르지만, 사업 실패 후 아버지에게 남은 건 새어머니도 아닌(뜻밖의 사고로 생사를 달리 했으니) '처자식을 두고 바람 핀 남자'라는 타이틀만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첫 사업 실패 당시, 다른 여자를 만나 그 스트레스를 풀 궁리를 하지 말고 당장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을 위해 힘들더라도 공사판에 나가거나 택시나 버스 운전기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책임감과 성실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절대! 그런 최악의 선택은 하지 않았겠죠.

성인이 되어 아버지와 간간히 연락하며 안부를 묻곤 합니다. 이전과는 달리 축 쳐진 어깨가 무척이나 안쓰럽기만 합니다. 자식된 도리로서 가까이에서 챙겨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새 어머니와 함께 살던 당시엔 어머니가 그렇게 안타깝기만 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어 버렸네요.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 없다가도 있는 것이 정답인 듯 합니다.


+ 덧) 난 찢어지게 가난한데다 돈 벌 방법도 모르겠고, 난 그만한 능력도 없고 그래도 명품 가방과 호화로운 생활에 눈이 멀어서 사랑이 없더라도 돈 많은 남자를 만나는게 나의 살 길이다- 나의 생사가 달린 길이다- 라고 말씀하신다면 돈 많은 남자 만나시길 강추합니다.
-_,-


부모님의 이혼이 내게 남긴 과제

"제발 이혼하지 마세요. 제발."

한 온라인 포탈사이트에 펑펑 울면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던 시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혼하면 안될 것 같지만, 이런 아내와 더 이상 살 수 없을 듯 합니다. 각자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대충 이러한 내용이었는데요. 꽤나 긴 내용이었는데 그런 류의 글을 검색해서 읽고는 일일이 이혼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댓글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런 류의 글을 검색하게 된 계기는 제 나이 열 세 살이라는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이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헤어질 당시, 저를 앉혀 놓고 말씀하셨던 "아직 네가 어려서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어떻게 받아 들일지 걱정이지만 엄마와 아빠는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려 한다" 라는 이유가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아서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 상처가 너무 커서 한참 동안을 끙끙거리며 아파했습니다.

'왜 당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자식의 입장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나요? 당장 당신들의 아픔을 벗어나고자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자식에게 떠넘기려는 건가요?' 마음 속으로 여러 번 외치고 외치며 그저 끔찍한 악몽이길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어서 이 악몽에서 벗어나길 기도했습니다.

후에 아버지의 바람이 부모님의 헤어짐에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명절을 맞아 일가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남자친구 생기지 않았어? 남자 많이 만나보고 결혼해야지." 라고 묻는 어른의 질문에 큰 소리로 비아냥 거리며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 무례하게 말입니다.

"남자친구는 무슨. 내가 결혼하는지 두고 보세요. 어차피 이혼할거 죽어도 결혼 따위 안 할 테니까!"

지금은 성인이 되어 몸이 커진 만큼 머리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열 네살 당시엔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이 앞서 있었고 헤어지는 부모님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왜 자식을 두고 이혼하냐며 악을 썼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그저 각자의 삶을 살아가길 희망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로 받아 들인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세상엔 거짓사랑만 존재한다던 저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천일을 얼마 앞둔 시점, 다시 한번 더 선전포고('이래도 나 만날래?')라도 하듯 제가 자라온 과정을 모두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과 아버지가 재혼한 사실, 그리고 그 재혼한 가정에 새 어머니와 함께 살다 뜻밖의 사고로 새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까지. 그리고 지금은 친 어머니를 모시고 내가 가장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까지. 이런 구구절절한 사연을 모두 읊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예상했던 반응과 달리 천일이 되던 날, 꽃바구니와 함께 '민감한 부분의 이야기일지라도 어렵고 힘든 이야기일지라도 함께 나누고 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자며 고맙다'고 보내온 남자친구의 카드를 보고선 펑펑 울었습니다. 가족 마저도 서로를 배신하는데 피 하나 섞이지 않은 남이 어떻게 사랑을 운운할 수 있냐던 저의 생각을 남자친구는 완전히 뒤엎어 버렸습니다. 정확히 그때부터 사랑에 대한 '악한' 편견이 깨진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개설하게 된 계기가 바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 이전과는 다른 이 행복한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였습니다. 부정적이기만 했던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꿔 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듯 합니다.

