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혹시?" 그가 보내는 사랑 신호 BEST 3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난 건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동호회였습니다. 남자친구가 먼저 제게 손을 내밀어 준 덕분에 지금 이렇게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는데요. 연애를 하기 전엔 긴가민가했던 사랑의 신호가 연애를 하다 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보다 분명한 그가 보내는 사랑의 신호가 있었음에도 '오늘은 연락이 뜸하네? 나 혼자 착각한건가?'라며 그의 연락의 횟수에 따라 그를 가늠해 보기도 했었고 '내가 아닌 다른 여자랑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 같아!'라며 괜한 질투심에 눈이 멀어 속상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늠할 수 없는 신호가 아닌 너무나도 분명한 사랑의 신호가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이 남자, 날 향한 눈빛이 뭔가 묘하네


HOT의 캔디를 귀엽게 추는 남자친구의 첫 인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그만 무대에서 즉석 공연을 하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 보였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저 '춤 좀 추는 남자' 정도로만 받아 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과묵하고 말이 없는 이 남자. 다른 이들은 모두 시끌시끌한데 조용히 말 없이 있는 그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춤을 추는 것을 보고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일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너무 말이 없고 조용해서 조금 의외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가 보내는 사랑 신호 BEST 3


힐끗 힐끗, 이상하게 자꾸만 눈이 마주치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그를 보는 건지, 그가 나를 보는 건지 말입니다.

처음엔 힐끗 거리다 눈이 마주칠 때면 멋쩍어 하며 고개를 획 돌렸습니다만, 이내 눈이 마주치면 그저 씨익 웃어 주었습니다. 분명 나만 민망한게 아니라 계속 마주치는 눈빛에 그도 민망할 거라는 생각에 말이죠.  

+ 막상 연애를 하고 그를 알아 가다 보니 연애 초반까지만 해도 과묵한 스타일인 것 같더니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저보다 더 애교가 많고 활발한 원래의 성격을 보이더군요.   

데려다 달라는 말, 한 적 없는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가지고 있는 자리에서 먼저 일어서는 저를 뒤따라 나오더니 지금 집에 가려고 하는거냐며 데려다 주겠다는 남자.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인데다 혼자 음악 들으며 걷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괜찮다고 이야기 하는데도 요즘 세상이 무섭다는 둥, 흉흉하다는 둥 무서운 이야기를 잔뜩 읊어주며 데려다 준다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럼, 감사합니다' 라고 감사 인사를 하곤 그가 데려다 주는 것을 막지 않았습니다.


그가 보내는 사랑 신호 BEST 3


데려다 달라는 말을 한 적도 없고, 거절을 했음에도 적극적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 남자. 함께 걸어가는 20분 가량의 시간 동안에도 내내 저를 향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눈을 맞추는 그를 보며 한걸음 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함께 택시를 타고 가거나 자가차량을 이용해 자신도 이 쪽 방향이라며 가는 길에 데려다 주겠다는 식이었다면 더욱 이런 생각을 갖지 못했겠죠. 그럴 땐 그가 보내는 호감의 신호라기 보다는 그저 남자가 자상한 스타일이거나 예의상 데려다 주는 건가보다- 라고 생각하게 되니 말입니다. 
 
데려다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적극적으로 먼저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의 시간을 내어 집 앞까지 함께 걸어가길 희망하는 남자, 그의 신호를 놓치지 마세요.

+ 하지만, 연애가 시작되면 연애 기간과 데려다 주는 거리는 반비례합니다. (응?)

이 남자, 기억력이 이렇게 좋았던가?

여자는 호감이 있는 남자의 소소한 것이라도 꿰고 있을 만큼 한번 사랑에 빠지면 끝없이 민감해 지고 예민해 지는 듯 합니다. '이 남자가 나에게 이렇게 한 건 무슨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하지?' 라며 말이죠. 하지만, 남자도 사랑에 빠지면 여자의 소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기억을 합니다.

