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당황하게 만들었던 황당고백

2011년. 직장생활 6년 차, 올해 들어 남자친구와 연애를 한 지도 6년 차에 접어 들었네요. 이렇게 한 남자를 사랑하고 지금까지 연애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어쩌다 보니 직장생활을 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남자친구를 만났지만 남자친구와 같은 직장을 다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서로의 직장 내 생활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그저 가끔 투정 아닌 투정으로 '이런 일 있어서 힘들어쩌요' 라며 위로를 받고 싶은 그런 날 외엔 직장내의 일은 잘 공유를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직장 내에서도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는 연애 초기, 2년간은 직장 내 동료들에게 조차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나름 직장 내엔 비밀로 했었죠. 굳이 내가 연애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고 굳이 지극히 사적인 연애 이야기를 꺼내 직장 동료들 사이에 이렇다 저렇다 오르내리는 것이 싫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남자친구에 대한 확신이 서기 시작하고,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팅 권유에 휘말리기 싫어 연애 중임을 밝혔습니다. 정확히 남자친구와 연애 한지 2년이 넘어섰을 때에야 말이죠.

그러다 직장 내 입사 동기들간의 술자리에 오랜 만에 참석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자연스레 참석하지 않았던 동기 모임이기도 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잘 하는 여자, 내 여자가 된다면? 

"남자친구 만난 지 얼마나 됐어?"
"2년 넘었죠."
"아, 역시. 넌 남자친구한테 잘 할 것 같아."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내 이상형이 그런 여자거든. 남자친구한테 정말 잘하는 여자."
"아, 네."

직장 동료는 직장 동료일 뿐이라는 관념이 강하다 보니 아무리 입사 동기라 할지라도 사적으로 친하고 가까운 친구들이나 선후배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대하곤 합니다. 업무적으로 대하는 것은 수월하지만 사적으로 모이게 되는 자리 조차 어색해 지고 맙니다. 오랜만에 나간 자리이기도 했던 터라 더욱 어색하고 불편해 지더군요.

"남자친구랑 결혼할 거야?"
"네? 당연히."
"넌 남자친구한테 잘해 줄 것 같은데 남자친구는 어때? 잘 해 줘?"
"그럼요. 평소에 얼마나 잘 해주는데요."
"오. 나보다? 하하. 나도 진짜 잘해줄 자신 있는데. 어때?"

급기야 점점 주제가 산 넘어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어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절로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가더군요. (썩소)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뻔뻔하게 다가오는 남자. 다가온 이유는 '지금 남자친구에게 잘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이니까. 호기심에서.' 이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남자를 향해 드는 한심하다는 생각과 '가벼운 남자'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도 그런 말 많이 하긴 했었잖아. 여자친구랑 연애 길게 해 본 적이 없다면서. 널 보고 뭐 그런 생각이 들었나 보지. 호기심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진짜 그 남자 웃긴다. 남자친구 있는 여자한테."
"호기심? 호기심으로 연애 하고 있는 여자한테 그게 할 소리야? 완전 카사노바군. 자긴 멋있다고 자부심을 갖고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진짜 한심하고 가벼워 보여."

4년 전쯤의 일이지만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참 기가 막히고 황당하기만 합니다. 실은 4년이나 지난 이 일이 다시 생각난 이유가 얼마전, 친구에게 들은 황당한 이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정적인 이 남자가 나의 남자가 된다면? 

"엄청 가정적이야. 아이들한테도 잘 하고 와이프한테도 진짜 잘해. 정말 탐나더라니까…"
"헉! 야. 그래도 가정 있는 남자한테 할 소리는 아니지."
"근데 나한테 잘 해 주긴 해. 그 부장님. 혹시 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닐까?"
"야! 그 부장인지 뭔지 그 사람이 혹 너한테 마음 있어서 잘해주는 거라면 그 순간, 이미 그 남자는 더 이상 네가 이상형으로 그리던 가정적인 남자는 아닌 거다. 알지?"
"아, 알아. 알아. 농담이야! 농담!"

가정적인 남자가 이상형임을 그렇게 이야기 하고 다니던 친구. 막상 그런 가정적인 남자를 마주하고 나니 마음이 흔들렸던가 봅니다. 마치 자신이 그의 옆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걸까요? 뒤늦게서야 농담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현모양처인 여자를 만나고 싶다며 실제 가정 내에서 알뜰살뜰 살림을 잘 해내고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는 남자. 가정적인 남자가 이상형이라며 실제 가정 내 충실한 아빠이자, 남편의 역할을 해 내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는 여자. 다른 남자에겐 칼 같지만 남자친구에게 잘 하는 모습을 보니 내 여자친구가 된다면 잘 해 줄 것 같아서 호기심에서 접근 하는 남자.

이런 경우의 남자나 여자 모두 설사 자신의 남자나 여자가 된다고 한 들, 이미 그 순간 자신이 그리던 이상형이 아닌데 말이죠. 가정을 깨고, 오랫동안 지켜왔던 사랑과 믿음을 깬 남자나 여자. 또 한번 그런 사랑과 믿음을 깰거라 생각을 못하는걸까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기적으로 시작한 사랑은 결코 해피엔딩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 가정을 파탄내고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던 새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면서 느낀 바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은 자신의 이상형으로 그 남자만 보이고, 그 여자만 보일지 모르나 세상에 사람은 많고 그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짝이 있습니다. 