한 때는 자식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미워했던 아버지, 같은 여자로서 안타깝기만 했던 어머니, 이제 더 이상 한 자리에 모셔두고 부모님이라 부를 수 없다는 점이 여전히 속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 멋진 사랑을 할 수 있게 해주셨으니 말이죠.

부모님의 이혼이 제게 남긴 과제는 '이래도 사랑을 믿겠느냐?' 입니다.
그 과제의 대답으로 세상엔 진실한 사랑은 없다고 외쳤던 제가 지금은 진실한 사랑이 있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사랑에 아파서 울기도 하고, 주저 앉기도 하고 하겠지만 분명 진실한 사랑은 있다고 말입니다.

+ 덧) 오늘은 오랜만에 굉장히 가라앉는 포스팅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솔직한 이야기도 해 보고 싶었던터라 끄적여 봤습니다. :)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화면으로 만나던 '지금은 연애중'을 책으로 만나보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아래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클릭하시면 책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
YES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반디앤루니스 / 리브로도서11번가


늘 감사합니다.

 

"혹시 권태기?" 우리 커플의 권태기 극복법


연애를 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시점, 분명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아무 문제 없이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롭다'는 기분을 씻을 수 없었습니다. 연애 초기와 너무나도 달랐던 제 마음. 분명 연애 초기처럼 함께 손을 잡고 나란히 거닐고 있음에도 자꾸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제 모습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권태기라는 건가… 라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제 손을 잡고 있는 남자친구만 바로 보았던 저의 눈은 어느 순간 다른 커플에게로 향해 있고, 다른 커플의 여자는 어떤지, 남자는 어떤지, 어떻게 데이트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보고 듣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이래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질러 보자 싶어 남자친구에게 뜬금없이 권태기라고 내뱉었습니다.

 

"오빠, 나 권태기인가봐."
"응? 권태기가 뭐야?"
"…"

 

권태기임을 이야기 하는 와중에 권태기가 뭐냐고 되려 물어보던 남자친구.

 

'헉! 뭐? 권태기가 뭐냐구?' +_+;;;;

 

보통 권태기라는 표현을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는 시기를 일컫는 말인데, 요즘은 연인 사이에 서로에게 지루함을 느끼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죠.

 

"아니. 그니깐, 뭔가 예전 같지가 않아."
"뭐가? 네가? 아님, 내가?"
"나도, 오빠도, 둘 다…"
"에이, 아니야. 난 그대로인 걸?"

 

연애 초기의 파릇파릇, 애틋했던 감정이 사그라 들면서 좀처럼 수습불가의 상태에 놓여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권태기라는 저의 말에 그저 실실 웃으며 아니라고, 곧 괜찮아 질 거라는 남자친구의 모습마저 당시엔 너무나 미워 보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만나자'

 

권태기라고 제 마음대로 못박아 놓고서는 당분간 만나는 것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에 남자친구를 멀리 했습니다.
권태기인 것 같으니 당분간 서로 연락을 자제하자, 만나는 것을 자제하자, 라고 이야기 하는 저를 보고, 만나서 싸우건 헤어지건 지지고 볶건 간에 일단 만나자는 남자친구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현명한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그대로 '그래. 너가 그렇다고 하니 그럼 당분간 만나지 말자' 라고 남자친구 마저 뒤돌아 서 버렸다면 그대로 영원히 서로에게 뒤돌아 있었을지도 모르죠. 

 

잡아 먹을 듯 싸우기

 

'헉! 잡아 먹을 듯 싸워?' 라고 놀랄지도 모르지만 정말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듯 싸웠습니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며 그렇게 피 터지게 싸운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말이죠.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힘겹게 나간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처음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남자친구의 조그만 빈틈을 하나 잡고서는 놓질 않았습니다.