"식후에 커피 자주 마셔?"
"아니요."
"그럼? 아, 뭐 좋아하는 후식 있어? 아이스크림이나 쥬스 같은 거?"
"아, 사과당근쥬스! 국내산 100%! 진짜 맛있는데...꼭 한번 드셔보세요. 하하."
"아, 진짜?"

좋아하는 후식이 있냐고 묻는 말에 그저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사과 당근 믹스 쥬스가 생각나 정말 맛있다며 별 뜻 없이 내뱉은 말인데 어느 날,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 꺼내는 듯 하더니 그가 내미는 국내산 99.99%가 명시된 사과당근쥬스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그가 보내는 사랑 신호 BEST 3


"사과당근쥬스를 후식으로 파는 곳을 찾아서 같이 가려고 했는데 찾기가 만만찮더라-"
며 마트에서 국내산 사과당근쥬스를 찾았다며 쥬스를 건네는 그의 모습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이 남자, 나에게 관심 있지 않는 이상 이렇게 하지 않을텐데- 라며 말이죠.

그 후, 겨울에도 입술이 터서 입술을 만지고 있으니 "입술이 자주 트는 것 같네?" 라고 묻는 그를 향해 이런 흉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다소 민망해 하며 "립밤 산다는 걸 계속 깜빡하네요-" 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는데 다음에 만나게 되니 립밤을 건네더군요. 

+ 하지만, 연애를 하게 되면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남자친구의 이러한 관심을 기울이던 기억력은 반비례합니다. (아, 인정하기 싫지만) 그래서 여러번 남자친구에게 강조해서 이야기 해 주는 반복 학습이 필요합니다. (응?)

이러한 남자친구가 보내는 몇 번의 신호와 함께 남자친구와 본격적인 연애를 하기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다른이들이 고민하는 '연락이 뜸하네. 혹시 내가 착각한건가?' 라는 생각을 가져 보기도 했고 '아무 여자에게나 그러는 남자 아닐까?' 라는 생각도 가져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무엇이 계기였는지 알 수 없을만큼 연락이 잦아 지고,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남자친구의 고백과 함께 연애로 이어졌습니다.  올레!!!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에게 '사귀자' 혹은 '좋아한다' 라는 표현을 빨리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조급해 할 필요도,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같습니다. 그가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 한데 왜 빨리 고백하지 않는걸까? 내가 착각한걸까? 라며 조바심을 내고 의구심을 품으면 품을 수록 오히려 그 관계가 좋아지기 보다는 오히려 헛스윙을 날리는 실수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반한 것 같나요? 그럼, 더 자연스럽게 많이 웃어주고 먼저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 보세요. 그가 망설이는 고백의 타이밍을 좀 더 앞당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 덧)

"뭘 망설여? 너가 먼저 남자답게 멋있게 딱 잡고 "나 너 좋아한다!" 라고 고백해!"
"그럼 뭐해. 여자가 '난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요' 하면 끝인데... 남자도 판단해야지. 이 여자가 날 그래도 조금은 호감을 가지고 보고 있는 건지. 그 여자의 미소가 날 향한 미소인지, 그저 여러 사람에게 향하는 친절한 미소인지... 너가 말한대로 단번에 용기 있게 고백하고싶은데 남자도 여자와 같은 똑같은 사람이야. 상처 받기 싫어. 오히려 이 고백 한번에 친구 사이보다 더 어색한 사이가 될 수도 있어."


애인에게 감동주기, 이모티콘 문자 효과 있을까?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누가 먼저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할까- 라는 생각에 서로 은근슬쩍 밀고 당기기를 하며 서로의 반응을 살피곤 했습니다.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당사자는 애가 타고 상대방의 조그만 반응에도 상처 받고 당황하곤 하지만 막상 그 과정을 지나 사귀는 사이가 되고 나서 돌이켜 보면 그 때만큼 애틋하고 설레는 시점이 없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밀고 당기기를 하며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그 순간도 지나고 나면 잊지 못할 서로의 시간이 될 거야!" 라며 너무 아파하지 말고 그 과정도 즐기라는 말을 꼭 하곤 합니다.

