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내게 각서를 내민 이유

 

책상 정리를 하다 2009년 7월, 남자친구가 제게 준 종이 한 장이 발견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반듯하게 잘 접혀 있어서 가히 '그것'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종이를 펼치는 순간 또렷하게 쓰여져 있는 '각서'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당시의 일이 생각나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남자친구가 제게 건넨 '각서'더군요.

 

3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당시의 각서를 발견하게 될 줄은…

 

"어디 보는 거야?"
"아… 아니."
"왜? 뭔데? 설마 강아지?"
"응. 귀엽지? 너무 예쁘지?"
"강아지 좋아하는구나?"
"응."
"이미 집에 키우고 있지 않아?"
"응. 키우고 있지. 저것 봐. 꼬물꼬물. 귀엽지?"
"아, 난 개 털 알레르기 때문에 개를 별로 안좋아해."
"음... 귀여운데..."
 -.-

 

남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 창 너머로 꼬물꼬물 거리는 강아지에 시선이 뺏겨선 한참을 남자친구와 보고 있었습니다. 아, 정확히는 제가 보고 있었고 남자친구는 기다려 준거죠.

 

동물을 무척 좋아하다 보니 길을 가다 마주치는 동물이라면 늘 시선을 빼앗기곤 했습니다. 길게는 30분 가량 쇼윈도에서 눈을 떼지 못했으니...

 

대학생 때부터 꼭 갖고 싶었던 DSLR. 똑딱이 디카만 사용하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야 DSLR을 구입하고선 신이 나서 늘 소지하고 다니며 이런 저런 사물과 풍경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도 DSLR을 항상 소지하고 나갈 정도였으니 말이죠.

 

"내 말 듣고 있어?"
"응? 아, 미안. 뭐라고 했지?"
"사진 찍는 게 그렇게 좋아?"
"아, 오빠도 같이 찍자. 오빠도 작품 하나 남겨봐."
"...아, 난 사진 찍는 거 별로."
"왜? 사진 찍는거 재미있는데..." -.-

 

함께 데이트를 하다가도 '이거 예쁜데?' 싶으면 카메라부터 꺼내 사진 찍기 바빴습니다.

 

여자친구인 내가 좋아하니, 남자친구도 좋아할거라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아니, 남자친구가 설사 좋아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진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 '확신'의 출처는 어디일까요? -.-

 

당시 4년 가까이 연애를 하며,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도 좋아할거라는 제 멋대로의 '추측'에 '확신'까지 더해졌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종이 한 장을 내밀더군요. 편지인 줄 알고 펼쳤다가 예상치 못한 '각서'라는 글귀 하나에 깜짝 놀랬습니다. 내용은 데이트를 하며, 제가 사진을 찍건, 좋아하는 다른 뭔가에 몰두해 있건 간에 그것에 대해 일체 터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각서를 보는 순간 마음이 '쿵'하더군요.

 

순간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화를 내려다가도 그 동안 공공연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좋아하라고 강요한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연애를 하며, 난 좋아하지만, 상대방은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고 반대로 상대방은 좋아하지만 나는 싫어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만약 남자친구가 '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지 몰라도 난 사진 찍는 거 싫어. 그리고 데이트 하는데 꼭 그렇게 사진을 찍어야 되니?' '넌 옆에 내가 뻔히 있는데도 강아지만 보고 있네. 내가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니?' '넌 왜 너만 생각하니? 내 입장은 생각 안해?' 라는 식으로 말을 건넸다면 싸움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 속 좁은 여자니까요... 쿨럭;)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에 남자친구가 건넨 '각서' 한 장으로 상황은 역전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한 발 양보하겠다고 '각서'를 건넨 남자친구이건만 남자친구의 그 행동 때문에 되려 제가 한 발 물러서게 되더군요.

 

남자친구의 각서 사건 이후론, '애인이니(남자친구니까) 당연히...' 라는 생각을 버리게 된 것 같아요.

 

 

 

+ 덧) '부모니까 당연히...' '선생이니 당연히...' '애인이니 당연히...'

그러고 보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죠?