 

 

정말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만나기 싫어. 오히려 친구들 만나는게 더 재밌어. 지루해.' 라는 말로 남자친구에게 상처주는 말만 내뱉었습니다.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내가 모질게 굴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만나서 솔직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 때, 권태기라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혼자 속앓이 하고 담아 두다가 저 혼자 '빵' 터져서 말 없이 '획' 돌아서 버렸다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친구의 정성스러운 편지 한 통

 

이전 같지 않다며 남자친구에게 엄포를 놓고서는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만나서 초반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으르렁 거리며 서로의 골만 더 깊어지는 것 같던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넨 편지 한 통.

마치 만나면 이렇게 싸우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한참을 다투다 뒤늦게서야 건네는 남자친구의 편지는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고마워. 권태기라고 이야기 해줘서. 어떻게 하면 너가 기분이 풀릴지 모르겠어. 어쩌면, 정말 너가 말한 것처럼 내가 변한 건지도 몰라. 이건 집으로 돌아가서 읽어봐."

이게 뭐냐며 남자친구의 편지를 받아 들고서도 좀처럼 '씩씩' 거리는 제 기분이 풀리지 않아 들은 척 만 척 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 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와 달리, 글쓰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남자친구. 삐뚤 빼뚤 너무나도 서툴게 써 내려간 남자친구의 편지.
흡사 대학생 때 레포트를 쓰더라도 이렇게 정성껏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3장 가량의 남자친구의 편지를 보고 있자니 절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 이런 남자친구를 두고 내가 왜 망설이는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서로의 어릴 적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너 어렸을 때 뭐하고 놀았어?"

"제일 행복했던 때가 언제야?"

남자친구의 편지로 서로 간의 좋지 않은 상황이 누그러드는 듯 했으나 왠지 모를 어색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네는 어릴 적 이야기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며 펼쳐 나가다 보니 그간 보지 못했던 서로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 맞다. 그 때 기억나?"


 

그렇게 어렸을 적의 이야기를 서로가 주고 받고서는 함께 연애 하며 있었던 한 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어릴적 이야기와 함께 처음 만났을 때, 연애를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조금씩 서로 앞으로 노력하며 예쁜 사랑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남자친구가 먼저 데이트 할 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괜찮은 곳을 알아냈다며 커플 케잌을 함께 만들자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데이트 코스로 이끌어 준 것도 새롭기도 했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2년 간 서로의 눈치 보기와 밀고 당기기의 종지부를 찍는 듯 한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그 시점부터 남자친구도 저도 더 솔직하게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계기가 된 듯 합니다. 권태기를 겪고 나서는 또 다시 언제 그런 권태기가 있었냐는 듯 알콩 달콩 사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권태기가 뭐야? 우린 그런 거 없어!' 라고 이야기 했던 저희 커플 또한 다른 커플과 다를 바 없이 권태기를 겪었고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를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나름대로, 전 제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서로 좀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 보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저희 커플의 경우는 오히려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이별에 더 가까워지는 듯 했습니다.  

아마 연인마다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연애관도 다르 듯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일관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권태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이별에 보다 가까워지고, 권태기를 이겨내면 보다 더 크고 단단한 사랑이 된다는 것 입니다.

권태기, 이깟 '태기' 따위에 지금껏 쌓아온 우리의 사랑이 질 순 없잖아요. :)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화면으로 만나던 '지금은 연애중'을 책으로 만나보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아래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클릭하시면 책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
YES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반디앤루니스 / 리브로도서11번가


늘 감사합니다.



두 남자에게 고백 받은 그녀, 선택은?

너무나도 멋진 두 남자. 그 두 남자 사이에 누굴 택해야 할지 망설이는, 그저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니고서야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드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그런 일이 가까이에서 일어나긴 하더군요. 덜덜.