그렇게 장기, 혹은 단기의 밀고 당기기가 끝나 연애가 시작되면 문자 공세와 전화 공세가 이어지는 듯 합니다. 그 중, 오늘은 문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이모티콘 한 가득의 문자보다는 진심이 가득한 말

"넌 남자친구한테 어떤 말 들으니까 기분 좋든? 나 여자친구한테 매일 문자로 '사랑해'만 보내기는 식상한 것 같고, 뭐 감동 문자 이런 걸 보내볼까?"
"설마 인터넷으로 '여자친구 감동 이모티콘' '여자친구 감동 멘트, 문자' 이런거 검색해 보려는 건 아니겠지?"
"우와. 어떻게 알았어?"
"남자친구도 감동 문자를 날려주곤 했었는데, 초반엔 좋았지. 음, 가끔씩 한 두번 정도는 괜찮은 것 같아. 근데, 너무 자주하지는 마."

처음엔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는 연락 자주 하는 남자를 좋아한다며-? 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모티콘 문자를 자주 해 주는 건 어떨까? 라고 묻는 친구의 질문에 문득 이전, 남자친구에게 받았던 이모티콘 한가득 문자가 떠올랐습니다. 연애 초기엔 그 이모티콘 가득한 문자 하나하나가 남자친구가 나에게 직접 하는 말로 느껴져 무척이나 설레고 기분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그런 정성이 가득한 멘트와 이모티콘을 보내와도 '아, 너무 행복하다' '아, 너무 좋다' 와 같은 느낌은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저 인터넷으로 찾아 보내주는 정성은 와닿지만, 그의 진심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때 받았던 로맨틱 문자 하나 어디 한번 읊어봐! 라고 해도 도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마치 명절이나 무슨 날이면 친구들에게 보내는 단체 문자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단체문자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답문 보내기 싫어져 버리죠-_-;;)

누구에게 복 받으라는거니?

답문 안보내도 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불특정 다수의 대상 없는 멘트 한 줄과 이모티콘 가득한 획일화된 느낌의 단체 문자 보다는 대상이 정해진 '버섯! 새해 복 많이 받아-' 라는 딱 한줄의 문자가 더 와닿는 것과 같은 거죠.

대상이 없는 '사랑해'는 공허합니다.

"대상이 누구여?"

꽤 그럴싸한 이모티콘 가득한 문자보다 단 한줄이라도 대상이 있는 '누구야, 사랑해' 와 같은 진심이 담긴 한 줄의 문자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 문자보다 더 좋은 건 목소리일테고, 목소리보다 더 좋은 건 직접 마주보고 전해 주는 것이겠죠? 

남자친구와 종종 이런 장난을 칩니다.

"사랑해"
"나도"
"나도, 뭐?"
"나도 사랑한다구."
"누굴?"
"으이그. 누구긴 누구야. 내 앞에 있는 오빠지. 오빠를 대빵 많이 많이 사랑해."

'사랑해' 라는 멘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상이 누구인지, 그 진심이 얼마나 묻어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덧)
"남자친구랑 오랜 기간 연애 하고 있지만 남자친구가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안해줘. 날 사랑하지 않나봐. 휴-"
"흐응- 좋은 방법이 있지. 너가 먼저 남자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 봐." 

자칭 ‘나쁜 남자’, 알고보니 진짜 나쁜 남자

"언니, 자기 입으로 나쁜 남자래."
"요즘 드라마를 보더니 나쁜 남자가 대세인 건 아나 보지?"
"근데, 자기 입으로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야?"

학교 선배이자 직장 동기로 호감을 가지고 가끔 씩 만나는 사이인데 사귀는 건 아니고 애매하게 구는 이 남자 때문에 속이 타 들어 간다는 후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개인적으로 뜯어 말리고 싶은 사람이더군요.

