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으면서 튕기긴?!" 그녀의 튕김VS거절

"바보! 튕기는 게 아니라 네가 싫은 거야!" 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싶어지는 상황을 종종 보곤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마주하는 사람관계. 업무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대학생활을 하며 선후배 관계로 만나기도 합니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상대가 싫어도 마주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기에 만나는 상황이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종종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이 상처 입을까 걱정이 되거나 그 관계가 어긋날까 염려가 되어 단도직입적으로 '싫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고 여러 번의 '거절'로 표현하는 것임에도 그것을 두고, '좋으면서 튕기는 것 봐!' 라는 말을 다른 이를 통해 듣곤 할 때마다 '아차!' 싶기도 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생각의 차이나 행동을 함에 있어 차이가 있는 건가?' 하는 상황을 한번쯤은 겪어 봤을 법 한데요.

우리 언제 만날까? … 다음에

친구들을 만나기로 약속을 하게 되면 늘 제일 먼저 남자친구에게 넌지시 언급을 해 주곤 합니다. 

"오빠, 나 다음주 토요일에 친구들이랑 쇼핑하기로 했어." 

뜬금없이 '다음주 토요일, 친구들과의 약속'을 왜 남자친구에게 말하냐구요? 남자친구와 데이트 약속이 잡힐지도 모르고, 남자친구가 데이트 계획을 짜고 있을지도 모르니 먼저 알려주는 거죠.

"다음주 토요일에 뭐해? 우리 영화 보러 갈까?" 라고 먼저 묻는 남자친구에게 "아, 정말 미안. 친구들과 약속 있는데..." 와 같은 상황을 만들기 싫어서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연인 사이에는 서로의 일정을 미리 공유하기도 하며 최대한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배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와는 정 반대로 연인 사이도 아니고, 정말 관심도 없다면 상대가 어떠한 제안을 하건, 어떠한 약속을 하건 간에 '없던' 약속도 만들어 내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오늘 뭐해? 오늘 언제 끝나? 만날까?"
"아, 미안. 나 오늘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어서."
"아, 그럼 언제 시간 돼?"
"아마 이번 주에는 계속 바쁠 것 같은데, 어쩌지? 다음에 봐야겠네."
"음. 그래. 요즘 많이 바쁜가 보구나? 다음에 보자."

100이면 100.

다음을 기약하며 미안하다고 하는 그녀의 속마음엔 이미 '제발. 어서 눈치 채렴. 너랑은 사적으로, 1:1로 만나고 싶지 않아.' 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평소 잘 웃는 그녀, 단둘이 있을 땐 통 웃질 않는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 굳이 그녀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고자 번번이 그녀의 앞, 뒤, 옆자리를 차지하려는 남자. 이미 그녀의 이마에 떡하니 '싫어!' 라고 쓰여져 있는데도 말입니다.

"저것 봐. 웃기지?"
"응? 아…네."

평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맞장구도 잘 치고 잘 웃어 주는 여자임에도 좀처럼 웃지 않는 여자. 또 그 상황에서 눈치 없이 묻습니다.

"왜? 오늘 컨디션이 안좋아? 어디 아파?"
"아, 네. 좀 그렇네요."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아무리 웃기지 않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맞장구 치며 꺄르르 웃기 마련. 마음에 없으니 당연히 웃어야 할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 것 역시 당연지사.

그런 모습을 보고 단순히 그녀가 오늘 기분이 별로인가보다- 혹은 그녀가 어디 아픈가보다- 로 단언하는 그 남자. 그녀의 표정이, 그녀의 행동이 '전 당신에게 관심 없어요!'를 넌지시 드러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왜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하지 못하는걸까? 
"괜찮은 여자 없어?"
"괜찮은 여자요?"
"괜찮은 여자 좀 소개 좀 시켜줘."

소개팅을 시켜 달라는 것도 한 두번이어야 말이죠. 만날 때 마다 소개팅시켜 달라고 조르고 괜찮은 여자 없냐며 전화를 걸어 되묻는 남자. 이 남자를 제외한 주위 여자, 남자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저 남자, 저 여자에게 마음이 있구나. 소개팅 핑계 삼아 계속 만나자고 조르는구나.'