제 3자가 보기엔 그저 행복한 고민으로 여겨지지만 당사자는 꽤나 고민이 되나 봅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어떻게 결정했을까요~?"
"뭐 둘 다 성격 좋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니까 현실적으로 좀 더 부유한 사람을 택했겠지? 하하"
"어차피 둘 다 능력 좋고 멋있는 걸 뭐. 까놓고 재산이 어느 정도냐고 물어보지 않는 이상 그걸로 판단하기엔 힘들지."
"한 사람은 사업가, 한 사람은 변호사라고 했던가."
"너라면 어떻게 결정할래?"
"글쎄. 그저 행복할 것 같다. 그런 두 사람이 서로 날 사랑한다고 하면. 제비뽑기라도 해야 하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 서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하는 때에 놓여지곤 합니다.

어느 것이 더 나은지, 어떤 결정이 더 옳은 결정인지 직접 겪어 보지 않는 이상 쉽게 결단 내리기 어려운데요. 친구가 그런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어려운 질문을 제게 던졌습니다. 둘 다 성격 좋고, 외모 좋고,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멋진 두 남자 중 한 남자를 택하라는 미션 아닌 미션이었는데요. (난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구!)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해서 버벅 거리고 있으니 친구가 실제 그러한 경험을 했던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더군요.

한 사람은 그저 옆에 같이 서 있기만 해도 주위 사람들이 모두 쳐다 볼 정도로 빛이 나는 사람. 정말 이 사람이 최고구나! 라는 생각에 한없이 그를 향해 엄지를 치켜 세우게 되는 사람.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나와 함께 있을 때 나를 빛나게 해 주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나를 향한 배려로 인해 내가 한 없이 최고가 되는 느낌.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할 때, 누가 재산이 더 많은지, 누가 더 잘생겼는지, 누가 더 성격이 좋은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직접 대입시켜 판단해 보니 그렇게 결론이 나더래."
"멋있다아~"
"그치? 나도 써먹을테다. 언젠간... 두 사람이 고백하면... 과연... 언제쯤..." (멍-)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자신이 양 손을 내밀고 그 어떤 것을 저울질 하며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저울대 위에 올라 가면 더 판단하기 쉽다는 그 말이 너무나도 와 닿았습니다. 저야 두 사람에게 동시에 러브러브 구애를 받을 일은 없으니 패스하고,(-_-;) 혹시 그 친구처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써 봤습니다. (아, 그저 부러움에 배가 아플 뿐이고)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듯, 사랑 또한 상대적인 것이다 보니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기준이 되어 생각하면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고, 더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말에 끄덕 백만번입니다. :)


[Behind Story] 사랑은 상대적인 것

"아, 정말 고민이에요. 남자친구가 취직을 못해서. 진짜 다른 사람들 말처럼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되는지..."
"뭐가 문제인건데? 돈?"
"뭐. 아무래도..."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헤어질 거라면 널 위해 헤어지는게 아니라, 남자친구를 위해서 헤어져라. 하물며 식사로 돈까스 하나를 두고 나눠 먹어도 너보다 더 행복해 하며, 즐거워하며 먹을 수 있는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는데 너가 그런 고민을 하며 남자친구를 만나는 동안 남자친구가 그런 더 좋은 여자친구를 못만나잖냐." 
"..."
"내가 와이프랑 결혼했지만, 지금은 '이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내가 처음부터 '이사'는 아니었잖냐. 와이프는 그런 힘든 시기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런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없는 사람이었다면 서로가 힘들어 진작에 헤어졌겠지. 내 말이 조금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다만 무슨 말인지는 잘 알거라 생각한다."

연애 초보 VS 연애 고수, 당신의 선택은?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남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 보다는 연애 경험이 없는 여자를 더 선호하잖아."
"뭐… 그렇겠지."
"근데 여자 입장에선, 연애 초보보다는 그래도 연애 고수를 더 선호하잖아."
"헐~ 왜? 아니야" "절대 아니거덩~" "왜 그렇게 생각해?"

