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1. Home
  2. 지금은 연애중
  3.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 댓글개 · 버섯공주


"누나 같은 사람 만나면 좋겠어."
"나 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속물 아닌 사람."
"속물 기준이 뭔데?"

 

저보다 다섯 살이나 아래인 남자 후배가 뜬금없이 '누나 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는 말에 의아해 하며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속물녀는?


외모를 기준으로 나 같은 사람이라고 한 것은 아닐 테고 -_-;; (쿨럭;) 이야기를 들어 보니 '돈을 밝히지 않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더군요.

 

"바보. 나도 돈 좋아하거든? 나도 돈 밝혀!"
 

내가 속물녀야?


직장생활을 하며 월급날만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엄연히 저도 돈을 좋아하고 돈을 밝히는 여자입니다. 적금, 예금, 펀드... 돈과 관련된 정보라면 눈과 귀를 활짝 열곤 하는데 말이죠. 통장에 찍힌 금액에 따라 울고 웃기도 하고 말이죠.

'이 후배가 아직 나에 대해 몰라도 잘 모르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후배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돈 좋아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닌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아니. 요즘 여자애들, 돈이 좋다고, 나이 차가 많이 나더라도 돈만 많으면 그런 아저씨들이 좋대."
"네가 그런 부류만 만나서 그런 거 아니야? 내 주위 여자애들은 자기가 스스로 돈 벌어서 성공할 생각 하던데?"

 

같은 과 후배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듣다가 '나이가 많아도 돈 많은 아저씨라면 만나고 싶다'는 한 여자 후배의 말에 욱했나 봅니다. -.- 
  

'속물녀'라 욕하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나라 

 

'그런 여자' 주위에는 '그런 남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클럽 죽돌이가 클럽 죽순이를 만나 '쉬운 여자'라며 손가락질 하는 모습을 보고 풋- 하고 웃음을 뿜은 적이 있습니다.
 


정작 자신이 있는 그 자리가 그런 자리라는 것을 모르고서 다른 이를 향해 그런 말을 하니 웃음이 나올 수 밖에요. 
 
"내가 여자를 많이 만나봤는데, 여자들은 속물이야. 왜 그렇게 돈 많은 남자를 밝히는지... 지갑을 열어 돈만 몇 장 보여줘도 여자들 반응이 다르다니까. 속물이야. 속물."

자신이 가진 돈을 으시대며 재력가임을 어필하던 한 남자.

룸살롱이나 클럽, 기껏해야 헌팅으로 만난 여자들을 마치 모든 여자를 만난 것 마냥 '여자는 속물이다'는 논리를 펴더군요. 오히려 그가 여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돈으로 어필했듯, 그가 만난 여자들 또한 그녀들의 잘 가꾼 얼굴과 몸매로 돈 많은 남자에게 어필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나 봅니다. 쉬운 말로 '끼리끼리' 인거죠.

마찬가지로 "저 남자는 왜 저렇게 예쁜 여자만 밝히냐?"를 두고 손가락질 해봤자 손가락질 한 손만 아플 뿐이죠.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인걸요. -.-

여자는 어떻다, 남자는 어떻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며 그들에게 손가락질 하기 보다는 그저 그 자리를 벗어나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여자, 남자를 만나면 됩니다.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제가 후배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모든 여자가 '돈'에 기준을 맞춰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니 괜한 걱정말고 너의 가치관과 맞는 사람을 만나라 였습니다. 

전 휴학을 하지 않고 곧장 졸업해 취직을 했습니다. 거기다 여자여서 군대를 가지 않으니 제 또래 남자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했죠. 당시 직장인인 저와 학생이었던 남자친구를 비교하며 "남자친구가 한 살 위라면서 아직 학생이야? 데이트 비용은? 남자친구 부모님이 돈이 많은건가?" 라며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질문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특히나, 군대를 다녀와 사회생활이 늦다는 것 쯤은 가장 잘 알고 있을 법한 직장 상사가 "어떻게 여자인 너가 먼저 취직하냐? 남자친구가 한 살 위라며? 남자친구는 왜 여태 취직을 못했어? 학교가 안좋은가?" 라고 물을 땐 주먹이 울곤 했습니다. (워-워-)

직장인-학생 커플이었던 그 당시, 제 가치관이 '돈'이나 '남들의 이목'이 좀 더 우위에 있었다면 학생이었던 남자친구와 결코 오래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다른 이에 기대어 편히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너가 생각하는 재벌남을 만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 다니는 것 보다 너가 노력해서 성공하는 게 더 빠르지 않아?" 라는 말에 어떤 이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어떤 이는 왜 굳이 어려운 길로 가냐고 물을지도 모르죠.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하는 것 같습니다.
'아, 부자는 부자끼리 연애하고 결혼한다는 거군요?' 가 아니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끼리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것 같습니다.


SNS 공유하기
이모티콘창 닫기
울음
안녕
감사해요
당황
피폐

이모티콘을 클릭하면 댓글창에 입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