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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변녀? 남자친구의 몸을 염탐하다!

· 댓글개 · 버섯공주

남자친구와 꽤 오랜 기간을 연애하고 있지만 남자친구 눈에는 처음과 다를 바 없는 새침떼기 소녀로 보이고픈 욕심이 큰 듯 합니다. 제 나이 스물여덟. 알 것 다 알고 있을 법한 나이건만. 남자친구 앞에서만큼은 잘 아는 것이라 할 지라도 '난 아무것도 몰라요' 라고 하고 싶어지는 마음 말이죠. (19금의 내용일 법한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나!)

10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자의 '잘생긴 외모'라고 하면 어김없이 짙은 눈썹과 부리부리한 눈, 매력적으로 잘생긴 얼굴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잘생긴 외모 = 얼마나 얼굴이 잘생겼느냐- 의 기준을 두고 말이죠.

그런데 20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 부쩍 이전과 내가 많이 바뀌긴 했나 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 나이 들었나 봐."
"왜?"
"보이지 않던 게 보여."
"무슨 말이야?"
"나, 잘생긴 외모라고 하면 잘생긴 남자의 얼굴을 떠올렸는데 이젠 남자의 팔뚝이 보이고, 남자의 다부진 어깨, 넓은 가슴이 보여."
"헉! 설마! 그게 이제야 보인담 말이야?"

친구들과 같이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가도 창 밖으로 지나가는 남자를 보고 '쟤 봐! 키도 큰 데다 어깨가 떡 벌어져서 남자다워 보이지 않아?' 와 같은 말을 들을 때면, 아줌마처럼 왜 그러느냐- 혹은 변녀처럼 왜 그러냐며 다그치곤 했는데요.


회사 내에서도 직장 동료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비슷한 말이 나오면 마찬가지로 꺄무러치듯 소리 질렀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우리 회사 사람들 중엔 저 분이 몸이 제일 좋아. 그치?"
"어우~ 야! 아줌마 같애!"

네. 그랬던 제가. 어느 덧, 친구와 함께 똑같이 환호하고 있네요.

지금은 남자친구가 본인이 잘하는 분야로 취업하여 자리를 잡았지만 한 때, 남자친구가 취직을 하지 못해 마음 고생이 심했을 당시, 남자친구가 가만히 있는 건 성에 차지 않는다며 새벽 시장에 나가 무거운 물건을 나르며 마음을 다잡곤 했었는데요. 당시 무거운 물건을 옮기며 여기 저기 상처 난 남자친구의 팔과 손을 보며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남자친구의 넓은 어깨와 팔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이전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남자친구의 팔뚝과 어깨, 팔목을 보고 두근거리고 떨리기 시작하니 말이죠.

'어라? 남자친구 팔뚝이 이렇게 굵었던가?'
'오- 우리 오빠가 정말 남자긴 남자구나. 나보다 팔목이 굵어!'
'오빠 발 사이즈가 정말 크구나!'
'넓은 품에 포옥 안기고 싶다!'

평소 자주 만나는 남자친구이건만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던 저보다 굵은 남자친구의 팔뚝과 넓은 가슴을 보고 '멋있다!' 를 속으로 외치고 있었습니다. +_+ 새삼스레 늘 봐왔던 남자친구의 팔뚝이건만 이제서야 매력을 느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괜히 새초롬한 표정으로 "고생 많았지?" 라며 남자친구의 어깨를 주물러 줬지만, 으흐흐- 그러면서 속으로 얼마나 흐뭇해 했는지 모릅니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며 말이죠; YES!!!)

남자가 여자의 얼굴을 보고, 몸매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 여겼던 반면, 여자가 남자의 얼굴 외의 남자의 몸매에 매력을 느끼는 것에 대해선 뭔가 낯설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은근슬쩍 스킨쉽을 행하는 남자를 보고 '엄훠! 남자는 늑대야!'를 외치곤 했는데, 이상하게 나이가 들수록 드는 생각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 잡는 듯 합니다. 남자만 은근슬쩍 스킨쉽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남자만 여자의 몸매를 힐끗거리며 보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변녀처럼 왜 남자의 몸을 보고 좋아하냐며 징그럽다고 이야기 했던 제가 지금은 힐끗힐끗 남자친구의 몸을 염탐하고 있네요.
 -_-;; (하악) 


오늘 포스팅은 남자친구에겐 비밀입니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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