직장 내 동료이자 동갑내기인 친구들과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남자 동료가 여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연애 초보보다는 연애 고수를 좋아하지 않느냐는 이야기에 동료 모두가 발끈했습니다.

순식간에 그 남자 동료를 당장이라도 뒷산에 묻어 버릴 것만 같은 격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저도 물론 그 순간엔 다른 여성 직장 동료와 마찬가지로 발끈했었습니다만, (물론 장난이지만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러니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 남자 동료가 "남자 입장에선 연애 경험이 없는 여자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라는 말을 쏙 빼고 "연애 초보보다는 연애 고수가 더 좋지?" 라는 말만 했다면, 과연 이토록 발끈했을까? 라는 점입니다.

연애 초보와 연애 고수라는 단어 선택에 있어서 앞서 이야기 한 연애 경험이 많고 없고의 이야기로 인해 "연애 초보 =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 "연애 고수 =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 단정지어 해석 된 듯 합니다. 그렇다 보니 남자는 연애 경험이 없는 여자를 좋아하고, 반대로 여자는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라는 말로 들려 모두가 격앙한 것이겠죠.

"걱정마. 나 연애 고수야."


연애 초보라고 하여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며, 연애 고수라고 하여 반드시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연애 고수는 어떤 사람으로 정의되는지 문득 궁금합니다.)

연애 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한 언니의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무척이나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언니죠)

"여러 여자를 한 달 혹은 그보다 짧게, 단기간 연애를 한 남자보다 한 여자를 지독하게 3년 혹은 5년, 그 이상을 사랑한 남자가 더 멋있지 않니?"
"무슨 말이에요?"
"장기간 연애를 할 수 있는 남자는 그만큼의 깊은 매력이 있다는 거야."
"에이, 그렇다기 보다는 그냥 남녀 서로 잘 맞아서 장기간 연애가 된 거고, 서로 잘 맞지 않으면 헤어지는 거고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애초부터 서로 잘 맞는 연인은 없어. 서로 맞춰 가는 게 연애야. 근데, 이 서로 맞춰 가는 부분에 있어서 여자가 남자를 맞춰 나가는 것보다 남자가 여자를 맞춰 줄 때 그 연애기간이 오래 간다는 거지."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남녀간 연애를 함에 있어 애초부터 서로 잘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 연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춰 나가는 것이 연애라고 이야기하던 언니의 말에는 공감을 했지만 남녀 연애를 함에 있어서 여자보다 남자가 여자에게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는 커플이 오래 간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에선 저도 그런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음;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내뱉은 인상적인 말, "진정한 연애 고수는 연애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을 깊이 있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연애 고수야. 난 그런 점에서 아직 연애 초보이기 때문에 연애 고수와 연애 하고 싶어. 하하."

그리고 이 언니는, 길어봤자 2개월로 쉽게 식어버렸던 연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그런 점에서 연애 초보 보다는 연애 고수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남자 동료가 해석 한 연애 고수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죠.

지난 2월, 이 언니는 3년이라는 연애기간을 끝으로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언니 말대로 연애 고수와 결혼한 셈이네요. ^^;

잊고 있었던 연애 고수, 그 연애 고수라는 의미를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네요. 이왕이면 저도 연애고수라는 의미를 단순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깊이 있는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네요.

음, 그 언니 말대로 연애 고수를 정의한다면, 그럼 지금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는 분들은 모두 연애고수인 셈인 거죠? ^^;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어서 연애 고수의 길로! :)

남자친구가 건네준 급여명세서를 보고 엉엉 운 사연

남자친구와 전 한 살 터울입니다. 4년 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죠. '우린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것 같아' '말하지 않아도 통해' 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미소 짓기도 하는 여전히 처음의 두근거림을 간직하며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 남자친구를 만나 저녁을 함께 먹다가 울음이 터져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다름 아닌,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죠. 전 남자친구보다 먼저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 5년 차로 자리매김을 한 상태이고, 남자친구는 지난 해 졸업하여 올해 취직하여 이제 막 자리매김하다 보니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속앓이를 많이 했었나 봅니다.

