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고 어려웠던 연애, 최악의 실수 BEST3

첫 사랑. 첫 연애. 단지 처음이라는 것만으로 그리 설레고 또 그리 서툴 수가 없습니다. 첫 연애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첫 연애이기에 모를 수 있는 것들.
시간이 지나 이제는 웃으며 그땐 그랬었지...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왜 그리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렵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_+

하나. 첫 연애라는 사실 숨기기 

"너, 내가 몇 번째 남자친구야? 처음은 아닐 테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여고를 다녔던 터라 남학생을 접할 기회도없이(응?) 공부만 열심히하다(응?) 대학생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렇게 좋아하던 상대방으로부터 고백을 받아 연애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대방은 4살 위의 연상인데다 과거 여자친구를 사귄 경험이 두 번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

지금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받아 들일 수 있지만. 당시 첫 연애였던 제 입장에선 괜히 억울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했었나 봅니다.

그 와중에 장난기 어린 말투로 '내가 몇 번째 남자친구냐'고 묻는 상대방에게 괜한 자존심을 세우며 첫 연애라는 사실을 숨겼습니다. 어리석게도...

그리고 첫 연애인큼 모든 것이 어색하고 쑥쓰러운 것이 당연하건만 첫 연애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다 보니 억지스런 태연함으로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마냥 사랑스러워 뚫어져라 보는 남자친구를 향해 앞뒤 설명없이 '싫어!' 라는 단호한 한마디로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첫 연애는 아니라고 하면서 첫 연애처럼 쭈뼛거리는 제 모습이 상대방에게는 결코 좋게 느껴지지 않았을테죠.

첫 연애의 어설픔과 쑥쓰러움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 이제 곧 30대인데 연애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쪽 팔려서 어떡하냐는 친구의 말에 그 나이에 갖는 첫 연애. 충분히 매력적이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고 여러 번 이야기 해줬습니다. 수백번 연애를 해도 제대로 된 사랑 못해 본 사람도 많고, 단 한번 연애를 했다 하더라도 결혼으로 골인하여 행복하게 사는 분들도 많이 있으니 말이죠. 첫 연애라 부끄러워 하기 보다는 오히려 늦게 나타난 그에게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야!" 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더 늦게 나타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

둘. 절대 싸우지 말아야지! 오로지 천사표 여자친구

연애는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맞춰 가는 것이 아닌, 서로가 맞춰 가는 과정이고 그러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그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처음엔 몰랐습니다.

처음이었기에, 서툴렀기에, 너무나도 몰랐기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연애만큼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차라리 공부가 쉬웠어요! 를 외치고 싶을 만큼 말이죠.

제가 먼저 상대를 좋아했고, 연인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치중을 하다 보니 특히나 더 조심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혹 내가 화를 내면 상대가 나를 미워하진 않을까? 혹 내가 싫은 소리를 하여 밑 보이진 않을까? 라는 그런 생각에 휩싸여, 질투를 해야 하고 급기야 충분히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마치 순도 99.99% 천사 마냥 이래도 저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쏘! 쿨! 하게 넘기기를 여러 번.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도 되는데도 꾹 꾹 눌러 담고 참았습니다. 절대 싸우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나은 최악의 실수였죠. 절대 싸우지 말아야지- 가 아닌, 절대 숨기지 말아야지- 가 되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느끼는 감정을 털어놓고 대화로 풀어 나갔다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서로를 좀 더 이해하기 수월했을 텐데 싸우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본심을 꽁꽁 숨겨 놓고 닫아 놓으니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연애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건만 저의 첫 연애는 정작 속 깊은 서로의 속내를 알아갈 기회 없이 끝나버렸습니다.

>> 무조건 싸우지 말아야 돼! 가 아닌 설사 싸움으로 이어질지라도 솔직하게 서로의 감정을 털어내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치고 박고 싸우든,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처럼 뒤돌아 서더라도 일단 만나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안 봤는데 이런 점이 있었네'로 결론 지을 게 아니라 말이죠.

셋. 속으로는 올인, 겉으로는 계산

연애를 하기 전엔 가족과 제 자신 밖에 몰랐건만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좋아하던 그 사람과 연인 사이가 된다는 것. 당시엔 대단한 발견이었습니다. 내가 가족이 아닌 다른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다니!!!

그래서 한 없이 사랑하고 아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연애 공부를...
어느 연애 책자나 사이트에서 봐왔던 것처럼 제가 가진 100이라는 마음의 전부를 그대로 내어주기 보다는 100이라는 마음을 한 번 쪼개고, 또 한번 더 쪼개어 10번 연락 할 것을 5번으로 줄이고, 5번 문자 할 것을 2번으로 줄였습니다. 저의 순수한 무한사랑이 무한집착으로 보일 까봐. 제가 베푼 사랑이 배신으로 돌아올까 봐. 조심 또 조심하며 말이죠. 속으로는 '보고 싶다'를 외치면서도 혹 잦은 보고 싶다라는 말이 우리의 사랑을 쉽게 사그라들게 만들까봐 그것이 염려되어 계산 아닌 계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속으론 언제 연락 오려나- 한 없이 기다렸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고, 속으론 언제 또 만나려나- 기다렸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만나자는 그의 연락에는 정작 중요한 저의 일정이나 계획을 모두 깨버리고 쪼르르 달려 나갔습니다.

속으로 올인, 겉으로는 계산. 그 결과는?
사랑은 사랑대로 놓치고 제 생활은 제 생활대로 놓쳤습니다.
상대방을 아무리 속으로 사랑한다, 좋아한다, 보고싶다, 생각해도 직접적으로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연애인 듯 합니다. 그리고 연애를 하더라도 연애와 자신의 생활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연애도 자신의 생활도 어중이 떠중이가 되기 십상인 듯 합니다.

>> 연애를 할 땐, 우선 자신만의 분명한 인생관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듯 합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상대방이라 할지라도 엄연히 상대방의 인생이 있고, 나의 인생이 있으니 말이죠. 함께 같은 길을 꿈꾸고 나아가는 건 서로를 충분히 알고 난 뒤, 정말 서로가 결혼을 계획하고 꿈꿀 수 있을 때 만들어 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 막 서로를 알아가는 연애 초반부터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맞춰 나가며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만큼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균형잡힌 사랑을 할 수 있는 듯 합니다.

첫 연애이기에, 서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겠죠? ^^

한 때는 나만 생각했고, 한 때는 또 지나치게 상대방만 생각했고, 표현할 줄 모르고 속으로만 끙끙 앓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나를 돌아보고 배웠기에 지금의 예쁜 사랑을 하고 있는 거겠죠?
최악의 실수라면 최악의 실수이지만, 그런 실수가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더할 나위 없이 예쁜 마음으로 사랑 할 수 있는 거라 믿고 싶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