 

연락 없는 애인에게 대처하는 방법

연락 없는 애인에게 대처하는 방법 - 자존심을 버리고 인내심을 키우자

흔히, 연애를 할 때 자존심은 내려놓아야 하고, 인내심은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음. 지극히 이론적인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자존심 버려라, 인내심을 키워라, 그런 말을 들어도 그리 큰 감흥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를 통해 이번에 절실히 느낀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

 

연락 없는 남자친구에게 - 화 내고 짜증내는 여자친구

 

"아까 왜 전화 안받았어?"
"아, 전화 했었어? 미안. 몰랐네."
"…몰랐다고? 헐!"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샤워하고 있었어."
"아… 샤워?"

 

"왜 전화 빨리 안받아?"
"응. 설거지 하고 있었어."
"뭐? 뭐라고? 설거지? 아…"

 

간단한 카툰 시리즈로 엮어도 두꺼운 책 한 권은 나올 정도로 '전화 왜 안받아?' 시리즈는 끝이 없습니다. 전화를 왜 늦게 받느냐, 전화를 왜 안받았느냐, 전화를 왜 하지 않느냐 등등. 연애초기, 연락 문제로 투덜거리는 저와 반대로 담담하게 왜 전화를 못 받았는지, 왜 빨리 받지 못했는지, 왜 전화를 못했는지 조곤조곤 이야기 하던 남자친구. -.-

 

 

그렇게 연애초기엔 연락 문제로 참 많이 다퉜습니다.

 

사실 다퉜다고 표현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그리 열 낼 일이 아니었음에도 반나절 남짓 연락이 없으면 파르르 열을 내며 전화를 걸어 '왜 전화 안 해?'라고 쏘아 붙이기 일쑤였습니다.

 

연락 없는 여자친구에게 - 서운하다는 남자친구

 

지나간 연애 초기를 되짚어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 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커피숍에서 남자친구가 제 손을 꼭 잡고 한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많이 바쁘지?"
"응. 너무 바빠. 너무 정신없어."
"요즘 네가 너무 바쁘니까, 조심스러워."
"뭐가 조심스러워?"
"바쁘니까 연락도 뜸하고. 많이 보고 싶었어. 나에겐 너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누는 게 유일한 행복인데, 너한테 연락이 뜸하니까 속상하더라고. 누가 내 행복을 앗아간 느낌이랄까?"

 

'요즘 많이 바쁘지?'로 시작한 대화는 자주 연락을 주고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남자친구의 '내 행복을 누군가가 앗아간 느낌이다'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마음이 짠했습니다. 요즘 회사 일에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니 남자친구에게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받아도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연애 초기, '왜 이렇게 연락이 없어?' '왜 전화 빨리 안받아?' 라며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 하던 제 모습과 너무 상반되는 것 같아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왜 웃어?"
"연애 초기에 내가 한 행동이 생각 나서."
"뭐? 어떤 거?"
"난 오빠랑 연락 잘 안되면 짜증 팍 내면서 '왜 연락 안 해?' 이랬었는데."

 

당장 연락 없다고 쏘아대고 몰아 붙이던 제 모습과 상반되게 '연락이 없으니 서운하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남자친구. 

 

연애, '자존심'을 버리고 '인내'를 더하다

 

종종 남자친구가 저보다 '어른'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저보다 위이긴 합니다. 한 살 위니. 저보다 한 살 위 어른이라고 볼 수도. (쿨럭;)

 

전 연락이 뜸한 남자친구에게 '왜 연락이 뜸하냐'고 바로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습니다. 당장 그 이유가 궁금하고, 당장 그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 말이죠. 전화로 화내고, '일 때문에 바쁘다'는 남자친구의 답을 듣고도 '뭐가 그리 바쁘냐'고 되물으며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연락이 뜸한 제게 화가 날 법도 하고,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내색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전화가 아닌,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고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이죠. 남자친구는 저를 만나고 나서도 '연락이 왜 안되냐'고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고 '요즘 많이 바쁘지?'로 대화를 풀어가며 이유를 직접적으로 듣기 보다는 먼저 본인의 감정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사실, 저도 남자친구가 제 손을 잡고 연락이 뜸하니 서운하다. 속상했다. 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저도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고 짜증낸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자존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먼저 연락하는 내가 남자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남자친구는 날 기다리지 않는데 나만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제 자존심이 다칠 까봐 되려 더 화내고 열을 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진짜 속마음은 남자친구처럼 '연락이 잘 안되니 서운해' 였는데 말이죠.

 

요즘도 전 '연애 잘하는 법'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를 배웁니다. 남자친구를 통해서 말이죠.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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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장기간 연애, 권태기 극복 후 그 뒷이야기

장기간 연애, 권태기 극복 후 그 뒷이야기 - 권태기 극복법

"야, 그 정도면 웬만한 부부 못지 않겠다."

