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차. 제가 여섯살이 되던 해에 늦둥이처럼 태어난 여동생.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그리 귀엽고 마냥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동생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확 바뀌었습니다.
"언니가 그랬어?"
"응...엉...엉..."
"괜찮아. 울지마. 뚝!"
분명 별 일 아닌 것 같은데도 동생 혼자 감정에 북받혀 어머니나 아버지께 쪼르르 달려가 엉엉 울며 '언니가...' 라며 고자질 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이를 갈았는지 모릅니다.
마냥 귀엽기만 했는데...
빠드득!
'저게....'
당시엔 어떠한 이유에서건 고자질 한다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응. 친구들 잘 만났어?"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요즘 데이트 어떻게 하냐고 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데 나보고 오빠한테 잘하래."
"왜?"
"오빠가 나 아프다고 생강차 챙겨준 거 이야기 했더니 요즘 오빠 같은 사람 만나기 힘들다고 그러더라구. 나, 오빠한테 더 잘해야 겠는데?"
"어? 그걸 친구들한테 이야기 했어?"
"응. 마구마구 자랑했지."
가까운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레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에 대한 칭찬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그대로 당시 상황과 오갔던 이야기를 기억해 뒀다가 남자친구에게 고스란히 고자질 했습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 일명, 카더라 통신이라 할 수 있죠. '난 잘 모르겠는데... 나와 가까운 친구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더라구...' 라는 어감으로 말이죠.
그럼 이 고자질을 하면 좋은 점은 뭘까요? 일단, 당사자가 있는 자리에서의 칭찬이나 감사인사는 '예의상 하는 말'이라는 느낌이 크지만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나온 칭찬은 진심이라는 느낌이 크기 때문에 그 말을 듣는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 됩니다.
또한 이런 기분 좋은 고자질은 제 주위 친구들에 대한 이미지도 남자친구에게 좋게 각인되게끔 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설사 이야기로만 접하고 한번도 마주하지 못한 친구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에 대해 좋게 이야기를 한 친구들이니 만큼 다음에 자리가 마련되어도 '난 댁 몰라요' 와 같은 멀뚱멀뚱 바라만 보는 상황은 피해갈 수 있습니다.
요즘 유일하게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인 '시크릿가든'. 한동안 배를 잡고 깔깔대며 웃었건만 최근에는 그 시간만 되면 눈물바다가 됩니다. 사랑이란 위대하구나... 라며 말이죠. 뜬금없이...
친구들과 합석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하고선 남자친구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던 길, 평소 답지 않게 남자친구가 자꾸만 베시시 웃더군요. 그러다 건네는 한마디.
"현빈보다 남자친구가 최고라고 친구들한테 큰소리 뻥뻥 쳤다며? 언제는 현빈이 좋다더니."
예전 그 친구들과 어울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김주원(현빈)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난 남자친구가 더 좋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 때의 그 말을 제가 잠깐 식당에서 계산을 하는 사이, 친구들이 남자친구에게 했나 봅니다.
농담 섞인 질문에 농담으로 한 대답임을 뻔히 알면서도 나름 서운했었던 모양입니다.
저 또한 친구들에게 듣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남자친구의 속마음이네요. 그 이후로는 남자친구가 농담으로 던지는 '현빈이 좋아? 내가 좋아?' 혹은 '연예인 누구 참 멋있더라' 라는 일명 낚시성 질문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에이, 그래도 오빠가 최고지!" 라며 말이죠.
친구들이 남자친구에게 제 속마음을 고자질을 해 준 덕분에 그 날 온종일 남자친구는 꿀이라도 먹은 것 마냥 달달한 말만 제게 마구마구 내뱉었습니다.
"나의 달달한 말을 받아랏!"
상대를 위한 기분 좋은 고자질, 한번 도전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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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dreamy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글 읽고보니 저도 종종 쓰는 방법이네요 ㅋㅋ 지난주말엔 데이트하고 집에 들어가면서 "오빠 옷 갈아입고 씻고 바로 전화할께" 해 놓고선 시크릿 가든 본다고...ㅋㅋㅋ끝나자마자 전화하니까 오빠가 "야~시크릿 가든 끝나자마자 전화하냐" 며...ㅋㅋㅋ오늘은 오빠에게 고자질 하나 해야겠네용 ㅎㅎ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ㅋㅋ 너무 웃겨요. 진짜 비슷...