술 한잔 거하게 들이키며 계속적인 은근슬쩍 스킨십과 함께 "왜 나 좋다는 여자가 없는 걸까? 내가 별로인가?" 라는 말을 연거푸 내뱉으며 "아니에요. 오빠도 괜찮은 남자에요." 라는 동정어린 대답을 듣길 원하는 이 남자.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여자의 속마음은 이 남자에게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데 말이죠. 마지못해 "괜찮은 사람 생기면 꼭 소개팅 시켜 드릴게요." 라며 어색한 미소를 날려 보지만 "꼭 시켜줘야 돼. 안그럼 네가 나 책임지는거다!" 라며 터무니 없는 말을 내뱉는 이 남자.  

그야말로 '헐'이죠! -_-; 누가 누굴 책임져?! 
남자건, 여자건 정말 좋아서 살짝 튕기는 것과 싫어서 거절 하는 것을 구분 할 수 있어야 할 듯 합니다.

튕김일까, 거절일까?

특히, 여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지속적인 사람간의 관계 때문에 특히, 직장 내, 학교 내, 어떠한 소모임 내 '관계' 때문에 단호히 '싫어요' 라 거절하지 못하고 여러 번의 '거절'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가 왜 그렇게 우유부단해? 라는 시각으로 볼 문제가 아니죠.

남자 입장에서는 이를 진짜 '거절'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튕김'이라 확신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야, 생각을 해봐. 걔가 날 싫어하면 단도직입적으로 싫다고 말했겠지. 이렇게 우유부단하게 행동하겠냐? 튕기는 거야. 내가 딱 보면 알지. 튕기는 거."

물론, 그럼 정말 여자가 싫어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거절'을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도 보곤 합니다. 다시는 보지 않을 관계라면 정말 재빨리 정리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사람간의 관계나 주위 시선에 민감한 여자들의 경우, 단도직입적인 거절을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 대리가 자꾸 시간 되냐고 같이 영화보자고 하는데 지금 계속 다른 약속 있다고 거절만 하고 있어. 남자친구 생겼다고 거짓말이라도 해야 되는 걸까? 답답해. 정말. 꼭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야 아는 걸까?"

때론 정말 인정하기 싫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 상황을 재빨리 캐치하고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녀는 당신을 향해 튕기고 있는 건가요? 거절을 하고 있는건가요?

거절하는 여자 VS 거절 못하는 여자

거절하는 여자와 거절 못하는 여자, 이전 블로거 모임 자리에서 러브드웹님의 이 표현에 모두가 박수를 친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딱 맞아 떨어지는 표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개인적으로 러브드웹님이 연애블로거로 전향해도 잘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며)
매번 소개팅을 해도 좀처럼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는 한 친구의 말에 다시금 이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어떠한 요구 사항에 대해 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거절할 수 있는 여자와 좀처럼 자신의 견해를 소신껏 밝히지 못하고 거절 못하는 여자 말이죠. 
"소개팅은 매번 다른 여자와 하는데 어찌된 게 매번 대답은 한결 같아. 내가 뭐 먹고 싶냐고 물어도 '아, 저 뭐든 다 잘 먹어요' 여기 괜찮냐고 물어도 괜찮다, 저기 괜찮냐고 물어도 괜찮다, 이 날 만나도 되느냐 물어도 괜찮다, 저 날 괜찮냐고 물어도 괜찮다. 이러면 안 되는데 거절 못하고 그저 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모습에서 금새 질리는 것 같아."
"음"
"넌 남자친구와 만나면서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분명하게 말하는 타입이잖아. 나도 좀 그런 여자 만나고 싶어. 내가 이야기 하면 무조건 좋다고 하지 말고."
"그래서 넌 지금 거절하는 여자 찾는 거?"
"어?! 그건 가봐. 뭔가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말 할 수 있는 사람. 싫으면 싫다고 아니면 아니라고 거절 할 수 있는 여자."
"극단적으로 제일 빠른 방법은, 널 사랑하지 않는 여자 만나면 되겠다."
"뭐?"
"내가 너한테 딱 잘라 거절할 할 수 있는 건, 나에겐 남자친구가 있는데다 내가 널 이성으로 느끼지 않아서이기 때문이고, 소개팅 그녀들이 널 딱 잘라 쉽게 거절 할 수 없는 건 그만큼 널 이성으로 느끼고 호감을 갖고 어느 정도 설레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너한테 관심도 없고 싫으면 네가 아무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도 모두 다 거절할 걸."