 

연애 7년차,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설레는 우리 커플. 일단, 연애 7년이라고 하면 상대방은 그 기간에 놀라고, 아직 결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제가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을 부양하고 있으며, 이제 막 졸업한 어린 동생의 학자금대출과 이런 저런 제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해 주면 그제서야 '아~' 하곤 고개를 끄덕이곤 합니다. 제가 배알도 없는 뻔뻔녀('내게 기대하지 마라. 난 몸뚱이만 간다.') 였다면 제 상황과 무관하게 결혼하자는 남자친구의 제안을 냉큼 받아 들였을지도 모릅니다.

 

뭐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으니 다시 중심 잡고.

 

정말 남들의 '결혼한 부부 못지 않겠다'는 말처럼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오래 봐 오다 보니 권태기를 넘어 서로에게 질릴 법도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일부 공감은 합니다. 이제는 정말 가족처럼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실제 연애 2년~3년 좀 넘어갈 무렵, 권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후배가 묻더라고요. 권태기를 한 번 겪고 나서 다시는 또 오지 않을 것 같던 권태기가 또 온다고. 그래서 오늘은 '권태기 극복' 그 후 두번째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권태기 그 후, 서로를 격려하는 방법이 바뀌다

 

남자친구와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났던 연애 초기와 달리, 서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1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있어요. 현실적으로 '돈'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다 보니 서로 무척이나 바빠졌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하트만 연발하던 연애 초기와 달리 지금은 서로의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전 또 회사생활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남자친구에게 토로하곤 하는데요.

 

연애 초반만 하더라도 제가 징징 거리면 남자친구가 올 수 없는 상황엔 전화로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하고 깜짝 선물을 안겨주거나 뜻밖의 꽃배달을 해준다거나 하며 위로를 해 주곤 했습니다. (징징 거리면 선물이 생기네? -.- 음;;;)

 

그런데 이조차 권태기를 맞이하면 저를 위해 행동하는 남자친구의 행동 조차 그리 멋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남자친구도 이전과 달리 작은 선물에도 큰 감흥이 없는 저를 더 이상 챙겨주고 싶어지지 않는거죠. 권태기란 놈이 그렇습니다... ㅠ_ㅠ

 

권태기를 이겨내고 그 후,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 씩씩 거리는 저를 위해 남자친구가 종종 선물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징징 거리면 선물이 생기는 건 똑같군요? -.-) 바로 '로또'입니다. 한 방을 노리고 로또를 한다기 보다 '1주일 동안 수고 했어!' '또 1주일간 힘내자!' 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1등이라도 당첨될 것처럼 서로 머리를 굴려 가며 복권을 한 장씩 나란히 가지고선 '1등에 당첨되면 뭘 할까?' 부터 시작해 달달한 상상을 시작 합니다.

 

네가 1등에 당첨되면, 내가 1등에 당첨되면… 그렇게 행운을 나눠 갖고, 꿈을 공유합니다.

 

 

권태기 이전에는 상대방의 호불호와 무관하게 내가 바라는 것을 해주는 경향이 컸는데 권태기 이후에는 어떤 상황에서건 함께 하는 것에 더 관심을 쏟게 되는 것 같네요. 만날 때 함께 로또를 하라- 는게 요지가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서로가 함께 좋아할만한 뭔가를 나누면 좋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

 

권태기 그 후, 익숙한 데이트의 레파토리를 바꾸다

 

"언니,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면 주로 뭐해?"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뭐..."
"그치? 다 똑같구나. 너무 재미없어."

 

후배가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면 주로 뭘하냐고 묻더니 다들 비슷하게 하는구나- 하더니 너무 익숙한 데이트라 재미가 없다고 하더군요. 사실 질문에 대한 답을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라고 표현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또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밥을 먹어도 남자친구나 제가 돌아가며 도시락을 싸오기도 하고, 영화를 보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주사위를 돌려 랜덤 영화를 보기도 하고 차를 마셔도 단순히 차 마시고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편지를 써주기도 하니 말이죠.

 

그럼 또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편지도 한두번이지.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서로에게 써 주는 편지도 언제부턴가 늘 같은 레파토리 아닌가.

 

'우리가 만난지 어언... '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해 온...'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론은 늘 '사랑해...'