"그러면 안 되는데 너무 멋있어."
"네가 말하는 그 멋있다는 기준이 뭐야?"
"하는 행동이 묘하게 끌려."
"응? 어떤 행동?"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뭔가 슬퍼 보이고…"
"조심해. 나도 낚였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라고 자칭하던 남자에게…"
"에이, 외로운 남자와 나쁜 남자는 다르지. 느낌이."

나쁜 남자라... 언제부턴가 (정확하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독하게 나쁜 남자의 안티가 된 지 오래인데 말입니다. 후배에게 다가올 때부터 스스로를 나쁜 남자로 칭하며 다가온 남자. 이미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 봤으며 번번히 자신으로 인해 많은 여자들이 울었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하고 그 여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너무나도 당당히 말하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 끌린다는 후배가 '아직 20대 초반이면, 어리니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서 빨리 그 꿈에서 깨어나!'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출처 : @Ohyunsoo 오연수 트위터


후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주위의 누군가가 그를 '나쁜 남자'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 그 스스로가 '나쁜 남자'를 자청하고 나선 이유가 뭐냐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남녀가 함께 모여 있는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드라마 나쁜 남자가 아닌 현실 속 나쁜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남자, 스스로를 나쁜 남자로 칭하는 이유?

"남자가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돼?"
"진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들끼리는 그런 자칭 나쁜 남자라고 하는 남자를 두고 '쓰레기'라고 이야기 하곤 하지. 난 쓰레기야. 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과 같으니까."
"엥?"
"난 나쁜 남자야 = 난 책임감 따위 없다, 난 이미 경고했으니 네가 나로 인해 상처 받아도 그건 너 스스로가 택한 길이다. 뭐 이런 의미랄까?"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어?"
"그래. 그럼 내가 물을게. 무책임한 남자라고, 나쁜 남자라고 경고해도 다가오는 여자는 뭐야? 설마 '나쁜남자'라고 이야기 하는걸 '밀고 당기기'의 하나로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음, 그건…"

하나, 알고보니 진짜 나쁜 남자. 혹시 모를 후의 일에 대한 책임감 회피를 위해 경고성으로 내뱉는 말
"나 때문에 운 여자만 여덟명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경고했건만, 난 정말 나쁜 남자 같다."

둘, 그만큼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둔하다'는 의미를 돌려 표현해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
"아, 난 정말 여자에 대해 모르겠어. 나, 나쁜 남자 같아."

셋,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괜한 자만심과 겉멋에 에 빠져서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칭하는 경우
"아, 진짜 여자들이란, 잘생긴 건 알아가지곤"

하지만 아무리 좋게 해석한다 하더라도 결국엔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 '책임감 회피용' 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 했습니다.

그리고 나쁜 남자라고 경고해도 다가오는 여자는 뭐냐는 질문에 선뜻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저 실제 나쁜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후배의 경우, '나쁜 남자' 라는 의미를 '책임감 회피' 의 의미로 받아 들이기 보다는 자신 스스로를 낮춰 표현하는 일종의 조그만 '겸손의 표현'으로 받아 들인 게 아닐까? 그래서 일종의 모성애가 발현이 되어 그를 감싸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건 아닐까? 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입니다.

"나쁜 남자라고 자신하는 그 남자만큼, 너 스스로를 나쁜 여자라고 자신할 수 있다면 그 남자 만나. 하지만 내가 너의 친 오빠라면 쫓아 다니면서라도 그런 남자 만나는 거 뜯어 말릴 거다."

자신이 친 오빠라면, 쫓아 다니면서라도 그런 남자 만나는 것 반대하겠다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여-

나쁜 남자, 나의 이야기가 아닌 드라마 속의 이야기로 그려질 땐 멋있게만 보이지만 막상 나의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는 건, 역시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기 때문이겠죠?

