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이 철철 넘치는 저희 집에서는 아프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아플 때까지 뭐했냐?"라는 잔소리와 병원에 냉큼 다녀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다소 무뚝뚝하고,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저 말이 '어떡해. 많이 아파? 빨리 나아' 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의미를 의미로만 담지 않고 말로 그대로 담아 표현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떡해. 많이 아파? 약은 먹었어?" 라며 말이죠. 바로 남자친구입니다. 5년간 연애를 하며 한결같이 늘 챙겨주고 배려 해 주는 남자친구이다 보니 아프면 자연스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이는 평소 늘 챙겨주고 걱정해 주던 남자친구니까 '날 챙겨 줄 거야!' 하는 또 다른 기대심리가 반영 된 것이기도 하죠.
아프면 제일 먼저! VS 최대한 아프지 않은 척!
회사 업무를 마치고 퇴근 하는 길, 몸은 이미 불덩이 같은데 남자친구에게 굳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습니다. 이는 곧 '내 안부도 물어줘!' 라는 조그만 바람을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빠, 뭐해?"
"응. 그냥 있었어. 그나저나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응! 많이 아파."
"에구. 어떡해. 병원은 다녀왔어?"
연애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프면 누구에게도 내색 없이 퇴근 후, 약국에 들려 약을 사 들고 쪼르르 집으로 돌아가 약을 먹고 이불 속에 파묻혀 잠들곤 했습니다만 연애를 하고 나서는 아프면 곧장 보고라도 하듯 남자친구에게 연락부터 합니다. 딱히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아프던 것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응. 그냥 있었어. 그나저나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응! 많이 아파."
"에구. 어떡해. 병원은 다녀왔어?"
"어? 목소리가 왜 그래? 아파?"
"몸이 좀 안 좋네."
"아픈데 왜 말을 안 했어? 얼마나 됐어?"
"아, 별 거 아니야."
아파도 내색이 없는 남자친구. 혼자 집에서 끙끙 앓다가 못 견딜 정도가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병원으로 향하는 남자친구를 보니 아프면 아프다고 내색을 해도 될 텐데 왜 그리 숨기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좀 안 좋네."
"아픈데 왜 말을 안 했어? 얼마나 됐어?"
"아, 별 거 아니야."
여자의 감수성 VS 남자의 현실성
연애 초기, "나 아파!" 라는 말이 담긴 각기 다른 해석에 무척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 많이 아파!" = "아프니까 오빠가 더 보고 싶어! 나 보러 올 거지?"
"나 많이 아파!" = "나 정말 많이 아파. 집에서 푹 쉬고 싶어. 이해해 줄 거지?"
"나 많이 아파!" = "나 정말 많이 아파. 집에서 푹 쉬고 싶어. 이해해 줄 거지?"
"나 아파!" 라는 저의 말은 '아프니까 보고 싶어!' 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지만 남자친구의 "나 아파!" 라는 말은 '아프니까 나 오늘 집에서 쉬고 싶어!'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에 처음엔 얼마나 놀랬었는지 말이죠.
"오빠. 나 많이 아파."
"에구. 많이 아파? 오늘은 그냥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쉴래?"
"오빤 이상해."
"뭐가 이상해?"
"아프면 좋아하는 사람이 더 생각나고 더 보고 싶을 법도 한데."
"아니지. 네가 아프다고 하니까, 네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하는 줄 알았지."
'너 아프니까 오늘은 데이트 하지 말고 집에 일찍 들어갈래?' 라는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처음엔 얼마나 서운했었는지 모릅니다. "에구. 많이 아파? 오늘은 그냥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쉴래?"
"오빤 이상해."
"뭐가 이상해?"
"아프면 좋아하는 사람이 더 생각나고 더 보고 싶을 법도 한데."
"아니지. 네가 아프다고 하니까, 네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하는 줄 알았지."
연애를 하며 드는 생각은 '남녀가 달라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감수성이 풍부하여 아파도 감성을 내세우는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좀 더 이성적으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주니 말입니다.