 

연인 사이, 감정적으로 기분이 상하고 관계가 나빠졌을 땐 편지를 쓰라고들 많이 권유하는데요. 사실 권태기가 올 정도의 장기간 연애로 접어들고 나면 아무리 휘황찬란하고 멋진 문구의 편지를 받아도 큰 감흥이 없어집니다. -.-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랄까)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에겐 편지가 말보다 큰 감동을 주지만, 오히려 권태기를 넘어서 장기간 연애를 하는 커플에겐 편지보다 진심어린 말이 더 큰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연애 초반엔 편지가 깜짝 선물이거나 예상치 못한 이벤트성 선물이었다면, 지금의 연애 편지는 데이트 코스 중의 하나 같아요.

 

얼마 전, 빼빼로데이에 남자친구와 저는 연례행사처럼 편지지를 사기 위해 문구점을 들렀습니다.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일명, '무슨 데이'마다 우리 커플은 서로에게 편지를 써줍니다. 이번엔 서로가 서로의 입장이 되어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선물했어요.

 

매해 편지를 서로에게 써주다 보니 이제 어떻게 써야 할지도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요. 전 제가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남자친구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남자친구는 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제 자신에게 편지를 써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편지'를 언급했는데요. 사실, 권태기인 커플을 보면 공통점이 늘 익숙한 만남, 익숙한 데이트 코스. 지겹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요.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또 똑같은 코스로 데이트를 해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작은 변화를 주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태기 그 후, 솔직한 애정 표현은 하면 할 수록 좋다

 

권태기를 한 번 겪는다고 해서 다시 또 오지 않는다는 법은 없습니다. 언제든지 찾아 올 수 있죠. 권태기를 겪고 나면 대부분 왠지 모를 어색함에 쭈뼛거리고 애정표현이나 스킨쉽에 있어서도 소심해 집니다.

 

권태기 전과 그 후, 또 다시 권태기라는 녀석에게 놀림 받지 않기 위해 데이트 코스에 작은 변화를 주기도 하고 서로의 스타일에서 변화를 주기도 하는데요. 다른 모든 것이 변해도 권태기 전이나 그 후에도 변함 없이 똑같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서로에 대한 마음과 솔직한 애정 표현입니다. 솔직한 애정표현은 연애 초기 못지 않은 애틋한 감정을 콸콸 샘솟게 만듭니다. 사실, 아무리 권태기라 하더라도 애정 가득 담긴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정말 단순한 건데요.

 

여자친구가 예뻐 보일 때 속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며 삭히지 말고, 입 밖으로 '예쁘다'고 한 마디 하면서 하는 김에 가벼운 스킨십으로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고요.

남자친구가 멋져 보일 때 속으로 '멋지다'고 생각하지 말고, 입 밖으로 '멋지다'고 한마디 해 주고 하는 김에 손가락까지 치켜 올리며 '멋져 멋져' 연발해 주고요.

 

남들이 보기엔 '어우, 닭살!'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선 얼마든지 많이 하면 많이 할 수록 좋은 것이 솔직한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권태기는 한 번 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권태기를 이겨내는 건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이겨낼 수 있어요. 함께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더 많이 사랑하자고요. :)

 

연애초기와 다른 남친, 긴장감 주기? 긴장감도 긴장감 나름!

연애 초기엔 마냥 서로의 눈빛 하나에 취해 그저 함께 보내는 그 시간이 황홀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연애 초기의 설렘이나 두근거림보다는 편안함과 서로를 향한 믿음이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고 '상대가 날 편안하게 생각한다' 는 이유로 '긴장감을 주고 싶다'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권태기인 것 같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하더군요.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지만 말이죠. ^^ 

연애 초기의 설렘이 줄어드는 시점은 언젠가 오기 마련

연애 초기, 손만 살짝 스쳐 지나가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 그저 흐뭇하기만 했던 그 때의 감정도 빨리 오는 이들에겐 1년, 혹은 2년,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러한 마음은 자연히 이전에 비해 줄어 들기 마련입니다. 연애초기의 긴장감이 서로를 향한 편안함으로 바뀌기 시작하죠. 자연스레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욱 단단해 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편해지는게 나쁘기만 한걸까?

