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첫사랑은 정말 없는걸까?

첫사랑의 흔적, 다 지우셨나요? 전 항상 남자친구에게 말합니다.

“오빠가 내 영원한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야! 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곤 하죠.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 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첫 사랑이냐구요? -!!!

한 때, 연애라면 자신 있어 하던 한 친구의 첫사랑 에피소드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어. 나한테!
“정말? ? 이유가 뭐야?
“같은 연구실에 있는 누나가 자꾸 대쉬한대!
“그래서?
“내가 헤어지자고 했어.
“응???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 남자가 헤어지자고 한 게 아니잖아-

당시 친구의 말을 듣고 연애에 서툴렀던 저는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다른 누군가가 자꾸 대쉬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헤어지자고 했다니… 단순히 질투심 유발일 수도 있는데 그 말을 듣고 곧바로 헤어지자고 한다는 것이 말이죠.

아마도 이 친구는 남자친구의 어떤 변화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떤 변화가 느껴졌기에 단번에 잘라 버린거겠죠?


한창 싸이월드 미니홈피 몰래 훔쳐 보기가 유행하던터라(물론, 지금도 유효합니다) 친구와 함께 도대체 그 연구실의 누나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자며 싸이월드 인물검색의 힘을 빌렸습니다. 구글을 통해 아이디 검색까지 하면. 하하하하하.

검색의 힘은 대단합니다. 

중학교 교사를 하고 있던 그 여자분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것이더군요. 나름 괜찮아 보이고. 그저 친구에게 할 수 있는 말은. “그 놈이 나쁜 놈이야. 잊어버려! 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잊는 듯 했는데, 두 달여 정도가 지나 친구에게 연락이 왔더군요.

“나한테 만나자고 그랬어.
“야! 너 만날 거야? 진짜? 그 연구실 여자랑 동거까지 한다며!
“다시 빼앗아 올 거야.


!

그 여자에게서 자신의 남자친구를 다시 되찾아오겠다는 친구. 과연 그게 득이 될지. 당시 그 이야기를 들은 주위에서 친구들이 모두 함께 뜯어 말렸습니다. 무려 2년 전의 일이죠. 과거 연구실의 여자와 그 남자는 아직까지 사귀고 있을까요?

>> ...

그 여자의 미니홈피 대문 사진엔 귀여운 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바로 2년 전까지만 해도 친구의 남자친구와 그 여자가 오붓하게 있는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말이죠. 그럼 결혼해서 아기를 낳은 거냐구요? 아니요. 여자분이 다시 같은 연구실에 있던 다른 남자분과 눈이 맞아서. 무려 결혼하기도 전에 파밧! 아기가 생겼어요-

이런 황당한 일이…

요즘도 가끔 친구들과 만나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죠. 그때 다시 만나자고 연락 왔을 때, 만나지 않길 잘했다고.

- 역시, 다른 건 몰라도 복잡한 이성 문제로 헤어진 것이라면, 다시 만나는 건 정말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첫사랑.

친구에겐 너무나도 애틋한 첫사랑이었기에. 2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남자친구를 회상하곤 합니다. 영화 속 첫사랑처럼. 어쩔 수 없이 헤어진다거나. 헤어지더라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서로의 앞으로의 일을 격려해주고 과거를 추억하며 헤어지는 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걸까요.

오늘 그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으레 또 첫사랑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모두에게 아름다운 첫사랑만 기억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 덧붙임. 이 글을 다 끝맺고자 하니, 문득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한 차태현씨가 생각나네요. 꼭 결말이 좋지 않은 첫사랑만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하핫.