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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며 경험하게 된 신세계

· 댓글개 · 버섯공주

어렸을 때 부터 이것저것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고 생각하며 자라왔습니다. 뭘 먹어도 늘 복스럽게 먹는다는 칭찬을 들었던터라 좋아라 하기도 하며 말이죠. 

네.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진 제가 싫어하는 음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곱창 먹으러 가자!"
"곱창?..."
"곱창이 얼마나 맛있는데."
"아, 곱창 징그러워!"

태어나서 단 한번도 먹어 본 적 없는 곱창.

그 전엔 먹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곱창을 먹을 것을 제안하는 남자친구. 허걱! -_-;; 

"뭐야. 너 강하게 커왔다며. 곱창을 못먹어? 안먹어 봤어? 진짜 맛있어!"
"응. 그건 그거고. 곱창은. 너무 징..."

생긴 게 너무 징그럽다며 못먹겠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히죽히죽 웃으며 맛있다고 한 번만 먹어보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 그렇게 거의 울상을 짓고선 처음 맛 본 곱창. 그렇게 당시 먹을 때만 해도 마치 영 못먹을 것을 먹은 사람 마냥 표정이 일그러졌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자꾸만 생각나는 그 맛. +_+
 
뭐지?!

그 이후, 자꾸만 곱창이 눈앞에 아른 거려 남자친구를 만나면 "곱창 먹으러 가자!" 를 연발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간 편식을 하지 않고 잘 먹는다고 생각했건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자친구들끼리 만나 어울려 뭔가를 먹으러 갈 때면 늘 피자, 파스타와 같은 다소 느끼한 음식이나 분위기 있는 곳만 쫓아 가곤 했던 것 같습니다.

"곱창은 단순히 징그럽게 생겨서 안먹은거였어?"
"응. 징그럽게 생겼잖아. 꼬불꼬불."
"지금은 이렇게 잘 먹으면서... 그럼, 돼지머리국밥, 소머리국밥 이런 건 먹어봤어?"
"윽. 그거 돼지머리나 소머리 들어가는거야?"
"... 왜? 머리 들어가면 또 안먹으려고?"

맛있는 돼지머리국밥을 하는 곳이 있다며 다음엔 그 곳으로 안내해 주겠다는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아무래도 제가 싫어하거나 못먹는다 싶은 것을 모두 먹여보려는 심보인가 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대학생 시절, 동호회 남자 선배들이 곱창을 두고 이런 저런 말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야, 오랜만에 곱창 먹으러 가자. 어때?"
"에이, 야야. 센스 없게. 여자들은 곱창 같은거 안 좋아해. 다른 걸로 정해."
"아, 맞다. 여자들은 이런 거 싫어하지."

그땐 정작 곱창의 맛은 모르는 채, 선배들의 말대로 '아, 곱창은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구나-' 라고 선을 그어 버렸던 것 같습니다.

"편견은 깨라고 있는 거야. 먹어보니 맛있지?"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단지 여자친구가 징그러워서 못먹는다고 하니 호기심과 장난기에 먹어보라고 강요한 것이지만 제 입장에선 그야말로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_+

정작 먹어보지도 않고 곱창은 여자들이 싫어하는 음식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가 막상 맛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던 것처럼 어느샌가 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편견으로 인해 좀 더 큰 세상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연애를 하며 가보지 못한 새로운 데이트 장소를 찾아 다니기도 하고,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을 찾아 다니기도 합니다. 연애를 하며 경험하게 된 신세계 :)

앞으로도 기대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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