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회사일이 바빠 밤늦게 퇴근을 하고 야식을 먹다 보니 몸이 힘들고 무거워 진 듯한 느낌이 부쩍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집까지 거리만 2시간 남짓. 출퇴근 하는 데만 어마어마한 시간을 소비하는데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회사 갈 준비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오히려 일어나기가 힘들어지더군요. 익숙해 지니 몸이 적응할 만도 한데 말이죠.
여차저차하여 체질개선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3일간 절식기간을 갖게 되었는데요. 한약 외에는 일체 먹지 않았답니다. ㅠ_ㅠ 으허허어엉.
저의 3일간의 절식을 저 못지 않게 힘겨워 하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남자친구입니다. 회사를 다니고 있어 주로 평일 저녁에 데이트를 하는 저희 커플에겐 데이트를 하며 저녁을 함께 먹는 것이 즐거움 중의 큰 즐거움이기도 했는데 말이죠.
"응. 밥 빨리 먹고 나갈게."
'평소엔 껌을 잘 씹지 않는데 껌을 씹고 있네.'
평소엔 껌을 씹지 않는데 껌을 씹으며 등장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문득 건들건들거리며 시비를 거는 건방진 깡패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김희철 트위터 중 '깡패놀이'
가죽 재킷까지 입고 있으니 더 그럴싸해서 혼자 '피식' 웃고 있었습니다.
"아냐. 괜찮아. 근데, 오빠가 껌 씹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네."
"아, 그런가? 부랴부랴 나오느라 양치질을 못했거든."
"응?"
"입에서 냄새 날까 봐."
이미 편안한 사이인데 새삼스레 신경을 쓰는 것 같아 그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이유를 들어 보니 제가 3일째 절식을 하고 있는 터라 혹여 저에게 음식 냄새가 나서 힘들어할까 봐 걱정이 되어 오는 길에 껌을 샀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정말 '헉' 하고 놀랬습니다. 정말 별 것 아닌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사실에 말이죠.
그런데 전 그런 남자친구의 속마음도 모른 채, '왜 새삼스레 껌을 씹으면서 오는 거야.' 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죠.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서로 익숙하기 때문에 놀라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건만 종종 깜짝 놀라곤 합니다.
식당에 가면 늘 먼저 수저를 놓고 챙겨주는 모습, 음식이 나오면 먼저 챙겨주고 먹여주는 모습에도 충분히 익숙해져 있는 터라 감동이 덜하고 때론 너무 익숙해서 그러한 남자친구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섬세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새삼 더 큰 감동을 느끼는 듯 합니다. 잊고 있었다가 다시금 '맞아. 남자친구가 이렇게나 배려심이 많고 자상한 사람이지.' 라며 말이죠.
익숙해 지면서 당연해 지고, 당연해 지다 보니 감동이 덜해지는. 남자친구를 볼 때마다 연애하는 법을 배우는 듯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고 당연해 지는 것을 다른 형태로 보여줘 그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니 말이죠.
현명하게 사랑하는 방법은 사랑을 줬다 빼앗거나 밀고 당기며 상대방을 애달프게 아는 것이 아닌, 밑도 끝도 없이 퍼줘서 상대방이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게끔 하는 것도 아닌, 자신이 품은 사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되 그 이상의 감동으로 상대방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끔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상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자연히 그만큼 보답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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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랑이라는것이 일방적인 사랑보다,. 주고받은 사랑이 더 오래가는 법이고
더 단단해 지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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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그런 것 같아요. ^^
배려심 깊은. 이쁜 남자 친구분이십니다^^.
버섯공주님~~!! 행복한 공주님이시네요^^.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많이 행복해 하고 있어요. 감사하고 있구요. ^^
남자친구분이 참 배려심이 많으시군요.
저도 그 배려심 좀 배워야 겠습니다. ^^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늘엔별님의 배려심도 상당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작은 것에도 배려하는 맘 가득하네요.
알콩달콩...보기좋습니다.ㅎㅎㅎ
사랑도 현명한 사람들이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배려심이 많은 남친이군요 ^^;
항상 초심을 지켜면서 배려하는 자세가 쉽지 않은데요
ㅠ 흐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휴일되세요
남자친구분 너무 멋있내요^^
속이 너무 깊으신 듯,
버섯공주님 그 속에 빠지실 만 해요 ㅋㅋ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큰 덕목은 '배려'인 것 같아요
따뜻해지네요 마음이//
제 아내도 저의 생활속 배려를 빨리 눈치채길 바래봅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 소심한 제가 삐질때가 많거든요. 한번쯤 고맙다거나,
치켜주는 멘트를 날려주면 신날텐데말이죠.. ㅡㅡ;
속깊은 남친님 화이팅입니다~
...왜 껌씹는 유쾌한씨가 생각나죠? ㅎㅎ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저는 반성해야겠어요. 우리 쿤이 다이어트한다고 배 움켜지고 포스팅하는데 옆에서 만두 쪄먹고 떡볶이 해먹고 막 그런다는..흑흑..저 나빠요.
우와!!!! 전 생각치도 못했는데 !!!
진짜 센스 있으시고 배려심도 깊으시네요!!!
전 이 글 제목보고 뭔가 깡패와 관련된 글인줄 ;;
오늘 데이트하다가 여친님께서 말씀하시길....
"도대체 버섯공주님은 전생에 나라를 몇번 구한거임?"
후우..자꾸 이러시면 저 힘들어집니다 ㅜㅜ
정말 배려심 많은 남자친구분을 두셨군요 ㅋㅋ
상대방을 배려해주는것이 사랑에 시작이지 않을까 싶네여^^
정말 멋진 남자친구분을 두신 듯합니다^^
항상 행복하고 배려해주시는 모습... 오래오래 사랑하셨으면 합니다^^
버섯님
부럽네요
좋으셨겠어요
자랑하시는거죠?!
그렇게 배려심 넘치는 남친이라니
복도 많으세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