1년 정도 사귄 친구가 연애 초기와 다른 남자친구를 둔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이 남자는 안 변할 줄 알았는데! 연애 초기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또 속았어!"
"무슨 말이야?"
"매일 매일 데려다 주고 늘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하루라도 못 보면 무슨 큰 일 나는 것처럼 문자도 늘 먼저 해 주곤 했었는데 1년이 다 되어 가니 이젠 예전 같지가 않네. 휴."
"음…"
"뭔가 연애 초기처럼 날 대하지 않는 것 같아. 어떡하지? 난 언제든 널 떠날 수 있으니 긴장 좀 하라고 까놓고 말할 수도 없고. 나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있나 봐. 진짜 까놓고 말할까? 긴장 좀 하라고!"

이 이야기를 듣고 순간 '헉!' 했습니다. 연애 초기와 다른 남자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난 언제든 널 떠날 수 있는 여자야! 너 나한테 잘해!' 라는 생각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위험한 생각인지 이 친구는 모르는 듯 했습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면 '엔조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연애 초기의 설렘과 긴장감은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사그라 드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그 감정을 두고 상대에게 지속적인 긴장감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연애 초기처럼 지속적으로 설렘을 요구하는 건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분명 서로 좋아서 연애를 하고 있는 사이임에도 '야, 너 나한테 잘해라. 안 그럼 나 뒤도 안보고 깔끔하게 널 떠날 테니.' 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그 사람과 오랫동안 연애 하고 싶을까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긴장해야 하는 순간이 한 두 번 찾아 오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팍팍하고 긴장감의 연속인데 연애 조차 마음 편히 못하고 눈치 보고 긴장하며 해야 하는 걸까요? -_-?

제가 만약 그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는 이성과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그래. 넌 언제든 날 떠날 수 있는 사람이지. 그러니 난 너와 적당히 즐기다가 정말 나와 평생 함께 할 사람이 나타나면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갈 거야.' 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연애를 결혼을 위한 하나의 연장선으로 보지 않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다 할 연인은 없을 겁니다.

뭐가 아쉬워서 '난 언제든 널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 믿음을 주며 정성을 쏟을까요?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연애를 위한 연애는 결국 언젠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긴 채 끝나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긴장감을 주는 것도 긴장감 주는 방법 나름 

장기간 연애에 접어들면서 너무 편해진 연인 사이. 서로를 더 믿을 수 있는, 진짜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지 못하고 연애 초기의 긴장감과 설렘만을 쫓다가 결국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특히, 이 친구가 가지는 생각처럼 '난 너 없어도 잘 살아!' 와 같은 류의 긴장감을 주는 여자(남자)라면 어느 누구도 이 사람과의 미래를 꿈꾸지 않겠죠. 엔조이처럼 서로에게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긴장감을 주더라도 이런 류의 긴장감이 아닌 다른 류의 긴장감을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긴장감을 주고 싶다면 "난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여자(남자)야! 있을 때 잘해!" 와 같은 긴장감을 주기 보다는. 

"내 여자친구지만 누가 봐도 정말 매력적인 여자다" 
"과연 어느 누가 날 이렇게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을까?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상대방이 갖도록 해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듯 합니다. 변한 상대방을 향해 상대가 이전과 같지 않다며, 변했다고 답답해 하기 이전에 자신을 가꾸고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상대방에게 어필하면서 정말 진심을 다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더 알콩달콩한 멋진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년째 연애중"


장기간 연애에 접어들면서 너무 편해진 연인 사이. 서로를 더 믿을 수 있는, 진짜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지 못하고 연애 초기의 긴장감과 설렘만을 쫓다가 결국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연애 초기의 두근거림과 설렘만을 기대하다 보면 언제나 그 연애는 짧게 끝나기 마련입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또 다른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믿음이 깊어지는 사랑도 꿈꿔 볼만 하지 않을까요? :)

연인 사이, 얼마나 자주 만나야 할까?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주위 지인을 통해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5년 연애라… 지겹지 않냐?"

그럼 오히려 제가 역으로 물어보곤 합니다. "5년 이상 연애 하면 지겨워요? 왜요?" 라고 말이죠. 그리고 또 자주 받는 질문이 "어제 봤는데 오늘 또 봐?" 라는 질문입니다.

거의 매일 같이 만나는 우리 커플.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땐, "하루하루 만나는 게 고욕이겠다. 데이트 비용은 또 남자친구가 다 부담하는 거 아니냐? 남자친구 허리 휘겠다. 그렇게 매일 만나면 권태기 더 빨리 온다더라." 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해 주죠. (그건 네 생각이고!) 