저야 "괜찮아. 더 좋은 직장을 얻으려고 조금 시간이 걸리는 걸 거야." 라며 심심한 위로를 건네 보았지만 한 남자로서 한편으로는 자존심이 상하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힘이 들었겠죠.

저 또한 구직 활동을 해 보았기에 본인에게 꼭 맞는 직업을 구하는 것도, 직장을 구하는 것도 힘들고 특히나 요즘 같이 취업난이 심한 때에는 그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만으로도 버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시기를 이겨 내며 취직한 남자친구는 그간의 힘들었던 마음을 오늘 털어놓더군요.

"솔직히 나 오늘 너한테 상담하려고."
"뭘?"
"나 오늘 급여명세서 가져 왔다."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by Bu_Saif
저작자 표시

이제 막 직장생활을 한 남자친구가 힘들게 입을 열더군요.
아직 수습기간이 끝나지 않아 80% 가량 밖에 수령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래도 함께 할 동반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말이죠.

앞으로 한 달 월급 중 본인은 어느 정도를 사용할 예정이고, 그 나머지 중 일부 액수를 적금을 넣으려고 하는데 그 금액의 비중에 대해 저의 의견이 궁금했나 봅니다. 꼬깃꼬깃 접어 온 급여 명세서를 펼치며 2년 후 목표금액과 함께 자기계발에 좀 더 힘쓰겠다는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많이 부족해서 미안해. 지금은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서 부족함 없는 남자친구가 되도록 할게."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두고 주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들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텐데 그 때도 매번 내색 한번 없이, 말없이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주던 남자친구. 그리곤 이제 취직하여 자리를 잡고선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세워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남자친구는 외동아들인데다 집안의 가장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라 어깨가 무겁고, 저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힘들게 달려온 남자친구의 모습이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듯 하여 계속 울고 또 울었습니다.

회사 선배 언니들을 통해 "연애는 상관없지만 결혼은 돈 많은 남자와 해야 된다." 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결혼해서 살아 보니 왜 돈, 돈, 돈, 하는 지 알겠더라" 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노골적으로 "정대리, 남자친구는 취직했나? 그럼 신입사원인가? 오늘 저녁은 김밥천국?" 이라며 비꼬듯 이야기를 하던 남자 상사분도 있었고 "너가 결혼을 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라고 따끔하게 이야기 하던 선배 언니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돈이 중요한가?' '결혼은 역시 연애와 다른가보다'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곤 했는데 이런 저런 구체적인 계획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 주면서도 미안해 하는 남자친구를 마주하고 있노라니 잠시나마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저의 모습이 너무나도 미워 지더군요.

그깟 돈이 뭐길래…
+ 그렇게 돈, 돈, 돈, 하는데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만족 할 수 있는걸까요?

급여명세서를 보여 주며 이런 저런 구체적인 계획을 끄적이는 남자친구를 보니 기쁜 마음과 함께 왠지 모를 속상함과 미안함이 솟구쳐 엉엉 울어버렸네요. 

IMG_5781
IMG_5781 by toughkidcs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너무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제가 중요시 여겨야 할 것 마저도 흔들 거리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의 시선이나 어떠한 말보다 저를 믿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믿는게 우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아직 모르겠습니다. 결혼을 위한 조건이라는게... 정말 있는건지... 
하지만, 지금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오래도록 이 사랑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하나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거듭된 사랑의 실패, 사랑의 모범답안은 없는걸까?

Chris & Jessica Engagement - Falling
Chris & Jessica Engagement - Falling by Auzigog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대 중반까지는 정말 사랑 밖에 난 몰라- 라는 식의 불꽃 튀는 사랑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막상 20대 후반, 이제 30대 진입을 눈 앞에 둔 지금은 좀 더 신중하게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연애를 생각하게 됩니다. 결코, ‘결혼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죠.