애교제로에서 애교만땅이 되기까지


일곱 아들, 두 딸. 그 중 장남이신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첫째 딸로 커 오면서 이쁨을 받는 사랑스러운 딸이기 보다는 장녀로서 책임감을 두 어깨에 잔뜩 짊어진 든든한 아들 같은 딸로 보이기를 제 스스로가 더 희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애교와는 담을 쌓고 살았죠.

전형적인 경상남도 무뚝뚝한 아버지와 가끔 통화를 하게 될 때면.


아들, 잘 지내냐?”
. 잘 지내고 계시죠?”
그래. 밥 잘 챙겨먹어라.”


그리곤 뚝.

딸이라고 불리는 때보다는 아들이라 불리는 때가 많았고, 서울에 올라와 독립하여 지내면서 더욱 책임감 강하고, 튼튼한, 듬직한 딸로 보여지길 바랬습니다. (3 이후로 서울에 올라와 홀로 지내는 딸을 보며 얼마나 불안해 하셨을지 잘 압니다. 아들이라는 표현으로 그 불안함을 숨기고 싶으셨는지도 모릅니다)

걱정을 끼쳐 드리기 싫어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죠.

길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할 때도 난감해 하거나 당황해 하기 보다 침착하게 행동하는 제 모습에 친구들이 모두 기겁했습니다. 독한 아이라고 말이죠.

지하철에서 승하차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왠 젊은 아가씨의 하는 짧은 비명 소리에 놀라 쳐다 보니 제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괜찮아요?” 라고 묻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제 허벅지에서 피가 나고 있더군요. 누군가가 내리면서 면도칼로 허벅지를 그으면서 내린 것을 보고 여자분이 놀라서 소리친 것이었습니다. (의외로 싸이코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여대 인근에서 한동안 이슈화 되었던 사건이더군요.

이런 저런 일을 겪어도 웬만해선 울지 않고 웬만해선 무서워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을 때에도, 100% 마음을 열기 보다는 견제하고 알게 모르게 계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말아야지,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하면 날 쉽게 보겠지, 이렇게 하면 나에게 싫증 나겠지, 질투하고 있다는 걸 들키면 안돼,


좋게 표현하자면 밀고 당기기이겠지만, 나쁘게 표현하자면 그 사람에게 푹 빠진 사랑이 아닌 지극히 제 자신을 보호하며(상처 받지 않게) 계산하는 겉치레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엔 말입니다.

헤어짐을 거듭하며 들은 말은, , 날 정말 사랑한 것 맞아?” 넌 여성스럽지가 않아 넌 너무 애교가 없어 라는 말들이었습니다. 그 말들이 너무나 큰 상처가 되어 다시 제 자신을 가둬 놓곤 했습니다.

애교를 어떻게 부리냐? 애교는 나와 전혀 무관한 말이거든? 애교도 할 줄 아는 사람이 하는 거야.


그랬던 제 자신이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 1, 2, 3년에 접어들면서 차츰 변화하더군요. 자존심만 엄청 센 고집쟁이의 제 모습이, 먼저 자존심을 굽히고 먼저 고개 숙이는 남자친구 앞에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떠한 사물을 보거나 어떠한 이야기를 들어도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던 저와 달리,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먼저 이야기하는 남자친구를 보며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설사 크게 놀랄 만한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만 삭혀서 친구들에겐 독한아이로 통하던 제가, 이런 일이 있었쪄요-“ 라며 남자친구에게 먼저 그 날의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멋지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남자친구에게 최고, 최고 (정말 최고를 외칠만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를 외치는가 하면,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게 되면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토라져 있곤 했는데 남자친구의 네가 좋아하는 보쌈 사줄게 (남자친구는 아직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보쌈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한마디에 싱긋 웃으며 좋아- 좋아-” 하며 넘어가니 말입니다.


애교와 거리가 멀다고 이야기 했던 제 모습이 이렇게 바뀔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밀고 당기기에 치우치고, 제 자신을 지키고자 계산적으로 했던 겉치레 사랑에서 진심을 담아 매 순간 마다 최선을 다 하니 진짜 속깊은 사랑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