문제는 "어제 보고, 오늘 보고 그럼 거의 매일 같이 보는 거네? 지겹겠다." 로 결론 지을 것이 아니라, 오늘 만나고 내일 만나더라도 함께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어떻게 보냈느냐는 것입니다.

우린 거의 매일 같이 만나는 커플, BUT 30분!

"남자친구와 얼마나 자주 만나?" 라고 누군가가 물으면 "거의 이틀에 한번 정도 만나요." 라고 대답하죠. 반면에 "남자친구와 주로 언제 데이트 해?" 라고 물으면 "주말에 데이트를 해요." 라고 대답을 합니다.

남자친구와 전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자주 보는 편이지만 막상 남자친구와 주중에 함께 보내는 시간은 30분 내외 인 듯 합니다. 그것도 집으로 가는 지하철 환승구간에서 잠깐 내려서 말이죠. 늘 짧은 만남으로 인해 아쉬워하며 헤어지지만 '우리에겐 주말이 있어!' 라며 '이번 주말엔 뭐할까? 어딜 가 볼까? 이번에 영화 개봉한 게 뭐 있지?' 라는 대화를 주고 받곤 합니다.

나름 진짜 데이트는 토요일인데, 주중에 잠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환승 구간에서 만나는 거죠. 진짜 데이트(토요일)를 위해 애피타이저 정도의 입맛을 돋우는 맛보기를 한다고나 할까요? (제가 써놓고 표현 참 적절하다며 박수치고 있습니다 -_-;; 쩝.)

짧다면 짧은 30분인데, 그 사이 저희 커플이 하는 것은 굉장히 많습니다. 주말에 뭘 할지 데이트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시 무슨 고민은 없는지, 심지어 배고프지 않냐며 지하철 내에 있는 자판기를 이용해 음료수나 간식을 사먹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하루 데이트 비용 천원에서 이천원 사이. +_+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 그 허기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멀리서 빼빼로를 흔들고 서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면 흡사 구세주와 같습니다.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좀 전까지만 해도 없던 다리 힘이 솟아나 달려가곤 합니다.
종종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제가 토라지는 것 같으면 그새
"흐응- 빼빼로 먹기 싫구나?"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를 가장 무서워합니다. (전 먹을 것에 약합니다. 퍽;)

때로는 빼빼로, 때로는 바나나우유, 때로는 씨리얼, 때로는 바나나. 편의점에서 천원 내어 사 먹을 수 있는 것임에도 남자친구가 건네주면 그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저녁을 먹지 않고 바로 운동을 가는 저를 위한 남자친구의 특별식이기도 하죠.  
남들이 봤을 땐, "고작 천원짜리 간식 하나에 왜 그리 벌벌 거리느냐? 네가 네 돈 주고 사 먹으면 되잖아." 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지만 이게 제 나름의 남자친구를 향한 애교라고 하면 믿으실지 모르겠네요. 

얼마나 자주 만나는 게 좋은 걸까?

물론, 연애 초기에는 주말 데이트는 물론이며 주중에도 퇴근 후, 4시간 이상씩을 함께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럼, 왜 매일 데이트를 하면서도 30분 데이트로 정한 걸까요? 정확히는 30분으로 딱 정해서 만나는게 아닙니다. 서로 적당히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전 운동을 하러 가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남자친구는 스터디 가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주중 데이트는 30분으로 맞춰 지더군요.

남자친구를 알기 전부터,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기 전부터 전 매일 매일 꾸준히 수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5년 이상을 꾸준히 수영을 해 왔고 출근 전, 새벽에 수영을 하러 가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회사를 마치고 나서라도 꼭 챙겨 나가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서로가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고 저 또한 그 의견에 공감하며 그렇게 좋아하던 수영을 포기하고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는 시간에 좀 더 할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남자친구를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 초기에는 상당히 즐겁고 애틋하고 좋기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상당 부분(취미)을 포기했다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고, 남자친구 또한 막상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퇴근 후,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처럼 데이트 또한 하나의 업무가 된 것 마냥 몰려 오는 피곤함을 느끼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와 아무리 색다른 데이트 코스를 구상한다 해도 자연스레 반복되는 데이트 코스의 한계, 퇴근 후, 몰려오는 피곤함으로 인해 서로의 관계를 되려 힘겹게 만들더군요. 