아무리 난 결혼 안 할거니까 상관없어를 외친다 할지라도 말이죠. (말뿐일지 어떨지 알 수 없기에)

저 사람 봐- 잘 생겼다- 우와-“

큰 키와 출중한 외모에 한 순간 눈을 빼앗겨 그 사람이 한동안 공부에도 제대로 집중을 못하며 마음 조려 하는 때도 있었죠. 철없던 사춘기 때 길을 가다가도 멋진 외모에 눈을 빼앗겨 버스를 놓쳤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하. 그렇게 철 없던 때는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냐는 질문에 잘생긴 남자- 혹은 잘생긴 모 연예인- 을 외쳤었죠.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이런 어려운 문제도 거뜬하게 풀 수 있지? 이 사람 도대체 못하는 게 뭘까?”
능력도 있으니 자연스레 돈이 따라오는구나

비상한 머리와 뛰어난 능력. 거기다 그 능력에 맞는 재력.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냐는 질문에 외모는 다소 평범하더라도 돈 좀 있는 남자- 능력이 있는 남자- 를 외쳤습니다.

요즘은? 제 바로 옆자리에 앉아 계시는 차장님을 보며 모범답을 찾곤 합니다. 한번 보실래요?

- 아빠가 금방 갈게- 나두 사랑해= 빡빡한 업무 중에도 아이에게 전화가 올 때면 멋진 아빠
와이프가 지금까지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이번 휴가엔 와이프가 가고 싶어 했던 곳으로 여행 다녀 오려구= 결혼 한 지 12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변함 없는 아내 사랑
먹기 싫습니다= 바에서 한 여성분이 다가 오셔서 안주를 입에 넣어 주려 하자 하는 말


빡빡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힘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집(아내, 아이)에서 전화가 올 때면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더불어 바에 가서 회식을 하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한 여성분이 반가움의 표시로 안주를 손으로 집어 입으로 넣어주려 하자 단호하게 싫습니다의사 표현 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야말로 차장님의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다른 남자분들은 그저 허허 웃으며 받아 드셨는데 말이죠.

그 여성분이 옆자리에 앉으려 하자 아예 자리를 비켜 앉으시는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결혼을 하지 않은, 아직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20대 초중반의 직장 동료들은 모두 그 분을 보고 정말 멋있다며 저런 분과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가정적인 남자. 한결 같은 남자. 믿음을 주는 남자. 저의 이상형입니다.

지금 제가 꿈꾸는 이 이상형이 만들어지기까지에는
하나의 이상형을 꿈꾸고 그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만나 사랑하다가 안타깝게 헤어져서 실망하게 되고 상처 받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연스레 이상형이 바뀌어진 듯 합니다.

지금까지 소개팅 경험은 많으나 연애 경험은 없어, 본인을 천연기념물로 자칭하는 친구가 묻곤 합니다.
 

너의 이상형이 왜 그냥 그래? 난 돈 많고, 능력 좋고, 잘 생겼고, 착한 남자 만날거야.”
. 그런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면 좋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우선 순위를 정하라면?”
글쎄- . 일단 그래도 키는 나보다 커야 되는데. 돈도 나보다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
거봐- 아직 모르겠지? 아무래도 이상형은 연애를 하면서 다듬어 지고, 바뀌는 것 같애.”
. 그러네
나도 지금은 가정적인 남자, 한결 같은 남자, 믿음을 주는 남자가 이상형이고 지금 그러한 이상형을 만나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랑이 혹시라도 깨어진다면 또 이상형이 바뀔지도 몰라.”
이상형이 계속 바뀌는 거네
그러게


철 없던 때부터 시작되어온 저의 간략한 이상형 히스토리입니다. 
 

  

지금, 당신의 이상형은 어떠한가요?

+) 덧붙임.

혹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인해 슬퍼하고 있거나 외로워 하고 있다면 이야기 해 주고 싶어요. 

당신에게 곧 찾아올 사랑은, 또 다른 당신의 이상형으로, 훨씬 더 좋은, 훨씬 더 당신에게 꼭 맞는 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