소개팅을 여러 번 하면서도 번번히 상대 여자에 대해 '별로' 라고 일관하던 남자 동기가 하소연 하듯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 설레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남자친구들을 만날 때면 거절하고 거절 못하는 것으로 그 여자를 단정지어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여자가 '뭐든지 OK'라고 이야기 한다고 하여 상대 여자를 쉽게,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는 거죠. 여자 심리 자체가 평소 호불호를 분명히 하는 여자라 할지라도 호감을 가지는 상대 남자 앞에서는 자연스레 열 마디의 말 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한 번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지니 말입니다.
반대로 여자친구들을 만날 때면 늘 하는 이야기가 이런 상황이건 저런 상황이건 호불호를 분명히 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앞서 포스팅 한 여우처럼 똑똑하게 연애하는 방법에도 언급했지만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 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독심술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당시 함께 본 영화가 '30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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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비쥬얼을 자랑하던 영화 300이라 할지라도...

당시 남자친구가 저에게 영화 어떤 장르를 좋아하냐는 말에 '어느 장르나 잘 봐요-' 라고 이야기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솔직히 워낙 갑작스러운 남자친구의 데이트 신청이었던지 라 명확하게 생각 나지 않습니다. 그저 두근거렸던 제 심장소리만 기억납니다) 그리곤 남자친구가 영화 '300'을 예매했더군요.

당시 상영시간 116분이 제겐 상당히 지루하고 지루했습니다. 몸짱이 한 둘도 아니고, 여러 명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좀처럼 집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여자친구들끼리 봤다면 "꺅!" 거리며 화려한 비쥬얼을 만끽하며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말이죠.

영화 300
오히려 영화보다 간혹 야한 장면이 나오면 제 눈을 가려 주는 남자친구의 손에 오히려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몸을 보며 '멋있다!'를 외치기 보다 제 눈을 가려주는 남자친구의 손에 '멋있다!'를 외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제 눈에 콩깍지가 씌어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벗겨지지 않은 건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남자친구의 손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재미있었냐는 남자친구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재미있었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재미를 느낄 새도 없이, 줄거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영화인데 말이죠. 막상 보고 싶었던 야한 장면은 남자친구가 손으로 가려주는 바람에 보지도 못했… 응?) 지금은 어떤 영화 보고 싶냐는 남자친구의 말에 "공포 영화나 징징 우는 영화는 싫어." 라고 분명히 제 생각을 전달하고 제가 보고픈 영화는 이것, 이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말이죠.
그럼 전, 처음엔 거절 못하는 여자였고, 지금은 거절하는 여자가 된 걸까요? +_+ 응???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고 거절할 수 있는 여자'를 찾는다는 그 친구의 말에 제가 냉소적으로 대답한 이유는 단순히 첫 소개팅 자리에서의 그녀의 모습이 전부인냥 판단해 버린 태도 때문입니다. 오히려 첫 소개팅 이후, 재차 그녀를 만나며 그녀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난 후 그렇게 이야기 했더라면 또 달랐겠지만 말이죠.

거절하는 여자 VS 거절 못하는 여자, 처음부터 그 여자가 거절하는 여자였고, 거절 못하는 여자인 것이 아니라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어떠한 상황이냐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혹시, 첫 만남의 자리에서 그녀, 혹은 그의 모습을 전부인냥 판단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