자주 만나면 금전적인 문제와 피곤함으로 인해 다투게 되었고, 또 자주 만나지 않으면 왠지 모를 거리감이 생겨 서로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 과도기를 거쳐 지금의 평일 지하철 데이트를 즐기고 좀 더 이해하는 관계를 쌓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전 퇴근 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자친구와 얼굴 도장을 찍고 운동을 하러 갑니다. 헬스와 GX를 등록해 제가 좋아하는 최신 유행곡에 맞춰 댄스를 배우기도 하고 헬스를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있답니다. 
남자친구 또한 저와 30분 가량의 짧은 지하철 데이트를 한 후, 업무 관련 전공 스터디 활동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설사 데이트를 하기로 한 토요일에 다른 일이 있어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싸울 소지가 전혀 없죠. 토요일만 날이 아니니 말이죠.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싸울 이유도, 자주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싸울 이유도, 데이트 비용으로 싸울 이유도 없어진거죠. 자주 만나지만 데이트 비용은 줄어 들었고, 오히려 30분 남짓의 애틋한 만남으로 오히려 서로 토요일만 기다리며 더 보고 싶어 안달이니 말입니다.

"저 커플은 매일 같이 만나고, 매일 같이 연락해. 그런데 또 저 커플은 주중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한데다 연락도 뜸해. 그런데도 사이가 좋네? 도대체 하루에 몇 번 정도 연락하고 얼마나 자주 만나는게 정답일까?"

다른 커플을 통해 정답을 얻으려 하지 마세요. (저희 커플을 통해서도 정답을 얻으려 하지 마세요. 어디까지나 참고만!)
가장 좋은 정답이 바로 옆에 있잖아요.

"난 자주 만나는게 좋아. 자주 만나지 않으면 왠지 눈에서 멀어지면서 자연스레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것만 같거든. 근데, 남자친구는 주중에 한 번. 아님, 2주에 한 번 만나길 바래. 날 별로 좋아하지 않나 봐. 이해가 안돼."
"이야기는 해 봤어?"
"뭘? 이걸 말하라구? 아, 자존심 상하게... 자주 만나자고 여자인 내가 어떻게 말해?"
"자주 만나자고 이야기를 하라는게 아니라 이유를 들어 보라구. 난 나중에야 알았어. 왜 남자친구가 자주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 했는지. 데이트 비용이 문제일 수도 있고, 주중 퇴근 후 데이트가 힘겨워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남자친구(여자친구)와 함께 대화를 통해 조율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우리 커플 또한 다른 커플을 통해 정답을 찾으려 했지만, 역시 제일 좋은 정답은 서로의 관계를 힘들게 하는 부분을 터넣고 이야기 하고 조율하는 것이 최고이더군요. :)

+덧) 오늘도 전 퇴근 후 남자친구와 얼굴 도장 찍은 후, 마돈나 춤을 배우러 갑니다. 마돈나~돈나~ :)

"혹시 권태기?" 우리 커플의 권태기 극복법


연애를 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시점, 분명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아무 문제 없이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롭다'는 기분을 씻을 수 없었습니다. 연애 초기와 너무나도 달랐던 제 마음. 분명 연애 초기처럼 함께 손을 잡고 나란히 거닐고 있음에도 자꾸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제 모습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권태기라는 건가… 라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제 손을 잡고 있는 남자친구만 바로 보았던 저의 눈은 어느 순간 다른 커플에게로 향해 있고, 다른 커플의 여자는 어떤지, 남자는 어떤지, 어떻게 데이트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보고 듣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이래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질러 보자 싶어 남자친구에게 뜬금없이 권태기라고 내뱉었습니다.

 

"오빠, 나 권태기인가봐."
"응? 권태기가 뭐야?"
"…"

 

권태기임을 이야기 하는 와중에 권태기가 뭐냐고 되려 물어보던 남자친구.

 

'헉! 뭐? 권태기가 뭐냐구?' +_+;;;;

 

보통 권태기라는 표현을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는 시기를 일컫는 말인데, 요즘은 연인 사이에 서로에게 지루함을 느끼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죠.

 

"아니. 그니깐, 뭔가 예전 같지가 않아."
"뭐가? 네가? 아님, 내가?"
"나도, 오빠도, 둘 다…"
"에이, 아니야. 난 그대로인 걸?"

