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식구들과 사이가 어떻냐는 나의 질문이 창피해진 이유

인터넷이나 직장 내 선배 언니들을 통해 종종 듣게 되는 '시댁 식구'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음에도 늘 제 마음을 조리게 만들곤 합니다.

"정말요?"
"응. 그렇다니까. 어느 정도냐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 결혼해서 시댁 식구 때문에 속 썩지 않는 여자는 없을 거다. 휴."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차례상 음식 장만 문제를 두고, 혹은 언제 시댁에 찾아가야 하고, 친정엔 언제 가야 하는지를 두고 남편과의 말다툼이 있는가 하면 또 시댁과의 이런저런 소소한 마찰이 빚어 진다며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꼭 반갑지는 않다는 반응이 다수였습니다. 어느 누구도 시댁 식구에 대한 칭찬 보다는 비난이 일색이었습니다.

희로애락이건만 노여움과 슬픔만 가득한 글이...

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늘 조바심이 나고 초조해 지더군요. 언젠가 저도 결혼을 하면 시댁 식구가 생길 텐데 말이죠.

그러다 추석 연휴를 맞아, 그리고 이제 정말 만삭이라 아기가 태어나면 얼굴 보기 힘들 거라며 저희 집 근처로 찾아온 선배 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결혼식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의 얼굴이었습니다.

"결혼하니까 어때요? 좋아요?"

선배 언니에게 꾹꾹 담아 두고 있던 질문을 넌지시 던졌습니다.

늘 가까이에서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해 주던 선배 언니이고, 늘 솔직하게 저의 물음에 대답해 주던 언니였던 터라 그 언니의 대답이 어느 누구의 대답보다 궁금했고,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특히, 8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지만, 결혼 하기 전 언니네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던 터라 결혼하고 나서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응. 좋아. 엄청."

너무나 간결한 선배 언니의 대답에 속이 후련하면서도 '정말 좋기만 할까?' 하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솟구쳤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직장 선배들에게 종종 듣게 되는 '시집살이'의 고단함은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에 말이죠. 다음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저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읽어 낸 건지 선배 언니가 곧장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너도 알지만 우리 집엔 딸이 많고 아들이 없잖아. 어찌 보면 없던 아들이 생긴 셈인지라 결혼 하기 전엔 그렇게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막상 결혼하고 나니 무척이나 좋아하셔. 친아들 못지 않게 와서 마늘도 함께 까고, 음식 준비도 도와주니 말이야. 조금이라도 무거워 보이는 짐이 보이면 '남자인 제게 맡겨 달라'며 먼저 나서서 들어주곤 하니까."

그렇게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결국 결혼을 허락하시고 나서 사위로 들어오고 나니 사위가 되기 전엔 '실실 웃는 모습이 가벼워 보여 싫다' 고 하시던 어른들도 막상 사위가 되고 나니 '얼굴에 늘 미소가 가득하고 복이 많아 보여 좋다' 고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인터넷으로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시집살이의 고단함에 대해서도 평상시 보다 조금 더 부지런 하게 움직이는 것 외엔 아직은 힘든 일이 없다며 활짝 웃는 선배 언니를 보니 그런 질문을 한 제가 더 멋쩍어져 버렸습니다.

"네가 어떤 부분이 걱정이 되어 그런 질문을 하는 지 잘 알아. 그런데 내가 봤을 땐, 지금의 너라면 결혼하고 나서도 시댁 식구들에게 잘 할 것 같은데? 부지런하고 싹싹하게. 시댁 식구들도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행동하면 전혀 불편할 것도 없어. 음, 모르지 또. 시간이 지나 이런 저런 문제에 충돌하게 되면 네가 인터넷으로 접한 여자들의 모습처럼 나도 끙끙 속앓이 할지도 모르지. 그런데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런 일을 염려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잖아?"

불러온 배를 만지며 이미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 하는 선배 언니가 너무나도 존경스러웠고 괜히 이미 일어나지도 않은 시댁과의 어색한 관계를 염려하며 질문한 제 자신이 너무 창피해 졌습니다.