한 사람은 걱정어린 마음(감성)으로 보살피려 하고 한 사람은 약을 챙겨주려(이성) 하는 마음 말이죠.
남녀의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해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결국 남녀의 각기 다른 생각 덕분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그것이 연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지금은 연애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인과 데이트 비용으로 더 이상 다투지 않는 이유 (51) | 2011.01.06 |
---|---|
키가 작아 고민인 남자 VS 키가 커 고민인 여자 (37) | 2011.01.04 |
"나 많이 아파!" 남녀의 각기 다른 해석 (39) | 2011.01.03 |
난 지금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중? (19) | 2010.12.28 |
2년 전 남자친구가 보낸 편지를 읽어보니 (48) | 2010.12.22 |
연애, 시작 전에 결론내는 나쁜 습관 (35) | 2010.12.20 |
남자와 여자를 떠나 아플때의 행동과 모습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다 다른 것 같아요.
아플때 잘 챙겨주면 평상시보다 배이상의 효과를 보는 데 말이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남자의 현실성과 여자의 감수성 공감합니다.. ㅎ
쉬라는 배려를 해야 할 지 어떨지 가끔 헷갈려요 ㅜㅜ
201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ㅎ
저도 왠지 빨리 들여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게 차이인가봐요~ 아하핫^^;
지금 저희 와이프 님께서 임신중이시라
어디 아퍼...라는 이야기 나오기 무섭게 바로 대기중 모드로 돌변이랍니다. ^^
글 읽으면서 정말 피식~하고 웃게 됩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이렇게 확실하게 나는게 잘 보여지는군요^^ ㅋ
끼약 공감 100%입니다 +_+ㅋ
저도 남자친구에게 나 많이 아파. 에 대해 얘길 해봐야겠어요 ㅋ
저도 예전에 아프다는데 들어가 쉴래? 라는 말에 어찌나 서운했던지 ㅋㅋ
어떨때는 아플때 보고 싶다고도하고...
아프니까 일찍 들어가고 싶다고도 하고...
알기 힘든 말이죠...^^
남자인 저도 아프다고 하면 일단 들어가 쉴 것을 권하는데...
남녀의 심리는 다르군요...^^
저 아파가 남자의 핑계(?)라면 정말 살인적이죠 ㅋㅋ
그만큼 그 아픔도 함께하는 사랑의 믿음도 중요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오늘 버섯공주님 포스팅 보니까
여자는 말을 들을 때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는 경우가 많고,
남자는 말을 할 때 눈을 쳐다보는 경우가 높다고 해요 ㅎㅎ
흥미롭지 않나요? 남녀가 상호 보완되도록 진화됬나봐요 ㅎㅎ
정말 버섯공주님 말대로 "나 많이 아파" 에 담긴 속뜻이 다양하네요.
저같으면 후자의 의미가 강한데 말이죠~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링크건 블로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예스24 블로그입니다.
아픈 것으로 남녀의 차이를 해석하시다니 천재이십니다.
남녀 심리 치료사를 하셔도 대성하실 듯 합니다.
오히려 달라서 좋은 건지도 모르죠~ㅎ
아프면 짜증나고 속상하기 마련.. 은근 그럴때 더 챙겨주길 바라는 마음도 솔직히 없진 않은거 같아요.. 근데 장거리 연애라면.. 아프면 무조건 미워 ㅠㅠ
클쓰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새해에도 좋은글많이 써주세요~
새해복많이받으시구요
나 많이 아파의 남녀 다른 생각~!!
ㅋㅋ
확실히 다르네요~!!
굳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잘 맞추신다<^>-<^>
너무 멋져요을 개봉된! 나는 필자 전에 이런 걸 배우는 가정 없다. 그래서이 주제에 대한 몇 가지 참신한 아이디어가있는 모든 사람을 찾을 수 좋네요. 정말이 일을 시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웹 사이트는 약간 독창성과 웹, 누군가에 원한의 한 가지입니다. 웹에 새로운 것을 가져다 유용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