 

연애 초기의 파릇파릇, 애틋했던 감정이 사그라 들면서 좀처럼 수습불가의 상태에 놓여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권태기라는 저의 말에 그저 실실 웃으며 아니라고, 곧 괜찮아 질 거라는 남자친구의 모습마저 당시엔 너무나 미워 보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만나자'

 

권태기라고 제 마음대로 못박아 놓고서는 당분간 만나는 것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에 남자친구를 멀리 했습니다.
권태기인 것 같으니 당분간 서로 연락을 자제하자, 만나는 것을 자제하자, 라고 이야기 하는 저를 보고, 만나서 싸우건 헤어지건 지지고 볶건 간에 일단 만나자는 남자친구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현명한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그대로 '그래. 너가 그렇다고 하니 그럼 당분간 만나지 말자' 라고 남자친구 마저 뒤돌아 서 버렸다면 그대로 영원히 서로에게 뒤돌아 있었을지도 모르죠. 

 

잡아 먹을 듯 싸우기

 

'헉! 잡아 먹을 듯 싸워?' 라고 놀랄지도 모르지만 정말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듯 싸웠습니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며 그렇게 피 터지게 싸운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말이죠.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힘겹게 나간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처음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남자친구의 조그만 빈틈을 하나 잡고서는 놓질 않았습니다.


 

 

정말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만나기 싫어. 오히려 친구들 만나는게 더 재밌어. 지루해.' 라는 말로 남자친구에게 상처주는 말만 내뱉었습니다.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내가 모질게 굴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만나서 솔직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 때, 권태기라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혼자 속앓이 하고 담아 두다가 저 혼자 '빵' 터져서 말 없이 '획' 돌아서 버렸다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친구의 정성스러운 편지 한 통

 

이전 같지 않다며 남자친구에게 엄포를 놓고서는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만나서 초반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으르렁 거리며 서로의 골만 더 깊어지는 것 같던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넨 편지 한 통.

마치 만나면 이렇게 싸우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한참을 다투다 뒤늦게서야 건네는 남자친구의 편지는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고마워. 권태기라고 이야기 해줘서. 어떻게 하면 너가 기분이 풀릴지 모르겠어. 어쩌면, 정말 너가 말한 것처럼 내가 변한 건지도 몰라. 이건 집으로 돌아가서 읽어봐."

이게 뭐냐며 남자친구의 편지를 받아 들고서도 좀처럼 '씩씩' 거리는 제 기분이 풀리지 않아 들은 척 만 척 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 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와 달리, 글쓰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남자친구. 삐뚤 빼뚤 너무나도 서툴게 써 내려간 남자친구의 편지.
흡사 대학생 때 레포트를 쓰더라도 이렇게 정성껏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3장 가량의 남자친구의 편지를 보고 있자니 절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 이런 남자친구를 두고 내가 왜 망설이는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서로의 어릴 적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너 어렸을 때 뭐하고 놀았어?"

"제일 행복했던 때가 언제야?"

남자친구의 편지로 서로 간의 좋지 않은 상황이 누그러드는 듯 했으나 왠지 모를 어색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네는 어릴 적 이야기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며 펼쳐 나가다 보니 그간 보지 못했던 서로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 맞다. 그 때 기억나?"


 

그렇게 어렸을 적의 이야기를 서로가 주고 받고서는 함께 연애 하며 있었던 한 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어릴적 이야기와 함께 처음 만났을 때, 연애를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조금씩 서로 앞으로 노력하며 예쁜 사랑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남자친구가 먼저 데이트 할 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괜찮은 곳을 알아냈다며 커플 케잌을 함께 만들자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데이트 코스로 이끌어 준 것도 새롭기도 했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2년 간 서로의 눈치 보기와 밀고 당기기의 종지부를 찍는 듯 한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그 시점부터 남자친구도 저도 더 솔직하게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계기가 된 듯 합니다. 권태기를 겪고 나서는 또 다시 언제 그런 권태기가 있었냐는 듯 알콩 달콩 사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권태기가 뭐야? 우린 그런 거 없어!' 라고 이야기 했던 저희 커플 또한 다른 커플과 다를 바 없이 권태기를 겪었고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를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나름대로, 전 제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서로 좀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 보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저희 커플의 경우는 오히려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이별에 더 가까워지는 듯 했습니다.  

아마 연인마다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연애관도 다르 듯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일관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권태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이별에 보다 가까워지고, 권태기를 이겨내면 보다 더 크고 단단한 사랑이 된다는 것 입니다.

권태기, 이깟 '태기' 따위에 지금껏 쌓아온 우리의 사랑이 질 순 없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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