그리고 시댁 식구들과 의견 충돌로 마찰이 빚어 진다 하더라도 직장동료나 아는 친구, 선후배들에게는 절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는 언니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댁 식구들도 나의 가족인데, 그런 가족을 욕하는 말을 직장 동료나 지인들에게 한다는 건 내 얼굴에 침 뱉는 셈인데 뭐. 굳이 순간적인 감정에 내 얼굴에 침 뱉을 필요는 없잖아?"

대신 좋은 일이 있거나 기쁜 일이 있으면 꼭 저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고 말하는 선배 언니. '결혼하고 나니 시댁 식구들 때문에 힘들어요' '명절 때마다 시댁에 가기 괴로워요' '괜히 결혼한 것 같아요' 와 같은 시댁 식구에 얽힌 인터넷 상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역시 연애와 달리 결혼은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으로 혼란스러웠던 제게 너무나도 단아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대답하던 선배언니의 모습.

이미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해 염려하지 마라.
평상시 보다 조금만 더 싹싹하고 부지런하게 행동하면 된다.
시댁 식구가 아니라 나의 가족이다.
설사 좋지 않은 일이 있어도 가족사인데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필요 없다.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니까.
연애를 할 때도 각기 다른 서로가 시간을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 가듯이, 시댁식구들과도 시간을 가지고 서로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알아가다 보면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선배 언니 덕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음 껏 받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

내가 본 남자친구의 치명적인 매력

개인적으로 전 처음 사람을 마주할 때 먼저 다가서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굉장히 어색해 하고 낯설어 하죠. 하지만 한번 가까워지면 정말 누구랄 것 없이 편안하게 마주하는 스타일입니다.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지 않을수도… 헙;)

먼저 다가가 상대방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어찌 보면 참 쉬운 것 같은데도 참 어렵습니다. 이런 저와는 달리, 남자친구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건네고 인사를 건네는 것에 어색함이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참 부러워하는 점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난 후, 남자친구와 함께 즐겨 먹던 맛있는 음식을 뒤로 한 채 전 맛난 음식 대신 물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운동을 하러 가기 위해 여의도로 향하다가 남자친구가 회사에서 일찍 마쳐 여의도로 온다는 말에 들 뜬 마음으로 남자친구를 기다렸습니다. 남자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어섰습니다. 마시고 싶은 음료수도 잔뜩 즐비해 있었지만 역시, 제 손이 향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생수입니다.

이전엔 크게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그날 따라 유난히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또랑또랑하게 들렸습니다. 편의점에 들어설 때, 나올 때, 고작 생수 하나 사는 데 걸린 시각은 1분 남짓. 그 와중에 밝게 인사하는 남자친구.

"안녕하세요."
"네. 어서 오세요."

"안녕히 계세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오빠 인사 잘하네."
"그럼, 당연하지."

전 솔직히 가게에 들어설 때 먼저 인사하지 않는 편입니다. (친분이 있거나 잘 아는 사이라면 망설임 없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반면에 말이죠) 음, 오히려 가게를 들어설 때 가게 주인이나 점원이 인사를 하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정도이거나 인사를 받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혹은 '수고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게 되죠. (소심한 O형 같으니라고!)

반대로 제가 식당이나 가게에 들어 섰는데, 가게 점원이 인사를 하지 않으면 '난 손님인데, 가게 주인이 인사를 하질 않네. 그럼 나도 인사 안 할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사를 먼저 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이러저러한 경우 상관없이 가게나 편의점, 식당에 들어가면 항상 먼저 밝게 인사를 하고 나올 때도 항상 먼저 인사를 하더군요. 처음엔 별 생각 없이 넘겼었는데 생수 하나 사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1분 남짓의 시간 동안 마저도 들어갈 때 인사하고 결제하고 나오면서 또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왜 그리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옆에서 덩달아 밝게 웃게 되니, 이보다 치명적인 매력이 또 있을까요.  

자연스레 그런 남자친구가 옆에 있으니 저도 어디를 가든 덩달아 밝게 인사하게 되더군요.

어찌 보면 정말 당연한 듯한 그 행동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지어지게 하고 한없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소개팅 자리에서나 만남의 자리에서 긍정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남자 혹은 여자가 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네요.

긍정적인 영향력을 지닌 여자, 음~ 생각할수록 매력적인데요? (혼잣말하기)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남자친구.
 
제가 남자친구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받았듯이 저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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