으...또 염장질 포스팅 ㅡㅡ^ 마냥 부럽습니다~ ㅠ.ㅠ
일명 선의의 고자질이군요^^*
이거 염장... ㅋㅋ
왜이러시옵니까~
오웅 오글오글하지만 달달한 >_<
저도 요즘 오빠랑 분위기 좋은뎅, ㅋㅋ 연말에 많이 싸웠는데 요즘은 달달??!!
남자의 마음은 알수가 없답니다. 요즘은 모가 그렇게 좋은기 붕붕떠서 좋은말, 좋은표정, 덕분에 전 기분이 좋지만요ㅎㅎ (울 오빠는 싸우고 무사히 화해가 되면 더 불타는듯한데 그 이유는 뭘까요? 나중에 포스팅이라도!!??)
ㅋㅋㅋ 좋은 말은 상대방을 기분좋게 해서 좋습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좋은 하루보내세요~
일단,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부터 소개시켜줘야겠어요 ㅎㅎ
개인이벤트 진행중입니다. 오늘밤 10시까지요.. 참여해보실래요^^?
정말 기분 좋은 고자질이네요~ 그렇지만... 뭐랄까... 휴우...
부럽네요 버섯공주님~+_+
옐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고자질을 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기분좋을 '이르기'네요~
늘 달콤한 연애중인것만 같아서 부럽답니다!
제 남자친구도 특강받으라고 해야겠어요^^!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사합니다! ^^
현빈보러가자는 말에 서운해 하시다니.. 여자 맘을 알아야 하는데 ㅎㅎ
알지만 일부러 그런 거겠죠?
글 잘 읽고 가요, 좋은하루 되세요~
ㅋㅋㅋ 괜찮은 방법이네요 ㅎㅎ 심리를 이용한 연인사이 달달하게 만들기~ ^ ^
그래도... 현빈이 더 멋있으시죠...? 설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왕+.+
카더라 통신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 전 저말 첨 듣는뎅
저도 경상도사람이라
' 야, 쟤가 니보고 그카더라 '
이렇게 말 많이 하는데 ㅋㅋㅋㅋㅋ
하긴. 저도 친구들이랑 있으면 농담 많이 하는데 그러다가도
'이게 진담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그러다가 친구의 진심이라도 들으면 폭풍감동!!!!!!!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진담 아닌가? 하다가도 진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폭풍감동! 저도 그래요. +_+ 힛
읽으면서 아~ 이뿌다 요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ㅎㅎ
고자질이 아니라 애교같이 느껴지는데요^^
그럼요 현빈이 남자친구만 하겠어요..ㅎㅎㅎ
그 사랑 항상 가득 담으셔서 넘치면 또 다른 마음에 담고.. 또 넘치면 또 다른 마음에 담고...
쭈~~욱 넘치는 사랑하세요^^
부....
/
럽...
/
당... ㅎㅎㅎㅎ
아~ 달달한 말.. 기운이 팍팍 솟아나겠는데요?
하지만 제 경우엔 시크릿 가든 전후 30분 연락이 두절되는 것을 느끼고 있구요...OTL
...슬픕니다 ㅜ_ㅜ
위험할수도 있겠지만
전달된 남자친구님의 따뜻한 마음을
아로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이런애교정도는 있어야 달달한 분위기가 오래갈것 같네요^^
알면서도 모르는척 넌지시 해주는 칭찬과 이야기가 둘 관계에 발전이 되는건 정말 공감합니다^^
버섯공주님 앞으로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최근에 삼성카드 블로그를 새로 오픈했거든요^^ 많은 활동부탁드리구 좋은 이웃으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역시 오는말이 고와야 가는말이 곱듯 오는말이 달아야 가는말이 단거군요!ㅎㅎ
남자친구분이랑 항상 사이가 좋으셔서 참 부럽네요
겨울이 하나도 춥지 않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