이미 짝이 있는 사람을 욕심 내는 것. 그보다 유치하고 비열한 사랑이 또 있을까요? 아무리 뒤늦게 만나게 된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떠들어 봤자...
  
자신에게, 그리고 남들에게 당당하고 떳떳한 사랑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화면으로 만나던 '지금은 연애중'을 책으로 만나보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아래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클릭하시면 책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
YES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반디앤루니스 / 리브로도서11번가


늘 감사합니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 다른 남자가 포크로 건네는 음식을 먹어? 말아?

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너무나도 상반된 나누다 결국 어색한 미소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다름 아닌, 이성 간의 문제였죠.

"넌 다른 남자가 너한테 포크로 음식을 집어 주면 안 먹을 거야?" (일명 '아~' 와 같은 상황이죠)
"안 먹을 것 같은데?"
"왜?"
"음. 남자친구가 있으니까…"
"남자친구 있다고 다른 남자가 손수 포크로 집어 주는 음식을 안 먹어?"

대답을 하고 나서도 추궁하듯 묻는 친구의 질문에 뭔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냉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를 추궁하니 선뜻 나온 대답과 달리 이유는 생각하게 되더군요. 물론, 그 주어진 상황이 어떻느냐에 따라 바뀔지는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그래도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행동에 있어 자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어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남자친구가 없는 친구의 반응은 그야말로 '기겁' 이더군요.

"남자친구가 있는 다른 직장 동료에게도 물었는데, 안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

친구의 눈에서는 이미 '신기하다' 라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리곤 순간 제 자신이 무척이나 '보수적인 사람' 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문득 '이전의 나는?' 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더군요. – 이전의 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당연히 저 질문에 대해 '당연히 먹지' 라고 대답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니, 남자친구가 있다 하더라도 '먹는다' 라고 대답했을지도 모르죠.

그럼 '지금의 나' 와 '이전의 나' 는 무슨 차이길래 대답이 바뀌는 걸까요?

지금이 20대 초반이나 중반만 되었어도, 남자친구 있든 없든 다른 남자가 음식을 주든, 손을 잡든 그야말로 '쏘- 쿨-' 하게 행동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린 아직 젊잖아-를 외치고 있을지도 모르죠. 지금 제 나이, 결코 적지 않은 나이, 20대 후반에 접어 들고서부터는 뭔가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요. (정확하게는 생각이 깨었다고나 할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중심을 잡아 가게 되고 행동 하나하나에도 조심을 기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또 하나, 지금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가짐입니다. 이전 남자친구를 잠시 떠올려 보면, (실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자신의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떠난 그 사람과 연애하면서 '우리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 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남자친구는 3년 가까이를 함께 해 오며 서로의 힘든 모습, 숨기고 싶은 자신의 약점 까지도 나누며 지내온데다 하루에도 여러 번 '우리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 라는 확신을 주고 받으니 말입니다. 그런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가 '아~' 하며 나를 향해 포크에 음식을 찍어 건네는 것을 받아 먹는다면 (남자친구가 그 모습을 당장 옆에서 보고 있지 않더라도)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관심 없는 여자' 에게 남자가 먼저 자발적으로 음식을 집어 건넬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 또한, 관심 없는 남자임에도 '상대의 손이 무안 할까 봐-' 라는 핑계를 대며 건네는 음식을 냉큼 받아 먹을 거라 생각지 않습니다. 건네는 이도 하나의 관심의 표현이며, 받는 이도 그에 대한 하나의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20대 초반에는 '그런 의미인 줄 몰랐어. 난 그런 관심의 표현인 줄 모르고 받아 먹은 거야' 라며 새침하게 손사래 치며 두둔할 수 있을지 모르나 20대 후반, 세상사 다 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의 기본 개념은 있는 지금 이 나이에 '그런 의미인 줄 몰랐어' 라는 새침함을 보이는 건 억지스럽게 느껴지네요.

그 질문을 던진 친구는 남자친구를 한번도 사귀어 본 적 없는 친구이기에,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이 황당하기도 하고 신기해 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 친구에게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뀌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보수적이냐? 다른 남자가 건네는 음식 먹으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나냐?' 라고 누군가가 날카롭게 묻는다면 저 또한 '맞아요. 전 보수적인 듯 합니다' 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되물을 것 같네요. '당신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가 건네는 음식을 웃으며 받아 먹는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어떠신가요?' 라고 말이죠.

사랑=신뢰, 라고 생각하는 제게는 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일관될 듯 합니다.

다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저러한 대답과 일치되는 행동이겠죠. 친구의 질문으로 다시금 제 연애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만 설사 제 생각이나 행동이 다소 보수적일지라도 사랑=신뢰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도, 그리고 후에 결혼하고 나서도 쭉 한결 같이 지켜 나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