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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여동생에게

· 댓글개 · 버섯공주

첫 직장생활을 시작할 당시, 나름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다양한 활동을 했던 터라 직장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자신했던 것 같습니다. 아주 그냥 자만심이 넘치고 넘쳤던 것 같습니다. (건방지게도 말이죠)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며 깨달은 사실은 제아무리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고,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해 봤다 하더라도 엄연히 직장생활, 사회생활과는 다르구나- 라는 것입니다.

흔히들 회사 생활은 업무가 힘든 경우보다 사람을 상대로 하기에 그에 따른 고충이 많다고들 이야기 하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나름 포스팅 제목을 여동생으로 한정 지은 이유는 여자로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런 저런 사건 속에서 조금이나마 느낀 것을 여동생, 여자 후배들에게 들려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곰보다는 여우가 확실히 유리하다

사회생활을 할 땐 곰보다 여우가 확실히 유리합니다. 뒤에서 욕할 때 욕하더라도 앞에서 살랑살랑 웃고 싹싹하게 일하는 여우 말이죠.

"내가 맡고 있는 일은 이렇게나 많은데 왜 아무도 날 알아 주지 않는 걸까?" 라는 말로 같은 직급의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이 곰이라면 (막상 상사에겐 아무 말도 못하면서) 진짜 여우는 직장 상사나 선배 부서원에게 먼저 "바쁘지 않으시면 술 한 잔 할까요?" (술이건 차건, 밥이건)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가 이러이러한데 어떤 부분에 더 노력을 기울이면 될까요? 라고 직장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며 넌지시 자신의 업무를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 여우입니다.

직장 상사치고, 직장 선배 치고, 후배가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데 그것을 두고 욕하거나 손가락질 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더 기특하게 생각하거나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에 더 호감을 갖게 되죠.

'오늘은 회식이다!' 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매번 '약속이 있어서요' 라고 상황 파악 못하고 냅다 빠지는 곰 같은 여직원과 '오늘 어디로 가나요?' 라며 생글생글 웃으며 회식에 참석하는 여우 같은 여직원은 듣게 되는 정보력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무슨 정보를 얻겠다고?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실제 회식에 참석하면 업무 시간에 듣지 못하고 놓쳤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도 있고, 충분히 자신의 직장생활, 사회생활에 득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200% 의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는 이상, 똑같이 100% 의 일을 하고 있는 곰과 여우. 당연히 그 업무 성과와 태도 점수는 곰보다는 여우가 인정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곰의 입장에선 억울할지 모르지만 말이죠. 그것이 냉정한 사회생활이고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 중심의 직장생활인 듯 합니다.

입을 열기 보다는 귀를 열기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던가요? 사랑 싸움에만 한정될 것 같은 이 질투심과 시기심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묻어 나옵니다. 다소 무덤덤한 남자라면 전혀 신경 쓰지도 않을 문제에 대해 좀 더 예민하고 신경이 날카로운 여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여직원이 많은 회사라면 특히나, 더! 귀를 좀 더 활짝 열고, 입을 좀 더 닫았으면 합니다.

특히, 사적인 이야기는 더더욱 입을 닫았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오는 직장 상사이자 직장 선배. 같은 여자이고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싶어 '언니' '언니' 하며 다가가다 어느 순간 뒤통수 제대로 맞는 날이 오기도 합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 확실히 남자보다 여자들의 입김이 더 셉니다. 입이 가볍다고 표현해야 할지 이런 저런 남의 이야기 하기를 더 좋아한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직장 내 여직원들끼리 오가는 이런 저런 험담 속 주인공이 자신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입을 무겁게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설사 다른이의 험담을 듣더라도 한 쪽 귀로 흘러 보내고 절대 다른 이의 귀로 전달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업무적으로 모르는 게 있을 땐 끈질기게 물었으면 합니다. 평소 사적인 이야기나 TV에서 봤던 드라마 이야기를 할 땐 말을 참 잘하면서 업무적으로 소통하려고 하면 입을 굳게 다물고 다 아는 것 마냥 고개를 끄덕이다가 뒤늦게 '잘 몰랐습니다' 라는 태도는 꽝!

'여자, 남자' 자신이 만든 굴레

직장은 남자 여자 편가르기 하는 곳이 아닙니다. 아무리 이런 저런 이유로 직장상사가 불편하고, 남자 동료가 불편해도 직장생활은 학교나 동아리, 동호회 활동과는 엄연히 다르니 말이죠. 조직생활인 만큼 조직에 융화되는 것이 그 첫 걸음인 듯 합니다. 그리고 실제 직장에서 신입을 뽑을 때에도 개인의 능력 못지 않게 눈 여겨 보는 것이 얼마나 조직에 잘 적응하는지 그 적응력을 봅니다. 아무리 개인 능력,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조직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뽑질 않으니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잘 적응할 것 같아서 뽑은 여자 직원이 조직에 어울리기는커녕 무슨 '여자:남자' 소개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여자끼리, 남자끼리 쪼르르 편가르듯 행동하는 것은 주위 직장 동료에겐 물론이거니와 상사들이 봤을 때도 썩 좋게 보일 리가 없습니다. 식사를 할 때마다, 회식할 때마다 여자끼리 쪼르르 테이블을 자리 잡아 앉는 것도 그렇구요.

인사고과 기간엔 '남녀 차별은 부당대우!' 를 외치면서 정작 평상시 업무를 하는 방식이나 평소 태도가 남녀 차별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면...?

절대 농담으로라도 '전 여자잖아요.'라는 이유를 내세워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말 여자여서 힘든 일은 시키지도 않을테고 시킨다 하더라도 분명 도움을 줄테니 말이죠.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부분들이 제가 연차가 길어지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저보다 높은 직급에 계신 분들은 얼마나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더 크게 보고 계실까요?

'내가 이 고생하는 걸 윗분들은 모르시나봐'

아뇨.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알고 있고, 보지 않는 것 같지만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여동생, 여자 후배들에게 꼭 하고픈 말은 절대 자신이 먼저 '여자라서' 라는 이유의 울타리를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설사 정말 그런 울타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울타리에 연연하면 연연할 수록 자신만 더 힘들어질 뿐이니 말이죠.

세부적이기 보다 조금은 굵직하게 언급해서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여자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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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웃블로거분들에게 답방이 좀 힘들 것 같아서요. 
행복 만땅! 웃음 가득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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